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출입국 심사대의 혼란
예전에 한번 페이퍼에 올랐던 인물인데, 여지껏 사람들을 만나면서 괴짜 행동이 가장 자연스럽게 녹아나는 사람이다. 네트워크를 조사하며 컴퓨터 위치를 묻는 직원에게 책상 밑에 있다는 발언으로 좌중을 압도한 포스를 지닌 그다. 특히 소품 사용에 대단한 기지를 발휘하는데, 길거리를 지나다 우는 아이를 발견하면 플립형 핸드폰을 열고 오른쪽 눈에 갖다되며 "베지터"를 연발하는가 하면, 식당에서 숟가락 두개 만으로 완벽한 "울트라 맨"을 소화한다. 물론 애들은 더 울지만.
그런 대단한 기지와 재치와 배짱을 가진 그가 동남아 어느 곳으로 직원들과 여행을 갔다. 출입국 심사대를 가장 늦게 통과하는 그에게 출입국 심사직원이 물었다. 앞의 사람들과 일행이냐고. 영어 표현이 맞는지는 모르지만 직원은 "Group?" 이라고 말하며 손가락으로 일행을 가르키며 동그라미를 그렸다. 그는 들리지 않는 말은 포기한 채 바디 랭위지에 충실하기 위해 손가락을 따라 빙글빙글 제자리에서 돌았다. "이것들이 미쳤나? 왜 자꾸 돌라고 해." 하는 불만에 가득한 채. 일행이 데려가기 전까지 직원은 "Group?"를 여섯 번 정도 외쳤다고 한다.
2. 모스크바 테러의 숨은 진실
95년 모스크바 붉은 광장의 납치사건을 기억하는 분들이 있을런지. 간략히 설명하자면 연수중인 현대전자 직원 28명을 태운 버스를 붉은 광장에서 납치한 사건이다.
내가 아는 차장님도 그 당시 인질중의 한명이었다. 사건의 전말은 다음과 같다. 단체 관광의 습성이 그러하듯 붉은 광장에서 모자를 산 직원들은 대기중인 차에 올라타 서로 누가 싼 가격의 모자를 산것인지 대하여 떠들썩했고 한참의 논쟁끝에 차장님이 가장 유력한 후보에 올라있는 상황이었다. 바로 그때 버스 뒷문으로 올라탄 괴한이 은행 강도들이 쓰는 모자를 푹 눌러쓰고 총을 들고 당당하게 걸어왔다. 상황을 인지못한 버스에서는 새로운 모자의 출현에 열광했고 유력한 1위 후보로서 불안감을 느낀 차장님은 가슴을 툭 밀며 지나가는 테러범의 뒤통수를 후려갈기며 일갈했다고 한다. "야, 임마. 너 모자 얼마 주고 샀는데?"
인질로 잡혀있던 시간은 18시간 정도였다고 한다. 그 시간동안 조금만 세게 때렸으면 테러범을 검거하여 영웅이 될수도 있던 기회를 가게 점원의 역활로 대치한 차장님은 혹여나 인질 사살이 있을 경우, "야, 아까 뒤통수 때린 넘 먼저 나와!" 라는 말이 나올까 두려워 더 극심한 공포에 휩싸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