부모와 십대 사이 우리들사이 시리즈 2
하임 기너트 지음, 신홍민 옮김 / 양철북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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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석은 중1, 해람은 초6학년이다. 범석의 목소리가 변해가고 이마엔 여드름 꽃이 피었다. 해람도 자기의 방문을 잠그는 등 사춘기에 접어들고 있다. 사춘기를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했던가. 그야말로 빠르게 변하는 사춘기를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아이들의 인성과 신체적인 성숙이 완성되어 지는 중요한 때이다. 이런 시기에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올바른 길라잡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까를 고민하는 부모들이라면 부모와 십대사이를 읽을 것을 권한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아이들은 사춘기가 되면 부모 등으로부터의 간섭받기를 꺼려한다. 부모는 아이들에게 충고를 하거나 교육차원에서 그들을 끊임없이 지나치게 간섭하게 되면서 갈등을 만들어 가기도 한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들의 입장에서 간섭하거나 충고하기 보다는 부모의 주관적인 생각만으로 훈육하려 한다. 그러다 보니 충고가 아이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고 인격을 무시하면서 갈등을 겪게 되는 것이다.


사춘기의 아이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합리적인 충고와 간섭으로 녀석들이 올바른 인격을 완성할 수 있도록 사례를 들어 기술한 이 책은 우리 자녀들에게 존경받는 부모가 되고 대화가 통하는 부모가 될 수 있게 만드는 지침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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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07 09: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0-08 09: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내 사랑 내 곁에 - Closer to Heaven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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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석연휴에도 고향친구들의 계모임의 프로그램중 하나로 영화보기를 했다. 친구의 자동차가 이동중 고장을 일으키고 두 가족이 집안의 일로 함께하진 못했지만 명절 연휴때마다 익숙해져 있는 행사이기에 이제 아이들도 은근히 기대하는 프로그램이 되었다. 청주 율량동에 위치한 라마다SFX 관에서 “내사랑 내곁에”를 관람했다.  

 

김명민이 살인적인 체중감량을 단행하면서 열연한 것으로 더 유명해진 영화이다. 사전에 영화홍보 등을 통해 사랑에 대한 슬픈 영화로서 내용 또한 짐작할 수 있었기에 극 전개에 대한 감흥은 적었다.
농구선수 박승일씨의 투병과정이 TV에 소개되면서 처음 루게릭병을 알게 되었고, 희귀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참담함과 그 가족들의 슬픈 현실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다.

주인공인 백종우(김명민 분)는 몸이 조금씩 마비되다가 전신으로 번져 결국에는 모든 것이 마비되어 죽음에 이르는 루게릭병을 앓고 있다. 그의 유일한 혈육인 어머니가 돌아가시던 날, 어린 시절 한 동네에서 자란 장례지도사 지수(하지원)와 운명처럼 재회하면서 사랑에 빠진다. 지수는 이미 두 번이나 결혼을 했던 여자지만 시신을 닦고 염을 하는 장례지도사라는 직업으로 인해 평탄한 결혼을 하지 못했다. 


<루게릭병으로 양말조차 신을 수 없는 종우! 첫 만남에서 양말을 신겨주는 지수> 

 1년 뒤 결혼식을 올린 두 사람의 신혼보금자리는 바로 병원. 종우는 숟가락 하나 손에 쥐는 것도 힘겨운 처지지만 늘 곁을 지켜주는 아내 지수가 있어 어느 때보다 행복하고, 누구보다 투병의지가 강하다. 전신마비나 식물인간 상태의 중환자들이 모인 6인실 병동. 비슷한 아픔을 지닌 병동 식구들과 서로 격려하고 위로 받으며 지내는 사이 회복세를 보이는 환자도 수술의 희망을 찾게 된 환자도 하나 둘 생겨난다. 그러나 종우의 상태는 점점 나빠져만 가고, 병을 쿨하게 받아들이고 투병의지를 불태우던 종우도 하루하루 변해가는 자신의 몸을 지켜보는 게 점점 더 두려워진다. 그리고 마침내, 그토록 피하고 싶었던 언어장애가 시작되면서 둘이 끔찍이 지켜온 사랑에 갈등도 있지만 둘만의 애절한 사랑이야기는 종우가 지수의 곁을 떠날 때까지 계속된다.  

 
<병실에서 신혼을 시작하는 두사람이지만 사랑이 있어 행복하다.
극 초반 두사랑의 리얼한 사랑행위는 아이들과 함께 하기에 살짝 민망하기도 했다.ㅠㅠ >

“지난 날 둘이 함께 만들었던 사랑에 대한 추억만을 돌이켜 보기만 하는 끝이 난 죽은 사랑보다는 어렵고 힘들더라도 계속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진행 중인 살아있는 사랑을 선택 하겠다” 는 지수의 변함없는 영원한 사랑!   


<눈이 아름다운 배우 하지원, 그를 사랑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언어장애까지 겹친 김명민앞에서 깜찍한 속옷차림으로 핑클노래-"약속해줘~~~"로 시작하는 데 제목을 모르겠네. 쩝-를 앙증맞게 부르는 모습이 너무나 깜찍했다. 귀여워 죽겠더라. 히>

“함께 있어도 아무 것도 해줄 수도, 할 수도 없는 사랑이라서 너무 아프고 슬프다”는 종우의 사랑!  


<20Kg이상의 살인적인 감량을 하면서 열연한 김명민의 열정!  닮고 싶다.> 

 
<식물인간으로 분한 춘자역의 임성민, 그의 남편 임하룡-슬픈 가운데 웃음을 주었다.
그런데, 춘자를 왜 홀딱 벗겨놓았는지. 참 쌩뚱맞더라. 쩝ㅠㅠ,
그래도 몸매는 볼륨있고 아름답더라 ㅋ> 

 

줄거리를 짐작할 수 있는 슬프고 애절한 사랑이야기였지만 그래도 따뜻한 사랑이 끝까지 함께 할 수 있었기에 아름다운 영화가 되었다. 종우의 사랑처럼 열정적으로 사랑하면서도 아무것도 해주거나 할 수도 없는 사랑이라서 끝을 내기보다는 지수처럼 둘이 함께 계속 추억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깊고 진정한 사랑이 더 아름다운 사랑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어렵다고 버려야 되는 사랑이라면 사랑이라 할 수 있을까? 마음은 같지만 아무것도 이룰 수 없는 사랑이 슬프더라도 가끔 함께 할 수만 있더라도 아무 것도 할 수도 없는 사랑보다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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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10-04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대에 못 미치긴 했지만, 그래도 본 걸 후회하진 않아요. 배우들을 낭비시킨 감독의 역량에 실망했지만요. 연휴 잘 보내고 계시죠? 오늘도 멋지게 즐기셔요~

전호인 2009-10-08 09:12   좋아요 0 | URL
영화홍보시에 김명민의 체중감량이 너무 부각된 듯 합니다. 또한 스토리도 이미 예측할 수 있는 수준이었구요. 더욱 아쉬웠던 것은 중간중간에 어색하게 들어간 사랑행위였어요. 굳이 말초신경을 자극하지 않았어도 충분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세실 2009-10-07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화 캐스팅에 비해서 스토리가 진부합니다.
둘 다 좋아하는 배우인데 왠지 2% 부족한 느낌.
하지원의 깜찍함 보는 재미, 김명민 목소리는 참 좋았습니다~~~

전호인 2009-10-08 09:13   좋아요 0 | URL
ㅎㅎ, 보셨군요.
영화제목, 주연배우들의 명성만 좋았다라고 하면 영화만드신 분들이 기분나빠하실까요? ㅋㅋ
 
사랑의 묘약 - Please, Please Me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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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게 깊어가는 가을밤에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오페라“사랑의 묘약”을 옆지기와 함께 VIP석에서 럭셔리하게 관람했다. 가을의 농후함 만큼이나 오페라 또한 잔잔한 감동을 선사해 주었다. 옆지기와 지하철역에서 만나 서초동 예술의 전당을 찾았다. VIP룸에서 와인과 뷔페식으로 간단히 요기를 하면서 연출자 이소영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의 제작동기와 작품의 줄거리를 들었다. 19:30부터 10:30까지 거의 3시간동안 20분의 휴식을 하면서 1막과 2막으로 전개된 오페라“사랑의 묘약”은 감동 그 자체였다.   

사랑의 묘약은 현실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자신 이야기이기도 하다. 사랑하는 이의 마음을 얻지 못해 애타는 마음을 고칠 수 있는 약이 있을까. 그것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무리 노력한들 또 다른 사랑이 마음을 닫으면 백약이 무효인 것이 사랑이기도 한 것 같더라. ㅠㅠ  

둘카마라가 네모리노에게 판 것이 싸구려 포도주이든 에비앙 생수이든 그 화학적 성분의 진위여부를 판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네모리노가 그것을 진짜 사랑의 묘약이라 믿고 순진무구한 진심어린 사랑을 호소함으로서 계산에 밝고 까칠한 아디나가 네모리노의 진심을 받기로 결심하며 마음을 열고 사랑을 고백하며 받아들일 때 우리 마음 한켠에 자리잡고 있는 순수에 대한 동경이 자극되고 "사랑의 묘약"이 진짜라고 해석되어짐을 느끼게 한다.
"나도 사랑의 묘약 한병" 구할 수 없을까? 하고 극중에 녹아들게 되는 것이다.


 

주인공 아디나 역을 맡은 소프라노 임선혜의 풍부한 감성과 소름 돋을 정도의 아름다운 선율은 클래식의 본고장 유럽을 정복한 그의 이력을 대변해 주었고, 네모리노 역을 맡은 테너 정호윤의 감성적이고 볼륨감 있는 목소리는 청중들의 감동을 자아내는 카타르시스를 제공하기에 충분했다.  세계적인 음악 평론가 칼 르블이 ‘유연한 프레이징과 발음, 정교한 기교, 고음의 고상함 그리고 볼륨감 있는 그이 소리는 모든 면에서 흠잡을 데 없었다’ 라고 극찬할 만큼 현재 유럽 최고의 테너로 각광받는 데 부족함이 없어 보였으며,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남몰래 흐르는 눈물’이 가늘면서도 기교있는 고음으로 전달될 때의 감동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또한 오페라를 너무도 익살스럽게 능청맞게 연기한 돌팔이 의사 둘카마라역의 베이스 심인성의 연기는 진지하고 따분할 수 있는 오페라를 희극적인 요소가 가미된 유머를 선사함으로서 청중들에게 새로운 신선함을 선사했으며, 육군장교역인 벨코레를 맡아 열연한 바리톤 강형규의 중후함은 극 전체의 균형을 잡아가는 데 톡톡한 역할을 했다.   

 

연출자의 설명대로 클래식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탄탄한 기반을 조성하고 인정받는 성악가로 명성이 자자한 출연진들이 선사한 하모니를 접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 영광스런 자리였다.
오페라의 막이 내리고 자리를 뜨지 않고 30분이상의 박수를 선사한 청중들과 함께 뜨거운 가슴으로 ‘사랑의 묘약’을 통해 받은 감동을 연기자에게 되돌려 주었다.

도니제티 오페라 ‘사랑의 묘약’은 시골 청년이 사랑을 얻기 위해 사랑의 묘약을 사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고 있다. 19세기 이탈리아 바스크 지방의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희극적인 줄거리와 밝고 감미로운 선율이 어우러지는 작품이다.

시골 청년 네모리노는 아름다운 아디나를 짝사랑한다. 그는 군인 벨코레와 즉흥적으로 결혼하려는 아디나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떠돌이 약장수 둘카마라에게서 사랑의 묘약을 사 마신다. 하지만 그 묘약은 싸구려 포도주일 뿐이다. 아디나의 결혼식을 코 앞에 둔 상황에서 네모리노는 숙부에게서 유산을 물려받게 되고, 아디나에게 자신의 진심을 전함으로써 사랑을 이루게 된다. 네모리노가 부르는 아리아 ‘남 몰래 흐르는 눈물’이 유명하다
.   

 

 2막으로 구성된 사랑의 묘약 줄거리는 이랬다.

<<제1막 >>
젊은 여인들이 모여 즐겁게 합창을 하고 있다. 아디나가 바위에 새겨진 암각화를 바라보고 있고, 네모리노는 그녀를 바라보면서 노래한다. 그림을 보던 아니다는 갑자기 웃음을 터뜨린다. 그림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무어시 재미있는지 알려달라고 한다. 그녀는 자랑스럽게 ‘트리스탄과 이졸데’ 이야기 속에 나오는 사랑의 묘약에 대해 설명해준다. 그런 묘약이 있다면 누구든 걱정할 것이 없을 거라며 웃는다. 작은북 소리와 함께 대장 벨코레가 이끄는 우주탐험대가 착륙한다. 아름다운 아디나에게 눈길을 보내면서 벨코레는 아디나에게 당당하게 결혼하자고 말하지만 그녀는 호락호락 응하지 않는다. 모두들 자리를 떠나고, 아디나와 단둘이 남은 네모리노는 그녀에게 변함없이 사랑을 고백하지만 아디나는 아직 그에 대해 특별한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느닷없이 나팔소리가 나더니 둘카마라가 홀로 나타나 마을 주민들을 상대로 갖가지 물건들을 그럴 듯하게 선전하고 있다. 약이 모두 팔리자 마을 주민들은 뿔뿔이 흩어진다. 그때 네모리노가 살며시 그에게 다가와 이졸데 공주를 변하게 한 사랑의 묘약이 있느냐고 묻는다. 둘카마라는 싸구려 포도주를 사랑의 묘약이라고 속여 비싼 값으로 팔고,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그러면서 덧붙이길 하루가 지나야 효력이 나타난다고 당부한다.  


묘약을 마신 네모리노는 기분이 좋아져서 랄라랄라 노래를 시작한다. 자신감이 생긴 네모리노는 아디나와 만나도 전처럼 수줍어하지 않고 자신있게 대한다. 아디나는 그의 당당한 행동에 조금 자존심이 상한다. 마침 그때 벨코레가 나타나자 그녀는 네모리노를 골려주기 위해 벨코레와 결혼하겠다고 폭탄선언을 한다. 하지만 내일이면 약효가 발휘될 거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는 네모리노는 자신만만하다. 그때 벨코레 대장에게 내일 당장 다른 행성으로 떠나야 한다는 교신이 도착하고 벨코레는 당장 오늘 결혼식을 올리자고 재촉한다. 아디나는 주저하다가 승낙해 버린다. 깜짝 놀란 네모리노는 오늘만은 절대 안된다며 사정하지만 아디나는 저녁에 치를 결혼식에 마을 주민들을 초대한다. 네모리노는 혼돈상태로 안절부절 못하고 소란 속에 막이 내린다.  

 

<<제2막 >>
아디나와 벨코레의 결혼식이 성대하게 펼쳐지고 있다. 네모리노만 없고 모두들 응겨운 분위기속에 공증인이 나타나자 아디나는 오늘 밤까지 기다려 달라고 부탁한다. 한편 다급해진 네모리노는 둘카마라에게 즉시 효과가 나타나는 묘약을 추가로 사려고 하나 돈이 없다. 우연히 군대 모집 포스터를 보고 무일품의 네모리노는 군대에 지원한다. 결국 각종 검사를 통과해 계약서에 서명을 하고 그 대가로 받은 돈을 갖고 둘카마라에게 달려간다.  

 

쟌넷타와 마을 여인들이 네모리노가 유산상속이 되어 부자가 되었다고 수군거린다. 마침 나타난 네모리노에게 마을 여인들이 호감을 표시하며 주변에 모여들자 네모리노는 묘약이 드디어 효력을 발휘한다며 기뻐한다. 멀리서 그 광경을 보던 아디나는 의아해하고 옆에 있던 둘카마라가 네모리노가 묘약을 마셔서 저렇게 됐다고 설명해준다. 묘약을 구하기 위해 군대에 자원했다는 얘기를 들은 아디나는 눈물을 흘리며 네모리노의 순수한 사랑을 드디어 인정하게 된다. 한편 네모리노는 아디나의 눈물을 보고 숭고한 감격에 차서 노래를 부른다. 다시 만나게 된 아디나는 네모리노의 계약서를 돌려주면서 이곳을 떠나지 말라고 간곡히 부탁하지만 사랑한다는 마음의 표현은 하지 않는다. 네모리노는 그녀가 마음을 받아주지 않는다면 이곳은 나에겐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절규한다. 결국 아디나는 숨겨온 사랑의 마음을 노래하고, 네모리노와 뜨거운 포옹을 나눈다. 그때 등장한 벨코래는 사태를 파악하고 아름다운 여인은 우주를 통틀어 무한하다며 다른 곳을 향해 떠난다. 둘카마라도 떠나면서 아디나와 네모리노를 축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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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강의
살림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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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인간은 죽음 앞에 초연해 질 수 있을까?
바로 눈앞에 죽음이 있음을 인지한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살아 있는 생물은 언제나 사그라질 때가 있다. 인간은 죽음을 통해 이 세상에서 소멸된다. 모두가 그것을 알고 있지만 언제 어떻게 사그라질 런지 짐작할 수 없다. 다만 현대의학의 발달로 인해 어림짐작만 할 뿐 의식없이 이 세상과 이별하는 순간만은 아무도 알지 못한다.

이 책의 실제적인 주인공인 랜드포시 교수는 그나마 본인의 죽음을 알았기에 더욱 더 초연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의 살아온 삶을 회고하며 뒤돌아보노라면 암의 진단을 통해 시한부 인생을 살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기 전이었더라도 그는 초연하게 자신의 가치관을 가지고 살았을 인물이었다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주인공은 이 세상에 자연의 한 자락인 사람으로 태어나 부모와 형제를 통해 가족간의 사랑 나눔을 익혔고, 옆에서 부모님의 정제된 정신과 삶을 경험하면서 자신의 가치관을 정립시켰기에 항상 긍정적이고 현실적인 마음자세를 견지할 수 있었다. 삶에 대한 철학을 가지고 꿈을 꾸고 그 꿈을 실현시켜가는 과정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평범함을 넘은 비범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했다.

결국 죽음이라는 결말을 통해 다시 자연의 한 자락으로 돌아가는 시점에서 그의 짧은 생을 정리하게 되고 남편과 아버지 없이 살아가야 할 가족에 대한 아쉬움과 지극한 사랑은 눈앞을 흐리게 하는 한 방울 눈물이 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생을 되돌아볼 기회도 없이 세상과 이별한다고 생각할 때 살아온 삶을 정리하고 본인 없이 살아가야 할 옆지기와 아이들에게 살아온 과정과 미래를 알려 줄 수 있다는 것이 어찌 보면 작은 행복일 수도 있다. 그러나 현실은 평생을 옆지기, 아이들과 사랑과 행복을 나눌 수 없는 것은 무엇으로도 위로받을 수 없는 슬프고 슬픈 일인 것만은 분명하다. 이런 면에서 그의 죽음에 대한 애틋함을 공유할 수 있다.

고이 영면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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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9-08-19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멋진 교수님입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멋진 강의를 해주셨죠.
아이들에게 영원히 멋진 아빠, 자랑스러운 아빠로 기억될 거예요~

전호인 2009-08-24 10:06   좋아요 0 | URL
꿈을 갖고 꿈을 추구하고 꿈을 만들려는 삶이 인상 깊었습니다.
누구에게나 꿈은 있지만 가시화하거나 현실화하고자 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은 데 나름대로 삶의 철학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존경할 만합니다.
어쨌든 안쓰럽고 슬프네요.
죽음을 앞에 두고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과 영원한 이별을 한다 했을 때 그 심정이 어떠했을까 짐작할 수가 없어요. 아마도 엄청난 슬픔과 고통이었겠죠? 그럼에도 의연하게 보이네요. 마지막 강의를 마치고 아내가 죽지말라고 하는 내용에 한줄기 눈물이 흐릅니다.
 
똥파리 - Breathless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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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제38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를 비롯하여 5개의 크고작은 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 등을 수상한 단편영화이다. 워낭소리가 단편영화의 흥행에 시발점이었다면 똥파리는 후속작이라 할만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욕설과 폭력이 난무한다. 욕이 아니면 대사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어린아이부터 나이든 어른에 이르기 까지 욕설의 향연(?)이다. 실컷 욕을 듣고나면 나도 모르게 자연스런 욕이 나온다.

야이, 씨발놈들아!! ㅋㅋ 

수시로 엄마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 밑에서 자라난 아이가 어른으로 성장해서 살아가는 이야기가 이 영화의 줄거리다. 주인공 상훈은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는 엄마 그리고 여동생과 함께 자란다. 어느날 아버지의 폭력을 말리려는 여동생이 아버지가 잘못 휘두른 부엌칼에 찔려 상훈의 등에 업혀 병원으로 옮겨지고 이를 급히 쫓아가던 엄마는 마주오던 트럭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교통사고를 당해 숨을 거둔다. 병원으로 옮겨진 여동생마저도 끝내 죽고 만다.  

하루아침에 일어난 엄청난 일을 사춘기에 맞이한 상훈은 감옥에 간 아버지없이 인간말종의 불량배로 자라면서 욕을 입에 달고 살아가는 용역폭력배의 리더로 어두운 생활을 한다. 아버지에 대한 원망으로 불만을 표출하는 상훈은 출소한 아버지와 살면서 보복성 폭력을 행사하는 후레자식이 된 것이다.  

우연히 길에서 만난 당찬 여고생 연희와의 인연은 우정인지 사랑인지를 가늠할 수는 없지만 나이차이를 떠나 자신의 속마음을 울음으로 털어놓을 수 있는 의지처가 된다. 여고 3년생인 연희 또한 월남전의 후유증으로 정신적인 결함으로 폭언과 폭력을 일삼는 아버지를 부양하면서 불량 청소년인 남동생 영재와 생활한다.  



모든 것이 정상적이지 못한 결손 폭력가정에 대한 실상이 적나라하게 그려지면서 그 속에서 자라는 청소년들의 단면이 마음 한편을 씁쓸하게 한다.

상훈이가 유일하게 찾아가는 곳이 있다. 남편을 여의고 어린 조카를 키우면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이복누나의 집이다. 그곳에 들러 혼자 외롭게 놀고 있는 조카를 애정있게 보살피기도 하고 용역폭력으로 번 돈을 가져다 주기도 하면서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위로받기도 한다.  



가끔 뜬금없이 연희를 불러내어 괜한 시비를 걸기도 하면서 우정과 사랑사이를 간접적으로 전달하고자 노력하는 흔적이 보이기도 한다. 모처럼 상훈은 연희를 누나네 가족에게 소개하고 함께 재래시장에서 외식(?)도 한다. 재래시장에 비춰지는 여러군상들은 서민들의 고달픈 삶을 엿볼 수 있게 되고 서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하면서 욕설과 폭력으로 점철된 이 영화를 그나마 훈훈하게 만들어 주었다. 홀로사는 누나와 조카에 대한 상훈의 애틋한 정을 통해 인간 내면의 선한 천성을 끄집어 냄으로써 자라난 환경에 따라 인간이 어떤 삶을 살게 되는 지를 상상하게 만든다.  



결국 상훈의 아버지는 아들에 대한 죄책감을 견디지 못하고 동맥을 끊고 자살을 시도하지만 상훈에게 발견되어 회생하고, 아버지에 대한 연민의 정은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헌혈을 마다하지 않는 상훈을 보면서 혈연이라는 것이 운명일 수 밖에 없음을 일깨워 준다. 

상훈과 연희는 동병상련적인 요소가 강하지만 아무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둘의 처지를 결합시켜 놓음으로써 사람사는 세상에서 아무리 악한 사람이라도 여린 단면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강한 것 같지만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외로움과 의지하고 위로받을 수 있는 여지를 남겨줌으로써 처량함과 불쌍함을 동시에 해결해주어 관객으로 하여금 조금이라도 연민의 정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사채업자 친구인 정만식은 비록 고아로 외롭게 자라면서 고리 사채업으로 부를 축적했지만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없는 것을 외로워하면서 가족이 있는 상훈을 부러워한다. 상훈이 아버지에게 잘 할수 있도록 충고를 아끼지 않으면서 외로움을 부각시켜준다. 상훈이가 조카의 재롱잔치에 연희와 만식을 초대하고 우연히 꼬붕이 된 연희의 동생 영재와 함께 채무자에게 빚독촉을 하는 과정에서 영재의 분노에 가득한 린치를 당한다. 상훈은 재롱잔치에서 누나와 만식을소개해 가족의 일원으로 만들려고 했으나 뜻밖의 허접한 폭력앞에 외로운 죽음을 맞게 된 것이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만식과 누나는 재혼을 하고 갈비집을 개업하며 상훈을 중심으로 불안하게 이어졌던 가족이란 결실을 완성하고 행복을 엮어가는 영상과 상훈이 한많은 삶을 끝내는 영상이 오버랩되면서 폭력의 끝과 행복한 가족의 시작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덤도 맛볼 수 있다. 

연희는 그곳에서 잠시의 행복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포장마차를 상대로 또다른 용역폭력을 행사하는 남동생 영재와 마주치면서 아쉬운 막을 내린다. 결국 폭력은 끊이지 않는 악연으로 이어지게 되고....... 



아이들이 자라는 환경의 중요성과 가족에 대한 애틋한 정을 통해 행복의 의미를 생각하게 해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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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들이 사는 세상, 똥파리
    from 엑스캔버스 블로그 2009-08-14 11:36 
    아주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도대체 이 영화를 뭐라고 써야 할지 감이 안 잡히더군요. 남이 쓴 글 잘 읽어보지 않는 오만한(!) 제가 오랜만에 관련 리뷰며 평점, 기사들을 실컷 찾아 헤맸습니다. 왠지 제 마음에 확 와 닿는 내용이 하나도 없더군요. 평가는 아주 극단적으로 갈려있었습니다. 작품이 정말로 워낙 좋아서인지 아니면 각종 해외영화제를 휩쓸고 난 후라 그런 것인지, 그도 아니면 정말 말마따나 저예산이라는 것에 대한 일종의 합리화인지는 몰라도 대부..
 
 
치유 2009-08-06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깜짝이야 하면서 ~~~~~~!
상훈이 인생에 욕이 나올수 밖에..없었겠구나 싶어 찡해요..
천성이 악한 사람은 아무도 없을 텐데 말이죠..
그 환경이란녀석이 참 사람을 이렇게 만드니..

전호인 2009-08-14 14:01   좋아요 0 | URL
ㅎㅎㅎ, 그렇죠. 가장 악하게 나오면서도 내면에 숨겨진 선은 어쩔 수 없는 것이지요. 처음부터 악인으로 태어나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 환경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합니다. 살짝 측은지심도 생기네요

글샘 2009-08-06 1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잘 만든 영화였죠. 대본의 절반은 'ㅆㅂㄹㅁ'였던든... ㅋㅋ

전호인 2009-08-14 14:02   좋아요 0 | URL
ㅎㅎ, 그렇습니다. 수상경력이 많아서 아이들과 함께 보려고 했었는 데 큰일날뻔 했습니다. 우너초적인 것이 욕이라지만 난무하네요 이젠 많이 듣다보니 익수해지기도 하는 걸요.ㅋㅋ

순오기 2009-08-06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동네 영화관에선 안하네요~~
요즘 욕나오게 생겨서 대리배설이라도 해야할 듯...

전호인 2009-08-14 14:02   좋아요 0 | URL
저도 한번 신나게 해봤습니다.
역시 내가하니까 시원하긴 합니다. ㅋㅋ

세실 2009-08-07 0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는 영화네요.
님 리뷰 읽고나니 영화 한편을 본 듯한 느낌.
상훈과 연희도 해피앤딩인거죠?

전호인 2009-08-14 14:03   좋아요 1 | URL
해피엔딩이 될 것으로 예상을 했었습니다만 결국 그렇지 못해 아쉽네요
연희와 상훈이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 가는 것을 보고싶었는 데 그만 상훈의 갑작스런 죽음이 슬프게 합니다

프레이야 2009-08-07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욕설이 난무한다는 소문에 망설이며 놓쳤던 영화에요.
리뷰 제목부터..ㅋㅋ 깜짝 놀랐어요.
그렇게 욕 좀 하고나면 씨원할 것도 같구요.

전호인 2009-08-14 14:04   좋아요 0 | URL
놀라게 해드려서 미안합니다. ㅎㅎ
한번 시원하ㅔ 욕을 하고나니 왠지 개운해지는 이 느낌을 뭘로 설명해야 할 지....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