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사론(統辭論)

- 박상천 -

주어와 서술어만 있으면 문장은 성립되지만
그것은 위기와 절정이 빠져버린 플롯같다.
'그는 우두커니 그녀를 바라보았다.'라는 문장에서
부사어 '우두커니'와 목적어 '그녀를' 제외해버려도
'그는 바라보았다.'는 문장은 이루어진다.
그러나 우리 삶에서 '그는 바라보았다.'는 행위가
뭐 그리 중요한가
우리 삶에서 중요한 것은
주어나 서술어가 아니라
차라리 부사어가 아닐까
주어와 서술어만으로 이루어진 문장에는
눈물도 보이지 않고
가슴 설레임도 없고
한바탕 웃음도 없고
고뇌도 없다.
우리 삶은 그처럼
결말만 있는 플롯은 아니지 않은가.

'그는 힘없이 밥을 먹었다.'에서
중요한 것은 그가 밥을 먹은 사실이 아니라
'힘없이' 먹었다는 것이다.

역사는 주어와 서술어만으로도 이루어지지만
시는 부사어를 사랑한다.

================================================================================

부하 직원이 올린 회의록을 보며 "결론이 뭔데?" 라고 묻곤 했지요. 각 팀들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킨 상황에서 자기 나름대로의 노력이 묻어있는 그 회의록의 결론이 뭔가 부족한듯하여 그렇게 묻곤 했지요. 보고서 문화에 어느덧 물들어버린 사고구조가 과정이 아닌 결론에 집착하게 만들어가나 봅니다.

인간시대와 같은 인간의 따스함에 관한 장면을 봅니다. 처음과 끝, 그들의 모습은 별반 다를게 없습니다. 소녀가장의 모습은 그대로 소녀 가장이고 바보스러울만치 착한 그들은 계속 그렇게 비춰집니다. 그러나 우리가 바라보아야할 모습은 그 모습속에 담긴 진실이 아닐까요. 어려워도 따스함과 순수함과 희망을 잃지 않는 모습, 그들 속에 무의식적으로 표현되어진 부사구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런 삶이 세상살이 속에서 오롯이 솟아나는 시를 닮아가는 삶이 아닐런지요.

지금 아테네 올림픽의 양궁에서 윤미진 선수가 8강에서 탈락했더군요. 흔들리지 않으려는듯 쓴 검은 썬글라스 뒤로 작은 눈물 한방울 흘릴지도 모르겠네요. 성적이 아닌 숨이 턱턱 막히던 여름을 달려온 그녀의 티없이 맑고 순수했던 열정을 바라봐주어야할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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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 2004-08-18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는 부사어를 사랑한다는 말 기억하고 싶네요. 윤미진 선수가 떨어진 지 이제 시간이 좀 지났지만 다시 그 활을 잡았던 순간으로 가고 싶을 것 같아요. 우리 나라 선수들끼리의 금은 대결이기는 하지만 윤미진 선수를 생각하면 마음이 좀 아프네요.
시 속에 담긴 세상이 더 인간적이고, 올림픽 때 사람들은 더 애국자가 되고, 아침보다 밤에 더 세상이 또렷하게 보이는 듯해요.

Laika 2004-08-19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이네요..그런데, 올림픽에 관심이 없어서 지금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도 모른답니다. 올림픽때 조차 애국자가 되지 못하는 인간이군요...

icaru 2004-08-19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이지요^^* 오늘....근...삼일만에 들어와봤는데...페이퍼 제목이 통사론이라...어인 통사론인가...하고...들어와 봤답니다...

참으로 적절한 비유를 가진 시네요...우리삶의 통사론은 부사어라는...
저도 요즘...조금은....바로 이 부사.."지친듯"...일을 하고 잠을 자고 밥을 먹고...하네요...

그리고 윤미진이요...정말...아깝지요...어제는...몸이 안좋아서...모처럼 휴가를 내고...집에 있으면서....종일.....
사격에 양궁에...죄다 봤거든요....
침착하게 하는 모습...참...이뻤는데....

대만의 그 선수한테...졌던...예전 기억이...작용을 한듯.....아쉽고...안타깝고...하데요...

잉크냄새 2004-08-19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극적이고 아름다운 삶을 살아간 이의 삶을 시적이라 표현하는 것은 그 속에 포함된 부사어구를 보게되는 이유인것 같아요.
시 속에 삶이 있는 건지, 삶 속에 시가 있는 건지.. 어느 세상이 더 아름다울까 생각해 봅니다.
복순이 언니님, "지친 듯"..이라는 부사어구는 이제 헐헐 떨쳐버리길 바랄께요.^^

미네르바 2004-08-22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사는 주어와 서술어만으로도 이루어지지만
시는 부사어를 사랑한다.>

미네르바의 말: 우리의 삶은 부사어를 사랑한다. 그리고 나도 부사어를 사랑한다.

잉크냄새 2004-08-22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부사어를 사랑합니다. 아마 삶이 더 풍요로워지겠죠.^^
 
 전출처 : 불량 > 퍼온 글이에요~ 슬램덩크!! ^__^

슬램덩크 1억부 돌파에 대한 감사 - 이노우에 다케히코
신문에 슬램덩크 1억부 돌파 감사광고 게재했다는군요.
자비로 1억 6천만엔 정도 들여서 일본 신문들에 그림을 실었다고 하네요.
이것 때문에 어제 일본의 신문이 모두 동이 났다는 소문이.. ^^;
여기에 인터넷에 실려있다죠.
http://www.itplanning.co.jp/slamdunk/np.html
밑의 그림은 요미우리에 실린 광고입니다.
요미우리 - 강백호 / 아사히 - 서태웅 / 일본경제신문 - 채치수
마이니치 - 정대만 / 산케이 - 송태섭 / 도쿄 - 권준호



요미우리 - 강백호 "제일 즐거웠던건 나였을지도 몰라.."

 

 



아사히 - 서태웅 "농구와 모두에게...고마워.."

 



일본경제신문 - 채치수 "관중석에 있던 모든 사람들에게.."

 



마이니치 - 정대만 "너와 분명히 연결 되었던 것 같아"

 



산케이 - 송태섭 "당신의 목소리도 그려져 있어.."

 



도쿄 - 권준호 "함께 목이 쉬었던 동료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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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4-08-17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거없는 자신감 강백호도 좋았지만 난 불꽃남자 정대만의 열렬한 팬이었다.
가장 잊을수 없는 대사는 해남전인지 능남전에서 3점슛을 쏘면서 말한 "내 눈엔 링만 보여!" 라는 구절이다. 중학 MVP의 화려한 부활이었다.

호밀밭 2004-08-17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윤대협을 가장 좋아했어요. 그리고 서태웅이랑 강백호랑 티격태격할 때가 가장 좋았어요. 모두모두 좋았지만 해남과의 마지막 경기가 기억에 남네요. 모두모두 그립네요.

잉크냄새 2004-08-17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사실 윤대협을 북산고로 스카웃하려는 맘이 굴뚝같았답니다.^^
님의 말대로 참 그리운 인물들입니다.

겨울 2004-08-17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채치수의 우직한 카리스마!!

잉크냄새 2004-08-18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채치수는 우직한 카리스마도 인정하지만 아무래도 강백호의 눈에 비친 고릴라의 모습이 자꾸 떠오르네요.

ceylontea 2004-08-19 0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히... 전 왜 잉크냄새님이 만화 보는 모습이 상상이 안갈까요? 이런 면을 보니.. 또 새롭네요..

잉크냄새 2004-08-19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론티님! 저 아직도 만화광입니다. 순정만화만 빼고요~~
언젠가 실론티님 방명록에서 만화 추천해주신 적도 있잖아요.^^

ceylontea 2004-08-19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흑백이미지 덕분에... 잉크냄새도 그렇고... 페이퍼에 올라오는 글도 그렇고... 상상이 안가요... 만화에 대한 이야기는 잘 안하시니까.. ^^ 헤~~~

waho 2004-08-20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슬램덩크 1억부 돌파라...대단하네요. 신문 광고도 깜찍 기발하고... 베가본드도 좋던데...그림도 많이 좋아지고...
 

아테네 올림픽 한국과 멕시코전을 보기 위해 날을 샜다. 후반전 최성국의 투입 이후에 터질 것이라 예상한 첫골이 전반 16분 김정우의 중거리슛 한방으로 터지면서 남은 시간 74분을 가슴 졸이며 보았다. 한국이 이기는 상황에서 왜 가슴을 졸이는가. 다름아니라  회사에서 우리팀과 몇몇 다른 팀들의 참여자를 포함해 40여명 정도가 스코어 맞추기 내기를 하였다.

물론 내가 건 스코어는 1:0 한국의 승리였다. 나름대로의 분석을 서술하자면 첫째, 한국 축구는 전통적으로 남미에 강한 면모를 보인다. 둘째, 그리스전 김치곤의 퇴장으로 합류하게된 조병국의 수비력이 더 월등하다. 특히, 리틀 칸 최영광과 멀티 플레이어 유상철의 수비라인이 멕시코의 공세를 충분히 막을수 있다는 판단이다. 셋째, 현재 한국 올림픽 대표팀의 3톱 스트라이커 체계에서 1골 이상의 공격력을 보유하지는 못하다고 판단한 이유에서이다.

제일 가슴 졸였던 장면은 후반 막판 총공세에 나선 멕시코의 수비라인이 여지없이 뚫릴때이다. 이긴 게임 그냥 1:0으로 끝나라고 주문을 넣고 있었다. 특히, 후반 추가 시간 4분중 마지막 10여초를 남기고 최태욱에게 최종수비수가 뚫리면서 슛을 허용하는 순간 난 광복절의 애국을 떠나 "안돼"라고 외쳤다. 새벽 4시 반에...내기로 인해 광복절날 새벽 멕시코의 수비를 응원했으니...순국 선열이여 용서하소서!

어쨌든 내기로 인해 내가 받게 되는 돈은 3명이 1:0에 걸었으니 14만원 정도가 될 것 같다. 이 글을 쓰는 것은 다름이 아니고 꽁돈의 사회환원 차원에서 작은 이벤트를 할려는 생각에서이다. 그 동안 다른 분들의 이벤트에 2번 당첨되어 책을 받기만 했다. 이번에 나도 보잘것 없는 나의 서재를 들락날락 힘들게 넘어다니신 소중한 서재주인장들께 작으나마 선물을 하고 싶어서 이벤트를 연다.

이벤트

1. 제가 한국: 그리스 전에 예상한 스코어는 몇대몇일까요?

힌트: 1) 2:2는 아니다.  2) 심판과 선수가 정상적인 경기운영을 했으면 나의 예상이 맞았을수도 있다. 3) 위의 한국과 멕시코전 분석결과에 또 하나의 힌트가 숨어있다.

2. 정답을 맞추시는 분 선착순 2분께 작은 성의를 보이겠습니다. 문제가 난해하므로 한분당 2개의 스코어를 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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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 2004-08-15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대단한 액수이네요. 남자들은 그런 데에 목숨(?)거나 보죠? 그래서 잠 못 들고 축구를 보셨군요. 일단 축하드려요. 멕시코전 이긴 것보다 더한 기쁨을 누리셨을 것 같아요. 그런데 문제 너무 난해해요. 이런 문제는 풀기도 싫어지지만 잘만 하면 뭔가 생긴다니...
음~음~음~ (1) 2:0 (2) 1:0 (에이, 모르겠다. 찍었다 - 행운이 나에게 임하소서^^)

파란여우 2004-08-15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답: 1)1:0 2)2:1 잉크님의 책을 꼭 받고 말테야...14만원이 생겼다니 우려 먹어야 할텐데... 근데요..너무 어려워요..쳇, 학교 다닐때도 찍기 못했건만..것두 주관식이라니^^;; 떨어져도 아차상 주기에요!!!

호밀밭 2004-08-15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려워요. 일단은 님 멕시코전 스코어 맞추신 거 축하드려요^^.
그리고 문제는 어떻게 찍어야하나. 그런데 정답자가 여러 명일 경우는 어떻게 하나요?
저는 (1) 1: 0 (2) 3:1이요.
사실 (2)번은 좀 황당한 듯도 싶지만요. 앞의 숫자가 우리 나라예요.

파란여우 2004-08-15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크님의 난해한 고난이도 문제가 진땀 납니다...앞으로는 이렇게 복잡한 문제 내시 마셔요..쳇..^^이렇게 어여쁜 처자들에게 인심 한번 쓰시면 안돼요?..미녀는 다 용납되잖아요..그리고요.공돈 그냥 혼자 다 먹으면 안되는거랍니다...와아~ 미네르바님! 호밀밭님! 우리 다 함께 잉크님 이벤트에 당첨 되었답니다...하하하^^

갈대 2004-08-15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에 숫자가 한국, 뒤에가 그리스
2:1, 1:1

2004-08-15 22: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영엄마 2004-08-15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1 한국 승리 예상, 1:0일까? ^^

잉크냄새 2004-08-16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까지 1분만 정답입니다. 1분더 기회가 있습니다.^^

파란여우 2004-08-16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3:1 이로구나..에휴..상품을 타는 길은 멀고도 험해라..이 바쁜 와중에..^^;;;

stella.K 2004-08-16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어렵네요. 가끔 저의 찍기가 효력을 발휘할 때도 있고 그렇지 못할 때도 있고. 극과극이죠.
그리스가 이번 유로 축구에서 우승을 해서 만만치 않겠다 싶었죠. 근데 우리가 이겨줘서 다행이다했어요. 우리나라와 그리스.
전, 1) 2:1 2)1:0 이요.
행운이 있기를...!

진주 2004-08-16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서재에 난 발자욱을 따라 왔더니 이런 행운이^^
첫번째 행운은 이렇게 좋은 잉크냄새가 있다는 걸 여태 몰랐는데 앞으로 야금야금 맡을 걸 생각하니 벌써부터 기대만땅~~
두번째 행운은 이벤트-근데 두명이라니 제가 넘 늦었네요. 그래도 도전은 해 봅니다. 1:0 (두개를 쓰라구요? 1:0 밖에 더 있나요?나의 빛나는 독해력이 발휘되야 할 시간인거 같은데. 아잉...?)

잉크냄새 2004-08-16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도 1분만 맞추셨네요. 괜히 난해한 문제를 드려서 죄송하네요. 제가 산공과 출신이라서 추론이나 뭐 그런것에 흥미가 있었나 봅니다.
결정적인 힌트를 다시 드릴테니 이미 언급하신 분도 재도전하세요.
1) 꼭 이기는 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2) 페이퍼 분석자료에 우리팀 골수가 언급이 되어 있습니다.
3) 전 애국자로 지는쪽에 절대 걸지 않습니다.
다음의 자료 확인후 생각해보시면 조합이 딱 2개가 나옵니다.
그런 연유로 2가지를 쓰시라고 한겁니다. 재도전하세요.^^ 죄송^^;

stella.K 2004-08-16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휴~그래도 모르겠사옵니다. 전 산공과 출신아니라서...숫자에 후하신 편이신가요? 아님 짠 편이신가요?
1) 1:1 2)1:0 이면 되려나? 으~어려워!

잉크냄새 2004-08-16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드디어 2분이 성공하셨네요. 1:1 입니다.
제일 처음 힌트로 설명드릴께요.
1) 2:2는 아니다. 이건 별 의미가 없네요.
2) 원래 점수 2:2였지만 한골은 자살골이었고 또 한골은 심판의 오판에 의한 페널티킥이었죠.
그래서 1:1이 정상적인 점수입니다.
3) 페이터의 세번째를 보면 한국의 공격력상 1골 이상은 나오지 않는다고 했죠. 그러니까 조합은 1:0이나 1:1이 가장 유력했죠.
갈대님이랑 스텔라님 저에게만 보이기로 주소남겨주세요. 참여해주신분들 감사드립니다.^^

stella.K 2004-08-16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이렇게 기쁠 수가? 저 사실 고칠까 해서 들어왔는데, 착한 잉크님께서 저의 지혜롭지 못함을 아시고 더 이상의 실수를 용납치 않게 해 주셨군요. 너무 고마워요. 근데 선물은 뭐죠?

2004-08-16 13: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4-08-16 1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영엄마 2004-08-16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스텔라님과 갈대님이 문제를 맞추셨군요! 축하해요~~

2004-08-16 21: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chika 2004-08-17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는 근무시간에, 핫, 축구얘기구나? 하며 넘겼는데...이런거였군요. ㅋㅋ
역시 선물과는 거리가 먼~ (농구얘기였으면 달려왔을까요? 실은..슬램덩크에 뭐라 꼬리말을 붙였을까..궁금해서 온거였는디.. ^^;)

잉크냄새 2004-08-17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반가워요. 축구에 애정을 조금만 가졌으면 좋았을것을요...ㅎ
나중에 또 점수 맞히기 성공하면 그때는 꼬옥 도전하세요.^^
 
틀렸다 1 - 당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
리스 킥 엮음, 장순욱 옮김 / 창과창 / 2003년 2월
평점 :
품절


신문, 방송등의 언론매체에 의해 우리는 쉽게 주류의 가치관에 물들어왔다. 주류의 가치관은 진실로 여겨지고 비주류의 가치관은 단순한 반대를 위한 견해로 전락하고 만다. 지금처럼 언론매체의 영향력이 큰 사회구조에서 언론매체의 장악은 곧 사상구조의 지배와 동일시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비록 인터넷의 급속한 성장으로 비주류를 접할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고는 하나 방대한 양의 정보속에서 진실을 찾아내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이 책은 우리 사회의 비주류의 대안적 생각들에 대한 책을 발표해온 리스 킥 박사가 그의 글을 포함하여 비주류의 글들을 발표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글을 수록하고 있다.   

그가 다루는 주제가 흥미롭다. 제1부 <병들고 있는 인간의 육신>에서는 낙농국가 미국에 의해 철저히 왜곡되고 있는 광우병의 진실과 정신 질환자의 범죄도 보통의 인간과 동일한 잣대로 평가받아 처벌받을 권리에 대하여 말한다.  제2부 <중독된 사회>에서는 남녀평등의 원칙 아래에서도 가정폭력에 대해서 남성에게 적용하는 이중적 잣대의 실체와 태고 이래로 범죄시 되어온 매춘을 매춘녀들의 권리라는 입장과 현실적인 대안에 대하여 서술한다. 제3부 <거대 괴물이 지배하는 세상>에서는 유럽연합으로 대표되는 전제주의의 부활과 기본 사상을 망각하고 개최국의 돈벌이로 전락한 올릭픽의 허상을 파헤친다. 제4부 <예고된 테러 911>에서는 텔레반 정권, 오사마 빈 라덴과 미국의 유착관계를 파헤치고 이미 예고된 911테러에 대한 미국 내부의 허술한 대응방안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런 주제를 다루는 책들이 가장 빠지기 쉬운 오류가 무엇인가. 그것은 아마도 이분법적 사고 방식의 한계일 것이다. 이 책 또한 몇몇 주제에서는 그러한 오류의 흔적이 보이나 전체적인 내용에서는 정반대의 관점을 제시하는 것이 아닌 하나의 사실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의 제공 측면에서 꽤 충실한 편이다.

우리는 많은 부분에서 진실과 허구에 대한 도전을 받는다. 어떤 사실을 둘러싼 포장을 하나씩 벗겨가는 일련의 행위들이 진실에 다가가는 행위인지 아니면 진실을 더 왜곡하는 행위인지의 판단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세상을 폭넓게 바라보고 이해하는 사고와 냉철한 비판의식이 절실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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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 2004-08-15 2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재미있을 것 같아요. 읽고 싶어지네요. 때로는 진실은, 이쪽도 저쪽도 아닌 회색지대에 있다고 생각한 적이 있어요. 이분법적인 사고가 진실을 보는 눈을 흐리게 한다고 생각한 것이죠. 비주류의 입장에서 쓴 글이라 더 호기심이 나네요. 잘 읽고 갑니다.

호밀밭 2004-08-15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을 읽고 있는데 아직 다 읽지는 못했어요. 사실 제가 상식이 좀 없어서 제가 알고 있는 게 틀린 게 아니라 이 책의 내용이 생소한 경우가 많았어요. 이분법적 사고 방식이 아니라는 점이 좋네요. 가끔 세상을 살아가는 상식이 나한테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에 폭넓은 독서를 하려고 하는데 그게 참 어려워요. 저도 잘 읽고 가요.

잉크냄새 2004-08-17 0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의 내용이 생소한 부분이 많았어요.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도 무조건적인 찬성이나 반대의 시각에 치우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더군요. 그런 생각은 이런류의 책을 볼때마다 들더군요. 세상을 폭넓게 바라보고 이해하는 사고와 냉철한 비판의식이라는 부분, 저한테 하고 싶은 말이었답니다.

겨울 2004-08-16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미롭네요. 읽고 싶어요.
 
 전출처 : 미네르바 > 알바트로스

         L'ALBATROS

                            -Charles baudelaire-

Souvent, pour s'amuser, les hommes d'e'quipage
Prennent des albatros, vastes oiseaux des mers,
Qui suivent, indolents comoagnons de voyage,
Le navire glissant sur les gouffres amers.

A peine les ont-ils de'pose's sur planches,
Que ces rois de l'azur, maladroits et honteux,
Laissent piteusement leurs grandes ailes blanches
Comme des avirons trainer a' cote' d'eux.

Ce voyageur aile', comme il est gauche et veule!
Lui, nague're si beau, qu'il est comique et laid!
L'un agace son bec avec un brule-gueule,
L'autre mime, en boitant, l'infirme qui volait!

Le poe'te est semblable au prince des nuee's
Qui hante la tempete et se rit de l'archer;
Exile' sur le sol au milieu des hue'es,
Ses ailes de ge'ant l'empechent de marcher.


 알바트로스 / 보들레르

자주 뱃사람들은 장난 삼아
巨大한 알바트로스를 붙잡는다.
바다 위를 지치는 배를 시름없는
航海의 同行者인 양 뒤쫓은 海鳥를.

바닥 위에 내려놓자, 이 蒼空의 王者들
어색하고 창피스런 몸짓으로
커다란 흰 날개를 놋대처럼
가소 가련하게도 질질 끄는구나.

이 날개 달린 航海者가 그 어색하고 나약함이여!
한 때 그토록 멋지던 그가 얼마나 가소롭고 추악한가!
어떤 이는 담뱃대로 부리를 들볶고,
어떤 이는 절뚝절뚝, 날던 不具者 흉내낸다!

詩人도 暴風속을 드나들고 射手를 비웃는
이 구름 위의 王子 같아라.
揶揄의 소용돌이 속에 地上에 流配되니
그 巨人의 날개가 걷기조차 방해하네.


Les fleur du mal (악의 꽃 )중에서


이 시의 알바트로스는 보들레르 자신이다. 십자가의 길을 걸으며 저주와 모욕을 받지만,
그는 바람과 노닐며 구름과 이야기한다. 俗人들에게 들볶이던 알바트로스가 일단 속세를 떠나 시의 세계로 飛翔할 때 그는 힘 안들이고 꽃들과 말없는 事物들의 말을 깨닫는 幸福을 누린다.

그런데 난 이 시를 읽으며 한 사람이 떠올랐다.
잉걸불 바라보며 타오르지 못한 미완성의 자신의 삶에 소주를 들이붓는 사내.
그 사내는 간절히 살고자 욕망하나 지금은 죽어 있다.
그러나 난 안다.
알바트로스가 지상에서는 조롱 받지만 하늘에서는 왕자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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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4-08-14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신의 삶을 다 불태우지 못하고 살다간 이들을 지상에 유배되었다고 말하곤 한다. 그 거대한 날개가 오히려 걷기조차 힘들게 하는 방해자처럼 느껴지다니... 잘 알지 못하는 사내, 보들레르의 서글픈 상처가 느껴진다.

미네르바 2004-08-15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컴퓨터 키보드가 한/영이다 보니 불어로 쓸 때 많은 어려움이 있네요. 불어의 몇 개의 철자기호가 영어에는 없기에 위의 시를 원어로 옮겨 쓸 때 제대로 옮겨 쓰지 못했어요. 일단 accent aigu(′-일반적으로 폐음 e위에 붙여지고) accent grave(、-일반적으로 개음 e위에 붙여지죠) accent circonflexe(^-장모음 위에 붙여짐) 들이 없지요. 그래서 원어로 옮기면서도 잘 한 것인가 생각했어요.

보들레르를 알아간다면 누구나 그에게 중독 될지도 몰라요. 그리고 마음을 다칠지도... 흔히 상징주의의 선구자네, 상징주의 꽃이네 하지만 전 그의 삶과, 시가 너무나 애달프고, 격정적이고 그런 반면에 또 염세적이어서 그를 알면 알수록 많이 힘들었던 기억이 있지요.

잉크냄새 2004-08-15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시를 읽고 시인을 이야기하고 소설을 읽고 소설가를 이야기하는 분들을 보면 참 부럽더군요. 전 그냥 시는 시로 끝이고 소설은 소설로 끝인지라 시인이나 소설가에 대하여는 뭐라 표현할지를 모르겠어요.
그나저나 보들레르, 제가 20대 초반에 만났다면 꽤나 중독되었을 수도 있었을 것 같네요. 저도 그 당시 몇년간은 꽤나 염세적이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