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아침.
전날 정민 선생님의 까페 연재 뒤풀이가 있어서 늦게 잠이 든 터라 비몽사몽해서 핸드폰 문자를 보니 문자가 6건이나 와 있었다.
밤 사이에 뭔 일인가 싶어서 봤더니 죄다 씨티카드에서 온 문자.
씨티카드(6*8*) ㅇㅇㅇ님, 12/09 05:38 승인내역 [USD] 84. 53 MACY'S EAST #752
씨티카드(6*8*) ㅇㅇㅇ님, 12/09 05:40 승인내역 [USD] 250. 00 MACY'S EAST #752
씨티카드(6*8*) ㅇㅇㅇ님, 12/09 05:41 승인내역 [USD] 250. 00 MACY'S EAST #752
씨티카드(6*8*) ㅇㅇㅇ님, 12/09 05:48 승인내역 [USD] 120. 91 MACY'S EAST #752
씨티카드(6*8*) ㅇㅇㅇ님, 12/09 06:11 승인내역 [USD] 363. 78 WALGREENS
씨티카드(6*8*) ㅇㅇㅇ님, 승인관련으로 한국씨티은행 고객상담실로 연락부탁드립니다.
어제 집에 올 때도 지하철 나오면서 카드를 찍었는데 이게 무슨 자다가 날벼락.
일단 출근은 해야 했기에 준비를 마치고 지하철역으로 나서면서 카드사와 통화를 했다.
시간이 너무 일찍이라(7시 30분) 통화가 될까 싶었지만 다행히 상담원과 금세 연결이 되었다.
이러저러하다고 얘기를 했더니 카드 도용인 것 같다고 일단 카드 정지부터 시키겠다고.
자세한 사항은 리스크 관리 담당자가 직접 연락을 주겠노라는 답변을 받았다.
그리고 몇 시간 뒤 드디어 담당자와 통화.
담당자 말로는 포스기에서 카드 데이터가 유출이 되어서 복제 카드가 만들어진 것 같다고 했다.
5건은 승인이 났는데 6번째로 월마트에서 긁으려다가 승인이 거부되니까 그 뒤로 카드를 안 쓴 것 같다며
내 과실이 전혀 없기 때문에 피해액은 100퍼센트 보상이 된다고 했다.
뭐 보상 신청서와 신분증, 카드 사본을 스캔해서 보내야 하는 번거로움(거기에 카드 재발급까지)이 있었지만,
금요일 오전 내내 나를 패닉으로 만든 카드 외국 도용 사건은 이렇게 일단락.
한 시간도 채 안 되는 사이에 1000달러 넘게 긁어재낀 범인들의 수법도 놀라웠지만,
(아... 나도 못 해본 1시간에 120만원 써보기를 니놈들이...!)
카드의 실물을 잃어버리지 않아도 이런 식으로 도용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포스기를 해킹해서 카드 데이터를 빼갈 수 있다니..!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지만 당장 다른 카드의 해외 결제를 막아버렸다.
마냥 현금 박치기를 할 수도 없고 이래저래 카드 사용에 대해 크게 데인 지난주.
카드사에서는 어디서 카드 데이터가 유출된 것인지 조사 후에 알려준다고 했는데,
사실 그거 알아도 어디서든 이제 안심하고 긁지 못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