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의 품사를 둘러싸고 많은 학자들의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이 책은 국어 문법에서 품사 체계를 어떻게 세울 것인가 하는 거시적 관점이 아닌 기존의 품사 체계를 어느 정도 인정한 채 각 품사에 대한 미시적이고 세밀한 논의를 하고 있는 책이다. 다시 말해, 품사 체계 전체에 대한 원론적인 논쟁으로 돌아가기보다 그동안 논의들에서 축적된 품사 하나하나에 대한 연구 결과와 최근 말뭉치 분석을 통해 드러난 여러 사실들을 종합하는 것에 중심을 두고 있다. 품사와 관련한 레포트를 쓰다가 레포트 끝물에 만나게 된 책이라 이미 기존의 이론을 한 번씩 다 살펴본 뒤라 다시 정리하는 마음으로 읽어갈 수 있었다. 학교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9품사를 하나의 챕터로 잡고, 각각의 학자들이 그동안 학자들의 이론을 비교하고, 그 품사의 범주적 특성을 간략히 살피고 있다. 예시가 많이 실려있기 때문에 비교적 어렵지 않게 읽어갈 수 있었다. 말뭉치에 대해서는 아직 배우지 못했는데 이 책을 통해 어떤 개념인지, 말뭉치에 근거하여 개별 어휘의 특성을 기술하는 방법론에 대해 살펴볼 수 있어서 신선한 느낌이 들었다. 두께는 제법 되지만 개별적 품사를 다룬 부분은 내용은 그리 두껍지 않아 간략하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만으로 품사 전반에 대한 이해는 어렵겠지만 다양한 품사 분류를 공부한 뒤 정리삼아 읽어봄직한 자료가 아닐까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