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일

들어라, 갈대피리가 어떻게 이별을 노래하는지.

"강기슭에 뿌리 내려 성숙한 뒤로,

나는 만가(挽歌)를 불렀네.

그리움에 사무친 내 슬픈 노래를 이해하는 자의

찢어진 가슴을 나를 그리워했지.

집에서 멀리 떨어진 자들마다

다시 하나 되기를 갈망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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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두커니처럼 제 방의 모퉁이를 지키던 기타를 오랜만에 들었습니다. 한줄 한줄 튕기며 기타를 조율하지만 기실 그 기준음은 제 마음의 소리입니다. 그러므로 사실은 제 마음을 조율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가까스로 음을 맞추고는 스트로크를 합니다. 맑은 소리가 나지 않았어요. 제 귀에 들려오는 노래는 음과 음이, 마디와 마디가 따각 따각 끊기는 그런 노래였습니다. 아무리 애써도 아름다운 노래를, 기타는 잘 튕길 수 없었습니다. 그것도 내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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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9-02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결님, 기타소리 참 멋있지요. 기타를 치실 줄 아는군요. 조율하며 마음을 조율하신다는 말씀이 참 좋습니다. 기타는 가장 완벽한 악기라고 해요. 베토벤도 가장 좋아했다고 어디선가 들은 것 같아요. 아, 기타소리 듣고 싶습니다. ^^

바람결 2007-09-02 22:37   좋아요 0 | URL
오늘은, 정말이지 미친듯이 기타를 쳐봤습니다. 한동안 쟁여두고만 있었더니 소리가 영 내키질 않더라구요. 아마도 미숙한 실력 탓이겠지요.

혜경님, 김두수라는 가수가 있습니다. 말그대로 초야에 묻혀사는 분이죠. 그분의 음악을 찾아서 들으면 기타의 참소리를 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ㅎㅎ
 

...가을은 빛이 지나가는 계절이다. 구름들이 태양을 밀어 올린다. 술 취한 자는 다시 깨어나지만 여전히 숙취가 남아 있다. 춤을 위한 북소리가 흐느끼는 피리소리로 대체되고, 꿀은 식초로 바뀐다. 너는 이미 도달했다고 생각하는가? 이제 겨우 출발이다.

연애편지를 쓰는 것은 이별의 전주(前奏)일 뿐, 슬기로운 척하지 말라. 너 자신을 어리석은 바보로 만들 뿐이다. 슬프게 울어라. 눈물이 너를 진실하게 만들 것이다. 네가 도달할 때마다 사랑이신 분은 떠난다. 그래서 너는 버림받은 느낌이다. 네가 무슨 말을 했던가? 그렇다. 너는 하나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제 네가 일어설 때 사랑이신 분은 결코 당신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너 아니면 그분이다. 네가 선택하라. 사랑이신 분이 당신의 무아 바다(無我海)에 빠져 죽을 '너'를 기다리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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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9-02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이신 분, 높으신 그분, 우리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음을 잊기 쉽습니다.
그럴 충분한 자격이 있는데 너무 과소평가한 건 아닌지... 무아바다(무아해)란 말이
참 자조적이네요. 나르시시즘의 해악 같기도 합니다. 보이지 않고, 제가 선뜻
다가서지도 않고 머뭇거리며 살지만 사랑이신 분이 늘 내려다보고 있음을 느낍니다.^^

바람결 2007-09-02 22:50   좋아요 0 | URL
혜경님, 그 '느낌'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저는 한살 한살 나이를 먹을수록 절절히 느끼게 됩니다.(아직 멀었지만요...;;) '선뜻 다가서지도 않고 머뭇거리며 산다는' 혜경님의 고백이 참 아릅답게 들립니다. 머뭇거림...화두입니다.
 

8월 31일

사랑하는 이는,

말하려고 입을 열면

진주가 입 밖으로 튀어나오지 않을까

그것이 늘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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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결 2007-08-30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 번이나 망설이다가 끝내 루미의 시편을 적었습니다.
저는 두렵습니다. 저는 분명 '진주'를 입 밖에 내기에는
어림없는 인생이기 때문입니다. 머츰하게 앉아서 마음을 위로해봅니다.

비로그인 2007-08-31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하고 계시나봐요.

진주가 나올 걸 염려하고 계신걸 보니... :)

바람결 2007-08-31 23:29   좋아요 0 | URL
'진주'를 입 밖에 내기에는 제 사랑이 너무도 어림없어서...사랑했던 사람을, 아니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돌아왔습니다. 마음 한 켠이 뚝뚝 떨어져나가는 것 같습니다

2007-09-01 1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9-01 17: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8월 30일

무엇이 사랑인가?

사랑하는 이 안에서

너 자신을 잃어버리기까지

결코 모를 것이다, 너는

사랑이 무엇인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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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8-30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저는 평생 사랑을 모를 겁니다. 쓸데없는 '나'가 너무 많습니다.
놓아버리고, 나르시시즘에서도 벗어나야하는데요...
오늘저녁 바람결이 신선해요^^

바람결 2007-08-30 20:08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저도 마찬가지지요 뭐...여전히 내가 살아있어서 사랑을 잘 모르나봐요. 그래서인지 오늘은 무척이나 우울하네요. 저의 '애정'을 놓아두고 돌아왔습니다.

바람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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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네요. 가까스로 김광석의 '내가 필요한거야'란 노래를 찾아 듣고 있어요.
울음이, 환해지네요. 하염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