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적인 사람은 발상력이 뛰어나다

내향적인 사람일수록 창조적이다

고독을 사랑하는 것은 인생을 사랑하는 것이다

남을 피하는 사람은 대부분 정직하고 꾸밈이 없다

낯을 가리는 사람이 진실한 인간관계를 만든다

소극적인 사람은 남의 말을 잘 듣는다

소심한 사람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

어두운 사람일수록 밝아지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

타인에 대한 질투는 자기를 단련시킨다

열등감이 심한 사람일수록 일을 잘한다

남의 기분에 민감한 사람은 분위기 파악이 빠르다

남의 시선에 민감한 만큼 남을 잘 배려한다

받은 만큼 꼭 보답하려는 사람은 신용이 두텁다

입이 가벼워도 좋은 소문을 퍼뜨리면 미덕이다

승부욕이 강할수록 의욕이 커진다

외로움을 타는 만큼 더 사교적이다

자신감이 없는 사람은 그만큼 겸손하다

걱정이 많은 사람은 크게 실패하지 않는다

나약한 사람에게 친밀감을 느낀다

비관적인 사람일수록 자기 암시가 강하다

평범한 사람일수록 매사에 쉽게 적응한다

자기 주장이 서툰 사람이 정직하다

꼼꼼하고 끈질긴 성격이 자신을 발전시킨다

단정치 못한 성격일수록 대범한 가능성이 높다

좋고 나쁨이 분명한 사람일수록 속정이 깊다

변덕이 심한 성격일수록 아이디어가 풍부하다

싫증 잘 내는 사람일수록 발상의 전환이 빠르다

건망증이 심한 사람일수록 남들에게 편안함을 준다

 

 

= 간바 와타루 < 누구에게나 단점은 있다 > 중에서 =

 

 

 

 

 

 

 

 

 

" 사람의 장점은 단점에서 자란다 "

 

대부분의 부모에게 내 아이 장점보다는 부족한 면이 먼저 보인다.

좋은 점을 일깨워주기보다는, 부족한 면을 지적하고 고치라고 얘기한다.

고칠 때까지.

 

내 아이가 모자란 것 없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이긴 하지만

부모의 반복적인 지적질로 아이가 잘되는 것 같지는 않다.

그렇다고, 넌 다 잘한다면서 영혼없는 칭찬만 하는 것도 도움이 안된다.

아이의 부족한 점을 꼭 얘기해줘야 할 때라면, 위와 같이 그 성향의 좋은 점도 같이 얘기해주자.

잘 기억해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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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3-10-27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렇게 긍정적일수도있네요

hnine 2013-10-28 04:29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님, 잘 지내고 계시지요? 우선 반가와서~ ^^

2013-10-28 17: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3-10-29 07:25   좋아요 0 | URL
엄격하신 부모님 덕분에 저도 어릴 때부터 칭찬보다는 지적을 많이 당하고 컸던지라 이런 글이 더 마음에 들어왔는지도 모르겠어요.
다른 사람에게 얘기할때도 그렇고, 다른 사람이 내게 하는 말을 해석할때도 그렇고, 참고하면 좋을 내용들이지요? ^^
자주 들러주셔서 고마와요. 저도 성의있게 올려주시는 신간목록 페이퍼, 열심히 보고있답니다. 저 역시 매번 댓글을 못달아도요 ^^
낮에는 반팔, 밤에는 덧옷까지 챙겨입어야 하는 날씨입니다. 독감예방 주사도 안맞고 버티는 배짱이니 스스로 잘 챙기고 겨울을 나려고 각오하고 있습니다. 우리 같이! ^^
 
1Q84 3 - 10月-12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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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음)

선인세가 10억을 넘어선다는 작가의 작품 (내게 10억이란 생기면 어디에다 쓸지 생각도 해본 적 없는 액수의 돈)이 3권까지 다 읽도록 내게는 그닥 큰 느낌을 남기지 않았다.

3권에서는 우시카와가 덴고와 아오마메에 얽힌 모든 배경을 단순 미행과 관찰만으로 너무 쉽게, 단번에 알아내는 것 같았다. 달이 두개 뜬 것을 보고 다른 세계에 와있다고 바로 받아들이는 것도 그렇고, 거대 조직의 힘으로도 안되는 것을 오로지 혼자 힘으로 말이다.

그가 결국 다마루에 의해 고문, 살해되는 묘사는 너무 옆에서 본 듯 해서 끔찍하고 또 인간 우시카와에 대한 동정심이 일었다. 자기가 누구에 의해, 왜 죽음을 당하는지도 모르면서 비명에 가는 삶이란. 그 짧은 시간에도 마지막 눈에 그린 것은 이미 헤어진지 오랜 가족들이라니.

하루키는 우시카와의 최후 과정을 어떻게 그렇게 마치 겪어본 일인양 묘사할 수 있었을지. 비닐이 입으로 빨려들어가 거의 입천장에 붙어버리다시키 했다는 것이 어디 상상과 짐작만으로 할 수 있는 묘사인가?

거의 2,000 페이지에 달하는 이야기의 결말에서 나는 그나마 거기까지 끌고 온 약간의 긴장감이 피식, 헛웃음으로 풀려버리는 걸 느꼈다. 특별한 한번의 느낌 교환이 아오마메와 덴고를 그토록 오래동안 찾아헤매게 한 인연으로 묶이게 한 계기라는 것도 별로 공감이 되지 않더니, 그 믿음 하나로 덴고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버릴 생각까지 하는 아오마메도 내겐 좀 황당했다. 어릴때 독립하여 나름 냉철한 현실을 잘 알만한 연륜의 여자가 하는 생각이라는게, 아무리 소설이지만 '하루키씨, 왜 이래~~' 하고 싶었으니.

그런 아오마메가 덴고를 만난 적도 없이 덴고의 아이를 갖게 되고, 또 그렇다고 확신하는 것에서 나아가, 마침내 만나게 되어 서로를 확인하고 이 둘이 한 일이란. 그게 이 긴긴 소설의 결말이라니. 웃어야 할지, 툴툴거려야 할지.

큰 감동 없는 한권 짜리 책을 읽어도 밑줄 그은 문장 하나쯤은 있던데, 세권, 2,000 페이지를 다 읽었는데 그 어디에도 밑줄 하나, 포스트잇 하나 그어있지도, 붙어있지 않구나.

하지만 인정한다. 결국 3권 끝까지 다 읽게 만들지 않는가? 최소한 하루키는 그런 능력이 있는 작가라는걸. 출판사에게는 어쨌든 그만한 선인세의 가치가 있는.

 

 

'하루키씨, 미안해요. 하루키 팬들에게도 미안합니다. 이건 제 개인적인 느낌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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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미미앤 2013-10-29 0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 오래 기다려야될 줄 알았어요!^^ 정말 빨리 읽으신다^^
선인세가 10억이 넘는다니.. 정말 부러운 작가면서도, 너무 이해 안 되는 캐릭터나 이야기들 보면 부럽지만도 않은 작가 같아요..

hnine 2013-10-26 18:43   좋아요 0 | URL
제가 조~기 마지막 줄 쯤에 썼듯이, 하루키는 능력있는 작가예요, 그런 면에서. 좀처럼 읽다가 중단하게 만들질 않더라고요. 기껏 다 읽고서 저처럼 이렇게 군시렁댈망정~ ^^

안녕미미앤 2013-10-29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나마, 한번의 느낌 교환으로 목숨까지 버릴 생각까지 하는. 나름 냉철한 현실을 잘 알만한 연륜의 여자.는 어딘가 있을법도 하네요.. 문체가 뭐랄까, 가만히. 보게하는.. 그런 힘있는 작가임은 인정 안 할 수가 없지요. 특히 허무할 때 보면 더 매력적인.

hnine 2013-10-29 08:04   좋아요 0 | URL
제가 책을 통해서 찾고 있는데 뭔가 생각해봤더니, '이 작가는 인생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인생에 대해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가' 이런 것 같아요. 작가의 이런 메시지가 용케 제게 바로 전달되었을때, 작가의 진심이 느껴질때 저는 그 책을 좋아하게 되고, 그렇지 못할때 그 책과 인연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지금 앨리스 먼로의 책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랍니다. 이 작가는 또 어떻게 글 속에 자기의 인생관을 숨겨놓았을까 기대하면서요.
 

 

'여기까지가 끝인가보오, 이제 나는 돌아서겠소. 억지 노력으로 인연을 거슬러 괴롭히지는 않겠소.'

이 노래는 이렇게 시작한다.

 

손에 연필을 쥐고 뭔가를 쓰고 있다가 노래가 끝날 때까지 그 자세로 가만히 듣고 있었다.

노래가 끝났다.

한번 더 듣는다.

그리고 한번 더.

 

나의 개인적인 경험에 의하면, 나의 판단과 의지로 "끝"을 내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

'이제 끝이구나' 생각하고 포기하고 단념하고 있는데,

간신히 그렇게 추스리고 있는데,

다시 시작되는 경우.

그때마다 나는 생각했었다. '끝'은 내가 함부로 정하는게 아닌가보다.

끝이란 나혼자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닌가보다 라고.

 

지금도 가끔

'이제 끝이다, 절망이다' 라는 생각이 들때

'아닐지도 모르지?' 라는 틈을 조금 남겨놓는다.

 

 

 

그런데 이 노래, 상황에 따라서 눈물 철철 흘리며 들을 수 있을 노래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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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미미앤 2013-10-19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혼자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끝이 아닌 줄 알았죠. 그런데 나혼자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끝이란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 끝은 내가 정한 게 아니라, 원래.. 그렇게 정해졌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 같아요. 아~ 쓰다~~~~ :) 그렇기도 하다구요^^

hnine 2013-10-20 04:54   좋아요 0 | URL
네, 미미앤님 말씀, 무슨 말씀인지 알 것 같아요.
쓰지요 ^^

파란놀 2013-10-20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하루도 아름다운 마음으로
아름다운 이야기 즐겁게 누리셔요~

hnine 2013-10-20 10:52   좋아요 0 | URL
여긴 지금 날씨가 아주 화창합니다.
좋은 날씨를 선물받았으니
좋은 마음으로 하루를 지어야지요.

마녀고양이 2013-10-20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노래 너무 좋아해요, 예전에 들으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마음에 저미고, 버려지는 느낌이 들고, 어쩔 수 없는 느낌으로, 제 힘으로 안 되는 것들,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드는 곡이예요. 제 손을 벗어나는 것들에 대해서 한동안 얼마나 슬퍼했는지요, 그만큼 미련이 강했어요.

틈을, 틈을..... 네, 그런 틈을 항상 가져보려고 저도 노력합니다.
나인 언니, 가을 하늘 아래에서, 즐거운 일 있는 주말 되셔요.

hnine 2013-10-20 17:52   좋아요 0 | URL
마녀고양이님 오늘 올리신 페이퍼 읽고 댓글 달려다가, 각 번호글마다 꾸역꾸역 하고 싶은 말이 자꾸 길어져서 그냥 포기하고 나왔어요.
이 노래를 저는 엊그제 처음 들었지뭡니까.
이젠 이런 노래를 조금은 차분한 마음으로 들을 수 있어서 감사해요. 나이가 주는 보너스랄까요 ^^

블루데이지 2013-10-21 0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가끔 무언가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는 무시무시한 생각들에 사로잡혀
뒷목이 서늘할때가 있어요^^
hnine님! 제 맘인데 왜 제맘이 이렇게 내맘처럼 안되는걸까요!
모처럼 <편지 >들어야겠어요^^
아무래도 철철 울것같아요!

hnine 2013-10-21 05:13   좋아요 0 | URL
대롱대롱 매달려있는 느낌이라고 하시니 저도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오늘 하루 무사히 보낼 수 있을까 걱정하는 마음부터 들던 때가 생각나네요. 그때를 어떻게 넘겼는지 지금 생각해도 다시 하라면 못할 것 같지만 동시에 그래도 잘 넘겼구나 싶어서 스스로 기특한 마음이 들기도 해요.
블루데이지님, 그래도 블루데이지님 서재의 글 속에선 긍정적인 느낌이 전해와서 전 가끔 가서 그 기운 전해받고 오는걸요? ^^

순오기 2013-10-21 0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래도 좋고 노랫말도 좋으네요~
가슴 저미는 이별 경험이 없어도 공감할 수 있는 노랫말....

hnine 2013-10-21 08:36   좋아요 0 | URL
가슴 저미는 이별 경험이 다행히 없으시군요.
저에게는 그게 사람인 적도 있고, 사람이 아닌 일이었던 경우도 있었던 것 같아요. 감히 그게 '가슴 저미는' 정도였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저런 가사를 쓸 수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참, 여러 사람 울릴 수 있는 가사를 말이예요.
함께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2013-10-21 08: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0-27 06: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0-21 11: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0-22 18: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여름 2013-10-21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광진의 편지 너무 좋지요...자신의 경험담을 담아 만들었다는 노래구요^^
이 노래를 알거나 좋아하면 나이가 좀 들은건데 말이지요~~

hnine 2013-10-22 18:09   좋아요 0 | URL
저는 나이가 좀 들었지만 (^^) 이 노래를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어요.
한번만 듣고 넘어가지지 않더라고요.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노래이니 부를때마다 특별한 감정이 꽉 들어갈 것이고, 듣는 사람에게도 그 감정이 특별하게 전해져 오나봐요.
이분도 이런 노래까지 만들어 불렀지만 결국 노래 속의 상대방과 결혼을 했잖아요? 끝이 끝이 아닐 수 있다니까요~ ^^

icaru 2013-10-21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이 노래 듣는데, 참 가사가 명시보다 더 깊은 아우라를...
상황에 따라 그에 맞는 해석으로 입혀 들리는 놀라움을 간직한 시,,아니 노래 같아요 ^^

전에, 이 가사를 아내가 써줬다고 라디오에서 들었는데~
참 멋진 아내를 두었다고 ㅋ

hnine 2013-10-22 18:12   좋아요 0 | URL
저도 검색해보고 알게 되었어요 이 노래에 대한 배경을.
가사를 남자가 아닌, 여자가 썼군요. 음, 그건 좀 반전인데요~
이런 사연을 거쳐 부부로 맺어진 경우에도 살다보면 부부싸움을...안 하진 않겠지요? ^^

2013-10-22 21: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0-27 06: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0-23 1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1. 전국노래자랑 보다가 할머니 생각

 

 

 

 

 

 

 

할머니 돌아가신지 올해로 24년이 지났다.

돌아가실때까지 우리 집에서 함께 사시면서 일하시는 엄마대신 나와 내 동생 둘을 어릴 때부터 키워주셨고 집안 살림을 거의 맡아 하시다 시피 했다. 할머니 밑에서 크는 아이들 버릇 나빠진다고 하는 말을 나는 믿지 않는 것이, 우리 할머니께서는 엄마 못지 않게 엄격하셨기 때문이다. 응석, 어리광, 이런 건 통하지 않았다.

할머니는 한번도 뭐가 먹고 싶다, 어디 가고 싶다, 갖고 싶다, 보고 싶다고 요구하신 적이 없었다. 돌아가시기 전 고향에 한번 가보고 싶다고 하셨던 것이 내가 기억하는 유일한 할머니의 바램이었는데, 그마저 이루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그런 할머니께서 좋아하시는 TV 프로그램이 바로 '전국노래자랑'. 그것도 일부러 시간 맞춰 보신것도 아니고 어쩌다가 주말에 TV를 틀어서 '전국노래자랑'이 나오고 있으면 끝날때까지 보고 계시곤 했다. 그런 할머니를 지나가다 옆에서 보면 TV를 향해 앉아 혼자 웃고 계신 걸 보고 나도 혼자 웃었던 기억이 난다.

돌아가시기 몇해전부턴 정신이 깜빡깜빡 하는 일이 잦았는데, 전국노래자랑 사회자를 보면서 저 사람이 우리 고향사람이라고 하셨다. 저 노래자랑을 할머니 고향에서도 하는걸 직접 가서 몇차례 보셨노라고. 처음엔 무슨 말씀하시냐고 대꾸하다가 나중엔 "아, 그래요 할머니?" 그냥 그렇게 맞장구 치곤 했다.

오늘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전국노래자랑을 보게 되었다. 아직도 할머니께서 고향 사람이라고 우기시던 그 분이 사회를 보고 있었다.

할머니 생각이 나서 나도 한동안 보고 있었다.

돌아가시기전 고향에 한번 모시고 갔어야 했다.

 

 

2. 자장가를 대신해주던 영어회화 테입

 

 

 

 

 

 

 

 

 

 

 

 

 

 

 

 

 

잠이 안올때 보통은 라디오를 켜놓고 들으면서 잠을 청하기도 하지만 가끔은 위의 영어회화 테입을 반복재생으로 틀어놓고 잠을 청할때가 있다. 영어회화를 익히는게 목적이 아니다. 1998년 혼자 외국 생활을 하게 되었을때, 그야말로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그곳에서 어찌나 한국말이 그립던지. 그때 가지고 갔던, 우리글로 쓰여진 유일한 책, 최영미의 <시대의 우울>은 수십번을 읽었지만 때로는 글자가 아니라 한국 사람의 목소리가 듣고 싶을 때가 있었다. 그러다가, 한국에서 가지고 간 영어 회화 테입의 해설 부분이 한국말로 되어 있음을 알고 아쉬운대로 그거라도 들으며 잠을 청했던 것이 버릇이 된 것이다. 요즘처럼 인터넷이 발달하고 외국, 한국이 따로 없는 상황에 비교하면 전설같은 이야기이다.

영어권 나라로 가면서 무슨 생각으로 저 테입을 사가지고 갔는지 모르겠지만 한국말이 듣고 싶을 때 저 테입을 듣게 될지 누가 알았겠는가.

지금 들어도 해설자의 영어 발음 하나는 정말 똑 떨어질 정도로 정확하다. 한국말은 경상도 억양이지만 (이건 또 무슨 아이러니인지).

 

자꾸 옛날 일만 떠올리지 말고 앞으로 하고 싶은 것도 적어보고 가고 싶은 곳도 적어보아야겠다.

가고 싶은 곳 두군데 벌써 남편에게 말해놓았다.

케냐의 기린 호텔 (Giraffe manor) , 터키의 카파도키아 (Cappadocia).

 

목록이 자꾸 자꾸 늘어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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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3-10-13 20: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고등학교 청주에서 다닐때 할머니가 밥 해주셨어요. 고 3때 밤 12시(?)까지 자율학습하고 나올때면 늘 할머니가 기다리셨어요. 초저녁 잠이 많으셨을텐데.......돌아가신지 10년은 되신듯요.
오홋 맨아래 사진이 케냐의 기린호텔인가요?

hnine 2013-10-13 22:10   좋아요 1 | URL
세실님도 할머님과 정이 많이 들었겠네요. 매일 같은 시간 누군가를 기다리는 마음, 누군가를 마중가는 마음, 그런게 어쩌면 말보다 더 진한 우리 식의 사랑 표현 방식이 아닌가 싶어요.
맨아래 사진이 케냐 나이로비에 있는 기린 호텔 맞아요. 전 처음에 저런 곳이 실제로 있나 믿기지 않았답니다. 저 호텔 테이블 위의 접시 보세요. 접시에도 기린 무늬가..ㅋㅋ
터키의 카파도키아에선 저 사진속의 열기구를 직접 탈수 있다네요. 가보고 싶어요.

상미 2013-10-13 21: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전국 노래 자랑 우리 엄마도 좋아하셔.ㅎㅎㅎ
울 엄마도 할머니지 뭐^^ ;;
네 할머니 모습 나도 생생해... 쪽진 머리도.
내 기억에 참 꼿꼿하셨어.

난 하고 싶은거... 산티아고 순례길 가고 싶어.
일단 내년에 아들이 대학을 가면,
5월에 남편이랑 지리산 종주 하기로 했다~~~
아들이 관건이고, 두번째는 나의 체력...
운동해야지~~~

hnine 2013-10-14 10:29   좋아요 1 | URL
우리 할머니 깐깐하고 무서웠지? ^^
돌아가실 무렵 매일 보따리 싸놓고 고향 가고 싶다고 그러셨어. 그때 엄마도 아빠도 바쁘셔서 한번도 모시고 가질 못하고 돌아가셨는데 그게 지금 생각해도 참 안타까워. 요즘도 가끔 내 꿈에 나타나시는데 그때도 늘 짐보따리를 가지고 나오시더라.
산티아고 순례길, 멋있다. 산티아고 다녀온 책만 몇권을 읽었는지 몰라. 난 남편보고 산티아고 가자고 하면 반응이 별로일 것 같아, 걷는 거 귀찮아하는 타입이라서. 혼자 가긴 엄두가 안나는 행로이고.
지리산 종주는 병규랑 병규아빠랑 다녀오지 않았었나? 그건 해볼만 하겠다. 대학교 4학년때 생태학 실습으로 지리산 노고단까지 갔는데 그것도 헥헥거리며 다녀왔어. 팔팔할때도 그랬으니 지금 가면 어떨까 싶네. 화엄사가 생각보다 훨씬 더 크고 웅장했던 기억도 나.

nama 2013-10-14 20: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목록이 자꾸 자꾸 늘어나기를' 바랍니다.

터키에 가시거들랑 괴뢰메의 동굴호텔에 묵어보는 것도 좋아요. 특히 한겨울에 덜덜 떨어가며 이불 속으로 기어들어가는 것도 그곳에서는 낭만이지요.


'전국노래자랑'이 한때는 제가 유일하게 보는 프로그램이었지요.

hnine 2013-10-14 21:59   좋아요 1 | URL
한동안 가고 싶은 곳 떠올리지 않고 살았던 것 같아요. 이제 하나 둘 눈길이 가는 곳이 생기는 것을 보니 더 나이들기 전에 가봐야 한다는 생각이 든건지, 아니면 마음의 여유가 좀 생긴건지, 모르겠네요.
터키 여행하고 오신분들은 다 추천하시더라고요. 동굴호텔, 저도 들어본 적 있는 것 같아요. 괴뢰메, 적어놓을께요 ^^

프레이야 2013-10-14 22: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인님 가보고싶은곳 두곳 모두 저도요^^ 기린호텔 우와! 전 친할머니 얼굴은 뵌 적도 없고 외할머니가 참 고우셨는데 제가 큰딸을 낳은 그해 여름 먼길 가셨어요. 사춘기 시절 말없이 위안이 되었던 아랫목 같은 분이셨지요. 그립네요.

hnine 2013-10-15 09:42   좋아요 1 | URL
기린호텔 정말 가보고 싶으시지요? 저런 곳이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했어요. 제가 모르는 곳이 아직도 얼마나 많을까요. 자꾸 예전 생각 떠올리는 시간이 많아지니, 새로운 경험으로 그 자리를 채워보자는 생각이 들었나봐요.
외할머니에 대한 말씀은 예전에도 들었던 것 같아요. 제 외할머니께서도 제가 초등학교때, 외할머니 아직 60대이실때 돌아가셨어요. 프레이야님께선 친할머니도 일찍 돌아가셨나봐요. 돌아가신 분 생각이 이렇게 뜻하지 않은 순간에 불쑥불쑥 나네요. 그리고 잠깐 그리워하고 또 한동안 잊고 살고...그런거겠지요.

안녕미미앤 2013-10-26 13: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 읽다가 "가고 싶은 곳 벌써 두 곳 남편에게 말해놓았다"에서 급 재미가 없어졌어요.
그래도 가보고 싶은 곳.. 말해놓을 분이 있다는 것은 뭐, 가고 싶은 곳이 천만개나 있는 저보다 낫다는 거 아니에요? 칭..
:)

hnine 2013-10-20 04:55   좋아요 1 | URL
남편이 없었다면, 아마 벌써 갔을지도 모르지요 혼자서! ^^

순오기 2013-10-21 01: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할머니 고향이 어디셨는데 못 가보고 떠나셨을까요?
나인님이 그걸 안타까워하니까 마음에 남아 꿈속에도 나오는 듯...
이제는 마음 내려놓아도 될 듯, 할머니께선 날마다 자유롭게 고향에 가실 거 같아요.^^

hnine 2013-10-21 05:19   좋아요 1 | URL
할머니 고향, 안면도지요.
그때 저는 아직 학생이었고, 부모님은 늘 그랬지만 바쁘셨고요.
그런데 요즘은 제 아버지께서 부쩍 더 늦기 전에 어디좀 가보고 싶다는 말씀을 종종 하시네요.
언젠가 저도 그런 말 할때가 올 것 같아서, 뒤로 뒤로 미루지만 말고 가보고 싶은 곳 다는 아니더라도 좀 가 보면서 살고 싶어요.
순오기님, 그런데 이렇게 늦게 주무셔서 어떻게 해요? 11시부터 다음날 2시까지는 꼭 자는게 좋다는데...

안녕미미앤 2013-10-26 14: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파하하^^ 정말 그럴 수도 있겠어요^^ 그런데 혼자라고 책임이 없는 게 아니니까요.. 저 같은 경우는 더 많은 케이스^^
겁도 많구요 ㅋㅋㅋ 쓸데없는 거 아는데 뭐 그러네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꼭 쓸데없지도 않은 것 같아요.
등산 할 때 그러잖아요.. 짐이 많으면 올라가기 힘들어도, 짐이 있어야 물 먹고 싶을 때 마시고 배고플 때 먹고 추울 때 덮고^^ 겁도 좀 있어줘야 안 위험하지 않나요? 히~

hnine 2013-10-26 18:45   좋아요 1 | URL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여행가기 힘든 이유는 경제적인 것, 시간 여유, 이런 것들보다 사실 그거예요. 떨치지 못하는 것! 발 뗄 용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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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그림을, 사진을, 그리고 찍고 모으고 헤치고 하기를 반복하였다. 반복이라는 말이 혹시 지루한 느낌을 준다면 다른 말을 골라야겠다. 누군가에게는 똑같은 작업으로 보이는 그 일들을 하면서 나에게는 그 어느 날도 반복이라는 느낌이 든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아무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이렇게 저렇게 형식에 맞추려고 하지도 않았고, 나는 그저 내 의도를 제대로 나타내려는 데에만 집중했을 뿐이었고, 미술 선생님은 항상 그런 나를 간섭 없이 지켜봐주고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그래서 외롭지 않을 수 있었다. 아니, 오히려 신이 났다. 어떤 작품을 본선 응모작으로 출품할까 선생님과 의논하고 있을 때는 어느 덧 더위가 조금씩 시작되고 있었고, 여름 방학을 한 달 여 후로 남겨 놓고 있었다. 사는 게 늘 재미없는 것은 아닌가보다고 어딘가에 끼적거리기도 했다. 그러면서 멋쩍은 듯 혼자 웃었던가.

다가오는 여름 방학을 생각하다가 집 생각을 가끔 하기도 했다. 지난겨울 방학, 그 사진 속의 여인에 대한 아무 답도 알지 못한 채 서울로 올라왔었다. 나는 왜 그 누구에게도 그 여자가 누구인지 물어보질 못했을까? 궁금하지 않았을 리 없다. 하지만 선뜻 아버지에게 물어볼 수가 없었다. 할 수만 있다면 혼자 알아내고 싶었다. 그렇게 머릿속으로 온갖 상상을 다하며 시간이 흘렀을 뿐이고 그러다가 개학날이 다가왔고, 나는 그대로 서울로 올라왔던 것이다. 답답했다. 그냥 답답한 채 아무 행동도 취하지 못하는 내 자신이 답답했다. 지금까지도.

 

애초에 사진과 그림을 별개로 보지 않았다는 것, 그림과 글을 별개의 작업으로 보지 않았다는 것. 미술 선생님께서는 그것을 나에게서 발견한 특이한 점이라고 하셨고, 그것이 다른 누구의 작품과 비교될 수 없는 강점이라고 하셨다. 남들과 다른 점이 약점이 아니라 강점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 나는 어리둥절할 뿐이었다. 내가 언제 미술대전을 목표로 하여 사진을 찍고 그림을 그렸던가. 그리고 책을 읽고 글을 썼던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그것이 인정받는 것만큼 신나는 일이 또 있을까? 아마 이런 이유로 나는 지난겨울 방학 집에서 본 사진에 대한 의문도 뒷전일 수 있었고, 거의 한 학기 내내 결석 없이 등교를 할 수 있었나보다.

 

“뭐하고 지내냐?”

전화벨 소리에 아버지려니 하고 수화기를 들었을 때 들려오는 목소리는 아버지가 아니었다.

“어, 형민~”

“요즘 통 보이지도 않고 연락도 안 되더라. 이 바닥에 있기는 한거냐?”

“요즘 나 학교 열심히 나가지 않냐.”

내가 큭큭 웃으며 대답했다. 좀 멋쩍기도 했고 미안하기도 해서였다.

“학교? 좋지. 학생이 학교 열심히 나간다는데 누가 뭐래겠냐.”

형민이의 목소리가 어딘지 심상치 않았다.

“학교 다니면 연락도 못하냐? 자식”

이어지는 형민의 대답은 확실히 예전과 달랐다.

“미안하다. 그런데 무슨 일 있냐?”

“무슨 일 있냐고? 상철이가 죽었어 임마.”

“상철이가 죽다니?”

“뛰어 내렸다 그 자식”

이게 무슨 소리인가. 지난 번 패싸움하다 경찰서에 같이 끌려가서 제일 먼저 아버지 손에 경찰서에서 나온 이후로 상철이는 만난 적이 없었다.

 “그 녀석 버릇 좀 잡아보겠다고 걔 아버지가 경찰서에 한참 그냥 방치했다가 데리고 나왔어. 데리고 나와서도 거의 감금하다시피 하고 학교 데려다 주고 데려 오고, 집에 오면 과외 선생 붙여서 공부 시키고.”

형민이의 설명이었다. 아버지가 단단히 마음먹었다는 얘기는 예전에도 들은 기억이 났다.

“그래서? 그런다고 죽어?”

그렇게 아버지와 계속 대립하고 있던 어느 날, 아파트 현관 앞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것을 상철이 아버지가 들어 오시가다 보시고는 불러서 호되게 야단을 친 그 날, 상철이는 그대로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 떨어졌다고 한다. 죽을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얘기하는 형민이의 말끝마다 퇴퇴 침 뱉는 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눈물을 위장하려는 것이다. 어차피 얼굴을 보면서 얘기하고 있지는 않지만 소리로라도 울고 있다는 것을 감추고 싶은 것일 거다. 우리 셋 중 마음이 제일 여린 놈은 상철이었는데 이 녀석 형민이도 모진 놈은 아니다.

“자식, 그래봤자 저만 손해인줄 모르고, 바보 같은 자식”

우연히 우리 셋은 모두 엄마가 안계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형민이는 엄마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마저 몇 년 후에 사고로 돌아가셔서 큰아버지 댁에서 살고 있고, 상철이는 부모님 이혼 후 줄곧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었다. 중학교 때 서로 어울려 다니다가 고등학교는 모두 다른 학교로 진학을 하게 되었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학교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거의 매일 만나 시내를 쏘다니며 시간을 보내던 우리였다.

‘그거 살다 죽으려고 태어났냐? 자식’

가까이서 겪은 두 번째 죽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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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12 13: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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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12 13: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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