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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묘약 - Please, Please M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아름답게 깊어가는 가을밤에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오페라“사랑의 묘약”을 옆지기와 함께 VIP석에서 럭셔리하게 관람했다. 가을의 농후함 만큼이나 오페라 또한 잔잔한 감동을 선사해 주었다. 옆지기와 지하철역에서 만나 서초동 예술의 전당을 찾았다. VIP룸에서 와인과 뷔페식으로 간단히 요기를 하면서 연출자 이소영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의 제작동기와 작품의 줄거리를 들었다. 19:30부터 10:30까지 거의 3시간동안 20분의 휴식을 하면서 1막과 2막으로 전개된 오페라“사랑의 묘약”은 감동 그 자체였다.
사랑의 묘약은 현실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자신 이야기이기도 하다. 사랑하는 이의 마음을 얻지 못해 애타는 마음을 고칠 수 있는 약이 있을까. 그것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무리 노력한들 또 다른 사랑이 마음을 닫으면 백약이 무효인 것이 사랑이기도 한 것 같더라. ㅠㅠ
둘카마라가 네모리노에게 판 것이 싸구려 포도주이든 에비앙 생수이든 그 화학적 성분의 진위여부를 판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네모리노가 그것을 진짜 사랑의 묘약이라 믿고 순진무구한 진심어린 사랑을 호소함으로서 계산에 밝고 까칠한 아디나가 네모리노의 진심을 받기로 결심하며 마음을 열고 사랑을 고백하며 받아들일 때 우리 마음 한켠에 자리잡고 있는 순수에 대한 동경이 자극되고 "사랑의 묘약"이 진짜라고 해석되어짐을 느끼게 한다.
"나도 사랑의 묘약 한병" 구할 수 없을까? 하고 극중에 녹아들게 되는 것이다.
주인공 아디나 역을 맡은 소프라노 임선혜의 풍부한 감성과 소름 돋을 정도의 아름다운 선율은 클래식의 본고장 유럽을 정복한 그의 이력을 대변해 주었고, 네모리노 역을 맡은 테너 정호윤의 감성적이고 볼륨감 있는 목소리는 청중들의 감동을 자아내는 카타르시스를 제공하기에 충분했다. 세계적인 음악 평론가 칼 르블이 ‘유연한 프레이징과 발음, 정교한 기교, 고음의 고상함 그리고 볼륨감 있는 그이 소리는 모든 면에서 흠잡을 데 없었다’ 라고 극찬할 만큼 현재 유럽 최고의 테너로 각광받는 데 부족함이 없어 보였으며,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남몰래 흐르는 눈물’이 가늘면서도 기교있는 고음으로 전달될 때의 감동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또한 오페라를 너무도 익살스럽게 능청맞게 연기한 돌팔이 의사 둘카마라역의 베이스 심인성의 연기는 진지하고 따분할 수 있는 오페라를 희극적인 요소가 가미된 유머를 선사함으로서 청중들에게 새로운 신선함을 선사했으며, 육군장교역인 벨코레를 맡아 열연한 바리톤 강형규의 중후함은 극 전체의 균형을 잡아가는 데 톡톡한 역할을 했다.
연출자의 설명대로 클래식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탄탄한 기반을 조성하고 인정받는 성악가로 명성이 자자한 출연진들이 선사한 하모니를 접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 영광스런 자리였다.
오페라의 막이 내리고 자리를 뜨지 않고 30분이상의 박수를 선사한 청중들과 함께 뜨거운 가슴으로 ‘사랑의 묘약’을 통해 받은 감동을 연기자에게 되돌려 주었다.
도니제티 오페라 ‘사랑의 묘약’은 시골 청년이 사랑을 얻기 위해 사랑의 묘약을 사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고 있다. 19세기 이탈리아 바스크 지방의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희극적인 줄거리와 밝고 감미로운 선율이 어우러지는 작품이다.
시골 청년 네모리노는 아름다운 아디나를 짝사랑한다. 그는 군인 벨코레와 즉흥적으로 결혼하려는 아디나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떠돌이 약장수 둘카마라에게서 사랑의 묘약을 사 마신다. 하지만 그 묘약은 싸구려 포도주일 뿐이다. 아디나의 결혼식을 코 앞에 둔 상황에서 네모리노는 숙부에게서 유산을 물려받게 되고, 아디나에게 자신의 진심을 전함으로써 사랑을 이루게 된다. 네모리노가 부르는 아리아 ‘남 몰래 흐르는 눈물’이 유명하다.
2막으로 구성된 사랑의 묘약 줄거리는 이랬다.
<<제1막 >>
젊은 여인들이 모여 즐겁게 합창을 하고 있다. 아디나가 바위에 새겨진 암각화를 바라보고 있고, 네모리노는 그녀를 바라보면서 노래한다. 그림을 보던 아니다는 갑자기 웃음을 터뜨린다. 그림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무어시 재미있는지 알려달라고 한다. 그녀는 자랑스럽게 ‘트리스탄과 이졸데’ 이야기 속에 나오는 사랑의 묘약에 대해 설명해준다. 그런 묘약이 있다면 누구든 걱정할 것이 없을 거라며 웃는다. 작은북 소리와 함께 대장 벨코레가 이끄는 우주탐험대가 착륙한다. 아름다운 아디나에게 눈길을 보내면서 벨코레는 아디나에게 당당하게 결혼하자고 말하지만 그녀는 호락호락 응하지 않는다. 모두들 자리를 떠나고, 아디나와 단둘이 남은 네모리노는 그녀에게 변함없이 사랑을 고백하지만 아디나는 아직 그에 대해 특별한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느닷없이 나팔소리가 나더니 둘카마라가 홀로 나타나 마을 주민들을 상대로 갖가지 물건들을 그럴 듯하게 선전하고 있다. 약이 모두 팔리자 마을 주민들은 뿔뿔이 흩어진다. 그때 네모리노가 살며시 그에게 다가와 이졸데 공주를 변하게 한 사랑의 묘약이 있느냐고 묻는다. 둘카마라는 싸구려 포도주를 사랑의 묘약이라고 속여 비싼 값으로 팔고,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그러면서 덧붙이길 하루가 지나야 효력이 나타난다고 당부한다.
묘약을 마신 네모리노는 기분이 좋아져서 랄라랄라 노래를 시작한다. 자신감이 생긴 네모리노는 아디나와 만나도 전처럼 수줍어하지 않고 자신있게 대한다. 아디나는 그의 당당한 행동에 조금 자존심이 상한다. 마침 그때 벨코레가 나타나자 그녀는 네모리노를 골려주기 위해 벨코레와 결혼하겠다고 폭탄선언을 한다. 하지만 내일이면 약효가 발휘될 거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는 네모리노는 자신만만하다. 그때 벨코레 대장에게 내일 당장 다른 행성으로 떠나야 한다는 교신이 도착하고 벨코레는 당장 오늘 결혼식을 올리자고 재촉한다. 아디나는 주저하다가 승낙해 버린다. 깜짝 놀란 네모리노는 오늘만은 절대 안된다며 사정하지만 아디나는 저녁에 치를 결혼식에 마을 주민들을 초대한다. 네모리노는 혼돈상태로 안절부절 못하고 소란 속에 막이 내린다.
<<제2막 >>
아디나와 벨코레의 결혼식이 성대하게 펼쳐지고 있다. 네모리노만 없고 모두들 응겨운 분위기속에 공증인이 나타나자 아디나는 오늘 밤까지 기다려 달라고 부탁한다. 한편 다급해진 네모리노는 둘카마라에게 즉시 효과가 나타나는 묘약을 추가로 사려고 하나 돈이 없다. 우연히 군대 모집 포스터를 보고 무일품의 네모리노는 군대에 지원한다. 결국 각종 검사를 통과해 계약서에 서명을 하고 그 대가로 받은 돈을 갖고 둘카마라에게 달려간다.
쟌넷타와 마을 여인들이 네모리노가 유산상속이 되어 부자가 되었다고 수군거린다. 마침 나타난 네모리노에게 마을 여인들이 호감을 표시하며 주변에 모여들자 네모리노는 묘약이 드디어 효력을 발휘한다며 기뻐한다. 멀리서 그 광경을 보던 아디나는 의아해하고 옆에 있던 둘카마라가 네모리노가 묘약을 마셔서 저렇게 됐다고 설명해준다. 묘약을 구하기 위해 군대에 자원했다는 얘기를 들은 아디나는 눈물을 흘리며 네모리노의 순수한 사랑을 드디어 인정하게 된다. 한편 네모리노는 아디나의 눈물을 보고 숭고한 감격에 차서 노래를 부른다. 다시 만나게 된 아디나는 네모리노의 계약서를 돌려주면서 이곳을 떠나지 말라고 간곡히 부탁하지만 사랑한다는 마음의 표현은 하지 않는다. 네모리노는 그녀가 마음을 받아주지 않는다면 이곳은 나에겐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절규한다. 결국 아디나는 숨겨온 사랑의 마음을 노래하고, 네모리노와 뜨거운 포옹을 나눈다. 그때 등장한 벨코래는 사태를 파악하고 아름다운 여인은 우주를 통틀어 무한하다며 다른 곳을 향해 떠난다. 둘카마라도 떠나면서 아디나와 네모리노를 축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