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보면, 하잘 것 없는 것조차도 내게는 없었다.
너는 얘기는 많은데 네 소리는 없구나.
제소리-다석 유영모는 삶에서 나는 소리를 제소리라 했다.
나도 내 소리를 찾고 싶다.
그러나 이 녀석은 여전한 나의 반쪽이다.
허천난 듯한 내 인생에 얼마한의 제동이 필요하다.
하루를 미친듯이, 순간적인 즐거움을 위해 소비했던 나는 이 새벽, 다시금 방 안에 들어 앉아 나의 하루를 반성한다.
언제나, 어디든지 이동할 수 있다는 바이크의 장점은 나를 일상에서 멀리, 그리고 멀리 밀어내고 있다.
이젠 바이크없는 내 일상을 상상할 수 없지만 얼마한의 제동이 필요한 건 사실이다.
정기검진을 받았다.
류마티스 수치 30이란다.
2년전 발병 이후 줄곧 0-3의 수치를 기록하며
정상을 유지해오던 터였다.
발병 당시 47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일단 염증 수치가 꽤 높아진만큼
건강 관리에 신경을 좀 써야겠다.
아마도 지난 한달 간 겪어낸 두 번의 몸살 탓이 크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발이 두려운 건 사실이다.
염증 수치가 높아진다는 것은 내 삶에 이상이 있다는 증거다.
조율이 필요할 때이다.
오늘 하루만 무려 70km를 주행했다. 오랜만에 일상을 탈출하고픈 바램을 제대로 실현한 셈이다.
하지만 이 밤, 공허함은 여지없이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