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방금 들은 피아노 선율은 그 동안 안나를 포함해 수많은 사람들이 들었기 때문에 처음과는 완전히 다른 곡이 됐어. 그 선율이 무슨 의미인지 당시에는 몰라. 그건 결국 늦게 배달되는 편지와 같은 거지. 산 뒤에 표에 적힌 출발시간을 보고나서야 그 기차가 이미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기차표처럼. 안나가 보내는 편지는 그런 뜻이었어. 우리는 지나간 뒤에야 삶에서 일어난 일들이 무슨 의미인지 분명하게 알게 되며, 그 의미를 알게 된 뒤에는 돌이키는 게 이미 늦었다는 사실을.

p < 378 >

우리는 인생을 두번 사니까. 처음에는 실제로, 그 다음에는 회고담으로. 처음에는 어설프게, 그 다음에는 논리적으로. 우리가 아는 누군가의 삶이란 모두 이 두번째 회고담이다. 삶이란 우리가 살았던 게 아니라 기억하는 것이며 그 기억이란 다시 잘 설명하기 위한 기억이다.

p < 3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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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장미 2008-09-20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는 인생을 두번 산다. 음...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읽고 최초의 시연을 직면해야 하는 인생에 대해 생각했는데, 그래서 오로지 한번 사는 것이 인생이라고 생각했는데.. 회고와 기억..의 삶을 생각하니, 두번 산다는 것의 의미도 알 것 같네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리라... 저도 읽고 싶어지네요.

그나저나 잘 지내시나요? ^^

잉크냄새 2008-09-22 18:49   좋아요 0 | URL
처음의 삶을 둘째 삶의 기억만큼만 산다면 참 새로울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은 슬슬 백수에 적응이 되어 편하게 지내고 있어요.
 

"마을의 문들은 닫히고
어둠이 허기 같은 저녁
눈물자국 때문에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사람들과
따뜻한 국수가 먹고 싶다"

가만히 돌아보니 12년의 세월이 흘렀네요. 그 세월을 같이 해오신 분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떠올리다보니 문득 이상국 시인의 <국수가 먹고 싶다>의 마지막 구절이
떠오릅니다.
IMF의 여파속에 천박한 자본주의를 대변하던 강자의 논리,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진창길을 통과하던 시기였지만 같이 울고 웃으며 지내온 여러분은 제 기억속에
저 싯귀처럼 오래도록 간직될 겁니다.
산다는 것은 때론 홀로 눈물자국 간직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뜨거운 국수김이
창문을 뿌옇게 물들이는 그런 선술집에서 두런두런 눈물자국 때문에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사람들과 가슴속 뜨겁게 따뜻한 국수를 먹는 것이기도 한가 봅니다.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우리의 가슴속에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

샤르트르가 "그 시대의 가장 완전한 인간"이라고 칭송한 남미 혁명가 체 게바라의
명언입니다. 의대생이던 그가 남미 오토바이 여행을 통하여 이 시대에 진정 필요한
것은 육체의 치유가 아닌 정신과 의식의 치유라는 깨달음으로 20세기 가장 위대한
혁명가로 거듭 태어납니다. 쿠바 혁명의 성공 이후에도 자신의 꿈을 위해 아프리카의
콩고로, 남미의 볼리비아로 떠납니다. 그는 알고 있었을겁니다. 쿠바와 달리 콩고와
볼리비아의 혁명은 불가능하리라는 것을. 그가 떠난 것은 그의 평생의 신념과 꺼지지
않고 남아있던 가슴속의 꿈이 아니었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현재 계획상으로면 제가 체 게바라의 발길을 따라 남미를 돌고 오면 39살이 되어있을것
같습니다. 우연히도 볼리비아의 산중에서 사살된 체의 나이가 39살입니다. 그가
죽음으로 세상에 알려준 신념과 꿈을 조금이라도 느끼고 돌아올수 있었으면 합니다.

"석과불식(碩果不食), 엽락분본(葉落糞本)"

어느덧 가을 풀벌레 소리가 들립니다. 그 소리가 가득한 창가에서 풀벌레 소리 너머의
가을과 그 너머의 겨울을 상상해봅니다. 가끔 내것이 아닌 열망들에 휩싸여 괴로울때면
겨울벌판의 나목이 되고 싶었습니다. 여름날의 그 푸르른 신록을 하나의 망설임도 없이
떨구고 의연히 겨울을 나는 그런 나무가 되고 싶곤 했습니다.
"석과불식"은 씨과실을 먹지 않고 땅에 묻는다는 뜻입니다. 개인의 어려움이든 사회의
어려움이든 역경을 견디는 자세를 이야기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가슴속에 꺼지지 않을
희망과 꿈을 묻는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엽락분본"은 잎사귀를 떨구어 뿌리를 거름한다는 뜻입니다. 올겨울에는 나를 둘러싼
거짓과 위선과 내것이 아닌 열망들을 하나둘 발아래 떨어뜨려볼까 합니다.
그 희망이 있기에 가슴 떨리는 여행이 될것 같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라면서 이만 줄입니다.

----------------------------------------------------------------------------

회사 메일이 없어지기에 여기에 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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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02 08: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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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02 09: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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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02 21: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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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19 21: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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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8-09-02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회사에 사표를 내셨나 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오랜만이네요.^^

플레져 2008-09-02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크냄새님!!!!
다리 밑에서 고기 구워드셨다던 에피소드가 떠오르네요 ^^
그동안 수고 많으셨구요, 앞으로도 수고 많이 하셔요! ㅎㅎ
새로운 계획이라도 있으신건가요?

꼬마요정 2008-09-02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간 열심히 사셨어요~~ 그리고 앞으로도 또 열심히 사시겠죠?
사람은 삶을 살아가는 존재잖아요~ 그 삶을 얼마나 열심히 행복하게 사는가가 얼마나 중요한지.. 오늘 잉크냄새님 글 읽고 다시 한 번 느낍니다. 퇴직은 하나의 마무리이자 또 하나의 시작이니까요~ 잉크냄새님 앞으로 가시는 길에 행복과 만족이 함께 하길 바랄게요~^^ 남미는 덥겠죠?

잉크냄새 2008-09-02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 오랫만이네요. 오래도록 정이 든 곳을 뒤로 하게 되었네요.

플레져님 / 그 글을 기억하고 계시네요. 이곳에서 보낸 추억들이 한동안 그리울겁니다. 계획은 당분간 백수로 여행을 좀 다닐까 합니다.

꼬마요정님 / 모든 것의 끝과 시작은 맞물려있나 봅니다. 길이 끝나는 곳에 또 다른 길이 이어지겠지요. 남미는 더울것 같아 겨울에 다녀올까 합니다.

paviana 2008-09-02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서 나가신다는 건줄 알고 순간 뜨끔했어요. 여긴 그만 두시지 않을거죠?
근데 사표치고는 너무 멋져요.

잉크냄새 2008-09-02 17:07   좋아요 0 | URL
알라딘에서도 퇴직금을 지급할 용의가 있다면야...ㅎㅎ
책을 읽는 동안은 이곳에 머무르게 되겠죠.

2008-09-07 23: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9-19 21: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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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09 01: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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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19 21: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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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짱 2008-09-22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크냄새님 서울에 언제 오시나요...?
묵은 친구들과 한잔 해야지요..?
잉과장님의 퇴직금이 다 날라가기 전에...


잉크냄새 2008-09-22 18:50   좋아요 0 | URL
지금 자전거 전국 여행을 준비중입니다.
자전거 여행이 끝나면 상경 한번 할까합니다.
그때까지 퇴직금은 충분할테니, 좋은 술집 섭외하세용!!

털짱 2008-09-22 19:42   좋아요 0 | URL
콜!!!! ^-^

하얀마녀 2008-09-23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퇴직인사가 너무 멋진거 아니가요.

잉크냄새 2008-10-05 14:16   좋아요 0 | URL
어제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나중에 또 뵙지요.
 

1. 출입국 심사대의 혼란

예전에 한번 페이퍼에 올랐던 인물인데, 여지껏 사람들을 만나면서 괴짜 행동이 가장 자연스럽게 녹아나는 사람이다. 네트워크를 조사하며 컴퓨터 위치를 묻는 직원에게 책상 밑에 있다는 발언으로 좌중을 압도한 포스를 지닌 그다. 특히 소품 사용에 대단한 기지를 발휘하는데, 길거리를 지나다 우는 아이를 발견하면 플립형 핸드폰을 열고 오른쪽 눈에 갖다되며 "베지터"를 연발하는가 하면, 식당에서 숟가락 두개 만으로 완벽한 "울트라 맨"을 소화한다. 물론 애들은 더 울지만.

그런 대단한 기지와 재치와 배짱을 가진 그가 동남아 어느 곳으로 직원들과 여행을 갔다. 출입국 심사대를 가장 늦게 통과하는 그에게 출입국 심사직원이 물었다. 앞의 사람들과 일행이냐고. 영어 표현이 맞는지는 모르지만 직원은 "Group?" 이라고 말하며 손가락으로 일행을 가르키며 동그라미를 그렸다. 그는 들리지 않는 말은 포기한 채 바디 랭위지에 충실하기 위해 손가락을 따라 빙글빙글 제자리에서 돌았다. "이것들이 미쳤나? 왜 자꾸 돌라고 해." 하는 불만에 가득한 채. 일행이 데려가기 전까지 직원은 "Group?"를 여섯 번 정도 외쳤다고 한다.   

2. 모스크바 테러의 숨은 진실

95년 모스크바 붉은 광장의 납치사건을 기억하는 분들이 있을런지. 간략히 설명하자면 연수중인 현대전자 직원 28명을 태운 버스를 붉은 광장에서 납치한 사건이다.

내가 아는 차장님도 그 당시 인질중의 한명이었다. 사건의 전말은 다음과 같다. 단체 관광의 습성이 그러하듯 붉은 광장에서 모자를 산 직원들은 대기중인 차에 올라타 서로 누가 싼 가격의 모자를 산것인지 대하여 떠들썩했고 한참의 논쟁끝에 차장님이 가장 유력한 후보에 올라있는 상황이었다. 바로 그때 버스 뒷문으로 올라탄 괴한이 은행 강도들이 쓰는 모자를 푹 눌러쓰고 총을 들고 당당하게 걸어왔다. 상황을 인지못한 버스에서는 새로운 모자의 출현에 열광했고 유력한 1위 후보로서 불안감을 느낀 차장님은 가슴을 툭 밀며 지나가는 테러범의 뒤통수를 후려갈기며 일갈했다고 한다. "야, 임마. 너 모자 얼마 주고 샀는데?"

인질로 잡혀있던 시간은 18시간 정도였다고 한다. 그 시간동안 조금만 세게 때렸으면 테러범을 검거하여 영웅이 될수도 있던 기회를 가게 점원의 역활로 대치한 차장님은 혹여나 인질 사살이 있을 경우, "야, 아까 뒤통수 때린 넘 먼저 나와!" 라는 말이 나올까 두려워 더 극심한 공포에 휩싸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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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8-07-11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동건에게 똥침을 가한 털짱님의 친구분에게 누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춤추는인생. 2008-07-11 16:21   좋아요 0 | URL
와우 오랜만에 나타나신 살청님 그리고 잉과장님. 두분덕분에 알라딘이 풍성해진것같은 느낌이예요.^^

전 주변에 이런분들 계시면 너무나 즐겁고 재미있을것같아요. ㅋㅋ 첫번째 언급하신분은 나름 재치도 있으시고 살짝 엉뚱하실듯한 예감이...압권은 그래도 두번째 이야기네요.ㅎ 정말 얼마나 공포스러웠을까요?ㅎㅎ

파란여우 2008-07-12 16:01   좋아요 0 | URL
'그 미녀'를 알고 있는 저로서는 고발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합니다아~~
(알라디너 아님)

잉크냄새 2008-07-18 10:50   좋아요 0 | URL
살청님 / 똥침은 털짱님이 아니라 털짱님 친구.ㅎㅎ

춤인생님 / 평생을 두고두고 안주거리로 삼지요.

여우님 / 고발의 자리를 한번 마련하심이...ㅎㅎ

하얀마녀 2008-07-15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차장님 대박

잉크냄새 2008-07-18 10:52   좋아요 0 | URL
좀더 세게 때렸다면 더 대박이었을겁니다.

털짱 2008-09-22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이제서야 이걸 읽은거죠?
하하하하 모처럼 사무실에서 박장대소했습니다.^0^

잉크냄새 2008-09-22 18:50   좋아요 0 | URL
장동건 똥침에야 어찌 비할까요.
그 글 읽고 더욱 존경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곱창

-임희구-

흰눈이 팡 팡 팡 쏟아지는 밤
양철 깔대기에
능글능글한 돼지창자를 까뒤집어 놓고
썩은 똥찌꺼기를 훑어낸다
돼지똥을 만진다
라디오에선 주의 탄일을 축하 축하하고
고무통 속 찬물에 담긴 돼지창자에선
죽어 나자빠진 똥냄새기 퍼진다
모락모락 퍼진다
진동한다
손가락이 얼어터져
손가락이 똥이 될 것만 같다
찜통 속 펄 펄 펄 끓는 물이
똥 뺀 창자를 기다린다
얼어터지다 불속으로 들어가는
기가 막힌 돼지창자의
싯누런 똥냄새 울려퍼지는
즐거운 메리 크리스마스

-------------------------------------------------------------------------

문득 사십이 넘은 시인은 곱창을 먹을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시인에게 곱창이 돼지똥내라면 나에게 창란은 창자속내인것 같다. 야간 자율학습을 마치고 돌아가던 겨울밤길, 명태덕장 한쪽 구석 장작불 옆 어머니의 모습은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는 기억이다. 쭈빗쭈빗 몇번을 망설이다 들어가 밤늦도록 명태상덕을 하거나, 코다리를 하거나, 명태배를 가르거나, 창란속 창자를 후벼빼곤 하였다. 명태 비린내는 익숙하기도 했거니와 그 당시 친구들 모두의 냄새였기에 특별한 기억은 없지만 유독 창란 창자의 냄새는 나에게만 존재하는 특별한 냄새라는 자의식이 들곤했다. 수업시간, 손톱밑이나 소매끝, 바지가랭이 한쪽 끝에서 비누냄새를 기어코 뚫고 올라오던 창자 냄새는 때론 창피했고 때론 서글펐다. 그 냄새가 괜시리 서글픈 날도 어머니 옆으로 훌쩍 뛰어가 다시 명태와 창자를 후빈 것은 냄새가 주는 수치심보다는 어머니와 부끄러운 내 자신에 대한 죄책감이 더 큰 이유였을 것이다.

시인, 당신 곱창을 먹는지요. 전 요즘 창란을 잘 먹습니다. 십년을 넘게 코끝을, 입속을 떠돌던 냄새였지만 지금은 을메나 맛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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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8-04-01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지 않아도 지난번에 주문진 명태를 누가 줘서 손질하다가 당신 생각이 잠시 났어요.
난, 곱창도 잘 먹고, 순대도 잘 먹고, 창란젖도 잘 먹어요.
하지만 여전히 홍합은 맨 목구멍으로는 잘 못먹겠더라고...
그렇게 가는거지 뭐.

춤추는인생. 2008-04-01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경필대회던가요? 서글펐던 꼬마아이가 언덕위에서 일하시는 어머님의 모습을 보고 그냥 말없이 돌아섰다는... 그꼬마는 잘 지내는지, 안부전해주세요^^

전 명태아주 좋아해요. 전으로도 잘먹고 조려주면 그것도 맛있게 잘먹어요. 뿐만이던가요. 창란젖도 잘 먹고. 명란젖도 잘 먹고. 오징어도 잘먹어요^^
서정적인 페이퍼에 먹는이야기만 잔뜩하고 가서 죄송해요(실은 방금집에 들어왔는데, 뭘 더 챙겨먹을까 고민하던차에 안먹기로 했는데, 요거쓰고
냉장고문을 열어볼 작정이예요^^)

하얀마녀 2008-04-01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왜 뜬금없이 돼지족발이 먹고 싶은 건지... 아무래도 이번 주말에 한 번 먹어줘야 할까봐요.

잉크냄새 2008-04-02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우님 / 여우님께는 홍합이었군요. 명태를 가르다 생각난 것이 저라니, 영광이네요. 언제 창란젖 한통 보내드릴께요. 아, 그리고 곱창은 독쟁이에서 언제 한번 같이 드시죠.^^

춤인생님 / 그 꼬마를 다시 보려고 페이퍼를 뒤적였는데 찾지 못했어요. 그래서 옛추억을 다시 한번 상기해보고 그냥 지금의 저에게 안부를 전해주었답니다. 창란,명란,명태젖을 드셨으면 동해안 명물 젖갈을 다 드셨군요.
혹시, 냉장고에 고등어가 보여서 구워드신건 아닌지...

마녀님 / 그럼 혹시 마녀님은 돼지 발톱을 다듬던 기억을 넘어, 이제 족발계의 신화가 된것은 아닌지요.

파란여우 2008-04-02 20:14   좋아요 0 | URL
독쟁이는 쓰레빠 질질 끌고 걸어 나가는 동넵니다.
곱창모임 좋죠. 인경호에서 막걸리도 한잔 캬아~

잉크냄새 2008-04-03 12:43   좋아요 0 | URL
독쟁이 곱창이 갑자기 아른아른 거리기 시작하네요.
요즘도 학생들이 인경호에서 막걸리 마실까요? 부랑아처럼 떠돌던 학생때 참 잘 마시고 잘 자고 그러던 곳인데,,,ㅎㅎ

가시장미 2008-04-03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오늘 회사에서 계속 달달한 것들을 먹었더니, 이 글 보는 순간 양념곱창이 확~ 땡기는데요. ㅋㅋㅋ 곱창이랑 막창을 먹을 때 즐겨가는 곳이 있는데..내일 친구들을 만나서 그곳에 갈까해요. 잉크님 덕분에 오랜만에 쇠주에 곱창을~!! ㅋㅋ

오늘은 날씨가 따뜻해서 다행이에요. 저 오늘 생일이거든요. ^^ 한동안 감기도 앓았고, 날씨고 꾸물꾸물해서.. 기분이 별로였는데, 오늘은 좀 기분이 좋아요.

잉크님도 좋은 하루 보내고 계시죠? 으흐 (지가 기분이 좋으면 남도 좋을거라 생각하는 단순한 가시장미ㅋㅋ)

잉크냄새 2008-04-03 18:35   좋아요 0 | URL
이거 독쟁이 곱창파가 결성될것 같은 조짐이 보이네요.
여성분들이 은근히 곱창을 좋아하시나 봅니다.

털짱 2008-04-08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서재에 들어오니 갑자기 속이 쓰릴 만큼 곱창이 먹고 싶어지는군요.^^

잉크냄새 2008-04-11 15:14   좋아요 0 | URL
털짱님, 뜨끈한 곱창전골 드시면 훌훌 털고 벌떡 일어나실듯 싶네요.

털짱 2008-05-10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봄이라 바람나신 것을 이해합니다. 다들 그러니까요.^^

파란여우 2008-06-17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른대로 불어봐요! 곱창 먹으면서 누구하고 눈 맞았다해도 서재가 이게 뭡니까.

잉크냄새 2008-07-03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청님,털짱님,파란여우님 / 이렇게 안부물어주시니 감사합니다.
 
전태일 평전 - 개정판
조영래 지음 / 돌베개 / 200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당신께 감사드리고 싶군요. 한가족의 생명을 짊어지고 닭장 같은 방제공장으로 내몰려 청춘의 모든 감정을 철저히 외면당한채 살아온 젊은 여직공들의 삶을 그리도 안쓰럽게 바라본 당신의 마음에 감사드리고 싶군요. 밤새 새벽길을 걸으며 아낀 버스비로 빵 하나를 건네던 당신의 손길이나 말 한마디가 그들에게 얼마나 큰 위안이 되었을런지요. 당신이 분신한 후 십년이 지난 후의 일이지만 중학교를 졸업하고 인형공장으로 구두공장으로 먼 길을 떠난 내 누이들의 삶도 그러했을가 싶은 마음에 가슴 한켠이 울컥하더군요. 철없던 시절의 일이라 누이들의 마음 하나 보듬지 못한 어리석은 나를 대신해 그들의 머리를 쓰다듬고 가슴을 어루만진 당신의 손길에 감사드리고 싶군요.

마음이 아팠던 것은 비단 당신의 분신 때문만은 아닐 겁니다. 노동 환경의 부조리로 인하여 인간으로서의 삶에 대한 성찰에 눈뜨기 시작하던 시기의 당신의 마음은 얼마나 순수했던가요. 인간이 희망인 세상을 꿈꾸던 당신의 가슴은 또 얼마나 희망으로 벅차 올랐던가요. 그런 당신의 순수성의 한계를 알기에 서글펐고 결국 삶의 부조리란 인간 자체의 부조리가 아니라 인간이 만든 사회의 억압과 폭력구조라는 사실에 좌절하던 모습이 아직도 가슴 아프게 남아있네요. 어쩌면 당신의 분신은 절망의 마지막 표출이고 항거였는지도 모릅니다. 다만 그 절망의 끝자락에 남은 희망을 바라보는 시각을 우리들에게 던져주었죠. 그러나 진정으로 서글픈 것은 당신이 떠난 지 삼십 년이 훌쩍 넘은 이 사회가 그런 절망으로부터 희망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더 폭력적이고 억압적이고 이기적인 사회가 되어간다는 것입니다. 어느 농민의, 노동자의 분신이 단순히 개인의 이기적이고 비겁한 선택으로 비춰지는 시대가 되어버렸다는 겁니다. 당신이 던져준 희망을 이야기하기에 부끄러운 우리가 되어버린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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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3-05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부끄러워요. 저분이 그렇게 세상을 떠났는데.. 현실은 변한게 하나도 없는 것 같아서요.

파란여우 2008-03-05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제목만 보고 제 얘긴줄 알았어요.
(진지한 리뷰에 펑 폭발하는 댓글)

암흑의 시절, 등불을 밝히신 분들에게 우리는 모두 빚을 지고 살지요.
최소한 지금이라도 의도적 방관자가 되지 않아야 할텐데 말입니다.

잉크냄새 2008-03-06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차장님 / 책을 읽는 동안 우리의 세태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여우님 / 예전에 제 선배가 숫자로 인간을 분석하는 저의 전공에 치를 떨 날이 올것이라는 말에 지금은 공감하고 삽니다. 그저 살아가는 한 방편이라고 말하기에는 스스로의 일이 참 거시기한때도 많네요.의도적 방관자,수동적 방관자...모두 같은 의미일것 같습니다.

icaru 2008-03-06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슴다~~!

2008-03-06 15: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춤추는인생. 2008-03-07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얼마만의 잉작가님표 리뷰래요?^^
한자한자 눌러쓰신듯한, 진한 잉크향이 묻어나는 묵직한 리뷰 고개숙여 잘 읽고갑니다.

털짱 2008-03-09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은 추천 한방 날리고...
모처럼 잉크냄새님의 리뷰를 읽으니 좋군요.^-^

제가 제 친구 하얀마녀님을 "몇 살 더 어린 잉크냄새님"이라고 소개한 적이 있는데...
잉크냄새님도 제 친구 하얀마녀님을 닮았을 것 같아요.
다른 무엇보다도 따뜻하고 넉넉한 마음이 아주 닮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잉크냄새 2008-03-10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카루님 / 언제던가 님의 리뷰에서 조영래 선생에 관한 글을 읽은 기억이 나네요. 가물 가물.

속삭님 / 하하, 별말씀을 좋은 음악 잘 듣겠습니다. 내 마음이 빚진 것을 찾아보도록 하지요.

춤인생님 / 요즘은 리뷰 쓰기가 쉽지 않아요. 예전처럼 슥삭슥삭 쓰고 싶은데, 요즘은 스스로에게 어떤 의미를 자꾸 부여하려고 하나봐요.

살청님 / ^^

털짱님 / 오랫만에 복귀하신 하얀마녀님이 친구이시군요. 두분을 생각하니 예전 밤새 릴레이 달리던 댓글이 떠오르네요. 누군가 절 닮았다는 사람, 문득 궁금해집니다.

하얀마녀 2008-03-14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힛... 저에겐 칭찬이지만 잉크냄새님껜 별로 아닌 듯...
같은 책을 읽었는데 결과물은 많이 다르네요.
이 리뷰를 읽으니 책을 한 번 더 읽은 느낌입니다.

잉크냄새 2008-03-18 09:00   좋아요 0 | URL
ㅎㅎ 전태일 평전도 오래도록 가슴에 남을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님께서 쓰신 짧은 리뷰 읽어보았답니다.

털짱 2008-03-21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얀마녀님(을 감히 제 친구라 했지만, 사실 저보다 연장자세요)과 잉크냄새님의 가장 큰 공통점은 두 분다 알라딘마을사람들이 사랑하는 서재주인이라는 점이겠지요? ^-^

아주 가끔씩 게으르게 들어오지만, 두 분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글들이 참 반갑습니다.
마음에 온돌을 깐 느낌이랄까...ㅋㅋㅋ (에구, 촌스러...)

잉크냄새 2008-03-24 13:08   좋아요 0 | URL
비주류 서재에 그런 찬사를 해주시다니요.
<마음에 온돌을 깐 느낌> 이런 따스한 표현이 또 어디있다고 촌스럽다니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