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토르의 성격 분석
토르는 오딘의 아들이지만 둘의 성격은 매우 다르다.토르는 농업의 신. 농사와 관계 깊은 날씨를 다스린다. 즉 천둥 번개와 폭풍과 비를 다스리는 신. 농업과 어업이 삶의 바탕이던 옛날 보통 사람들에게 대단히 중요한 신. 오딘 신만큼이나 중요한 위치에 있는 신. 인간의 삶에 방해가 되는 온갖 거인에 맞서 싸우는데 여기서 거인은 북유럽의 혹독한 자연을 상징. 토르는 농사짓는 인간들의 삶을 보호하기 위하여 이런 거인들을 만나면 망치로 때려죽이는 일을 하는 우직한 이미지. 많이 먹고 많이 마시고 욱하는 성질도 있어서 가끔 경솔한 판단을 내리기도 하는 순박한 신. 목요일이라는 단어 (Thursday, Donnerstag)에는 바로 이 토르(Thor, Donar)의 이름이 들어가 있다. 그리스 신화의 제우스 신과 비슷한 측면도 있지만 제우스가 토르 신보다 훨씬 세련된 이미지.
2. 오딘 신과 토르 신의 성격 비교
* 오딘 신 : 전쟁을 관장하는 신. 신들의 최후를 막기 위해 끊임없이 전쟁 준비를 한다. 지혜의 신. 전체적인 상황 판단을 하고 전략적인 사고를 한다. 계략을 사용할망정 힘으로 싸우지는 않는다.
* 토르 신: 전쟁을 준비하고 계략을 세우는 일에 별 관심도 재주도 없다. 거인이 나 타나면 그냥 본능적으로 망치를 움켜쥐고 싸울 준비를 한다.
3. 토르 신의 세 가지 보물
쇠망치 묠니르
힘의 허리띠
쇠장갑
이중 특히 쇠망치는 스칸디나비아 사람들 사이에서 행운과 보호를 상징하는 장신구, 결혼식의 축복을 위해서도 쓰였다. 원래 십자 모양인 쇠망치는 나중에 기독교의 십자가와 뒤섞였고, 뒷날 히틀러의 나치당을 상징하는 갈고리 십자가도 이 토르의 망치에서 나왔다고 여겨진다.
언젠가 안인희의 북유럽신화 1 을 읽으며 정리해두었던 부분을 다시 읽어 보았다. 오늘 영화 <토르>를 보고 와서이다.
별로 이과생같은 이과생도 아니었으면서 지금도 '신화', '전설' 이런 단어가 나오면 문 앞에서 금방 들어가지 못하고 머쓱거리는 객 마냥 주저하게 된다. 그런 선입견을 쉽게 없애준 책, 안인희의 북유럽 신화. 한번에 읽어버리는 대신 조금씩 읽어나가고 있는 책인데 (책이 어려워서가 아님) 그래서 그런지 영화 <토르>가 개봉된다는 것을 알고 '저거 꼭 봐야해!' 하고 마음 먹었으니 어차피 영화에 대한 순전히 객관적인 평은 하기 어렵게 되었다.
토르.
머리를 굴리는 지략의 신이라기 보다는 단순, 우직, 강인한 신.
'묠니르'라고 불리는 쇠망치는 그가 가지고 있는 세가지 중요한 무기 중의 하나이다. 이제 '앙꼬 없는 찐빵'이라는, 누구나 아는 비유 말고 '쇠망치 없는 토르'라는 비유를 가끔 써보면 어떨까. ^^
미국에서 제작된 영화이지만 감독이 누구인가. 케네스 브래너이다.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절대신 '오딘'으로 등장하는 인물이 안소니 홉킨스라는 것은 영화를 다 보고 나와서야 알았다. 영화에서 토르의 동생이자 오딘 신의 또 다른 아들로 나오는 '로키'는 원작과 조금 다르게 그려진 것 같지만 토르와 대결 구도를 이루기에 적합한 인물이었다.
'토르'가 너무 헐크 같은 이미지로 그려져 있다는 평도 보았는데 북유럽 신화에서 토르는 워낙 그런 이미지의 신이다. 영화 결말을 보며 후속작이 반드시 나오려는구나 하는 예상은 아마 영화를 본 대부분의 사람들이 했을 것이다.
영화 속에서 신으로 등장하는 배우들의 발음은 모두 영국식, 나탈리 포트만을 비롯해서 현재 지구상의 인물들로 등장하는 배우들은 모두 미국식.
인간이 제일 경외하는 대상은 다름아닌 총, 칼 등의 무기가 아니라, 핵폭탄, 원자로의 누수가 아니라 '자연'. 자연 현상 그 자체였다. 이 영화에서 북유럽의 추위와 눈, 바람 등의 자연적 장애물은 바로 인간과 신 모두 싸워 극복해야 함과 동시에 어느 순간엔 순종해야 하는 괴물 '거인족'으로 그려져 있다.
인간이든 신이든, 자연과 맞써 싸우는 하나의 존재는 참으로 미약하고 보잘것 없어 보이나, 한 사람이 아닌 인간 전체의 역사는 한 사람의 노력이 아니라 오랜 세월을 두고 여러 인간의 노력으로 이어져 모습을 드러내고 가치와 의의가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오늘 나의 행보, 나 한사람의 인생을 두고 볼땐 물거품처럼 허무하고 아무 것도 아닐 수 있겠지만 시야를 넓게 갖고 보아야 하겠다는, 개인적인 감상에 이르기까지, 토요일 오후, 실제로 천둥과 번개 속에서 영화 '천둥의 신 토르'와의 만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