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으로의 긴 여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9
유진 오닐 지음, 민승남 옮김 / 민음사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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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랄 때는 아버지 때문에 화가 나서 울어본 적이 아주 많다. 그리고 ‘우리 가족은 불행한 가족’이라고 생각한 적도 많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그렇게 아버지와 가장 많이 충돌했던 장녀는 좀 변했다? 이제 나는 아버지를 진심으로 이해할 줄 안다. 왜? 그렇게 심한 독설가인 아버지도 많이 늙으셨다는 이유일까? 아니면 시간이 가져다 준 망각이라는 것의 위력으로, ‘과거’는 다 잊었서? 정말, 그럴지도 모르겠다. 시간의 힘이 비극을 희극(?희극씩이나..)으로 바꾸어 놓은 것일지도, 아마 과거에서 조금도 상황이 변하지 않고, 평생을 서로서로의 불운과 실패를 조롱하며 흘러갔다면 지금은 비극이 연출되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아버지에게는 장녀(장녀에게 뿐이었겠냐만...)에 대한 기대가 조금 있으셨던 것 같다. 그런데 기대와는 많이 엇나가는 딸을 보면서, “가망없어! 틀렸어!”라는 말씀을 곧잘 하셨고, “그래요, 저 못났어요. 아버지의 독설이 저주가 되어버린 거예요! 모두 당신탓이라구요.... ” 식의 울먹이는 댓구를 하면서, 가족이 모두 모인 밥상 앞에서 숟가락을 냅다 던져버리고 나온 적도 많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나는 지난 일을 잘 잊어버리는 스타일이다. 잊는 게 속편해서 그런 건지 속이 편해지니까 제법 상처가 될 과거의 것들은 다 잊게 되었는지, 뭐가 먼저인지는 모르겠지만, 잊었다.(난 잘 잊어버리니까, 아마 이런 작품을 쓸 수 있는 유진 오닐 같은 대작가는 죽었다가 깨어나도 안 될 것이다. ) 게다가 나는 누구보다도 아버지를 빼닮은 자식이었던 것이다. 나의 못나고 미운 점은 곰곰이 생각해보면, 내가 아버지에게 발견했던 싫은 구석이기도 하고, 내가 당시의 아버지였어도 더 좋은 모습을 보여 주기는 힘들었을 것도 같다. 지금 생각하면 말이다. 하지만, 그 때는 왜 그렇게 아버지에 ‘악을 쓰며 대들었을까?’ 아버지가 빈정 상해지면 독설이 더 심해진다는 것을 누구보다 더 잘 안면서 말이다. 


<밤으로의 긴 여로>의 가족 성원들은 어떤가, 음 1막이 시작됐을 때, 분위기는 사뭇 화목한 가정의 무엇과 다를 바 없었다. 남편은 아내에게 아름답다는 말을 해주고, 아내는 남편에게 흐트러짐없이 보이려고 연신 머리를 매만진다. 주방의 식당에서 담소를 나누며 크게 웃는 두 아들의 웃음 소리가 들린다. 그런데 조금더 깊이 들어가보면 이렇다. 아버지는 아일랜드 이민자(어릴적에 갖은 고생을 함)로, 돈에 인색하여 두 아들의 빈축을 사고, 어머니는 처녀 시절의 행복을 뒤로하고, 아버지와 결혼하여, 아버지의 순회공연 탓에 싸구려 호텔을 전전, 구질구질한 기차에 자기들의 집(사실 어떤 여자에게 집은 세상의 절반일 수 있다.가사에 열성적인 좋은 주부일수록 집에 대한 집념이 강하기 때문에)다운 집(극이 벌어지고 있는 여름 별장 제외하고)도 없이 아이들과 내팽개쳐졌다는 남편에 대한 피해 의식도 있다. 게다가 둘째를 일찍 하늘나라에 보낸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셋째 아이(극중 두 번째 아들 에드먼드 작가 유진 오닐의 현신)를 임신, 그러나 셋째는 병약하고 예민하기만 해, 어머니는 에드먼드에게 마저도, 피해 의식과 죄 의식이 점철된 감정으로 대한다. 알콜 중독이 있는 큰 아들 제이미는 돈푼이 주어지면 술을 마시고 여자를 사는 한량이다. 아버지에게 욕을 먹으며 자란 티가 나는.... 그리고 마지막으로 에드먼드...절망에, 염세주의에, 신을 무정하는 무신론자를 읽는 병약하고 예민한 청년.


놀랍고도 이중적인 가족이라는 집단의 아이러니는 이 작품 속에도 있다. 서로가 서로의 약점을 잡고, 조롱을 하지만, 곧 지문처리 “(절망적이면서도 즐거워하는 웃음을 지으며,) 그렇지만 이해해야지 않겠니, 운명이 저렇게 만든거지, 저할 탓은 아니야” 이것도 위로와 위안에 속한다면..... 음...

조롱과 위안이 함께하는 피와 눈물로 얼룩진 집단, 이것이 가족이라는 생물체의 속성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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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5-07-31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희곡 전공자도 희곡 전공할 때 읽어놓고 멀리 두고 있는 책을 읽으시다니요...
다양한 독서를 하시는 이카루님, 정말 어여쁘십니다 ^^
유진 오닐, 테네시 윌리암스, 아서 밀러의 희곡을 좋아했어요.
세 사람 다 분위기가 다른데... 유진 오닐은 특히 비극적인 세계관을 갖고 있지요.
그의 느릅나무 밑의 욕망을 젤 좋아했는데, 저랑 좀 코드가 맞았지요 ㅎㅎ
장녀로서의 님이 어떠셨을지 눈에 훤해요. 그래서 막내가 젤 편해요. 저희는 언니두분 오빠 한 분 걱정하시다가 제 단계에 오면 에유, 너 하나쯤은...이렇게 변했다니깐요 ㅎㅎ 덕분에 좋은 리뷰와 잊고 있던 책 추억합니다 ^^

icaru 2005-07-31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상하지요.. .새벽에 쓴 리뷰들을 낮에 읽으니..좀 적나라한게 읽기가 민망해지네요... 4: 44분에 올리다니...숫자를 저렇게 맞출 의도는 없었는데...^^;;;

제가 님께 옛날 생각나게 한 거군요 ^^
'느릅나무 밑의 욕망' 꼭 찾아 읽어보겠습니다... 유진 오닐이 좋아질 것 같거든요 ^^

2005-07-31 17: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8-01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는... 장진영의 그것이 알고 싶다의 '수경사' 그 이후를 보다가... 세수도 양치도 안 하고... 잠들었어요... 옆지기도 그 날 체해서 10시무렵부터 잠자리에 들었구요... 그렇게 거실에서 엎어져 자다가... 문득 찝찝함에 일어나 봤더니...새벽 3시더라구요... 세수도 하고... 양치질도 하고...그래서 컴터 앞으로 직행!!
다시 아침 일곱시에 잤어요... 그리구 열 한시 다 되서 일어났으니까...
절반으로 나누어 잤다뿐... 7~8시간 잔 거네요~~

그동안 책은 몇 권 읽었지만...리뷰는 안 쓰고 있었거든요... 최근에 몰아서 헥헥대고 썼는데... 하루키의 <슬픈 외국어>가 마지막이네요...
숙제 혹은 빚을 청산한 것 같은 홀가분함이 들어요~

icaru 2005-07-31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어서 또...님... ^^ 아, 언니분 정말...엄마 같으세요~
아버지는 참, 이상하지요. 어머니 생각하면 눈물부터 난다는 구절을 어데서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전...되려 아버지 쪽이에요.....
많이 부딪혀서 그런가봐요... 에구..

인터라겐 2005-07-31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녀나 장남은 기대치 때문에 참 많이 힘든것 같아요....

icaru 2005-08-01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녀도 그렇고...형제많은 집의 장남도 좀 그렇죠~ 결혼할 때도 쉽덜 않고...
그렇지만...막내도 막내나름대로는 힘들겠지요... "새도 새나름대로는 힘들'듯이 히히..

2005-08-01 1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8-01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여 주신 님~ 답방해 주셨네요 ^^ 고맙습니다~ 저도 님처럼 재밌고 오소독소하게 리뷰를 쓸 수 있었음 한답니다... 유진 오닐이야 뭐, 앞으로 차차 알면 되는거죠~

비로그인 2005-08-01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복순 아짐 서재가 깽스털스 파라다이스로 변했습니다, 그려. 숟가락, 포크 막 날라다니구 말에요, 크헐헐헐..아뵤~ 게다 '조롱과 위안이 함께하는 피와 눈물로 얼룩진 집단, 이것이 가족이라는 생물체의 속성인가 보다.' -> 이 문장에 오늘 와방 올인합니다!! 글쵸. 아버지로 상징되는 가족이란 존재. 저도 참 미워했었는데. 근데 지금은 되려 아버지를 그리워할 뿐만 아니라 제 자신조차 그렇게 싫어하던 그들 군상의 일부분을 닮아 있더라구요. (에혀..가족 같은 건 애시당초 만들지 말아야지!)



icaru 2005-08-04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갱스털스 파라다이스라굽쇼~
어데서 그런 기가맥킨..표현을 또 구해 오셨나요~
복 시스털즈가... 그렇죠 모...^^

비로그인 2005-08-05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갱스털스 파라다이스, 박청호의 소설 제목에서 가져온 듯!
여보야, 어서 실토해 보랑께요.

2005-08-05 16: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8-05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파 님은 아는 것두 만탐시롱~

히피드림~ 2005-08-11 0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진오닐의 희곡은 이것말구 <느릅나무 밑의 욕망>과 <상복이 어울리는 엘렉트라> 읽어봤어요. 그래서 이 작품도 어떤 희곡일까 궁금했는데 이카루님 통해 제대로 알게되었네요. 가족은 세상 누구보다 서로에게 가까워야할 존재들이지만, 한편으론 타인보다도 더 상처를 주고 받게 되는 사이인지도 모르겠어요. 님의 리뷰를 읽으니 한층 더 그런 생각이 드네요.^^

icaru 2005-08-11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펑크 님 오셨네요~ <느릅나무 밑의 욕망>은 벌써 두 분이나 말씀 주시다니..어쩐지 꼭 읽어야 할 것 같음...
밤으로의 긴 여로를 읽음서, 참 그랬던게... 주고받는 대사가 어디서 많이 들어온 대사들이었던 거예요... 후후...아버지와 아들 간의 대화가, 어머니와 아들 사이의 대화가 말이죠... 어디서 들었던 것일까...
 
전선기자 정문태 전쟁취재 16년의 기록
정문태 지음 / 한겨레출판 / 2004년 10월
구판절판


나는 그 처녀들 죽음 앞에서 흔들렸다. 냉정함은 사치였다. 그 국경 산악이 얼마나 거친지, 그 혁명이 얼마나 소중한지, 같은 국경 하늘 아래서 그이들과 함께 배웠던 탓이다.

나는 전선에서 사라져 가는 그 숱한 죽음들을 바라보면서 비로소 '평화'라든지 '비폭력'이라는 말들이 지닌 속뜻을 깨달았다. 평화는 힘센 놈들이 만들어 낸 거짓말이었다. 비폭력은 그놈들이 뱉어낸 거짓말에 쳐준 맞장구였다. 그 둘이 함께 먹고사는 공생관계 속에서 세상은 전쟁과 폭력으로 얼룩져 왔다. '평화주의' 무저항, 비폭력주의' 같은 말들이 얼마나 위험하고도 반시민적인 것들인지를 나는 버마전선에서 체험했다.

국경을 알지 못하는 랑군 정치가들은 비폭력과 평화의 본질도 결코 알 수가 없다. 내 아들 딸들에게 가만히 앉아서 총 맞아 죽으라고 강요하는 것이 랑군의 평화주의였고, 학살군사독재자들 앞에 무릎꿇고 강요하는 것이 랑군의 평화주의였고, 학살군사독재자들 앞에 무릎꿇고 돌아오라는 게 랑군의 비폭력 무저항주의였다.
-83~84쪽

'기자가 중립을 지켜야 한다.' 나는 그런 식의 말들을 믿지도 않을 뿐더러 관심도 없다. 그 '중립'이란 말은 백인, 기독교, 자본주의, 서양중심주의로 무장한 국제 주류언론들이 떠받드는 신줏단지였다. 그이들은 그 단지 밑에 숨어 자본을 증식해 왔을 뿐이다. 그런 국제 주류언론들 입장에서 벗어나면 지금까지 어김없이 '중립성' 논란이 일었고 그 당사자는 몰매를 맞았다.
(...)
전선기자로서 내가 따를 '중립'은 내 발에 차이는 '사실'뿐이다.
-172~173쪽

난민들에게도 마땅히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야 한다는 게 내 믿음이다. 난민들 먹고 입는 걸 보며 배아파할일도 없고, 화장지나 온수 따위로 질투할 일도 없다. 문제는 '왜 코소보 난민에게만?"이라는 의문이다. 아프리카와 아시아 곳곳에 넘쳐나는 난민들은 왜 코소보 난민과 같은 대접을 받지 못하느냐는 말이다. 평소에 코소보가 유엔에 세금을 많이 낸 적도 없다. 인류를 위해 아시아나 아프리카 시민들보다 각별히 이바지했던 일도 없다.
전쟁을 피해 온 난민에게도 인종과 계급과 신분이 존재하고, 그에 따라 급수가 다른 구호품을 제공하는 이 세상이 참으로 살맛 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
'왜 아시아, 아프리카 난민은 굶주린 채 뒷갓을 찾아 헤매고 다녀야 하는가?' 이 의문에서부터 인도주의도, 인권도, 그 흔해빠진 국제 정치학도 출발하자는 뜻이다. -288쪽

내 경험에 비춰보면, 지금까지 어린이든 여성이든 상관없이 아체에서 정부군 총에 맞아 죽은 이들은 모조리 '반군'이 되었다. 말하자면, 반군이기 때문에 총 맞아 죽은 게 아니라 총 맞아 죽었기 때문에 반군이 되는 식이었다.
-227쪽

'아프가니스탄통'으로 불리는 파키스탄 가지 라히물라 유숩자이 말마따나, 미국은 어떤 종류의 '불편함'도 국제전략으로 선택한 적이 없다. 미국은 그 '불편함'을 제거하는 것으로 국제사회를 주물러 왔다. 그리고 미국은 그걸 국제평화라 고집했다.

-3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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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05-07-30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좀 무력해지네요,,,

세상의 한쪽은 아직도 여전히 저렇게 비열하고...잔혹한 전쟁을 계속하고 있고...
나는 또 이 구석에서 시계추처럼 왔다가 고만고만한 고민에 복닦이며...살고 있고..


2005-07-30 2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7-30 22: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5-07-31 0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 생각 없이 이 책을 읽고 있었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었지요. 내가 지금 무슨 생각으로 이 책을 읽고 있나, 하는 생각 말입니다. 그저 멍하니 읽고 있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때는.. 리뷰 쓴다는 것이 책과 사람에게 미안했지요.

2005-07-31 02: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7-31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그러게요...그럴 거 같은 예감이 들어서...기왕이면 안전빵으로 갈려고 발악중인 겁니다~ ㅋㅋ 휴우~ 전사의 휴식이로군요...단잠 주무셨기를... 그나저나 (소곤소곤인데요...님 옆지기님도 잠이 많으신가요~ 아니 왜냐면요..제가 잠귀신 붙은 사람하고 같이 살아서...혹시 님도 그런가..ㅋ)
ㅎㅎ 임신 중에 읽으심 안 됩니다.. 맞아요! 맞아!
저 기자가 대단해 뵈는 것은 저 모두(아시아 내의 전쟁들)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큰 전쟁이 아니라 국가 내에 세력 분쟁이다보니, 미국과 같은 강한 나라가 내지르는 보도나 언론에 편승하여 보도하기 십상이겠더라고요.. 저이는 그런 기자를 따로, '종군기자'라고 표현을 하더라구요... 군대에 딸린 기자라는 의미로 주류의 대변인이라는 뜻이죠... 하지만 이이는 강하게 자신은 전선기자라고 말하죠.... 언론의 독립적인 영역을 확보하고 감시기능을 다하는 기자라는 의미로다가...

비숍 님...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게다가... 이 책은 아시아의 지명과 인명 같은 숱한 고유 명사들이 압박을 해오던 통에,.... 하지만.. .한 꼭지 한 꼭지 피를 말리는 전선을 생각하며 썼을 글쓴이를 생각하면 또 허투로 읽지 말아야지 하다가도...

비로그인 2005-08-01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뒷전에 밀려 있었던 책인데 먼저 읽으셨군요. 음..저도 대충 목차와 내용을 훑으면서 생각했던 것인데 사람이 하도 기가 차면 말이 안 나온다, 라는 말이 있쟎습니까. 그 어떤 정의로운 단어와 문장일지라도 너무나 비극적이고 끔찍한 사실 앞에서는 그저 얍삽하고 통속적인 그 무엇으로 추락하고 만다는 생각들. 덜덜~ 떨립니다.
 

필름 카메라로 찍고, 스캔 받은 사진인데... 디지털사진보다 훨씬 감이 좋다...


저 한 마리 찍을려고... 헛방질은 또 얼마나 많이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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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5-07-29 0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어... 언제 다녀오신거에요? 음음...
저 기린은 정말 기린스럽게 생겼습니당...

로드무비 2005-07-29 0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가 다녀오신겨?
마닐라로?
본격적으로 왕창 올려봐봐요.^^

인터라겐 2005-07-29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요즘은 필카를 그리워 하고 있어요.. 정말 이번에 휴가 가면 필카도 가져가서 찍어 봐야겠네요...

비로그인 2005-07-29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필카, 좋죠! 저도 9월즈음에 수동 필카 한 대 장만합니다. 풍경을 바라보는 감성도 중요하다지만 그 감성을 담아낼 수 있는 카메라의 매커니즘이나 사진기술도 중요하단 생각에서요. 잘 모르지만 쨍한 디카보단 잔잔한 필카의 장점이 잘 살아 있는 좋은 사진 같아요. 근데 누가 찍으신 사진인가요? 우리 출사가요!!(늘 ..말만..헷^^a)

잉크냄새 2005-07-29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갈매기 사진...예술입니다. 전 개인적으로 흑백사진을 찍어보고 싶은데...
재주가 메주라서...디카도 야생화 접사 촬영 이외에는 거의 쓰지 않고 있네요...^^

파란여우 2005-07-29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갈매기하면 부산갈매기, 부산갈매기~~~ 하는 트롯이 생각난다는....^^

icaru 2005-07-29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 님..작년에요~ 둘 다 작년 것이어요... 올핸 회사서 구들장 지어야죠..
로드무비 님.. '본격'요? 우짜나.. 뵈드릴게 읎네요...^^;;
인터라겐 님.. 그러게요...디지털카메라가 보편화되면서...당최 현상을 구찮아서 안 하고...화면으로만 사진을 보다보니...사진 찍고 보는 깊은 맛이 안 나는거 같고요...

복돌이 언니...수동 필카 하나 장만 계획 있으시네~** 카메라가 도데체 몇 개여!!
잉크냄새 님... 야생화만 찍지 마시고... 님의 손 (손 한짝씩 찍어야겠네요...셀카할라무는), 발, 얼굴, 접사 찍으셈!!!

파란여우 님...잰 태안 갈매기라 해야나요~ 님 계신 곳과 가깝다!! 그죠?

비로그인 2005-07-29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맨 처음에 유명 브랜드의 카메라라면 좋은 사진을 만들 수 있다고 잘못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어떤 분이 훌륭한 감성만 있다면 일회용 카메라 할지라도 얼마든지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깨우쳐 주시더라구요. 물론 지금 디카로도 만족하지만, 어쩌면 아주 오랫동안 그리워하게 될지도 모를 엄마의 모습을 담고 싶어요. 어머님도 최근에 당신의 영정 사진을 찍어달라고 직접 주문도 하시더군요.(흐뭇 쯧쯧)

날개 2005-07-29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 넘 멋지게 잘 나왔네요..!!+.+ 갈매기 사진은 예술인데요?

icaru 2005-07-31 0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돌이 언냐...엄니께서 딸의 실력을 은근한 방식으로 인정해 주신 걸겝니다~ 진짜 흐뭇 쯧쯧 하시겠당 ^^
날개 님...앗 감솨!!! ^^
 



어제는 아니지만....어제 점심에 먹은 것과 유사하네요~ 정확히 저 때 날짜가 언제인지...

기억이 가물...아아....신문을 확대해서 날짜만 볼 수두 없구.,..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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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5-07-29 0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시락 싸갖고 다니세요? 굿 아이디어!!!
저두 직장생활 하는 동안 매일 사먹는 밥이 얼마나 싫었다구요.
근데 참치 캔은 왜 안따셨어요? ㅋㅋ

비로그인 2005-07-29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벤또'다! 근데 궁금한 게 젤 아래 '눈 속에 파 묻힌 삽'처럼 밥 속에 내다꽂은 숟가락의 주인공은 누구일까요..(오늘 유심히 함 관찰해 보시길)계절을 추측해 보건대 5월 초봄쯤 되나 봅니다.

icaru 2005-07-29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 님... 참치캔은 오후 간식으로 따서 푹푹 퍼먹을까 하고 꼬물쳐 둔 거랍니다~ 라고 하면 거짓말이고... 반찬이 넘치게 많은듯 하여서 그만,,,,,
복돌언냐....예리하심다~ 5월초봄인듯~ 그 쯤에 갓 신혼인 친구가 있었는데...저 날 그 친구 낭군 님께서...친구 밥 위에 멸치로 엘 오 브이 이 를 만들어 넣어 주셨길래 그걸 기념에 찍을라고....저 사진도 찍었지요...추자븐하게(?) 밥먹는 거 찍는다고 원성들어 감서요... 문제의 사진을 좀 있다가...딸려 올리겠습니다~

'눈 속에 파 묻힌 삽'처럼 밥 속에 내다꽂은 숟가락의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누군누구것슝...제 벤또에 포크를 내려꽂고...

잉크냄새 2005-07-29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창시절 생각납니다. 여학교는 설마 그러지 않았겠지만 남학생들은 맛있는 반찬 몰래 먹으려고 반찬 뚜껑위에 손 얹고 혼자 먹던 애들, 어디선가 날아온 포크에 찍혀 손등에 핏자국이 마를날 없었죠.
사진 자세히 보니까 몰래 드실라고 밥 사이에 계란 후라이 넣어 놓으신것 같은데요.

humpty 2005-07-29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저런 신문지 깔린 적나라한 밥상이라니...
첨에 볼 땐 몰랐는데, 듣고 보니 저 '삽같은 포크'만 눈에 확~ 들어오네요^^

파란여우 2005-07-29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계란덮밥, 고사리 나물도 보이고 미역줄기무침...아이, 배고파요~~~~

실비 2005-07-30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회사도 여직원끼리 도시락 싸먹어요. 소시지도 싸오구여. 김치 다 맛나죠~~ ㅎㅎ

icaru 2005-07-31 0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크냄새 님... 흐흐 여학생들 사이에서의 점심 시간도...전쟁터 방불케해요...제 지난날을 더음어 기억해 보니...그렇습니다 ^^ 지금은 다 커서...식탐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요~ 속에서 잘 처리 ^^ 안 그런 척 하면서...맛난 반찬만 골라 먹기!!

험프티...내가 저 때 사진기 들구 와 찍던 거 기억나나? 보아하니, 험프티 양은 하단 오른편에 있는데 신체 어느 일부 하나 안 잡혔군 흠...
파란녀우~님... 고사리 나물은 그렇다치고..미역줄기 무침을 알아보신 건...놀라운 걸요~ 드시고 싶으셨던 게 맞는듯!!
호호... 효주 님도 햄꽈...시구나..저도 햄꽈...ㅋㅋ 몸에 좋지 않다고...엄마는 항상 쿠사리 주셨었죠...(앗 쿠사리는 일본말이라는뎅..)
실비 님.. 도시락이 사서 먹는 밥보다...확실히 영양만점이죠..그리구 과식하지 않을 수 있어 좋아요... 밖에서 먹는 밥을 먹음 항상... 남기기 싫어하는 개인적인 성향타에... 과식을 한다지요...에긍..

2005-08-08 18: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8-09 04: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호선.... 합정에서 당산으로....당산대교를 지나는 중...오후 6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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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29 07: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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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라겐 2005-07-29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시간 까지 잠못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ㅎㅎㅎ 비가 온뒤라 그런가 물이 많이 불어나 있네요...

비로그인 2005-07-29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상하게 서울은, 다른 도시완 달리 가기가 힘든 장소가 되어버렸어요. 작년에 혼자서 배낭을 메고 인사동 미술관에 간 적이 있었는데 서울역 앞에서 지도를 확인하며 지하철을 탔어요. 사진과 비슷한 다리 위를 지나가는데 둔탁한 바퀴의 마찰음이 들리더군요. 내릴 역을 점검하며 귀를 쫑긋 세우곤 긴장하고 있는 저완 달리 오후의 햇살을 느긋하게 쬐이며 태평한 얼굴로 눈을 감고 있는 서울 시민들을 보고 있자니 저 또한 여유가 생기면서 뭐랄까, 도서벽지촌 아이의 외로움이 조금씩 사라지더라구요. 그냥 여기도 평범한 사람들이 사는 평범한 도시라는..

실비 2005-07-29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있어요... 저도 맨날 지나가는..

잉크냄새 2005-07-29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01년 5주동안 여의도에서 교육을 받느라고 당산에 있는 숙소까지 매일 출퇴근하면서 저 전철을 타고 다녔던것 같네요. 아마 '01년 초가을, 반바지에 샌달 신고 넥타이 부대가 즐비한 전경련 건물을 들락날락하던 불량청년을 보셨다면 저일 겁니다.

icaru 2005-07-31 0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당산에서 알라딘 서재로요 쿠쿠,,, ?
인터라겐 님... 정말 가끔... 밤 잠자기 아까운 날 있죠...잠도 안 오고...
물론 다음날 출근해서... 비몽사몽... 불쾌지수 짱...! 감당하기 힘들죠...
그래도...밤의 매력은 대단한듯합니다... 심야엔 약간 맛이 가는듯해요... 누구라도 그럴까요?
엇... 실비 님도 맨날 지나가는 노선이고만요? 그럼 언젠가 한번은 부딪힌 적도 있지 않았을까요?
아하......2001년이라... 잉크냄새 님... 젼경련 건물은 아니고... 한때...첫 직장이...경총 회관 바로 옆이었었는데...앗 마포지요..경총은...전경련 건물이랑 경총이랑 무슨 상관이 있다고 헤헤...동문서답 지송 ^&^

2005-08-13 2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