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6일

말하지 않는 것이 차라리 낫겠구나.

내 가슴속 불이

너무 뜨겁게 타오른다.

이별의 사자(lion)가

목마름으로 사납게 울부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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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9-06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말하지 않는 것이 낫습니다.
말하는 순간 재가 되어 다 날아갈지도 모르니까요..

바람결 2007-09-06 22:04   좋아요 0 | URL
그저, 모를 뿐.
그저, 침묵할 뿐.
마음에 새겨야...
 

흔적을 지우려 방 안을 정리하다 문득 읽어내려간 엽서 몇 줄에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

"..에게

우리의 관계 안에 어떤 불신과 불안들이

 자리하고 있는지 알기 어렵지만,

그래도 지금, 여기까지 이어진 우리의 인연을

나는 믿습니다.

무엇보다도 내 신뢰의 근원은

그대로 인해 슬픔도 고통도,

그리고 기쁨과 행복도 나에게 의미 있다는 것,

이걸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이 믿음이 당신과 나 사이에 異而不二를

이루어 낼 수 있기를 기도하며...

2007. 6. 24. .."

........................................

그리고 나는, 방점을 몇 번 더 찍고서야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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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06 1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9-06 2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9-06 2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9-06 21: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9-06 21: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9-06 22: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목포항

 

돌아가야 할 때가 있다

막배 떠난 항구의 스산함 때문이 아니라

대기실에 쪼그려앉은 노파의 복숭아 때문에

 

짓무르고 다신 것들이 안쓰러워

애써 빛깔 좋은 과육을 고르다가

내 몸속의 상처 덧날 때가 있다

 

먼 곳을 돌아온 열매여,

보이는 상처만 상처가 아니어서

아직 푸른 생애의 안뜰 이토록 비릿한가

 

손가락을 더듬어 심장을 찾는다

가끔씩 검불처럼 떨어지는 살비늘

고동소리 들렸던가 사랑했던가

가슴팍에 수십 개 바늘을 꽂고도

상처가 상처인 줄 모르는 제웅처럼

피 한방울 후련하게 흘려보지 못하고

휘적휘적 가고 또 오는 목포항

 

아무도 사랑하지 못해 아프기보다

열렬히 사랑하다 버림받게 되기를

 

떠나간 막배가 내 몸속으로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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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9-05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도 사랑하지 못해 아프기보다
열렬히 사랑하다 버림받게 되기를

글쎄...
똑같이 불쌍하고... 똑같이 아픈 것 아닐까요...
사람들은 앞에 걸 지향하고 있지만 대부분 뒤의 삶을 살지요,
상처받기 두려워 주지 못하는 사람이나 자기의 모든 것을 버려본 사람이나
하나는 안이고, 하나는 겉인 것처럼
그냥... 같은 거란 생각이 들어요.
^^

바람결님, 좋은시에요..

바람결 2007-09-05 22:16   좋아요 0 | URL
좋은 말씀이에요, 알리샤님. 겉과 속이, 안과 밖이 본디 하나인 것처럼 사랑하지 못하거나 사랑하다 버림받거나 모두 똑같은 아픔일테지요. 그런데 시인은 '가슴팍에 수십 개 바늘을 꽂고도' 상처인 줄 모르고, 또 사랑을 열망하네요.

하고보면 저도 그렇게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어 이 시를 올려놓았답니다...알리샤님, 참 좋은 시면서 아픈 시지요? 그렇지요...?

2007-09-06 2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9-06 22: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9월 5일

내가 이렇게 술 취해 신음하는 것은

술에서 깨어나 언제고 다시

맑은 정신으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술취한 사람은 자아가 없다, 걱정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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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결 2007-09-27 0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님, 당신이 마련하신 새부대에 폭삭 담겨서 흠뻑 취하고 싶습니다.
그러고는 맑은 눈으로, 맑은 귀로, 맑은 입으로 세상을 대면하고 싶습니다.
만물 안에 계시는 당신과 그렇게 대면하고 싶습니다.
 

9월 4일

당신께 영광의 노래를 바치는 것은

찬양이 아닙니다.

당신과 제가 떨어져 있음을

입증하는 것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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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결 2007-09-05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습니다.

제가 당신을 찬양하는 것은,
여전히 당신께 흡수되지 못함에서 비롯되는
비루함 때문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