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외롭구나 - 김형태의 청춘 카운슬링
김형태 지음 / 예담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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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나이가 나이니만큼, 학년이 학년인만큼 요즘 친구들과 만나면 대화는 '앞으로 뭘로 먹고 사냐'에 집중된다. 나와 내 친구들 뿐만 아니라 많은 20대들이 이런 고민(?)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도서관 열람실에 가면 많은 학생들은 토익책을 붙잡고 살고 있고, 시험 때가 되면 학점을 잘 받기 위해 공부에 열중한다. 심지어 성적이 발표된 이후에도 교수님께 온갖 핑계를 대가며 학점을 구걸하기까지 한다. 그렇게 높은 토익점수와 높은 학점을 가지고서도 취업은 녹록치 않아 청년실업 인구는 갈수록 늘고 있다. 이런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20대들. 이태백이니 뭐니하며 그들을 겨냥한 기사는 쏟아져나오지만 그런 관심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외롭다. 이 책은 그런 외로운 청춘들, 방황하는 청춘들에게 조언을, 위로를 해주고 있다.

  황신혜밴드의 리더로 음악을 비롯하여 그림과 설치미술, 퍼포먼스, 연극배우, 칼럼니스트 등 스스로를 무규칙이종예술가라고 부르는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 저자는 자신의 홈페이지(http://www.thegim.com/)에 올라온 카운슬링에 대한 답변을 묶어 이 책을 냈다. 스스로가 최선을 다해 삶을 살아왔기 때문인지 틀에 박히고 식상한 조언이 아니라 마치 절친한 선배가 술 한잔 함께하며 진솔하게 조언을 해주듯 날이 서있고 따끔하게 얘기하고 있다.

  2004년에 나온 책이지만 2007년을 살아가는 20대도 공감할만한 카운슬링 내용들이 많았다. 자신의 꿈이 있지만 그 꿈보다 안정된 직장을 가져야하지 않을까하는 질문에 대해 김형태는 "어떤 대가도 두려워 않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한다. 이것이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력입니다. 이것이 이 세상에서 유일한 '안정된 직장'입니다"라고 얘기하며 되려 안정된 직장의 기준이 무엇이냐고 묻기도 한다. 돈에 대한 개념에 눈을 떠 영악해져서 자신의 취향이나 희망보다는 돈에 의해 직업을 선택하려는 20대를 호되게 꾸짖기도 한다. 1년쯤 노력했지만 되지 않아 기회나 환경이 따라주지 않는다는 이들에겐 고작 1년 노력한 것으로 엄살부리지 말라고 얘기한다. 이런 충고들을 곱씹다보면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위로가 되기도 하면서 저자의 충고에 나 또한 뜨끔해졌다. 더불어 그의 말처럼 나 또한 노력은 제대로 하지 않고 엄살만 부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반성이 들었다.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실패를 두려워말고, 현재를 충실하게, 그리고 부지런하게 살아간다면 앞으로 10년쯤 뒤에는 지금보다 좀 더 괜찮은 내가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위 사람은 다들 잘 풀리는 것 같은데 나만 제대로 안 풀린다는 20대, 줄줄이 떨어지는 서류전형에 자기비하에 빠진 취업준비생들에게, 이제 갓 대학에 입학해서 수능을 다시 볼까라고 고민하는 신입생에게, 그리고 꿈이 있지만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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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외롭구나 - 김형태의 청춘 카운슬링
김형태 지음 / 예담 / 2004년 8월
구판절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하기 싫지만 해야만 하는, 내 앞에 주어진 현실을 기꺼이 모두 다 해치우는 자, 이것이 진정으로 자기 꿈을 실현할 자격이 있는 사람입니다. 꿈이 가장 추해질 때는, 현실 도피용으로 도용할 때입니다. -43쪽

학교란, 똑같은 교육환경 안에서 누가 그 획일화 세뇌교육을 뛰어넘어 우수한 소수가 되는가를 판가름하는 실험장입니다. 군계일학, 그러나 학교는 병아리들에게 훌륭한 닭이 되라고 가르치는 곳입니다. 아무리 우수한 학생이었다고 해도 학교의 지침대로만 공부해서 학이 된 위인은 없습니다. -53쪽

돈은, 마시면 마실수록 갈증이 심해지는 바닷물과 같은 것입니다. 망망대해, 마셔도 마셔도 끝이 없는 바닷물처럼 세상에 뿌려진 것이 돈입니다. 어딜가나 돈이 있습니다. 그러나 삶의 갈증을 그 바닷물로 해결하려 든다면 죽음에 이릅니다. 갈증을 달래주는 것은 바다와는 비교도 안 되는 작은 샘물이나 강물이라는 것을 명심하십시오. 인생은, 타는 갈증으로 망망대해를 표류하며 어딘가 샘이 있는 육지를 찾는 것과 같습니다. -62쪽

어떤 대가도 두려워 않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한다. 이것이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력입니다. 이것이 이 세상에서 유일한 '안정된 직장'입니다. -68쪽

세상이 얼마나 불공평한지 다시 천천히 둘러보십시오. 단, 돈의 기준으로만 보지 말고, 돈을 떠나서 당신이 가치 있다고 여기는 모든 것을 차례대로 기준을 세워서 다시 비교해 보십시오. 그 수많은 다른 가치와 다른 기준에 모든 사람이 불평등할 것입니다. 모든 것을 다 가진 사람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그 모든 불평등의 합은 다시 평등입니다.
그러므로 행복하게 사는 방법은, 행복의 가치관을 내가 유리한 쪽으로 두고 사는 것입니다. 당신이 분명, 남들보다 앞선 출발점에 서 있는 분야가 있을 것입니다. -91쪽

세상은 아무 문제 없고, 아무런 한계도 없는 듯이 누군가에 의해서 오늘도 돌아가고 변화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보는 그 모든 한계는 당신이 파 들어간 깊고 깊은 우물입니다. 당신은 그 우물 속에서 "누가 날 여기에 처넣었어요"그러고 있고요. 당신이라면, 뭐라고 답해줄 수 있을까요? 답은 언제나 질문 안에 있습니다. -96쪽

인생에 성공은 뭐고 실패는 과연 무엇일까요? 그 근본적인 가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돈을 많이 벌면 성공이고, 돈을 못 벌면 실패입니까? 높은 자리에 앉고 길을 갈 때면 많은 사람들이 알아보면 성공이고, 아무리 자기 좋은 일 해도 남들이 인정 안 하면 실패한 인생입니까? 그렇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이미 실패한 인생입니다. -150쪽

새들은 날개를 타고나지만 인간은 상처받은 영혼에서 날개가 돋습니다. 어려운 현실 속에서 박탈당하고 박제당한 청춘에도 아직 퇴화되지 않은 날개가 있습니다. 박제당한 청춘에도 날개가 있습니다. 지금은 그렇게 현실의 무게 때문에 꼼짝 못하고 있지만, 정신이 살아 있고 영혼이 깨어 있는 청춘이라면 깊이 앓고 고뇌하여 언젠가 껍질을 깨고 아름답게 날아오를 것입니다. -198~9쪽

저는 일단 하기로 하면 무조건 최선을 다하고, 보통의 최선이라고 하는 수준에서 1센티미터 조금 더 합니다. 그럼 일을 부탁한 사람 입장에서는 항상 기대이상이지요. 이것이 제가 장르를 불문하고 많은 일을 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248쪽

최선을 다하는 삶은 어떤 목적을 향한 전략이 아니라, 그 자체가 목적입니다. "최선을 다했지만 환경이, 기회가 받쳐주지 않아요"라고 말하는 사람 들으세요. 좋은 기회는, 내가 최선을 다할 때가 좋은 기회이고, 좋은 환경은 내가 최선을 다하는 그때가 좋은 환경인 것입니다. "저도 최선을 다했는데 안 됐어요"라는 말은 적어도 마흔이나, 일흔 살쯤에 하는 겁니다. 그 이전에 그런 말을 한다면 그건 무조건 엄살입니다. 왜냐하면 젊음에는 어떤 한계도 없거든요. -249쪽

게으른 사람은 사회의 경쟁이 무섭고 끔찍합니다. 하지만 알고 보면 모든 경쟁은 게임입니다. 게임에 중독되지 않고 승부에 집착하지 않고 과정을 즐기면, 인생은 의외로 재미있습니다. 세상, 알고보면 그렇게 무서울 것도 없고, 또 땀이란 게 흘려보면 참, 살맛 나는 것입니다. -269쪽

행동은 없고, 고뇌만 있는 젊음음 껍데기입니다. 이것은 고민이 아니라 일종의 영악한 게으름입니다. -2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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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달리아 1 밀리언셀러 클럽 53
제임스 엘로이 지음, 이종인 옮김 / 황금가지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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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현재까지 미제로 남은 사건 중 하나인 블랙 달리아 사건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실제로는 범인의 정체를 밝혀낼 수 없었지만 제임스 엘로이는 자신만의 결론을 내며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책을 읽기 시작할 때만 해도 LA 컨피덴셜의 원작자이긴 하지만 책으로는 어떨까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는데, 그만큼, 아니 그 보다 더 재미있는 책이었다.

  LA의 헐리우드 시내 빈터(39번 노턴 로)에서 한 여자의 시체가 발견된다. 몸은 반토막이 나고 내장은 모두 사라지고, 입은 웃는 듯이 기괴하게 찢어진 채로 발견된 시체. 신원을 파악해보니 배우를 지망하는 엘리자베스 쇼트라는 여자로, 그녀에 대해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고 이 남자 저 남자를 만나며 창녀처럼 살았던 인물이 드러날 뿐이다. 굳이 그럴 필요까지는 없었지만 이런 저런 이해관계때문에 수사는 큰 규모로 시작되고, 언론에서는 엘리자베스 쇼트를 블랙 달리아(검은 옷을 입고 남자에 미친 타락녀)라고 지칭하며 이 사건은 블랙 달리아 사건이 된다.

  이 블랙 달리아 사건을 쫓는 사람은 한 때는 권투선수였지만 일본인 친구들을 팔고 경찰이 된 버키 블라이처트. 순찰이나 도는 말단의 일을 하던 그가 어느 날 또 다른 권투선수 출신의 경찰 리 블랜처드와 함께 경찰 예산을 통과시키기 위해 권투시합을 하게 되고, 그 결과 순찰에서 벗어나 영장국으로 자리를 옮긴다. 리와 그의 여자 케이, 그리고 블라이처트는 가족과 같이 오손도손 지내지만 블랙 달리아 사건으로 이들의 관계는 걷잡을 수 없이 끝을 향해 달려가게 된다. 

  영화 LA 컨피덴셜에서도 그랬지만 이 책에서도 당시 사회의 모습이 잘 반영되어 있다. 그리고 부패한 경찰과 겉으로 보기엔 좋은 사람이지만 그 뒤의 어둠은 끝이 없는 사람도 존재한다. 높은 위치의 관직자나 부자들의 비리에서부터 더이상 내려갈 곳이 없을 정도인 블랙 달리아의 생활까지 계층의 상하에 관계없이 썩어버린 사회의 모습을 보며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어린 시절 자신의 동생에 대한 기억 때문에 블랙 달리아 사건에 집착하는 리 블랜처드와 어느샌가 블랙 달리아의 환영에 사로잡혀 그녀와 비슷한 여자에 집착하는 블라이처트의 모습에는 연민이 느껴지기도 했다.

  영화를 보듯이 잔인한 묘사가 서슴없이 나오기때문에 이런 류의 추리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본다면 섬뜩함을 느낄 수도 있을 듯 싶었다. 성적으로도 꽤 문란한 상황과 대사들이 나오기 때문에 밖에서 읽으면서도 괜히 주위를 신경쓰게 되기도. 쭉 잘 읽히는 감이 있지만 특히나 마지막 100여 페이지에서는 책에서 손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었다. 이 작품 역시 LA 컨피덴셜처럼 영화로도 만들어졌는데 책에 비해 영화에 대한 평들은 썩 좋지 않은 듯. 그렇지만 과연 영화에서는 주인공의 복잡한 심리와 갖가지 장면들을 어떻게 만들어놓았을지 궁금해서 실망할 때 하더라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내가 좋아하는 스칼렛 요한슨이 케이역으로 나오니!)

  블랙 달리아가 입은 검은색 옷처럼 검은 빛으로 물들어 있는 이야기지만 그 어둠과 추악함이 사실적으로 그려져있어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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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7-05-12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시리즈 4권이 모두 나오면 좋을텐데요.

이매지 2007-05-12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에 LA 컨피덴셜이 있길래 그것도 읽어보려구요^^
LA 4부작 다 나왔으면 좋겠어요. 정말.
 
왜 다시 품사론인가
남기심 외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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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어의 품사를 둘러싸고 많은 학자들의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이 책은 국어 문법에서 품사 체계를 어떻게 세울 것인가 하는 거시적 관점이 아닌 기존의 품사 체계를 어느 정도 인정한 채 각 품사에 대한 미시적이고 세밀한 논의를 하고 있는 책이다. 다시 말해, 품사 체계 전체에 대한 원론적인 논쟁으로 돌아가기보다 그동안 논의들에서 축적된 품사 하나하나에 대한 연구 결과와 최근 말뭉치 분석을 통해 드러난 여러 사실들을 종합하는 것에 중심을 두고 있다.

  품사와 관련한 레포트를 쓰다가 레포트 끝물에 만나게 된 책이라 이미 기존의 이론을 한 번씩 다 살펴본 뒤라 다시 정리하는 마음으로 읽어갈 수 있었다. 학교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9품사를 하나의 챕터로 잡고, 각각의 학자들이 그동안 학자들의 이론을 비교하고, 그 품사의 범주적 특성을 간략히 살피고 있다. 예시가 많이 실려있기 때문에 비교적 어렵지 않게 읽어갈 수 있었다. 말뭉치에 대해서는 아직 배우지 못했는데 이 책을 통해 어떤 개념인지, 말뭉치에 근거하여 개별 어휘의 특성을 기술하는 방법론에 대해 살펴볼 수 있어서 신선한 느낌이 들었다. 두께는 제법 되지만 개별적 품사를 다룬 부분은 내용은 그리 두껍지 않아 간략하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만으로 품사 전반에 대한 이해는 어렵겠지만 다양한 품사 분류를 공부한 뒤 정리삼아 읽어봄직한 자료가 아닐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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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넛공주 2007-05-10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품사에 대해서는 저도 관심이 있습니다만, 핵심적인 논쟁이 무엇인지는 모르고 있네요. 이 책에 나올까요.

이매지 2007-05-10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핵심적인 논쟁이라면 대표적으로 서술격 조사 '-이다'를 관계언(조사)으로 넣을 것인가 용언으로 넣을 것인가를 시작으로 형용사와 동사를 따로 볼 것인가 동사로 묶을 것인가 등등이 있어요^^; 워낙에 많아서 정신이 없을 정도^^; 이 책에는 대표적인 논쟁들은 간단하게 언급되고 있는데 깊이는 안 들어가더라구요^^
 
라캉 읽기 정신분석과 미학총서 2
숀 호머 지음, 김서영 옮김 / 은행나무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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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 대한 우리의 이론과 시각은 그 내부의 주체로서 상정된 우리의 위치로부터 괴리되어 있다. 즉 정신분석은 우리가 전적으로 합리적이로 도출되었다는 사실에 대해 질문한다. 논리적인 것, 합리적인 것 그리고 의식적인 것은 정신분석의 관심사가 아니다. 반대로 정신분석은 비논리적이고 불합리하며 무의식적인 것에 관심ㅇ르 가진다. 정신분석은 우리가 합리적으로 또는 의식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사고와 행동의 측면들을 간파해 낸다. -24~5쪽

라캉의 문체는 그의 글쓰기가 본질적으로 말해질 수 없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시도라는 점에서 그가 논점을 제기하는 한 방식이다. 요컨대 라캉은 언어의 구조를 통해 언어 너머에 있는 무의식적 욕망의 영역 자체를 조직해내고자 한다. 그의 글은 독자가 의미와 이해의 한계를 대면하고 모든 의미의 이면에는 무의미가 있으며 모든 상식 이면에는 허튼소리가 있다는 심히 불편한 사실에 대해 인정하도록 만들기 위한 시도이다. '종종 프로이트에 의해 형식화된 무의식의 법칙을 따른다 - 그 안에는 말장난과 농담, 은유와 반어와 모순들이 가득하고 그 형식은 정신병적 글쓰기와 매우 흡사하다' (중략) 독자가 라캉을 읽는 도중 방을 가로질러 책을 집어던지고 싶어진다면 잠시 가만히 멈추어 텍스트가 독자에게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 순간 독자가 어떻게 느끼는가에 대해서 그리고 언어가 독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에 관하여 생각해 보아야 한다. 독자가 이 과정에 대해 숙고하기 시작한다면 텍스트는 그 목적을 이룬 셈이다. 무의식이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33~4쪽

거울단계를 거치며 아이는 거울에서 자신의 이미지를 봄으로써 처음으로 그/그녀의 신체가 전체의 형태를 가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한 아이는 자신의 신체의 움직임을 통하여 이미지들의 움직임을 통솔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쾌락을 경험한다. 그러나 완전하고 숙달된 듯한 감각은 아직 전적으로 운동조절이 되지 않는 신체에 대한 아이의 경험과 대치된다. 아이는 여전히 자신의 신체를 파편화되어 통합되지 않은 부분들도 느끼는 반면 이미지는 아이에게 통합된 전제로서의 감각을 제공한다. 그러므로 거울상은 아이의 신체에 대한 숙달된 느낌을 예기하고, 아이가 경험하는 파편화된 느낌에 상반되는 위치를 점유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아이가 이 거울상과 자신을 동일시한다는 것이다. 그 이미지는 그/그녀 자신이다. 이 동일시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데, 이것 없이 - 그것이 구축하는 숙달된 느낌에 대한 예기가 없이- 아이는 자신을 완전하고 전체적인 존재로서 인식하는 단계에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시에 그 이미지는 그것과 자기를 혼동하게 된다는 의미에서 소외적이다. 이미지는 실질적으로 자기의 위치를 대체하게 된다. 그러므로 통합된 자기에 대한 감각은 자신이 타자가 -즉 우리의 거울상이- 되는 대가를 치르며 획득된다. -53~4쪽

구조주의의 기본 전제는 모든 사회적 활동이 자체의 본질적 규칙과 문법을 가진 기호 체계를 포함하는 한 언어로 조직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우리는 각각의 행위를 그 자체로서가 아니라 그것이 의미를 부여받게 되는 사회관계라는 배경 안에서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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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07-05-08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기 시작하셨나 보네요...^^ 아직 못 읽고 있는데... 이것저것 관심은 많아 가지고 사두고서는 아직도 못 보고 있네요.; 워낙에 어렵다 보니 쉽게 못 보는 것이기는 하지만..ㅎㅎ;;

이매지 2007-05-08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에 한 챕터씩이라도 읽자고 생각하는 중이예요. 오늘은 상상계예요 ㅎ
밑줄 그은 건 '왜 라캉인가'라는 부분이지만요^^
프로이트를 먼저 읽을껄 그랬나 싶기도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