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인은 잘 빨아서 다리미로 잘 다리기까지한 와이셔츠를 세탁기에 집어놓고 돌리는 순간, 어디론가 떠난다고 한다 . 문득 오늘이 세상의 마지막을 카운트하는 날이라도 되는냥 마음이 부산스러운 날, 그날의 햇살이 다른 날과는 분명 다를것이라 느껴지는 날, 난 어디론가 떠나곤 한다. 그날도 그랬다. 미리 예정되어 있었던듯 아침부터 짐을 싸고 그렇게 예정되지 않은 곳으로 떠났다. 미리 준비하고 계획하는 인생도 있고, 아무런 준비없이 즉흥적인 인생도 있고, 내 여행이 그러하듯 또 그런 인생도 있는거다. 즉흥적인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는 다음 여행은 기필코 준비하고 떠난다는 다짐을 수도 없이 하지만 결국은 또 다시 주섬주섬 옷가지만 챙기고 바람부는데로 떠나는 여행을 반복한다.


( 사천성 성도 시내버스 터미널 : 어디로 갈까?)

사천성으로의 긴 여정. 공항에서 비자카드 현금서비스가 막힐때 뭔가 눈치를 채었어야 했다. 사천성 자체가 중국 국내카드만 허용되고 국제비자카드는 사용이 제한된다는 것을 안것은 사천성에 도착한후 하루가 지나서였다. 4원짜리 중국음식을 찾아 먹으며 주머니속 돈을 계산하면서도 유일하게 비자카드가 가능한 700원짜리 4성 호텔에서 잘수밖에 없는 상황. 무일푼이 될 상황인데도 영사관이나 한국식당에서 몇푼 꾸면 되지 싶은, 마치 돈빌리기의 황제 율리우스 카이사르라도 되는냥 근거없는 자신감이 팽배했다는 것은 참 웃기는 일이었다. (사실 카이사르는 달변을 떠나서 크라수스가 돈을 빌려주지 않을 상황으로 몰고 가는것에 천부적인 재능을 지녔다고 한다. 나도 그 상황까지 몰고가면 어딘가 숨통이 틔이지 않겠는가) 결국 주머니에 31위엔(한화 4000원 정도)이 남아서야 극적으로 중국은행에서 돈을 찾을수 있었다.



江碧鳥逾白 (강벽조유백) 강이 푸르니 갈매기 더욱 희고
山靑花欲然 (산청화욕연) 산이 푸르니 꽃은 타는 듯 붉네
今春看又過 (금춘간우과) 올 봄도 타향에서 보내니
何日是歸年 (하일시귀년) 어느 날에나 고향에 돌아 갈고

(파란여우님 댓글에서)

(두보초당 : 시심이 절로 생기지 않는가? )

두보초당. 두보가 시를 지으며 살던 곳이다. 이 곳에서 한면에는 두보의 얼굴이 그려진, 한면에는 그의 시가 쓰여진 부채를 샀다. 결국 돌아오는 길에 잃어버리고 말았지만 찾지는 않았다. 그냥 삼십대 초반의 어느 감정을 긁고 넘아갔을 뿐이다. 나를 떠날 것들은, 인연이 없는 것들은, 사람이든 물건이든 어떤식으로든 기필코 그 길을 가고야 만다는 것. 그러기에 떠나보내야 하는 것은 그 뒷모습을 지켜주어야한다는 것. 떠나는 이의 뒷모습이 애처롭지 않도록.

   
    
(뚜쨩엔 : 도교의 영향으로 처마마다 동물 문양이 장난 아니다. 댐은 안 찍고 사찰만 찰칵)

도강언(뚜쨩엔)은 진시황제의 만리장성에 필적하는 건축물이라 한다. 만리장성이 피눈물의 건축물이라면 뚜쨩엔은 태평성대의 산물이라 한다. 그 시대에 지어진 댐이 아직까지도 단순 고대산물이 아닌 댐 본연의 역활을 유지한다는 것이 놀라운 일이다. 제갈량의 천하삼분지계의 한축이었던 성도의 젖줄이었고 무역로였던 곳으로 모택동을 필두로 등소평,주은래 등이 부임초기에 다녀갔다. 그 나라의 관개시설이 그 나라를 대표라도 하는듯 싶다. 강변을 따라 지어진 도교 건물은 사천성을 위시한 촉의 땅이 도교의 영향아래 오랜 세월을 지내왔음을 대변하고 있다.  

   
   
   
    
   
   


1) 짜장면 4원 - 돈이 없어서 이거 먹으며 다니다.
2) 자전거 택시 - 중국에서도 사라지고 있다. 도시 미관을 해친다나 뭐라나. 
3) 티벳 여인 - 인디언을 닮은 듯 싶다.
4) 불법 오토바이 택시 - 불법이지만 싸다. 도심 한복판을 벤츠와 나란히 달리는 기분, 괜찮다. 단, 너무 위험하다.
5) 술집 - 강변에 자리한 술집. 못간 것이 한이다.
6) 관우상 - 한때 관우가 전사한 맥성의 장군으로 태어나고 싶었다.
7) 먹거리 - 양꼬치를 엄청시리 먹더군.
8) 꽃진 자리 - 연꽃진 자리만큼 허전한 곳도 없을듯 싶다.
9) 골목 - 저 모퉁이를 돌면 내 어린 시절과 만날것 같은 기분.
10) 골목2 - 하여간 골목은 정겹다.
11) 둥근 문 - 둥근 문은 왠지 나를 향해 열린듯 포근하다.
12) 한겨울의 꽃장수 - 겨울에도 꽃잎이 시들지 않는, 향기가 찐한, 그래서 방향제로 쓰이는 나무다.
13) 술 - 쭈악 마시고 싶지 않은가?


댓글(2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비로그인 2008-01-09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퉁이 사진 좋아요. 으헤헷 (>_<)
뚜짱옌은 꼭 가보고 싶군요. 사진이 너무 작아서 아쉬워요.^^

깐따삐야 2008-01-09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보초당. 멋집니다!
저도 작년에 중국 갔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돼지비계를 다시 간장과 기름에 볶아먹는 것을 보고 기함했죠. ㅋㅋ

마노아 2008-01-09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과장님 옆에 붙어서 같이 다녀온 기분이에요. 오늘 시심(?)에 젖으셨군요! 다음 행선지는 어디입니까? ^^

춤추는인생. 2008-01-09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를 떠날 것들은, 인연이 없는 것들은, 사람이든 물건이든 어떤식으로든 기필코 그 길을 가고야 만다는 것. 그러기에 떠나보내야 하는 것은 그 뒷모습을 지켜주어야한다는 것. 떠나는 이의 뒷모습이 애처롭지 않도록...` 잉작가님. 저도 오늘 뒷모습에 대해 몇자 끄적이다 말았는걸요.. 중국도 한겨울인가봐요. 사진속에 서늘한 한기같은게 묻어납니다.. 특히 광대뼈가 도드라진 인디언을 닮은 여인네의 사진이 그래보이네요. 골목길이. 참 아득해요.


잉크냄새 2008-01-09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청님 / 그 소설이 무엇인지요? 그런 날이 있어요. 어느날 아침 문득 일어날때 왠지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은 날, 그런 날은 그냥 떠냐야 제 맛이죠.

엘신님 / 모퉁이 사진은 참 아늑한 느낌이 들어요.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속의 나에게로 간듯한 느낌. 금방이라도 꼬맹이들이 왁자지껄 떠들며 나타날듯 해요.

깐따삐야님 / 두보초당에 멋진 곳이 참 많았는데, 그날 마침 밧데리가 떨어지는 바람에 단 하나의 사진만을 찍을수가 있었다죠. 참 아쉬운 일이네요.

마노아님 / 워낙 준비성 없는 인간인지라. 다음 예정지는 그때 가봐야 알듯 싶네요.

춤인생님 / 류시화 시인의 시집 제목처럼 "지금 알았던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하는 생각이 드는 때가 종종 있어요. 근데 삶이란게 가정법이 통하지 않으니, 직접 겪고 아파하지 않으면 결코 내것이 될수 없는 것들이다보니 이제는 가정법을 쓰지 않아요. 이미 다 내것이 된것들이잖아요. 사진을 다시 보니 서늘하네요. 인디언을 닮은 여자도 슬퍼보이고요.

Mephistopheles 2008-01-09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분명 중국의 지명임에 틀림없고 잉크냄새님 페이퍼도 그러할텐데..
왜 저는 그 옛날 야한 마작게임이 생각나버릴까요?
(막 쌓여있는 마작 짝맞추는 게임)

잉크냄새 2008-01-09 21:49   좋아요 0 | URL
역시, 메차장님다운 발생입니다.
사진을 더 작게하여 마작처럼 만들어볼까요?ㅎㅎ

파란여우 2008-01-09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江碧鳥逾白 (강벽조유백) 강이 푸르니 갈매기 더욱 희고
山靑花欲然 (산청화욕연) 산이 푸르니 꽃은 타는 듯 붉네
今春看又過 (금춘간우과) 올 봄도 타향에서 보내니
何日是歸年 (하일시귀년) 어느 날에나 고향에 돌아 갈고

어느 날에 가긴, 술동에 술이 떨어지면 가는거지.ㅎㅎㅎ

잉크냄새 2008-01-09 21:50   좋아요 0 | URL
아, 역시 여우님이 이렇게 운치있게 한자락 뽑아주시리라 생각했습니다.
사천성에도 파란 여우는 살지 않는다는 슬픈 전설이...
술동 떨어지면 저 위에 술동 한자락 짊어지고 꽃가지 휘두리면 찾아갈께요.

털짱 2008-01-10 0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두분이 만나시니 절로 시가 떨어지네요.

전 변사또 잔치상에 낑겨앉은 이몽룡마냥

옆에서 떨어지는 고물이나 주워먹을랍니다...

프레이야 2008-01-10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꽃 진 자리처럼 허전한 곳도 없을 성 싶다..
잉크님 멋진 여행 하셨군요.^^

마음을데려가는人 2008-01-10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잉크님의 사진이 보고 싶어요.호호호호

은비뫼 2008-01-11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 좋아하시나 봅니다. ^^ 두보초당 좋군요.
산세가 다르긴하네요. 덕분에 간접여행하네요.

잉크냄새 2008-01-11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털짱님 / 그 자리에는 항상 털과 술과 시가 난무했다는 전설이 전해집니다.
국어사전)고물은 주워서 먹는게 아니라 고물상에 파는겁니다.

혜경님 / 옆지기님처럼 멋진 사진을 찍을줄 알았다면 더 많은 풍경을 담아왔을텐데, 제 눈의 사각으로 놓쳐버린 풍경들이 아쉽습니다.

마음님 / 어, 올렸는데 못보셨나요?
저 밑에 꽃가지 들고 가는 사람이 접니다.

은비뫼님 / 두보초당에서 밧데리만 떨어지지 않았다면,ㅠㅠ
산세가 달라서 사람이 다른건지, 사람이 달라서 산세가 다른건지...사람도 산도 닮아가는것 같기도 합니다.

털짱 2008-01-22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한국은 눈이 많이 내리고 있습니다. 하루종일요.

눈때문에 잉크냄새님의 서재에 마실 왔습니다. ^-^

잉크냄새 2008-02-01 10:55   좋아요 0 | URL
털짱님도 눈으로 인사드리네요.
이래서 눈이 하얀색인가 봅니다.
이리 안부를 물어오는 님들의 마음을 닮아서.

2008-01-28 13: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2-01 10: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31 12: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2-01 1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小米 2009-12-07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呵呵,看到介绍我们中国四川的一些旅游地,感觉好亲切也好高兴,欢迎有空的时候再到我们中国来旅游。
 

여전히 남아있는 야생의 습관

-이병률-


서너 달에 한번쯤 거처를 옮겼다가 되돌아오는 습관을 버거워 하면 안된다

서너 달에 한번쯤, 한 세 시간쯤 시간을 내어 버스틀 타고 시흥이나 의정부 같은 곳으로 짬뽕 한 그릇 먹으러 가는 시간을 미루면 안된다

죽을 것 같은 세 시간쯤을 잘라낸 시간의 뭉치에다 자신의 끝을 찢어 묶어 두려면 한 대접의 붉은 물을 흘려야 하는 모른 체 하면 안된다

자신이 먹는 것이 짬뽕이 아니라 몰입이라는 사실도, 짬뽕 한 그릇으로 배를 부르게 하려는 게 아니라 자신을 타이르는 중이라는 사실 까지도

------------------------------------------------------------------


(궤도차, 엄청나게 느리다. 자전거에 따라 잡히기도 한다.)

문득 그런 날이 있다.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풍경들이 외면하여 내가 없는 풍경이 더 자연스레 느껴지는 날, 나 혼자 퉁 하고 튕겨져 나와 기를 쓰고 되돌아가려해도 유화위의 빗방울처럼 또르르르 굴러 떨어지는 날, 그런 날은 버스 맨 뒷좌석에 올라 종점에서 종점까지 아무말없이 타고 다니곤 하였다. 20대 초반을 관통한 율도에서 구월동까지 인천시내를 에둘러 지나가던 41번 버스는 아마도 가장 긴 노선이었던것 같다. 차장을 따라 흐르는 빗물이 기어이 버스안 풍경이 되지 못하고 사라지는것 같아 바짝 타오르는 입술을 축이며 생담배를 물곤 하였다. 주머니속에 토큰 2개만 짤랑거리던 시절이라 뜨거운 짬뽕 국물 한번 넘기지 못하였지만 가슴속에 뜨거운 무엇이 흐르기는 마찬가지더라.

이곳 풍경이 낯설어지던 날, 오토바이 속도만큼의 궤도차를 타고 그냥 흘러가본다.


댓글(15)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잉크냄새 2007-12-27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떠오르는 90년대 초반 41번 버스 노선
율도-거북시장-영창악기-송림동 달동네-배다리-미림극장-동인천-애관극장-강원연탄-옐로하우스-도로위 화물열차-분수대-용현동 물텅범 거리-독쟁이 고개-......-구월동
하차 지점이 거의 독쟁이 고개라 가끔 타고 다니던 그 뒷노선은 떠오르지 않는다. 여우님이 채워주실라나.^^

Mephistopheles 2007-12-27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리도 서정적인 페이퍼에 저는 제목만 보고 표효하는 회색늑대를 생각해버렸어요.^^

잉크냄새 2007-12-27 18:33   좋아요 0 | URL
메차장님, 전 노상방뇨를 생각해버렸어요.^^

춤추는인생. 2007-12-27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제가 좋아하는 시가 이곳에 걸려있네요. 박성우의 `건망증`이 다시금 생각나면서. 종점에서 종점까지라니 오늘 제마음이 그러했나봐요. 지하철 3호선의 끝과 끝을 달리는동안 비록 차창밖은 암흑이였으나. 뚫어지게 창밖을 바라 보고왔거든요.
풋~ 저는 짬뽕국물이 아니라. 우동국물이요. 이상하게 일산가면 김훈의 단편 `배웅`이 생각나. 뜨거운 우동 국물을 들이키고 왔더랬지요.^^

잉크냄새 2007-12-27 22:00   좋아요 0 | URL
<건망증> <여전히 남아있는 야생의 습관> 두편의 시 모두 님이 알려주신 시인인걸요. 가끔 그런 날이 있어요. 아무 생각없이 하염없이 차창밖을 바라보게 되는날, 스쳐지나가는 풍경이 낯설고 그립다가 어느덧 흘러가고.
짬뽕국물이든 우동국물이든 뜨거운 국물을 울컥울컥 들이키고 싶은 날이 있어요.

파란여우 2007-12-27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녜, 녜, 왔습니다.^^
41번 버스 잇기놀입니까?..
독쟁이 다음, 용일사거리, 용일사거리 다음에 신기촌, 신기촌 다음에 인고앞,
인고 다음 석바위, 석바위 다음에 간석동, 시청후문...지금은 어찌 변했는지 몰라염.
나 지난번 고향 갔을 때 배다리하고 동인천에서만 놀다 와서.
다음에는 독쟁이 추억좀 얘기 해줘요.
버스 정거장 앞 오락실, 소주를 샀던 작은 수퍼, 굴다리, 순대집, 성당...
그리고 학교 후문에 이르기까지. 혹시나 인경호에 빠진 괴담은 없으셔요? 흐흐
난 저 근처에 잊을 수 없는 추억들이 길목마다 널려 있다우,
우쒸, 오늘은 술좀 마셔야겠다.

잉크냄새 2007-12-28 09:45   좋아요 0 | URL
역시나 여우님이 알려주시리라 믿었어요.
독쟁이 고개는 안가본지 10년이 다 되어가네요. 여우님 말씀처럼 오락실-곱창골목-굴다리-야구장-인하극장-내리막길을 달려 겨우 수업시간에 맞춰 공대계단을 올라가던 시절이 아스라히 떠오릅니다.
인경호에는 빠지지 않았지만, 정자에서 드렁큰 패밀리 술파티 열고, 독쟁이 고개에서 곱창에 빠져 살던 이야기는 언젠가 한번 풀어보지요.ㅎㅎ
팔 관리 잘하시고 또 뵙지요.

마음을데려가는人 2007-12-31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버스 타고 아무 생각없이 종점까지 가기,를 한 오백 번쯤 해봐야지 생각하고선
해본 적이 없네요.
봄이 오면, 한 번 해볼래요.
겨울엔, 내렸을 때의 그 한기를 견딜 수 없을 것 같아요.

잉크냄새 2008-01-04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님 / 오백번이면 짬뽕도 오백 그릇? 단무지는 천 그릇? ㅎㅎ

살청님 / 살청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08-01-07 21: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07 22: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09 06: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09 13: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09 08: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09 14: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중국이 영어를 영어식 발음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은 표의문자가 가지는 한계일수도 있지만 중화사상에 입각한 민족 특유의 아집이 한몫하고 있으리란 생각이 든다. 비록 중국어가 언어사용 인구수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1위의 자리를 차지하지만 실질적인 문화 영향도 측면에서는 영어에 비할바가 아직은 아닌것 같다. 무서운 속도의 경제와 국력의 증강, 세계 방방곳곳 생활터전을 자리한 중국 민족, 태평양을 건너온 세계의 주도권이 일본을 거쳐 중국에 상륙 준비중이지만 중국어의 위상이 영어를 극복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리라.

여기서 느끼는 의사소통의 문제중 아쉬운 것은 한국과 중국의 한자 차이와 영어식 발음의 차이이다. 한자는 중국인들이 약식을 사용하는지라 또다시 암기해야하는 문제가 있다. 동일 문화권에서 일어나는 공통현상인지 아니면 생존본능에 의거한 기억력의 일시적 증가인지 아무튼 잊고 살던 한자가 하루가 다르게 머리속에 살아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또한 중국어 약식 표현도 단순히 읽는다는 문제에 이르면 의외의 속도로 기억에 각인된다. 역시 동일 문화권의 힘인가 싶다.

영어식 발음에 이르러서는 암울해진다. 예를 들면, "budweiser"를 한국식으로 발음하면 "버드와이져" 인데 중국에서는 "바이웨이"라 발음한다. 처음에는 자꾸 바이웨이 라 하길래 술 주문하는데 뭘 자꾸 사먹으라고 하느냐고 짜증이 나긴 했다.-,.- 현지인들 교육 과정에서도 마찬가지이다. ERP는 물론 생산 시스템의 기본적인 용어들은 영어로 구성되어 있으나 공통용어마저 중국식으로 발음하니 의사소통에 문제가 발생한다. 중국은 사성이 존재하고 F/P나 B/V등 한국인이 구분하기 힘든 발음에 탁월하니 영어가 쉬울것이라고, 국가경쟁력을 위해서도 공통어는 그냥 공통어로 좀 외우라고 은근히 핀잔을 주지만 그게 어디 뜻대로 될까.

한국어는 그들이 가르쳐주는데로 중국어로 떠들지만 바나나를 바나나라고 고집하는 이유는 사실 따로 있다. 바나나, 중학교때 연습장에 수십번 쓰면서 그 모습을 머릿속으로 상상하며 외운 대단한 단어이다.(바나나, 대학교때 호프집에서 처음 봤다) 회초리 맞아가며 어렵게 외운 바나나를 香蕉 (시왕찌아오)로 또 어떻게 외운단 말이냐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Mephistopheles 2007-12-18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可口可樂이 마구마구 떠오르는군요.^^

가시장미 2007-12-18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나나, 대학교때 호프집에서 처음 봤다
-> 이 부분이 이해가.. -_-;;
왜 바나나를 대학교때 호프집에서 처음 보셨을까요?
언어는.. 그래서 배워야 할 시기가 따로 정해져있다는 설이 맞는 것 같아요.

그나저나 메인 사진과 글이 너무 멋지네요.
마지막 잎새를 생각나게 하네요.
아잉(콧소리?)~~ 잉작가님!!! :)

잉크냄새 2007-12-18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 왠지 19금스러울것 같은 느낌이 확 드는데요?

장미님 / 그때 처음 보고 처음 먹어봤어요.-,.- 그래서 그전까지는 교과서의 그림으로만 알고 있던거여서 외우는데 더 힘들었다는거죠. 전 요즘도 호프집 아니면 바나나 못먹어요.ㅎㅎ
메인의 사진과 글은 제가 쓴것이 아니라, 서재리뷰어의 거성, 털짱님께서 제 서재 이미지에 덧붙여주신 소중한 사진과 글이랍니다.

Mephistopheles 2007-12-18 19:06   좋아요 0 | URL
어...코카콜라...중국표기법.......인데요....^^

잉크냄새 2007-12-18 19:45   좋아요 0 | URL
음, 코카콜라는 19세부터 마셔줘야하는 겁니다.
(역시 야매로 하다보니 금방 뽀록이 나네요.)

Mephistopheles 2007-12-18 21:20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구나..19세부터..맞아요 중국은 그런다네요.(열심히 맞장구치는 중)

icaru 2007-12-18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버드와이저가 바이웨이가 되는 이치는 오묘하네요.
전 중국어를 기차 탔을 때 자주 접하는듯...
차내 방송으로 일본어와 함께 중국어가 나오니까요. 방송에서 'ㅎㅅ 츠자~' 어쩌구 하면 내릴 준비 하지요.

잉크냄새 2007-12-18 19:48   좋아요 0 | URL
이카루님 잘 아시죠?
"바이웨이" 저 발음도 "셔쳐 필링 컴잉 오버 미~ " 수준인거,,,ㅎㅎ

털짱 2007-12-18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메인사진과 글이.... 우와.. 이런 영광이... *^_^*

춤추는인생. 2007-12-19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이웨이 뭘자꾸 사먹으라고 하느냐. ㅎㅎ 재미있어요.
메인사진 바뀌셨군요. 뼈대만 앙상히 남은 겨울 나뭇가지들의 모습들이 참으로 정갈해요^^


잉크냄새 2007-12-19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털짱님 / 그리 멋진 서재리뷰는 처음 봅니다. 마치 우체국 소인없이 배달된 편지봉투를 막 개봉할때의 설레임도 있고, 한줄한줄 꼼꼼히 읽어내려가는 모습에서 지나간 시절을 언뜻 볼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춤인생님 / 처음에는 그 발음이 얼마나 웃기던지요. 메인사진과 글은 서재계의 털많은 처자, 털짱님께서 주신 선물입니다.^^
 

살청님의 몽타쥬와 검문검색결과를 지켜보다 문득 떠오른 기억 하나.

운전면허 없던 시절, 유난히 차를 타고 돌아다니길 좋아했던 난 비슷한 역마살을 지닌 영업팀 동기를 꼬셔 회사 공용차를 타고 가끔 돌아다녔다. 평일 저녁에 서해로 출발하여 회 한접시에 소주 한잔 기울이고 복귀하면 자정을 넘어서곤 하였다.

아마 그때 즈음일꺼다. 그날도 둘이서 대하에 소주 한잔을 기울이고 돌아오던 길이었다. 얼핏 잠이 들었나 싶은데 운전석의 동기가 차를 세우고 다급하게 담배를 찾는다. 갑자기 2개피를 물더니 마구 핀다. 나보고도 피란다. 나도 마구 피웠던것 같다. 뭔일이냐고 물으니 앞에서 음주단속을 하고 있단다. 오징어도 달란다. 마구 씹는다. 나보고도 씹으란다. 나도 마구 씹었던것 같다. 하여간 앞의 차들이 하나둘 빠지고 우리 차례가 왔을때쯤 개인당 3개피의 담배를 피우고 오징어를 입안 가득 우물거리고 있었다. (효과 여부는 아직 미검증 상태이다. 저건 솔직히 담배피는 속도와 암유발속도의 상관관계에 대한 해부학적 임상실험 수준이다. 담배에도 취한다.) 

드디어 결전의 순간, 차를 세운 경찰관이 다가온다. 담배연기 자욱한 창문이 서서히 열린다.

죄없는 경찰관 : ( 머리를 살짝 들이밀며 ) 잠시 검문이...
음전운전 동기 : ( 경찰관 코를 향해 최대한 세게 ) 후우~~~~
                      #예전에는 음주 단속시 허공에 불거나 종이컵에 후욱 불고 냄새로 판명했다고 한다. 이 얼마나 훈훈한 광경인가#
죄없는 경찰관 : 에이 씨~ (몸을 빼고 한참을 쳐다보다 보조석 쪽으로 와서 문을 내리라고 한다)
                      (다시 머리를 살짝 들이대며 ) 잠시 검문이...
제발저린 잉크 : ( 경찰관 코를 향해 최대한 세게 ) 후우~~~~
                      #그 당시 운전면허가 없던 나로서는 보조석도 음주단속을 하는줄 알았다.#
죄없는 경찰관 : 에이 씨?~ ( 엄청 열받아 ) 당신들 뭐야? 왜 불고 지?이십니까?
                      #욕에 존댓말 붙이면 상당히 무섭다. 특히,군대가 그렇다. 영화에서도 제일 잘 패는 넘들은 꼭 욕 앞뒤에 존댓말을 붙인다. 유심히 보시라. 그리고, 이럴때 박해일이 나와줘야하는데, "민중이 지팡이, 너 말투가 그게 뭐니?"#
동기 & 잉크    : ( 가련하게 ) 저기,,, 음.주.테.스.트?
죄없는 경찰관 : ( 망연자실하여 ) 참내 재수없어, 우리 신창원 검거중이니까 빨리 가요.

훗날, 신창원 검거 소식이 들려올때 문득 생각했다. 지독한 담배와 오징어 냄새의 어울림입김을 2번이나 따스하게 마셔주신 죄없는 경찰관이 그 사건 이후 분기탱천하고 필마단기로 주유천하하여 검거에 성공한 것이 아닐까 하는 작은 소망을 후우~ 하고 다시금 보내주고 싶은 것이었다.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춤추는인생. 2007-12-11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도둑이 제발 저리셨네요 경기도 일대는 정말 난리가 났어요. 검문까지는 아니더라도 경찰분들이 들고있는 사진과 차안에 탄 사람들을 이리저리 훑어보는 장면들을 요즘 많이 보게되네요. 풋~ 저도 차타는거 무지 좋아해요 달리는 차안에서 스치듯 지나가는 바깥풍경도 좋구요. 창문을 열고 맡는 풀내음. 바람냄새도 참 좋아요.^^

비로그인 2007-12-12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크큭. 아이고~ 진짜 웃기다.
경찰관의 존댓말 욕도 웃기지만, 정말로 종이컵에 불고 냄새로 ~??
그런데 공감 하나, 원래 강한 자가 말도 더 점잖게 하면서 압박을 주죠.
'(주먹발) 있는 자의 여유'랄까요. -_-

털짱 2007-12-12 0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 지금 막 일어나 눈도 못뜬 상태에서 웃었습니다. ^0^

조선인 2007-12-12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옆지기가 음주운전한 날 이혼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물론 싹싹 비는 옆지기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새벽 3시에 같이 술마신 사람들에게 전화를 돌리며 음주운전하게 내버려뒀다고 지랄거렸구요. 그 후 대리운전비용이 아무리 많이 나와도 조용~히 살고 있답니다.

진주 2007-12-12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간간이 들러도 이런 즐거움은 놓치지 않으니 행복합니다.
때 맞춰 글 올려주신건지, 때맞춰 내가 나타난건진 모르겠지만 여튼.ㅋㅋ
그리고 오늘 중요한 팁도 배워갑니다.
욕설에 존댓말을 쓰면 더 무서워진다는 사실.배워갑니다^^

잉크냄새 2007-12-12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청님 / 야밤에 후 불고, 냄새 맡고, 욕 한번 해보고 난리가 아니었겠네요. 오늘도 무사히 도주중이신지요?ㅎㅎ 이번에는 카우보이 모자로 한번 바꿔보심이??

춤인생님 / 아, 얼마전 총기탈취 사건이 있었다더니 그 일인가 보군요. 전 차를 타면 모양새가 항상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처럼 한손을 쭈욱 뻗어 바람을 움켜쥐며 달립니다.

L-GOD님 / 아니, 그 훈훈한 광경을 모르시다니, 아마 그 당시는 이러지 않았을가 합니다. 경찰관 왈, "오늘 청국장 드셨군요. 소주 한잔 걸치셨나요? "

털짱님 / 눈도 못뜬 상태로 웃으시는 경지라니, 어제 드신 낙지의 효과가 아닐런지요.ㅎㅎ

조신인님 / 사실 어느 정도 술마신 상태에서는 다들 운전이 가능해요. 그렇기 때문에 음주운전을 쉽게 생각하죠. 음주운전을 끊는 방법은 뭔가 큰 정신적 충격이 필요해요. 님의 작전이 성공적인것 같네요.ㅎㅎ

진주님 / 아, 이 얼마만인가요? 대구 사나이 양준혁이 방송에 출연할때도 전 진주님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icaru 2007-12-12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존댓말 써서 욕하는 박해일을 검문중인 경찰로 등장시켜서... 읽었더니... 더 실감났어요 =.=

잉크냄새 2007-12-12 19:41   좋아요 0 | URL
음, 머리속에 생생하게 떠오르네요. 넘버3의 송강호 버젼도 나름 매력적일것 같네요.

미미달 2007-12-12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창원씨가 참 여러모로 민폐 끼쳤군요. -_ㅠ

잉크냄새 2007-12-12 19:42   좋아요 0 | URL
창원씨. 이리 살가운 표현을 하시는걸 보니, 예전 신창원 쫄티에 반하셨던 모양입니다.
첫 방문 반가워요.^^

가시장미 2007-12-14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하하하! _-_)~ 완전 재미있다!!!!!
<- 요밤중에 혼자 뒷북이셔. ㅋㅋ

그런 일이 있었군요. 그 냄새는 어쩌란 말입니까. ㅋㅋ
전 또, 살청님 페이퍼보고 생각났다고 하길래..
신창원 닮았다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이 빗나갔네요.

신창원은 그래도 잘생겼잖아요!
닮았다고 하면 칭찬에 속하는데 ㅋㅋ
그나저나 잉크님.. 유머감각이 날로 뛰어나지시는 것 같아요.
댓글 하나하나도 예술이시고.. 이러시면 곤란해요.
너무 멋지잖아요! 으흐흐
(<- J두고 어디서 지?이야. ㅋㅋㅋ)

잉크냄새 2007-12-14 14:23   좋아요 0 | URL
음,,,저 나름 웃긴 넘입니다. 다만 점잖아지려고 참고 있습니다.ㅎㅎ
 



<천진 시내 어느 골목에서 마주치다>

그냥 지나칠까 하다 청년의 맑은 목소리에 이끌려 잠시 바라본다. 연주 도중, 청년의 눈길을 따라 간다. 처마 사이로 슬쩍 보이는 하늘 한구석에 시선이 머문다. 그가 나아갈 길, 내가 지나온 길,이제 해체되어 재조립될수 없는 그곳에 그와 나의 시선이 교차한다. 순간, 그의 시선이 문득 부러웠다. 서른이 넘은 어느 한 시절에 그랬다. 뒤돌아봐야만 보이는 청춘이 못내 아쉬웠고, 그림자처럼 누워 더 이상 일어서지 못하는 청춘이 그리웠다. 나이듦,낡음,풍화 또한 삶의 진실임을 조금씩 알아가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래도 막연한 하늘 저편으로 넘어가는 청년의 시선은 한동안 그리웠다.  


댓글(2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Mephistopheles 2007-12-04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들도 10년 후 잉과장님과 같은 생각을 할지도 몰라요.^^

icaru 2007-12-04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악사들이 어쩐지 익살맞고도 쓸쓸한 곡(좀 이상한 조합이네요 =.=)을 들려주었을 거 같네요. 청춘! 여전히 청춘이어라.. 세뇌하면서 사는 거죠~흠..

잉크냄새 2007-12-04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차장님 / 저들은 10년후에도 제 나이보다 조금 어릴것 같더군요.ㅎㅎ

이카루님 / 다소 쓸쓸한 음색인것 같으면서도 저 청년의 목소리는 청아한 분위기더군요. 청춘처럼 푸르름이 도는 단어도 없지만, 낡음처럼 편안한 단어도 없는것 같아요.

춤추는인생. 2007-12-04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작가님. 그림자처럼 누워서 더이상 일어나지 못하는 청춘이라는말. 가슴아프지만 참 좋네요. 지금은 작고하신 김현선생께서 산울림의 청춘 `언젠가 가겠지 푸르른 이청춘`을 `갈테면 가라지 이 청춘`으로 로 바꿔부르셨다는말씀이 얼핏 떠올라 혼자 웃었어요.(김훈선생의 젊은시절 애창곡이라 제가 잘 듣는다는 ^^) 잉작가님께는 어떤 청춘이셨는지. 차마 고개 다 돌리지 못해도 기억하는것만으로도 눈을 델듯한 붉은 기운이 느껴지시나요?
제게도 곧 그런나날들이 오겠지요. 때로는 빨리 가라 아우성치면서도 돌아서면 그리울듯한 그러나 이제는 가버린, 붙잡을수 없는...

잉크냄새 2007-12-04 19:37   좋아요 0 | URL
갈테면 가라지 푸르른 이 청춘,,이라는 구절이 김현 선생께서 부른 구절이군요. 언제런가 누군가 그렇게 부르는 것을 듣고 그것도 잘 어울리네 하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죠.
음,,,전 오히려 20대에 어떤 가치관이나 삶의 방향이 더 확고했던것 같아요. 촌태생에 학비 걱정을 해야하는 현실이 다른 곳으로 눈 돌린 틈을 주지 않았던것 같아요. 그래서 가끔은 스스로에게 넌 서른이 넘어 사춘기냐 하는 독백을 하기도 했죠. 자꾸 철이 없어져요. 큰일입니다.^^

마음을데려가는人 2007-12-04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것도 교감에 속할까요?
스쳐지나가는 인연이지만,
저 풍경속의 저 사람에서 옛 모습을 발견하고 생각하고....
뭐, 그런 것도 은근한 소통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잉크냄새 2007-12-05 09:07   좋아요 0 | URL
마음님이 저 풍경속의 청년에게서 건져올린 옛 모습이란 어떤걸까요?
페이퍼 한자락 올려주시는 것도, 뭐, 은근한 소통일 될수 있을것 같은데요.ㅎㅎ

마음을데려가는人 2007-12-05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게 아니고요;;;;;;;;;; 잉크냄새 님 이야기였는데,,,, ㅎㅎㅎㅎ

잉크냄새 2007-12-05 15:06   좋아요 0 | URL
아, 마음님이 여행을 잘 다니시니,,,,마음님 이야기인줄 알았죠.ㅎㅎ

가시장미 2007-12-05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국은 춥지 않은가봐요. 한국 날씨를 생각하며 저 사진을 보니.. 날이 추워지면 어쩌나 하고 염려가 되네요. 한국은 어제도 오늘도.. 추워요. 손이 시려워 꽁! 이런답니다.

저는 자연스럽게 파고든 잔주름이 아름다워 보이는 분들을 종종 뵈요. 님이 그리워하지 않는 것을 누군가는 그리워할지도 모르죠. 저 악사의 시선에 의미부여를 하는 만큼, 님의 시선에도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들이 많으리라 생각해요.

오늘 너무 진지하죠? ㅋㅋ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

잉크냄새 2007-12-05 15:18   좋아요 0 | URL
사람의 눈은 밖을 보도록 되어있기에 자신을 돌아보는 일이 그토록 어렵다고 합니다. 자신의 내면에 있기에 자신의 눈으로 바라보기 어렵고, 숨겨진 소중한 것들이 어느날 꽃망울 터지듯 툭툭 나오는 날이 있을것도 같네요. 님에게도, 저에게도...

가시장미 2007-12-05 19:53   좋아요 0 | URL
꽃망울 터지듯... 툭툭.... 어쩜 이렇게 멋진 표현을...!!

역시 잉크님..춤추는 인생님처럼, 저도 이제 잉작가님이라고 부르겠어요~~
콧소리좀 더 보태서요. 잉작가님~~잉~~ 으흐흐

잉크냄새 2007-12-06 09:38   좋아요 0 | URL
~~잉~~ 콧물 나오겠어요. <-- 이 표현은 어때요?ㅎㅎ

털짱 2007-12-06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크냄새님, 당신은 시인이셨군요!

요며칠

님의 서재 페이퍼를 곶감꼬치에서 곶감 뽑아먹듯 아껴가며 하나씩 읽고 있는 중입니다.

역시 알라딘은 보물창고예요.

다시 한번 잉크냄새님의 서재를 알게 되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잉크냄새 2007-12-06 20:55   좋아요 0 | URL
에고고,,, 제가 님께 드려야할 말씀을 저에게 하시는군요.
개심사 섬돌위에 놓인 고운 신발을 김명인의 시와 함께 보고오는 중입니다.


은비뫼 2007-12-08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낡은 거리의 젊은 악사. 그가 연주하는 삶은 어떤 음색일까요.
막연하지만 상상해 봅니다.

잉크냄새 2007-12-08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청님 / 왠지 어울릴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왠지 님에게서는 영혼의 구슬픈 목소리가 나올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눈은 잠자는 사이에 녹을만큼만 내린 모양이네요.

은비뫼님 / 그렇죠. 일반적인 시각으로 변방의 삶을 살고 있을것 같다는 생각, 그래서 그들의 삶은 뭔가 다른것 같은 느낌. 삶의 길은 외길이기에 내가 경험할수 없는 삶의 단면, 그런 느낌이 많이 들어요.

2007-12-08 20: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2-11 13: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2-11 17: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2-11 19:3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