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캉 읽기 정신분석과 미학총서 2
숀 호머 지음, 김서영 옮김 / 은행나무 / 2006년 11월
구판절판


세계에 대한 우리의 이론과 시각은 그 내부의 주체로서 상정된 우리의 위치로부터 괴리되어 있다. 즉 정신분석은 우리가 전적으로 합리적이로 도출되었다는 사실에 대해 질문한다. 논리적인 것, 합리적인 것 그리고 의식적인 것은 정신분석의 관심사가 아니다. 반대로 정신분석은 비논리적이고 불합리하며 무의식적인 것에 관심ㅇ르 가진다. 정신분석은 우리가 합리적으로 또는 의식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사고와 행동의 측면들을 간파해 낸다. -24~5쪽

라캉의 문체는 그의 글쓰기가 본질적으로 말해질 수 없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시도라는 점에서 그가 논점을 제기하는 한 방식이다. 요컨대 라캉은 언어의 구조를 통해 언어 너머에 있는 무의식적 욕망의 영역 자체를 조직해내고자 한다. 그의 글은 독자가 의미와 이해의 한계를 대면하고 모든 의미의 이면에는 무의미가 있으며 모든 상식 이면에는 허튼소리가 있다는 심히 불편한 사실에 대해 인정하도록 만들기 위한 시도이다. '종종 프로이트에 의해 형식화된 무의식의 법칙을 따른다 - 그 안에는 말장난과 농담, 은유와 반어와 모순들이 가득하고 그 형식은 정신병적 글쓰기와 매우 흡사하다' (중략) 독자가 라캉을 읽는 도중 방을 가로질러 책을 집어던지고 싶어진다면 잠시 가만히 멈추어 텍스트가 독자에게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 순간 독자가 어떻게 느끼는가에 대해서 그리고 언어가 독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에 관하여 생각해 보아야 한다. 독자가 이 과정에 대해 숙고하기 시작한다면 텍스트는 그 목적을 이룬 셈이다. 무의식이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33~4쪽

거울단계를 거치며 아이는 거울에서 자신의 이미지를 봄으로써 처음으로 그/그녀의 신체가 전체의 형태를 가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한 아이는 자신의 신체의 움직임을 통하여 이미지들의 움직임을 통솔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쾌락을 경험한다. 그러나 완전하고 숙달된 듯한 감각은 아직 전적으로 운동조절이 되지 않는 신체에 대한 아이의 경험과 대치된다. 아이는 여전히 자신의 신체를 파편화되어 통합되지 않은 부분들도 느끼는 반면 이미지는 아이에게 통합된 전제로서의 감각을 제공한다. 그러므로 거울상은 아이의 신체에 대한 숙달된 느낌을 예기하고, 아이가 경험하는 파편화된 느낌에 상반되는 위치를 점유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아이가 이 거울상과 자신을 동일시한다는 것이다. 그 이미지는 그/그녀 자신이다. 이 동일시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데, 이것 없이 - 그것이 구축하는 숙달된 느낌에 대한 예기가 없이- 아이는 자신을 완전하고 전체적인 존재로서 인식하는 단계에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시에 그 이미지는 그것과 자기를 혼동하게 된다는 의미에서 소외적이다. 이미지는 실질적으로 자기의 위치를 대체하게 된다. 그러므로 통합된 자기에 대한 감각은 자신이 타자가 -즉 우리의 거울상이- 되는 대가를 치르며 획득된다. -53~4쪽

구조주의의 기본 전제는 모든 사회적 활동이 자체의 본질적 규칙과 문법을 가진 기호 체계를 포함하는 한 언어로 조직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우리는 각각의 행위를 그 자체로서가 아니라 그것이 의미를 부여받게 되는 사회관계라는 배경 안에서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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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07-05-08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기 시작하셨나 보네요...^^ 아직 못 읽고 있는데... 이것저것 관심은 많아 가지고 사두고서는 아직도 못 보고 있네요.; 워낙에 어렵다 보니 쉽게 못 보는 것이기는 하지만..ㅎㅎ;;

이매지 2007-05-08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에 한 챕터씩이라도 읽자고 생각하는 중이예요. 오늘은 상상계예요 ㅎ
밑줄 그은 건 '왜 라캉인가'라는 부분이지만요^^
프로이트를 먼저 읽을껄 그랬나 싶기도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