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은 산을 뽑을 듯하고, 기세는 천하를 뒤덮는데

때를 잘못 만나, 추여! 너마저 발걸음을 멈추는구나.

추여! 네가 가지 않으니 어찌 하리 어찌 하리

우야, 우야! 너를 또 어찌 하리"

자신의 목을 겨눈 칼끝도 의리로 용서한 장부, 독선적이나 대의명분에 있어서는 타협을 불허했던 남아, 한 여인과의 지고한 사랑을 죽음으로 지키고자 했던 순정, 항우

항우와 유방을 읽는 내내 항우의 외로움을 보아야했다. 자신의 그릇에 한신, 장양, 소하, 번쾌등의 인걸을 담아낸 유방과 달리 자신의 그릇을 자신의 뛰어난 능력으로 충분히 채우고도 넘친 외로운 사나이 항우의 틈을 파고든 이는 범증과 우미인뿐이었다.

범증의 죽음으로 몰락의 길을 걸었다면 우미인의 죽음은 그를 오강에서의 자결로 이끈다. "우야, 우야! 너를 또 어찌 하리" 를 울부짓는 항우에게서 피끓는 눈물을 바라본 우미인은 노래와 춤으로 화답하며 목숨을 내어놓는다. [패왕별희]로 알려진 항우와 우미인의 이별이다.

그냥 가끔 이렇게 큰 사나이의 눈물이 가슴에 들어오는 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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