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애와 루이, 318일간의 버스여행 1
최미애 지음, 장 루이 볼프 사진 / 자인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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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세상의 어떤 여행기를 막론하고 그 안에는 수많은 생각과 수많은 사람과 너무나 많은 기쁨과 너무나 큰 아픔의 기억이 있는 것 같다. 글쓴이가 여행 전문 작가이건, 이 책의 미애처럼 그렇지 않건 간에 말이다. 그리고 여행지에서 만난 지구촌 곳곳 사는 사람들의 모습은 삶의 방식에 있어, 조금 다를 수 있어도 본질은 같다. 빈부의 차이만을 뺀다면.....

그렇다. 빈부의 차이, 미애와 루이 부부는 버스로 서울-파리, 파리-서울 구간을 파리행에서는 중앙아시아를, 서울행에서는 인도와 티벳을 거치는 경로로 잡았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의 힘들게 살아가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된다. 그들의 모습을 보는 건 유쾌한 일이 결코 아닐 것이다. 저들은 왜 저렇게 가난하게 살아야 하는가. 내가 해 줄 수 있는 일은 없을까, 그런 마음이 앞설 것이고. 미애도 그런 사람들의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보며,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어떻게 살 수 있을까, 힘들지 않을까, 너무나 불쌍하다’라고 느낀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그 사람들은 그런 생각을 한번도 하지 않으며 삶을 살아갈 것이다. 스스로를 ‘불행하다’, ‘불쌍하다’라고 여기지 않을 것이다(혹, ‘불쌍하다’라고 스스로를 생각한다면, 그 순간부터 인간은 한낱 물질의 노예가 되어버리고, 한없는 슬픔에 허우적거려야 할지도). 인생에서 정작 중요한 것은 ‘물질’과는 다른 것일 수 있는데, 여행자인 제 3자가 섣불리 그들을 ‘불쌍하다’고 판단을 하는 것도 일종의 ‘오만’이 되어버릴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여행기 책들과 달리, 남편인 루이와의 심리적인 갈등(이들이 버스 여행을 도중하차 했더라면 아마도 이혼 도장 찍었을 법한 부부 싸움이야기)도 읽히고, 모자라는 여행 자금 때문에 전전긍긍해하는 마음도 곳곳에서 읽힌다. 이 책은 낭만과 여유를 만끽하는 신나는 여행의 맥락으로 읽혀지지가 않았다. 이 버스 여행은 고행 아닌 고행처럼 보였다. 하지만 루이와 미애는 318일의 긴 여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목에서 또 다른 여행을 꿈을 꾼다. 보이지 않고 설명되지 않는 마력에 이끌려 또다른 여행을 준비하며 마음을 설래한다. 떠나본 자가 또 떠나는 이치....그것이 바로 여행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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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5-07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여행기 관련 리뷰...역시나 이번에도 길 위에서 길을 찾는, 눈을 보여 주시네요.
미애와 루이의 버스 여행, 전 책이 아닌, 케이블 채널에선가요...몇 번 본 적이 있어요.
조금은 무모해 보이는, 그렇지만 서로 다른 문화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온몸으로 부딪히는 루이와 미애의 여행 이야기가 참으로 묘한 매력으로 와닿더군요.
루이와 미애가 여행길에서 스치고 만난 사람들...그렇죠. 우리가 무슨 기준에서, 무슨 자격으로 감히 그들에게 싸구려 동정의 시선을 던질 수 있겠습니까?
낭만과 멋이 아닌, 좀더 너른 세상과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 속에서 진정 나를 찾고, 그러기에 또다른 떠남의 길을 기약하는 것이 여행,,,여행의 참맛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하는 리뷰네요.

icaru 2004-05-07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냉열사 님 케이블 채널로 보셨군요^^ 전 못 봤는데... 어떻게 방영되었을지 정말 궁금해요...여행기 읽는 거 하고 많이 달랐으리라...

잉크냄새 2004-05-07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고 있는 그대로의 삶속으로 들어가고...
한비야의 기행이 가슴에 와 닿는 것도 그런 동정이나 연민의 시선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시선을 간직했기에 그러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waho 2004-05-07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방송에서 이 가족이 여행하는 걸 봤는데 애들이 어찌나 귀엽던지...
이 가족 특이하고 용감한 사람들인 듯...매력있는 가족 같아요.

icaru 2004-05-07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한비야와 다른 점이라면 그런 거였던 거 같아요...그들의 삶의 모습을 미애가..불쌍하고 측은하게 여긴 데 반해...한비야는.. 자신이 대하는 모든 것에서...긍정적인 무언가를 끄집어내는 능력이 있는거 같아요....

강릉댁 님도 보셨군요... 정말 용감하죠...정규학교에 다녀야할 아이들을 데리고 버스에서 숙식을 해결하며....여행할 생각을 다하다니...말이죠...보통 엄마 같으면...애들은 학교에서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서 안 데리고 다녔을 거예요...

비로그인 2004-05-07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본에 익숙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그것은 끝없이 많은 오해와 편견을 불러 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만화가 박재동의 중앙 아시아 탐혐을 작년에 텔레비전에서 본 적이 있었는데 문명화된 사람들의 눈으로 보면 그들의 세계가 몹시 가난할 뿐더러 매우 열악한 환경에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죠. 그렇지만 이방인들에게 자신들이 먹으려던 빵을 나누어주던 카자흐스탄의 할머니. 그 할머님이야말로 문명이나 체제따윈 없어도 가장 인간다운 본성을 삶 속에서 잘 실현하시는 분이 아니신가, 라는 생각이 들어요. 문명이 오히려 더 인간을 극악하게 만드는 것도 같고요..

icaru 2004-05-10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맞습니다.... 박재동의 중앙 아시아 탐험..저도 텔러비전으로 얼핏 보았었는데...
님의 말씀을 들으니..그 책 있죠....박재동의 실크로드 여행기라는 책도 보고 싶고 하네요...

문명이 인간을 극악하게 만든다...음...

투명인간 2004-06-06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별로던데... 이 별로란 건 네 서평을 읽고 했던 기대가 컸던 탓일까? 이 책을 읽던 도중 김훈의 <칼의 노래>를 읽었던 탓도 있겠지만 말야. 반쪽 짜리 여행기 이지 않았나 싶어. 이들 여행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건 뷰티 프로젝트 일터인데 어디 어디를 가서 어떤 어떤 사람을 섭외하여 사진을 찍었다는 글은 있으나 사진을 없고,,, 심지어 아무리 가족의 여행이었다고는 하나 꼬꼿의 사진은 있으나 여행의 긴 여정동안 함께 했던 민정이라는 사람의 사진 한 장 없고 ,,, 물론 여행기에 꼭 그 여행지의 풍경이나 사람의 사진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만약 그러한 사진을 통해 보여줄 수 없다면 글을 통해 충분히 표현이 되어야 할텐데 그러지도 못했던 것 같다.
꼭 풍경이 아니라 여행지에서의 삶의 모습이나 문화를 말하고 싶었다면 이 역시 부족했다고 생각된다. 적어도 서울을 출발하여 러시아에 이르는 동안 그들을 통해 내가 볼 수 있었던 건 가난과 그로 인해 겪었던 숱한 역경 뿐이었으니 말이다. 물론 간간히 가슴 따뜻한 이야기도 있었지만.
하지만, 참으로 희안한 건 중앙아시아, 러시아를 거쳐 터키로 입성할 적엔 마치 내가 흑해를 건넌 듯한 착각에 빠지는 듯 했다. 어느새 나 역시 그들과 함께 여행을 하고 있었던 듯...
떠나고 싶다. 따뜻한 지중해로~

icaru 2004-06-06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그렇게 볼 수도 있겠구낭...개 사진은 있으나...프로젝트를 함께 한 사람은 없다는 것!! 음...

혹시 그 민정이란 사람..너랑 아는 사람 아니지???
ㅋㅋ

내가없는 이 안 2004-08-05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을 쓴 미애의 글솜씨가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평범한 사람의 시선을 따라 내내 함께 여행하는 느낌이라 저는 오히려 좋았던 듯해요. 루이의 예술적인 사진도 한몫을 했지요. 전 그들의 둘째아이와 비슷한 월령의 아이가 있어서 계속 제 마음가짐과 비교하면서 읽어내려갔었어요. 교육이란 건 늘 안정된 가정과 훌륭한 유치원에서만 다져지는 게 아닌데, 하고 아직도 생각만 하고 있습지요... ^^

icaru 2004-08-06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사진 봤어요... 따님이 이안인가요? 어떤 분이 쓴 코멘트에 이안이...라고 되어 있어서...
아주 침착하고 참한 생긴 아이던데...! 이안이가 님을 많이 닮았나용?
 

임진왜란 때 경복궁이 소실되고 대원군 집권 전까지 왕들의 실제적인 주거 공간은 이곳 창덕궁이었고 조선 후기 역사의 주무대이기도 하단다.


 

 

 

 

 

 

 

 

 

 

 

 

 

 

 

 

 

 

 

 

 

 

 


 

 

 

 

 

 

 

 

 

 

 

 

 

 

 

 

 

 

 

 

 

 

 

 

 

 

 

 

 

 

 

 

 

 

담쟁이가 이뻐서 한컷!!

 


 

 

 

 

 

 

 

 

 

 

 

 

 

 

 

 

 

 

 

 

 

 

 

 

불로문... 이 문을 통과하면 늙지 않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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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04-05-03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래 두 컷이 냉열사 님께 선보이마 별렀던 사진입니다~!

stella.K 2004-05-03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그렇군요.

호밀밭 2004-05-03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창덕궁을 언제 갔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가끔 궁이나 절에 가고 싶을 때가 있어요. 사진으로라도 보니 좋으네요.

waho 2004-05-04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교 다닐 때 과제 땜에 궁에 자주 갔던 기억이...담 사진도 찍고 굴뚝이며 여러 문양 사진 찍느라 바빴던...우리 궁들 너무 멋지죠? 요즘은 단청 색도 많이 복원하고해서 추례한 느낌도 많이 안든다던데...비원이나 함 가봤음 좋겠어요. 복순이 언니님 좋은 외출 하시고 오셨네요

비로그인 2004-05-04 0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두 컷, 특히 잘 봤어요. 사진 좋네요.^^
솔직히 서울에 살았어도 경복궁이나 덕수궁에 비해, 창덕궁은 들를 일이 별로 없었거든요.
정말 창덕궁 곳곳을 돌아 다녀본 느낌이네요. 나무도 시원하고~~~^^

비로그인 2004-05-04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일 위에 있넌 나무..저런 나무같은 사람 있으면 같이 살고 싶은디..엇. 지금 내가 무쉰 소릴..이거이 토테미즘여, 뭐여..

icaru 2004-05-04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옛궁에 가면...마음이 편안해 지는게...전생에 내가 여기서 살지나 않았나.. ^^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답니다~!!

ㅎㅎ

^^ 복돌 성님... 사실 저도 저 나무의 고즈넉함에 바로 반해...셔터를 바로 눌러 버렸답니다..~~!!


책읽는나무 2004-05-19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테미즘....ㅎㅎㅎ
창덕궁이 경복궁 옆에 있는거 맞죠??
현대건설 본사옆에 있는거요!!
나무색깔이 넘 이뻐요!!
저기 연못에서 예전에...임호랑 홍리나가 사극 연기하는걸 입 헤~~벌리고 쳐다봤었던 기억이 나네요....아주 오래전에요!!....98년도쯤 되었을꺼에요..ㅎㅎㅎ

ceylontea 2004-05-20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개인적으로 밑에서 두번째 사진 좋아해요..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1 - 개정판
김형경 지음 / 푸른숲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세상에는 글들이 넘쳐난다. 우리가 아무리 읽는 일을 좋아해도 아무거나 읽을 수는 없지 않은가. 사람들은 나름대로 넘쳐나는 글들 중에 그 옥석을 가리게 되는 기준들이 있을 것이다.

나의 경우 일단은 내 느낌으로 그럭저럭 잘 읽히는 글이 좋다. 써놓고 보니, 잘 읽히는 글이 좋다는 것도 무슨 기준이랄 수 있을까 싶긴하다. 아무튼...그렇게 해서 한번 신임을 얻은 (내게 읽히는 글을 쓰는) 필자의 것은, 무조건 읽는다 라는 게 나름의 내 기준이다.

이 책 뒷면에 추천 글을 써놓은 세 여자(조선희, 최보은, 한비야)에 대한 믿음으로 이 책을 읽었다. 예전에 <새들은 제 이름을 부르며 운다.>와 <세월>을 읽기도 했었지만, 요즘 들어 한국 소설을 잘 못 읽어내고 있는 내가 작가에 대한 예전과 같은 믿음으로 김형경의 책을 다시 읽기란 쉽지 않은 일.

특히, 최보은은 이 책에 대해 이런 표현을 했다. “이 책은 여자로 사느라고 골병이 든 우리들을 위한 원고지 2천6백 매짜리 처방전”이라고.


페르소나 라는 게 있다. 페르소나는 배우가 자신의 역할을 청중에게 나타내기 위해 쓰던 가면을 일컫는 말이다. 같은 의미로 페르소나는 인간이 자기가 아닌 다른 어떤 것으로 나타내 보이기 위해 사용하는 가면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많은 역할을 하고, 그 역할과 타인들의 요구에 맞추어 어떤 행동이나 태도를 취한다. 실제로 현대 생활의 복잡한 사건에 대처하기 위해 페르소나가 유용하며 필수적이기까지 하다. 위선 같은 게 아니다. 그러나 페르소나는 매우 해로울 수 있다. 만약 어떤 사람이 그 페르소나가 진정한 자기의 본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믿는다면 그는 그 역할자 자체가 되어 버린다. 그러면 그 사람의 자아는 오직 페르소나와만 동일시되어 성격의 다른 국면들은 충분히 발달하지 못하게 된다. 그 사람은 결국 진정한 자기로부터 소외되어 팽창한 페르소나와 축소된 다른 성격의 국면들 사이에서 긴장을 초래하게 된다. 이 현상은 심리적 건강을 방해한다고.


이 책은 이렇게 자신의 자아를 페르소나와 동일시 하다가 진정한 자기로부터 소외되어 몸의 이곳 저곳이 아프기 시작한 한 여인이 주인공이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우리 자신의 이야기에도 대입될 수 있다.

 

 이 세상에서 살아가며 하고 있는 모든 역할이 다 속임수이다. 그럼에도 건강한 사람과 건강하지 못한 사람의 차이는, 건강한 사람은 타인을 속이는 데 반해 건강하지 못한 사람은 자기 자신마저 속인다는 점일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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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 2004-05-01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개정판으로 새로 나왔네요.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롭게 독서에 재미를 붙였던 것 같아요. 김형경의 새책 <성에>는 사 두고 아직 읽지 않았어요.
건강한 사람은 타인을 속이고, 건강하지 못한 사람은 자기 자신마저 속인다는 말 정말 맞다는 생각이 드네요.

님의 글 예전부터 읽었지만 차분하면서도 핵심이 있는 글이네요. 전 항상 정리가 안 된 상태에서 리뷰 글쓰기를 눌러서 정리가 안 된 글도 많네요. 5월에도 행복한 책읽기 하시고, 좋은 서재 만들어 가세요.

icaru 2004-05-07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신을 속이지 않는다....정말 힘든 일 아닙니까....!! 김형경은 이 책에서 스스로에게 사기치지 않기 위해 응어리를 항상 풀어 주어야 한다고 말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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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4-04-24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하하!

soulkitchen 2004-04-24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봐, 조심하라구. 나도 그러다 자네와 비슷한 바디라인을 갖게 되었다구 T^T

비로그인 2004-04-24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뿐인가! 복부비만으로 인한 연골통증까지 >.<

waho 2004-04-25 0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귀여워요. 저 이거 냉큼 퍼갑니다.

panda78 2004-04-25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거 진짜 눈물나게 귀여워요~ 퍼갈게요.. ^^
 
전작주의자의 꿈 - 어느 헌책수집가의 세상 건너는 법
조희봉 지음 / 함께읽는책 / 2003년 1월
평점 :
절판


 

좋은 책이란 단순히 한 권의 완벽한 책보다는 한 권을 읽으면 다른 한권을 읽고 싶게 만드는 책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좋은 책이다. 6년 직장 생활을 깨끗이 접고 책을 모으고 읽고 또 쓰면서 살아가기 시작한 저자의 독서 경험과 책 사랑을 보여 줌으로써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적잖이 탄력을 받게 하고 있으니.......

이 책에는 내가 아는 헌책 서점이 둘이나 나와서 반가웠다. 서울역 앞에 있는 뿌리 서점과 우리 동네 흙서점 이렇게.

내가 원하고 찾는 책들의 방대한 목록을 머릿속에 저장해 놓고 발품을 팔아 가면서 원하는 책을 찾아다니는 즐거움은 미지의 장소를 향해 떠나는 여행의 즐거움과 맞닿아 있다. 혹은 싼 가격 때문에 읽고 싶은 책을 찾은 흥분 때문에 사실 읽지도 않을 필요도 없는 책을 찾을 때가 있기는 하지만, 헌책방에서는 세상의 속도를 일부러 거슬러 거꾸로 사는 재미가 있다. 

이 책엔 특별히 밑줄 긋고 싶게 하는 문장들이 많다. 저자의 글이건 저자가 옮겨온 또 다른 저자의 글이건 말이다.

(저자가 좋아하는 작가) 안정효의 창작의 고독을 말한 다음과 같은 글이 내 마음 또한 두드린다.


기쁠 때보다는 슬플 때 생각이 많아진다. 그리고 외로우면 슬퍼진다.

괴로울 때의 형극(荊棘)이 더욱 첨예하기 때문이다. 나는 글을 쓰는 동안 그렇게 첨예한 외로움과 슬픔을 마음의 양식처럼 먹는다. 그래야 속이 잘 영글고 껍질도 단단한 작품이 태어난다.

고독은 영혼을 순수하게 만든다. 순수한 마음은 순수한 작품을 낳는다. 절대 고독은 영적인 수련이다......

나는 외로움을 사냥하려고 여기에 온 것이다.

그러나

단절과 명상은 대화와 군중의 가능성이 있어야만 기쁨이 된다. 시한부 고독은 창작의 열매를 위해서라면 견딜 만한 형벌이었고, 형벌을 견디기 위해서는 대화와 군중의 가능성을 가끔은 확인해야 했고, 그래서 나는 날마다 편지를 썼다.

나는 날마다 편지를 쓰고

날마다 편지를 기다렸다.

그토록 편지가 그립기는 베트남에서 전쟁을 하던 때 이후로 처음이었다.

편지를 자주 쓰면 그만큼 더 답장을 많이 받으리라는 생각에 나는 날마다 편지를 써다. 그리고는 날마다 편지를 기다렸다.

아는 사람이라면 생각나는 대로 아무렇게나 편지를 썼고, 하다못해 대학 동창에게도 편지를 썼다.

그리고는 날마다 편지를 기다렸다.

                       안정효, <하늘에서의 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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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4-04-08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뿌리 서점이 어딨나 했더니, 서울역에 있었군요.^^

비로그인 2004-04-08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작주의까진 아니고요, 전집을 사서 읽어본 적은 쿤데라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고만요. 아, 워낙 쿤데라가 소설을 재미나게 쓰는 바람에 뭐, 지루하지 않고 구냥 슬슬 넘어간 적 있습니다. 이젠 엄두도 안 나지만 말에요. 아! 글고요, 복순 언니님! 크크...봤어요, 봤어. 매력적인 쩜이 브랜든의 왼쪽 볼태기에 있더만요.덕분에 동영상까지 아주 잘 훔쳐봤슴돠. 이번달 초순쯔음에 한국공연 있답니다. 얼라덜이 꽤 얍상하게 노랠 하더만요. 큭-

icaru 2004-04-09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네...그러하지요...스텔라님...뿌리서점은 음...정확히 야그하면..서울역에서 남영동가는 중간지점 노상에 있다구 해얄까요...숙대쪽에 있다고 해얄까요...그래요~~

복시스터즈님...오오 인큐버스 보컬의 이름이 브랜든이로군요...그죠..쩜있져? ㅋㅋㅋ
한국공연이라....정말..얍상한 얼라들입니다...그나저나.. 이젠...오다가다, 어쩌다, 우연히, 혹은 텔레비전에서 눈에 쫌 들어온다 싶은 남자들은...거의 전부다 이다시피.. 나보다 나이들이 한참이나 어리더군요....

근데...쿤데라의 전작을 다 읽었군요...대단허십니다...진짜루요... 쿤데라꺼는 농담하고 불멸하고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학교 다닐 때 숙제 땜에 헐수없이..읽었는데...넹...님 말씀처럼..개중에(평론계에서 호평하는 작가들의 것들?).지루하지가 않더군요,,,아...집에 쿤데라의 '사랑'이 굴러다니는데...아즉 안 읽어봤거든요? 이 책은 어떤가요???

비로그인 2004-04-09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마야, '사랑'이 뭐당가요? 저 지금 함 검색해 봤더니 언제 또 이렇게 줄줄이 많은 책들이 나온건지. '사랑'은 쿤데라 초기작이라는데. 음하하하하..제가 그렇죠, 뭘.. 이렇게 또 후까시 함 잡았다 된통 걸려 혼쭐나는 거이 제 개인기니깐요. 험..ㅡㅡa
전작주의, 취소! 에이고..나도 몰겄다, 휘리릭===3

2004-04-09 11: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진 2004-05-20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이란 단순히 한 권의 완벽한 책보다는 한 권을 읽으면 다른 한권을 읽고 싶게 만드는 책일 것이다.-공감입니다요..밑줄 많이 긋게 하는 책..^^

icaru 2004-05-20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해짐 님...안녕하세유. ....님도 이 책 읽으셨나봐요....^^& 이 책...제가 좋아하는 책 가운데 하나지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