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귀고리 소녀
트레이시 슈발리에 지음, 양선아 옮김 / 강 / 200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차분하고 감수성이 예민해 보이는 소녀가 집안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베르메르의 집에 하녀로 들어가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 소녀의 눈을 통해 본 집안 풍경, 가사일, 17세기의 네덜란드 시장 풍경 등을 보는 게,  복원해 놓은 그 시대로 내가 들어가 있는 것처럼 실감난다. 베르메르의 그림에서 그랬던 것처럼 우유를 따르고 저울질을 하고 레이스를 짠다.

담담한 문체도 그럭저럭 즐길 만했고, 베르메르의 그림에 등장하는 인물에 대해 그럴법한 성격과 정황을 부여했다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아쉬운 것은 소설 속 또 한사람의 주인공 베르메르가 소녀를 향한 마음이 어떤 건지 잘 드러나지도 않고(이 소설의 결정적 장면이기도 한 진주 귀걸이를 달아주던 장면이 있기는 하지만...) 주인공 소녀의 위상을 부각하기 위해 베르메르의 부인을 줄줄이 아이들을 낳으면서 남편의 마음을 유인하려 하는 인물로 설정한 것도 좀  마음에 안 든다. 거기다가 부인의 많은 자식들 중, 부인을 빼닮은 아이 코넬리아를 심술궂고 고집스럽게 그린 것도 그렇다. 그 아이의 심술궂고 음흉한 행동을 나중에 뺨을 갈기는 것으로 소녀(이 땐 소녀가 결혼하여 애엄마였는데..)는 복수하는데, 이 반동 인물인 코넬리아에게 작가는 너무 인심이 박한 것 같다.


이 소설을 즐겁게 읽으려면, 줄거리를 따라가느라 속도를 내는 우를 범하지는 말았어야 했나보다. -

 

                                                                       ----이 책을 재밌게 읽는데 실패한 독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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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 2005-07-28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인공 베르메르가 소녀를 향한 마음이 잘 드러나지도 않고
맞아요. 솔직히 직접적으로 드러낸건 없지요... 그나마 그림그릴때나 조금 그랬나.
아이들을 왜 그렇게 많이 나은건지 저도 그게 의문점이여요.. 전 잼있게 읽었는데..^^; 전 아마 첨 그림때부터 기대를 많이해서 그런가보아요^^

어룸 2005-07-28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흑...저도 이 책 재밌게 읽는데 실패했어요!! ㅠ.ㅠ
특히 아내에대한 묘사, 정말 싫죠?!!! 흑흑...특히 저는 베르메르 그림을 볼때마다 아내에대한 사랑이 굉장히 많다고 느꼈기때문에 더욱더 작가의 해석이 불만이었어요!! 베르메르 캐릭터도 맘에 안들게 만들어놨고...아무리 작가 맘이라지만 정말 너무 싫었다구요!! 이 책에서 맘에 든거는 중간중간 껴 있던 그림들 뿐이었어요!!

날개 2005-07-29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도 유명하길래 꼭 읽어야겠다고 생각하던 책인데.... 웬지 제게도 별로일거라는 생각이 드는군요..ㅠ.ㅠ

panda78 2005-07-29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 전 암 생각없이 읽어서 그런가... 그림을 가지고 소설을 썼다는 게 좀 신선해서 그랬나(막 나왔을 당시엔 꽤 신선하지 않았나요.. ^^;;) 꽤 재미있게 읽었는데요. 근데 여인과 일각수가 더 재밌긴 하더라구요. 흠..

2005-07-29 00: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5-07-29 0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험험험.. 저는 재밌게 읽었어요..;;;

icaru 2005-07-29 0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이 시간에 아니 주무시공 ^^

2005-07-29 07: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레져 2005-07-29 0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영화를 재밌게 봤어요...
살포시 면사포 처럼 얇은 자락을 보였다 말았다 하는 그 느낌이 좋았죠.

인터라겐 2005-07-29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책을 읽고 나서 한동안 헤어 나오지 못했었요.. 그림도 마음에 들고 소녀 그리트도... 부인에 대해서도 연민을 느끼면서 봤는데....

비연 2005-07-29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전 괜챦게 보았는데. 그냥 선이 고운 책이구나 싶었어요..^^

비로그인 2005-07-29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네스팟이 자주 끊기는 바람에 접속이 잘 안 되는군요. 음..제가 베르메르의 아내였다면 제 자신을 학대했을 거 같아요. 여성해방의 역사가 채 백년도 되지 않았는데 십 칠 세기라면 페미니즘이라는 개념도 매우 보잘 것 없었을 거 아녜요. 양육이라는 굴레, 소녀에게 집중하는 남편, 자아를 잃어버린 나..희망이 없군요..

파란여우 2005-07-29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게 읽고 자랑할께요^^

icaru 2005-07-30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고맙습니다... 힘 좀 내야죠~ 좋은 소식 들여 드릴 수 있었으면...

아...님들은 다들... 진주 귀고리 소녀를 잘 읽으셨군요...
아...전...영화로나 한번 봤음 좋겠다~ 합니다 ^^ 투풀 님.. 우리 이 영화나 다시 볼까요?~
복돌이언니..네스팟이 자주 끊기누만요... 마자마자...십칠세기니...그랬겠죠오... 그랬을듯...흠...
파란여우님..! 재밌다고 아우성치는 모습 보고자픈데...보여 주십쇼~

2005-07-30 22: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7-31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07-29일 07:28분 속삭 님.. 저는 정말 무딘 사람인가 봅니다~ 님의 리뷰를 다시 읽고, 그 둘의 감정선을 좀 아리아리하게 감잡습니다... 17세기 풍경들을 좀 볼 요량으로도라 영화를 봐야겠어요... 그런데요 우리동네 대여점엔 없더란 말이죠... 에긍...

sayonara 2005-10-22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윽.. 제대로 된 제목을 달기조차 싫으실 정도로 실망하셨나요!? ^^;
전 그냥 이런 류의 분위기가 좋아서 재미있었는데... 뭐, 독자 각각의 감흥은 다른 거지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