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어리 목격자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45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임경자 옮김 / 해문출판사 / 198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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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만 봤을 때는 정말 '벙어리 목격자'가 나오는 줄 알고, 그럼 '써서 증언을 하면 되잖아'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던 책이었다. 물론, 읽다보니 '벙어리 목격자'가 그런 의미가 아니었구나하는 걸 깨닫고 좀 머쓱해지긴 했지만.

  포와로에게 도착한 한 노처녀의 편지. 별다르게 큰 사건은 아닌 듯 싶었지만 편지에는 포와로의 조언을 필요해한다는 느낌이 잔뜩 풍겼다. 하지만 이 편지가 쓰여진 날짜는 무려 두 달 전. 호기심을 품고 노처녀의 집에 내려갔지만 그녀는 이미 두 달 전에 고인이 되었다고 한다. 그녀의 모든 재산을 컴패니언인 한 여자에게 물려주고 조카들에게 한 푼의 재산도 남기지 않았다는 입방아만 남긴 채 떠난 그녀. 포와로는 편지에서 언급된 사건(계단에서 굴러떨어진 사건)을 추적해가는 한 편 누군가 그녀를 죽이려 하지 않았을까하는 의심을 품고 독자적으로 사건을 펼쳐가기 시작하는데...

   평소의 포와로라면 자신이 탐정임을 밝히고 정보를 캐내겠지만 이번의 경우에는 고인이 의뢰인이라는 점때문에 쉽사리 증인들이 입을 열지 않을 것을 생각해 포와로는 때로는 전기 작가라고 속이고, 때로는 조카들에게 재산을 다시 찾아주겠다는 식으로 속이기도 하고, 관련 인물과 아는 사이라고 속이기도 하며 자신이 원하는 정보들을 하나씩 모아간다. 노령때문에 죽은 것으로 보여지는 의뢰인의 주변을 조사하는 포와로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았던 헤이스팅스도 점점 더 사건의 진상을 쫓아 함께 뛰기 시작한다.

  책의 뒷표지에도 쓰여있듯이 이 책은 '살인자의 심리학'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포와로의 등장에 어떤 사람이 당황해하고 있는지, 어떤 사람이 비이성적인 행동을 하는지, 그리고 왜 그런 범죄를 저지르게 된 것인지를 독자에게 판단하라고 그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마침내 밝혀진 범인의 정체 앞에 왠지 모를 씁쓸함을 느끼게 될 지도 모르겠다. '살인자의 심리학'을 다루고 있지만 한 사람의 범인의 심리를 파고드는 것이 아니라 여러명의 용의자들의 심리를 파고 들어가는 점이 다소 산만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듯. 하지만 제시된 대화를 통해 누가 '범인'인 지를 생각하다보면 나름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듯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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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7-01-14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언의 목격자는 보셨나요? ^^




물만두 2007-01-14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씨가 넘 작아요~

이매지 2007-01-14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님 / 그 영화는 아직이요^^ 봐야겠군요^^
만두님 / 글씨크기 수정했어요^^ 싸이쪽에서 옮겨오면서 너무 작게 설정해놨었나봐요^^;
 



  <겨울이야기>와 <한여름밤의 꿈>에 이어 드디어 세번째 책이 나왔다. 셰익스피어 전작을 번역한다고 그러더니만 영 소식이 없길래 달랑 두 권만 내고 끝인가 싶었는데 다행히(?) 계속 나올 모양인가보다. (<겨울이야기>가 2005년 4월에 나왔고, <한여름 밤의 꿈>이 6월에 나왔는데 이 책은 2007년 1월이라니 텀이 얼마나 긴가!) 판형도 앞선 책들과 비슷하면 작은 편이고 삽화도 실려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는 책. <로미오와 줄리엣>은 어릴 때 읽어보고 안 읽어봤는데 다시 한 번 읽어볼까싶기도 하다.


꾸준히 출간되고 있는 겨레고전문학선집. 몇 권 읽어봤는데 생각보다 괜찮다고 생각되는 책. 수업시간에 김만중에 대해서 배울 때 <사씨남정기>를 제대로 한 번 읽어보고 싶었는데 어째 어린이용 책들 뿐이어서 고르기가 힘들었는데 이 책으로 읽으면 될 듯. <구운몽>도 이미 여러번 번역되서 나오긴 했지만 이 책의 번역은 어떨지 궁금하고. 북한 학자들이 번역한 책이라고 하지만 우리 맞춤법으로 고쳤기때문에 불편하지 않게 읽을 수 있을 듯.



계속해서 하루키의 재즈 이야기가 출간되는데 <의미가 없다면 스윙은 없다>와 겹치는 재즈뮤지션들도 있어서 뭐가 다를까 싶기도. (이 책이 좀 더 개인적인 이야기인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만.) 두 책을 비교하면서 읽어보는 것도 재미있겠지만 해당곡들을 들으며 읽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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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07-01-13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번에는 표지가 상당히 컬러풀 해졌네요.

페일레스 2007-01-14 0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키 책 저거, 몇 년 전(아마도 98년 무렵)에 [재즈 에세이]라는 제목으로 나온 책이로군. 원래 원서명은 [포트레이트 인 재즈]인데, 이번 번역본 제목이 훨 나은 듯. 다만 옮긴이가 김난주씨에서 윤성원씨로 바뀌었구려.

이매지 2007-01-14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린사초님 / 어떤 책을 말씀하신 건지는 모르겠어요. 셋 다 전보다 화려해져서^^;
페일레스님 / 뭐시!!! 그 책이 그 책이란 말야? 흠흠. 왠지 사기당한 느낌이다!
 
새로운 인생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34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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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한 권의 책을 읽었다. 그리고 나의 인생은 송두리째 바뀌었다. -9쪽

어떠한 단어들과 그것들이 지닌 의미가 일반적인 경우와는 완전히 다르게 이해되어야 할 때도 있다는 사실이 이젠 이해가 됐다. 처음부터 나는 이 책이 처음부터 나를 위해 쓰였음을 감지했다. 모든 단어, 모든 비유가 마음에 와 닿았던 이유는 문장이 비범하거나 단어가 특별했기 때문이 아니라, 이 책이 나에 대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이러한 느낌에 휩싸이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어쩌면 책을 가득 채우고 있는 살인, 사고, 죽음, 놓쳐버린 신호들 사이에서 나의 길을 찾으려 애쓰는 동안 잊어버렸는지도 모른다. -13쪽

태초에 신이 세상에 생기를 불어넣자, 아담의 눈도 영혼과 함께 새롭게 세상을 인식하게 되었소. 그때 우리는 뿌연 거울을 통해 보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있는 그대로, 그렇고, 아이들이 보는 것처럼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보게 되었소. 보았던 것들에 이름을 짓는, 그 이름과 보았던 것들을 일치시키는 우리 아이들은 그때 얼마나 즐거워했었는지! 그때 시간은 시간이었고, 사고는 사고였으며, 인생은 인생이었소. 이것은 행복이었고, 이것이 악마를 불행하게 만들었소. 그것은 악마였소. 그는 '거대 음모'를 실행에 옮겼소. '거대 음모'의 앞잡이인 구텐베르크(그와 그의 모방자들을 인쇄업자라고 부른다.)는 부지런한 손, 참을성있는 손가락, 그리고 섬세한 필기 도구가 쫓아갈 수 없을만큼 단어들을 증가시켰소. 그리고 단어들, 단어들, 그 단어들은 구슬처럼 사방으로 흩어졌소. 거리로 나 있는 문 아래, 비누틀, 계란 판 위를 단어와 글 들이 굶주리고 미친 바퀴 벌레처럼 휘감아 버리고 말았소. 한때 떨어지려야 떨어질 수 없는 관계였던 말과 물건들이 서로 등을 지고 말았소. 결국 달빛 아래서, 시간은 무엇이냐고 우리에게 물었을 때, 혹은 인생은 무엇인가, 슬픔은 무엇인가, 운명은 무엇인가, 고통은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한때 명백했던 답들이, 시험 전날 밤을 세운 학생이 답을 헷갈리는 것처럼 서로 섞여 버리고 말았소. 어떤 바보는 시간이 소음이라고 말했소. 어떤 불운한 사람은 사고가 운명이라고 했소. 또 다른 사람은 인생이 책이라고 했소. 우리는 혼란에 빠졌고, 맞는 답을 우리 귀에 속삭여 줄 천사를 기다리곤 했소. -149~50쪽

나린 박사는 말했다. "다른 사람들은 자연을 보며, 거기서 자신의 한계, 부족함, 두려움을 보곤 하지. 그러고는 자신의 나약함을 두려워하며 이건 자연의 무한함, 자연의 위대함 때문이라고 둘러대곤 한다네. 하지만 나의 경우는, 자연이 내게 건네는, 반드시 유지해야 할 나의 의지를 상기시키는 강한 성명서, 내용이 꽉 찬 글을 보곤 한다네. 나는 그것을 단호하게, 무자비하게, 두려움 없이 읽지. 위대한 사람들이란, 위대한 시대, 위대한 나라와 마찬가지로, 곧 터질 것 같이 충전된 힘을 자기 안에 축적한 사람들을 말한다네. 때가 오면, 기회가 되면, 새로운 역사가 쓰일 시기가 되면, 이 거대한 힘은 행동을 개시할 위대한 사람들과 함께 무자비하게 폭발하지. 그 역사적인 날에 여론, 신문, 당시의 사상, 아이가스, 럭스 비누, 코카 콜라와 말보로 담배, 서양에서 불어온 바람에 현혹된 가련한 우리 형제들의 사소한 물건들과 보잘것없는 도덕들은 무시되고 말 걸세. (중략) 긴 침묵이 흘렀다. 나린 박사의 먼지 앉고 얼룩진 안경알 위에서 똑같이 생긴 두 개의 무지개가 영롱하게 빛나고 있었다. -187~8쪽

사람은 때때로 오래전에 잊어버렸던 추억이 갑자기 떠올라서, 왜 지금 그것이 기억났는가를 궁금해하면서 완전히 혼란에 빠질 때가 있다. -273쪽

나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동시에 모든 곳에 존재했다. 그래서 내가 세상의 존재하지 않는 중심에 있다고 생각했다. -279~80쪽

그는 "좋은 책이란 우리에게 모든 세계를 연상시키는 그런 것이야. 어쩌면 모든 책이 그럴 거야. 그래야만 하고."라고 말했다. 그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책은 실제로 책 속에 존재하지는 않으면서도, 책에 쓰여 있는 말을 통해 내가 그 존재감과 지속성을 느낄 수 있는 무언가의 일부분이야."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가 자신의 설명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것을 나는 알았다. "세상의 정적 또는 소음으로부터 벗어난 그 무엇일 수도 있지. 그렇지만 정적과 소음도 그것 자체는 아니야" 이렇게 말한 다음, 그는 내가 자신이 헛소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할까 봐 다시 한 번 다른 말로 설명하고자 했다. "좋은 책은 존재하지 않는 것, 일종의 무(無), 일종의 죽음을 설명하는 글이지....그렇지만 단어들 너머에 존재하는 나라를 글과 책 밖에서 찾는 것은 헛일이야" 그는 이것을 책을 반복해 쓰면서 알았고, 충분히 배웠다고 말했다. 새로운 인생과 나라를 글 밖에서 찾는 것은 쓸데없는 짓이었다. 그 때문에 그는 죗값을 치러야만 했다. -296쪽

사랑은 무엇인가?

사랑은 항복하는 것이다. 사랑은 사랑의 원인이다. 사랑은 이해하는 것이다. 사랑은 일종의 음악이다. 사랑과 고귀한 가슴은 동일한 것이다. 사랑은 슬픔의 시다. 사랑은 예민한 영혼이 거울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사랑은 언젠가 소멸되는 것이다. 사랑은 절대 후회한다고 말하지 않는 것이다. 사랑은 결정이 되어 가는 과정이다. 사랑은 주는 것이다. 사랑은 껌 한 개를 나누는 것이다. 사랑은 절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다. 사랑은 공허한 말이다. 사랑은 신과 결합하는 것이다. 사랑은 고통이다. 사랑은 천사와 눈이 마주치는 것이다. 사랑은 눈물이다. 사랑은 전화벨이 울리길 기다리는 것이다. 사랑은 세상 전부다. 사랑은 영화관에서 손을 잡는 것이다. 사랑은 취하는 것이다. 사랑은 괴물이다. 사랑은 눈멈이다. 사랑은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다. 사랑은 성스러운 침묵이다. 사랑은 노래다. 사랑은 피부에 좋다.
-3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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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겨우 찾아서 본 여왕벌.
그동안 이야기의 바깥에서 긴다이치의 이야기를 쓴 세이지가 직접 사건에 발을 담근다는 게 독특했다.
(둘이 온천에 여행을 떠난 곳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좀 기괴한 인물들이 많이 등장해서 찝찝한 느낌도 들었지만
과거와 현재를 잇는 이야기가 나름대로 재미있었다.
이거 책으로는 언제쯤 읽어볼 수 있을런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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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 아나토미 시즌 1 (2disc)
엘렌 폼페오 감독, 산드라 오 외 출연 / 브에나비스타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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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이제 막 의사로서 발을 내딛은 외과 인턴들의 이야기. 5명의 인턴(메러디스, 크리스티나, 조지, 이지, 알렉스)와 그들을 담당한 레지던트 베일리(일명 나치)와 외과의 버크와 셰퍼드가 등장한다. (뭐 이 외에 치프나 간호사들도 등장하긴 한다만.)

단순히 초보의사들의 좌충우돌 이야기가 아닌 병원 안에서의 사랑과 우정, 그리고 개인사 등에 대한 이야기라 의학 드라마라고 해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듯. 시즌 1은 총 9편, 시즌 2는 29편까지 있다. 

2. 감상

대개 에피소드들은 메러디스의 나레이션으로 시작된다. 삶에 대한 그녀의 읊조림을 듣고 있노라면 그녀의 마음을 옅볼 수 있고 또한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도 자신의 마음 속에 질문을 던져볼 수 있는 듯. 솔직히 말하면 시즌 1을 볼 때만 해도 풋풋한 느낌과 함께 공감가는 느낌이었는데 시즌 2 들어서 초보의사들만의 고민보다는 그들의 연애에 치중하는 감이 없지 않은 듯. 특히나 닥터 셰퍼드와 메러디스의 이야기는 다소 지루해지고 있는. 그냥 닥터 셰퍼드가 시애틀을 떠났으면 하는 마음까지 들 정도. 시즌 3이 시작되어봐야 알겠지만 지금으로써는 둘 사이를 질질 끌지 말고 어떻게 좀 해버렸으면 하는 마음. 그들의 사랑은 더이상 로맨틱하지도 애타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시즌 2를 너무 결정적이게 마무리 지어놔서 시즌 3 되도 보게 될 듯. ㅠ_ㅠ  


3. 덧붙임

요새 부쩍 미국드라마에서 한국배우들을 많이 볼 수 있게 된 것 같아 좋다. 이 드라마에서 크리스티나 역으로 등장하는 산드라 오는 한국계 캐나다 출신 배우로 이 역할로 2006년 골든글로브 TV 미니시리즈, 영화부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4.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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