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icaru > 연꽃을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연꽃을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서정주


섭섭하게

그러나

너무 섭섭하지는 말고

조금 섭섭한 듯 만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 생애서라도

한번 만나는 그런 이별이게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이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엊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이 아니라

한 두 철 전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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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4-07-05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이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그렇게....................................

미네르바 2004-07-07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섭섭하지는 말고
조금 섭섭한 듯 만하게>

그런데 조금 섭섭한듯 만하게 헤어지는 이별도 너무 아파요. 조금 섭섭한 듯 만한 이별이 있나요?
나에게 이별이란 늘 너무 섭섭하거늘... 그것이 어떤 이별이든...

수련 2004-11-05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 좋아서 퍼갑니다.
 

말론 브란도 타계하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지옥의 묵시록> <대부>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연기파 배우 말론 브란도가 죽음을 맞이했다. 제임스 딘과 더불어 제 2차 세계 대전이후의 세계 젊은이들의 방황과 반항적 이미지를 대표했다. 괴팍하고 은둔자적인 성격이었으나 연기력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여 2번의 오스카상을 거머쥐었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의 스탠리 코왈스키, <지옥의 묵시록>의 커츠 대령, <대부>의 돈 클레오레는 그의 모습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어린시절 가슴 설레이도록 바라보았던 배우들이 많이 세상을 떠났다. 80년대의 스티브 맥퀸과 율 브린너, 90년대의 록 허드슨, 2000년대에 그레고리 펙과 찰스 브론슨, 앞으로도 추억으로 남아있는 그들이 조용히 우리 곁을 떠날 날이 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의 말론 브란도


<대부>의 말론 브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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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ika 2004-07-03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저 뉴스를 보며 잉크님이 생각나더군요...님이 저 시대의 영화를 많이 좋아하시는 것 같아서....
저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가 제일 많이 생각나고, 또 그 영화가 뉴스에 가장 많이 인용되기도 하더군요..

겨울 2004-07-03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옥의 묵시록'을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의 죽음은 늘 슬프네요..

호밀밭 2004-07-03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아침 뉴스에서 보았는데 말년의 모습이 좀 아쉬워요. 젊었을 때 모습도 멋있지만 전 <대부>가 가장 좋아요. 그 느낌과 카리스마는 아무도 못 따라올 거예요. 대부가 저격을 당해서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알 파치노 혼자 그 병실을 지키던 그 긴장감이 생각나네요. 흑백 시대를 지나서 컬러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을 보면서 느낌이 참 다르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는 흑백 영상 속에서는 아주 강인하고, 컬러 영상 속에서는 강인하면서도 인간적으로 보여요. 그의 영화들,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의 장면들도 생각나고, 그는 좋은 배우라는 생각이 드네요. 여러 작품이 동시에 떠오르니까요.

잉크냄새 2004-07-03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론 브란도는 말년에 음식에 탐닉했다고 하네요. 독특하게 한 세상 살다간 사람이란 생각이 듭니다.

ceylontea 2004-07-08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요즘은 영화에도 도통 관심이 없어서 몰랐었네요...<대부> 잘 봤었는데...
 

"힘은 산을 뽑을 듯하고, 기세는 천하를 뒤덮는데

때를 잘못 만나, 추여! 너마저 발걸음을 멈추는구나.

추여! 네가 가지 않으니 어찌 하리 어찌 하리

우야, 우야! 너를 또 어찌 하리"

자신의 목을 겨눈 칼끝도 의리로 용서한 장부, 독선적이나 대의명분에 있어서는 타협을 불허했던 남아, 한 여인과의 지고한 사랑을 죽음으로 지키고자 했던 순정, 항우

항우와 유방을 읽는 내내 항우의 외로움을 보아야했다. 자신의 그릇에 한신, 장양, 소하, 번쾌등의 인걸을 담아낸 유방과 달리 자신의 그릇을 자신의 뛰어난 능력으로 충분히 채우고도 넘친 외로운 사나이 항우의 틈을 파고든 이는 범증과 우미인뿐이었다.

범증의 죽음으로 몰락의 길을 걸었다면 우미인의 죽음은 그를 오강에서의 자결로 이끈다. "우야, 우야! 너를 또 어찌 하리" 를 울부짓는 항우에게서 피끓는 눈물을 바라본 우미인은 노래와 춤으로 화답하며 목숨을 내어놓는다. [패왕별희]로 알려진 항우와 우미인의 이별이다.

그냥 가끔 이렇게 큰 사나이의 눈물이 가슴에 들어오는 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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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죄없는 용서와 책임없는 사죄는 은폐의 합의 입니다.

- 신영복 교수의 <더불어 숲>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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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 2004-07-02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입니다. 요즘 대한민국 정말 짜증민국입니다..... 국민들 가슴에 멍들이고 한숨만 나오게 하니... 이젠 서울시장까지 나서서... 용서하지말아야겠죠?

잉크냄새 2004-07-02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때는 우리민족은 관대한 민족이라 생각했는데 요즘은 관대함은 허울좋은 표현일뿐 단죄해야할 대상에 대해 쉽게 망각해버리고 마는 건망증 많은 민족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이렇게 살아 숨쉬고 있으면서 레테의 강은 왜 그다지 건너다니고 있는건지...

icaru 2004-07-02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더불어 숲>이네요...저는 언제 다 읽는다죠...ㅠ.ㅠ

호밀밭 2004-07-02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은폐의 합의, 야합이겠지요. 사람들 마음은 하나로 가는 듯한데 윗선이라고 불리는 곳은 여러 갈래로 흩어져 있네요. 7월, 참 살기가 팍팍한 느낌이 드네요. 지지부진한 하루하루, 갑자기 확 변하기를 바라는 건 아니지만 뭔가 꽉 막힌 곳이 많은 나날이네요.

잉크냄새 2004-07-03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나라 정치인의 주특기가 야합이죠.
정당한 일에는 협력하는 일이 없으나 부당한 일에 야합하는 경우는 흔하죠.
 

술에 취해 있었다. 학교 주변에서 술을 먹고 근처에서 자취하는 과 동기 방에서 잠을 잤다. 새벽에 찾아오는 절망같은 갈증, 취기와 잠결에 두리번거리던 나의 눈에 책상위에 반짝이는 놋쇠 냉면 그릇에 담겨있는 물이 보였다. 벌컥벌컥 마시는 물의 시원함이란! 알수없는 대상에게 감사의 마음을 보낸후 다시 잠이 들었다. 

아침, 어수선함에 잠을 깨어보니 동기 녀석이 책상앞에 서서 머리를 빗고 있다. 양아치들이 들고 다니는 주황색의 커다란 도끼빗을 놋쇠 냉면 그릇에 담구어 머리를 빗고 있는 것이 아닌가!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이 지저분한 녀석이 까치집 형성한 머리를 감을 생각은 않고 물만 묻힐 용도로 사용하는 세숫대 기능의 그릇이었다. 놋쇠그릇속에 담겨진 물위에 떠있는 비듬과 머리카락들. 순간 속에서 욱 하고 구토가 쏠렸다.

에라이! 젠장! 화장실로 달려갔다. 쪼그려 앉아 토하려는 순간, 이상하게도 머릿속에 떠오른 이가 원효이다. 그가 당나라 유학길에 해골에 담긴 물을 먹고 [ 모든 사물은 인간의 마음에 달려있는 것이지 사물 그 자체에는 깨끗함도 더러움도 없다 ] 라는 깨달음을 얻었지 않았는가! 구토가 사라졌다. [ 나도 어제밤 그 물을 그토록 시원하게 마시고 감사의 인사까지 보내지 않았던가! 원효가 마신 물은 물을 담은 그릇이 더러움의 대상이었지 물 자체는 깨끗함이었다. 내가 마신 물은 그릇이 깨끗함이요 물 자체는 더러움이었다. 그렇다면 나의 깨달음이 더 깊고 심오한 것일수도 있다. 지금 만약 그 물을 본다면 다른 의미를 다가올 것이다 ] 라고 생각했다. 음하하하 순간 웃음이 나왔다.

다시 방으로 들어가니 여전히 머리에 물을 묻히고 서있다. 옆에 다가가서 물을 바라보니 더러움이 여전하다. 아니 더 더러웠다. 정녕 저 물이 내 속에 있는 물이던가 또 다시 구토가 쏠렸다. 짜증이 확 밀려왔다. 동기 녀석 뒤통수를 한대 후려치고 깨달았다. 원효의 원대한 깨달음이 아닌 범인의 그저 그런 깨달음이었다.

 [ 남자 자취방 겨울앞에 놓여있는 그릇의 물은 왜곡된 용도로 사용될 확률이 100%이다 ]  

아, 물이 조금만 더 깨끗했더라면 아마 원효의 무애사상을 능가하는 또 다른 불교 종파의 탄생이 90년대 초에 이루어졌을 수도 있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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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04-07-01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커피 마시다 갑자기 쏠리는 이유는...^^;;
자꾸 연상이 되고 제 앞에 있는 커피가 '그 물'과 겹쳐지는데요...ㅡ.ㅜ

갈대 2004-07-01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기만 했는데도 쏠리네요. 모르는 게 약입니다.
그나저나 그 물 마셨다는 거 친구한테 얘기하셨나요? 그랬다면 20년 놀림거리인데..ㅋㅋㅋ

잉크냄새 2004-07-01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제목에 [식사중 접근금지] 라는 글을 첨부해야겠네요. 저도 쓰면서 키보드에 쏟을뻔 했네요.ㅎ
그나저나 지저분한 글 끝까지 읽으시는 분들께 깨달음이 있기를...ㅎ

stella.K 2004-07-01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만 안 드셨더라면...원효는 술 먹고 깨달음을 얻었다는 소리 없던데...술이 병 아닙니까? 비할 걸 비하셔야죠. ㅎㅎ. 그래도 그 깨달음이 무익하진 않았으리라 믿습니다. 그 이후 다신 그런 실수 안 하셨죠? ^^

ceylontea 2004-07-01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호밀밭 2004-07-01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빗을 담가 두는 물그릇은 처음 들어요. 정말 원효가 마신 물과 정반대의 물이네요. 예전에 물에 넣어 둔 렌즈를 먹었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었는데.... 님 많이 깨닫고 가요. ^^

icaru 2004-07-02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비듬 따위도 굳이 영양을 따지자면...단백질 아닌가요..ㅋㅋㅋ 영양 섭취 잘 하셨네~!
호밀밭 님...커억...렌즈가 담긴...물을 먹다니...정말...비싼 물이죠!!

잉크냄새 2004-07-02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순이 언니님은 혹시 식품영양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