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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의 운명 (반양장)
문재인 지음 / 가교(가교출판)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장기간의 나들이 끝에 돌아와 첫 인사를 이렇게 올리게 된다.
그동안 모두 행복한 시간들을 보내고 계셨으리라 믿는다.
알라딘과 맺은 인연이라는 운명과 반가워 해줄 알라디너들이 있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었음에 감사드린다.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종교적인 차원을 떠나 인연의 끈으로 얽히고 설킨 운명이란 것이 분명 있다.
인연의 끈이란 것은 찰나의 순간에 매듭지음의 가부가 결정된다.
오래도록 지속될 것 같지만 찰나의 순간이기에 우매한 인간들이 간과하게 되는 일상이기도 하다.
노무현대통령을 가장 측근에서 보필하며 참여정부의 역사를 이끌었던 문재인 비서실장.
인간 노무현을 만나 그 분과 참여정부의 개혁을 주도했고, 보복성 정치적 강박에 의해 한많은 생을 마감해야했던
그 분을 떠나보내는 절절함 등이 이 책에 녹아있다.
참여정부를 이끌며 노무현대통령이 추구했던 국정철학 및 개혁정치의 산물과 마무리 되지 못한 과제들을 객관적인 관점에서
되짚어 볼 수 있었고, 언론으로 부터 무차별 난타 당했던 올바른 개혁에 대한 이해와 오해를 풀 수 있어 참으로 다행인 점도
많았다.
참 잘한 일을 잘했다고 드러내지 않았으며, 정치적인 문제로 인해 미처 풀지 못한 과제에 대한 아쉬움, 제대로 검증을 거치지 못해 실패한 일에 대해서는 철저한 반성과 명확한 대안이 제시되어 있었기에 오히려 겸손해 보였다.
노무현대통령과는 만남에서 이별할 때까지 그리고 홀로 남아 그분의 가치를 계승해야 하는 그의 운명적인 삶이 차분히 남겨져
있음을 엿볼 수도 있다.
그것을 그는 운명이라고 했다.
**멀리 가는 물**
도종환
어떤 강물이든 처음엔 맑은 마음
가벼운 걸음으로 산골짝을 나선다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해 가는 물줄기는
그러나 세상 속을 지나면서
흐린 손으로 옆에 서는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미 더럽혀진 물이나
썩을 대로 썩은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 세상 그런 여러 물과 만나며
그만 거기 멈추어 버리는 물은 얼마나 많은가
제 몸도 버리고 마음도 삭은 채
길을 잃은 물들은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다시 제 모습으로 돌아오는 물을 보라
흐린 것들까지 흐리지 않게 만들어 데리고 가는
물을 보라 결국 다시 맑아지며
먼 길을 가지 않는가
때 묻은 많은 것들과 함께 섞여 흐르지만
본래의 제 심성을 다 이지러뜨리지 않으며
제 얼굴 제 마음을 잃지 않으며
멀리 가는 물이 있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