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이 영화, '벼랑위의 포뇨' 이다.

 

1. 영화 중에 등장하는 포뇨의 아버지 이미지에 비해, 어머니의 존재는 어마어마하다. 온 바다를 다스리는 바다의 여신 같은 이미지. 하야오는 여기에 무슨 상징을 담으려고 했던 것일까?

2.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도 느꼈던 바, 이 영화 '벼랑위의 포뇨'에서도 역시 일본의 군국주의적 분위기를 느끼는 것은 나만 그런 것일까? 자연 재해라든지, 나쁜 악의 무리에 맞서는 사람들의 모습을, 개인의 차원에서가 그린다기 보다는 항상 다수의 사람들이 구령과 지휘에 따라 질서 정연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준다. 나는 꼭 이 대목에서 잠시나마 섬찟함을 느껴오곤 하는데, 내가 지나치게 예민한 것인지 모르겠다.

3. 하야오의 영화는, 보고 있는 중엔, 참 그림 잘 그렸다, 환상적이다, 라는 생각으로 보는데, 다 보고 난 후, 과연 감독이 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다. 귀여운 포뇨?, 인어공주의 패러디? 현세를 극복하려는 도전과 모험 의식? 유전체 조작에 의한 형질 전환 생물 내지는 인간 복제? 그냥 환상과 상상의 세계?
과연 무슨 secret code가 담겨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포뇨가 귀엽다는 것 외에 영화를 보고난 아이들의 감상은 어떨지 궁금하다. 보고난 후 아이에게 영화가 어땠는지 물어보니 재미있었다, 포뇨가 너무 귀엽다라는 말에 이어, "그런데 잘 이해가 안 되요." 크... 그 엄마의 그 아들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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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08-12-22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른된 입장(?)에서 이렇게 생각없이 애들 수준으로 영화를 봐도 될까 싶겠지만 전 아무 생각않고 그냥 봤어요. 그림 이쁘고 전혀 생각도 못했던 화면이 펼쳐지면 제가 더 좋아라 깔깔거리고 즐거워 했지요.
하야오할배의 애니가 그런 맛을 느끼기엔 참 좋아요. 토토로도 참 편하게 본 영화죠 ^^

hnine 2008-12-22 23:51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 저도 영화를 따지며 보는 편은 아닌데요,
예전에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보면서도 그렇고, 계속 갸우뚱 갸우뚱거리게 되더란 말이지요. 사실, 이러는 제가 더 이해 안가기도 해요 흑 흑...
 

 



 

 

 

 

 

 

 

 

 

 

 

 

작년 말에는 내년도 올해만큼만 살리라는 말로 한해를 정리했었는데
올해는 '내년엔 좀 바꿔보리라' 이런 분위기이다.
그러다보니 이런 저런 생각이 끊이질 않는다.
조급해하지 말고, 역시 제일 중요한 것은 현재를 충실히 사는 것, 이 이상 생각의 진전이 없는 중 지난 여름에 찍은 위의 사진을 우연히 사진 폴더에서 보게 되었다.

 그래, 그런 여유, 그런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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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12-22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한가로운 미소와 평화를 지켜줄 수 있는 이 사회였음 좋겠어요. 저도 같이 미소지어지는 사진이에요.

hnine 2008-12-22 16:14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감사합니다.
제가 좀 조바심 내는 경향이 있거든요.
저의 그 성격이 아이에게까지 전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좀 느긋해지도록 노력해야겠어요.

미설 2008-12-22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난기 가득한 미소가 보여요^^ 너무 귀엽네요~

hnine 2008-12-22 16:32   좋아요 0 | URL
미설님, 장난도 많지만, 혼자 자라서 그런지 삐치기도 잘 삐치고 아무튼 무척 감성적이어요.

무스탕 2008-12-22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해먹 저좀 빌려 주세요. 저도 저렇게 아이처럼 늘어지고 싶어요...

hnine 2008-12-22 23:51   좋아요 0 | URL
ㅋㅋ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이래요.
예전에 저도 해먹에 저렇게 누워보려고 시도해본 적이 있는데 계속 되집어지는 통에 포기한 웃기는 추억이 있답니다 ^^
 

내일은 어머님 기일이다.
내일 낮, 아이 학교 종업식이라 엄마들이 다 함께 참석하여 크리스마스 파티를 미리 해주어야 한다기에 시간이 없을 것 같아서 어제부터 조금씩 미리 음식을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 오늘 새벽엔 잠깐 누워서 쉰다고 하다가 깨어보니 아이 등교전 25분 전. 결국 밥도 못 먹이고 미안해하며 그나마 있던 빵으로 남편이랑 아이 아침을 대신하게 했는데, 그 와중에 우유 사다 놓은 게 없다고 핀잔하는 남편이 좀 서운했다.

식혜, 나박김치, 나물, 탕, 전 까지 이제 겨우 마쳤고, 산적, 조기 등 남은 몇가지는 내일 해도 되지 않을까 가늠하는 중. 기름 냄새좀 빠지라고 집안의 창문을 다 열어젖히고 쉬는 중인데 추운 줄도 모르겠다.

일찍 돌아가셔서 나는 한번도 뵌 적이 없는 어머님. 남편도 어릴때라서 기억이 가물가물하단다.
사진을 보니 남편은 얼굴이 어머님을 판박이처럼 닮았다.

살아계셨으면 남편 어릴 때 얘기도 듣고, 어떻게 자랐는지도 여쭤보고, 그러면 아마 남편을 이해하는데 많이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워낙 말이 없는 남자. 혼자 그냥, 무조건, 이해하고 넘어가기엔 내 그릇이 모자랄 때가 너무 많으니까.

그래도 어머님의 염원으로 자기가 이만큼이나마 올 수 있었다고 남편은 가끔 얘기한다.

어머님, 왜 그렇게 일찍 돌아가셨어요.

제가 아직도 음식이 많이 서툴지만 그래도 제가 직접 정성껏 준비하고 있으니 이해해주시고, 아들이 잘못 되지 않고 잘 살도록 계속 지켜봐주세요.

어머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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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12-17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되다 하지 않고 긍정의 언어로 바꾸어내는 그 마음가짐이, 마음 씀이 참으로 고와요.

울보 2008-12-17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로요,
언제 뵈어도 참 멋진 분이세요,,

진주 2008-12-17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요....
착한 며느리라는 칭송도 쬐금 받았는데
실상은 사악한 며느리였나봐요.
시어머님이랑 살았던 시절 두 번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고요,
병수발 들다가 제가 쓰러지기 일보 직전에 돌아가셔서 저는 입원을 면했지요.

참 좋은 시어머님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시어머님 안 계신 결혼살이도 꽤 괜찮을거라고 생각이 막 들어요..무늬만 착한 며느리였나봐요...

hnine 2008-12-17 16:21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저희 친정 쪽에서는 제사를 따로 안지내는지라 처음에 혼자 제사 준비를 할때에는 정말 힘들었어요. 지금은 뭐, 고된것도 아니지요 ^^ 마흔도 되시기 전에 돌아가신 어머님이기 때문에 마음이 더 숙연해지더라구요.

울보님, 제가요? 에궁~ ^^ 새해엔 진짜 멋진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진주님, 실제로 시어머님 모시고 사신 분 앞에서 제가 무슨 말씀을 드리겠습니까 ^^ 무늬만이 아니라 정말 착한 며느리셨네요.

진주 2008-12-17 20:57   좋아요 0 | URL
'입원 면했다'라고 간단히 적었지만
실은 돌아가셔도 눈물 한 방울 나지 않고요..더 살으셨다면 내가 먼저 지쳐 죽었을거라는 생각밖에 안 들더군요. 지금까지도 전혀 그립지 않습니다. 주위에선 워낙 고부간에 사이좋고 살갑게 지낸다고 아들인 남편보다 제가 더 시어머님을 그리워할거라고 했지만...저 지금까지 전혀 어머님 그립지 않습니다. 마지막 가시는 1년 동안 정이 다 떨어졌던가봐요..아..그때 생각도 하기 싫다 ㅠㅠ

상미 2008-12-17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다린 아빠 많이 아껴주면서 살렴..
나이 마흔이 넘어서도 부모님을 여읜다고 생각하면 하늘이 쪼개지는 기분이 들거 같은데.
어린 나이에 엄마 잃고....

2008-12-17 22: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18 13: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L.SHIN 2008-12-18 0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뻐요, h님의 마음은.^^

bookJourney 2008-12-18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너무 고우세요.

hnine 2008-12-20 21:56   좋아요 0 | URL
...님, 어머님께서 외동따님이시군요. 제사 준비하는 동안 쓸쓸하시기도 하셨겠지만, 외할머님 생각을 더 많이 하실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셨을거예요. 돌아가신 후이지만 그래도 아직 어머님을 위해 뭔가 해드릴게 있구나 위안도 되고요. 오랜만에 사촌들 만나 신나게 놀던 다린이도 조금 아까, 새벽 1시가 되어 잠들었네요 ^^

L.SHIN님, 예쁠때도 가끔 있지요 ^^ 하지만 그렇지 못할때가 더 많은게 문제여요.

책세상님, 제 희망사항이랍니다. 비록 고운 얼굴은 못되어도 마음이라도 곱게 가지려고요 ^^ 아~ 직 멀었답니다 흑 흑...
 

오늘 시험 감독을 끝으로 이번 학기도 막을 내렸다.
늘 시험 문제지 마지막은 이번 학기 수업 듣느라 수고 많았다는 인사말로 맺는 버릇이 있는데, 학생들은 종종 그 아래에 감사하다는 글을 덧붙여서 내기도 한다.
착하고 순수한 이 학생들에게 뭔가 도움이 되어주고 싶다는 생각에, 수업과 관련 없는 이야기도 참 많이 떠들었던 것 같다. 지방대 강의를 나가다 보면 학생들 중에 이유없이 기가 죽어 있는 듯한 분위기가 팽배해 있는 것이 느껴질 때가 많다. 그래서 쫓기는 강의 일정에도 불구하고 앞에 나와서 10분 씩이라도 자기가 조사한 내용을 발표하는 시간을 만들었고 발표가 끝난 후에는 고쳐야 할 점을 지적하기도 했지만 그건 되도록 짧게 하고, 잘한 점을 아주 많이 부각시켜 칭찬을 해주었다. 나도 대학교 1학년때 이렇게 하라면 못했을 거라고 (진짜 그렇다), 나의 어리버리한 면도 마구 폭로하면서.
채점하다가 학생들이 답안지 끝에 문제의 답과 무관하게 남긴 몇줄의 글들을 읽으며 가슴이 뭉클해졌다. 열심히 가르쳐주셔서 감사하다는 말, 그 말이 나는 너무나 감사하다. 내가 그들에게 줄 것이 있었다는 것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집안 문제로 한참 고민하고 있을 때 나는 더이상 남의 삶을 부러워하지 않는다고 하신 선생님의 말씀이 얼마나 위로가 되었는지 모른다는 어느 여학생의 글, 질문을 하도 해서 선생님을 귀찮게 해드려 죄송했다며, 자기가 너무 좋아하는 과목이고 잘하고 싶은 마음에 그랬다는 글, 부끄러워 숨고 싶은 마음이면서도 보람이 느껴지는 것을 부인하지 못하겠다.
정말 보잘것 없는 급여에, 학기가 끝나면 그나마도 없는 시간강사란 타이틀. 얼마나 더 이 일을 하게 될지 모르지만, 하는 동안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최선을 다해서 그들을 가르친다? 아니,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내가 조금 더 알고 있는 전공 지식이 아니라, 그들의 의욕을 북돋아 주고, 격려해주는 것, 잘할 수 있다는 칭찬, 그런 것들일 것이다.
나 역시 생기발랄한 인간이 못되지만, 그래서 더욱 그들의 어깨를 다독여주고 싶다. 이 세상에 그들을 의기소침하게 할 것은 아무것도 없노라고. 기운 내서 마음 껏 꿈을 펼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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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12-13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감동이 물씬, 막 눈물 날 것 같아요. 제가 그 자리에 있었더래도 고마움의 한 줄 두줄, 꼭 남겼을 거예요. 진정 위로가 되었노라고...

hnine 2008-12-13 00:30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서로 기죽이는 사회가 아닌, 서로 기운을 북돋아주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무해한모리군 2008-12-13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대학때 너 이분야 계속 공부해볼래 라고 말해주신 선생님의 한마디를 지금까지 가장 좋은 칭찬으로 마음에 품고 있습니다. hnine님은 좋은 스승이시네요.

미설 2008-12-13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르긴 몰라도 님이라면 무어라도 한가지 더 챙겨주려고 노력하셨을거라고 미루어 짐작할 수 있어요. 진심을 알아주는 학생들이 정말 고맙네요^^

hnine 2008-12-13 22:59   좋아요 0 | URL
휘모리님, 칭찬이 정말 힘으로 발휘될 때가 많은 것 같아요.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은 전혀 과장 같지가 않아요.

미설님, 이 학생들은 정말 요즘 대학생 맞나 싶을 정도로 순박해서 제가 감동을 많이 받았었어요. 그런데 본인들은 그걸 모르더라구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2008-12-14 00: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08-12-14 01:41   좋아요 0 | URL
아마 모르긴 몰라도 생각없이 한 제 말에 마음 상한 학생들도 있었을 거예요. 그런 학생들은 대부분 아무말 안하고 혼자 삭이고 말았겠지요.
참 쉽게 말할 자리가 못되요 가르치는 사람의 자리란.
공감해주시니 고마와요 ^^

프레이야 2008-12-27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 한해 참 잘 해내셨습니다.
글에서 그런 느낌이 팍팍 들어요.
보람되이 보내셨어요.^^

hnine 2008-12-14 14:45   좋아요 0 | URL
이렇게 나이를 먹어서도 칭찬을 받으면 기분이 좋다니까요 ^^
감사합니다~

미미달 2008-12-17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선생님이셨네요. 저도 어제 답안지 내면서 '수고하셨습니다~'라고 하고 나오니 이제 정말 끝이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ㅠ ㅠ

hnine 2008-12-17 20:33   좋아요 0 | URL
기말고사 답안지 내고 돌아서면 그것으로 마지막인 경우가 많지요. 답안지 제출하고 나가는 학생들 보면서 저도 서운하던걸요.
 

      

 

 

 

 

 

 

학교에 계신 두분께서 각기 추천해주신 책.
알라딘에서도 검색이 되긴 한다.

LoveLogic은, & 가 아니라 vs.로 연결될 때가 더 많지 않은가 언뜻 생각이 들었지만, 자식을 양육하는데 있어서는 love에 이 logic을 적용시켜야 하기 때문에 더 어려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일단 장바구니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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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8-12-12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