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 번째 아이 - 제12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48
이은용 지음, 이고은 그림 / 문학동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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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이다. 참고로 11회 수상작은 '몬스터 바이러스 도시', 11회 대상작은 '봉주르 뚜르', 10회 대상작은 '거짓말 학교', 9회 대상작은 '책과 노니는 집'. 8회 대상작은 '내 가슴에 해마가 산다'이니, 문학동네 어린이 문학상은 대중적으로도 어느 수준 이상의 성공작들을 낳은 장이 되고 있다고 본다.

초등학교 고학년 대상으로 연령대가 표시되어 있는데, 요즘 우리 나라 초등학생들의 독서 수준을 잘 가늠하지 못하겠지만 좀 어렵지 않을까 생각된다. 리뷰의 제목에도 밝혔듯이 이 책의 소감을 한마디로 말하라면, 내용이 의미하는 바가 꽤 진지한 것에 비해 그만큼 재미있게 페이지가 넘어가는 편은 아니기 때문이다. 모순.

유전학과 공학 기술을 이용하여 맞춤제작된 아이 '시우'가 주인공이자 화자가 되어 이야기를 끌어간다. 이 아이는 2075년 현재 열 세번째로 맞춤제작된 결과물. 최초로 주문제작된 사람인 김선 박사는 최연소 노벨상 수상자이며, 열 세번째 시우 역시 영재로서 장래에 뭐가 되면 제일 적합할지에 대한 분석 결과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인간이 맞춤제작되는 시대이니, 주문형 로봇을 제작하여 수행하고 다니는 것은 문제도 아니다. 학교에 올때도 아이들은 자기 소유의 맞춤 로봇을 데리고 오는 아이들이 많다. 그렇게 편리 목적으로 제작된 로봇들은 불필요해지면 폐기되며 기술의 발달로 감정을 가지는 로봇이 만들어지기에 이른다. 성능에 감정이 더해지면서 이들을 제작하고 폐기하는 과정이 복잡해진다. 주인공인 열 세번 째 아이 시우와 그를 위해 제작된 맞춤형 로봇 레오와의 갈등, 우정, 이것이 이 책의 줄기를 이룬다고 할 수 있다.

 

로봇이 성능 위주로 제작되다가 거기에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기능을 첨가시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대한 인간의 수준까지 끌어올린 로봇을 만들어 인간이 아니면서도 인간과 비슷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이다.

그럼, 감정 기능이 첨가되면서 예전처럼 폐기시키기 쉽지 않게 되는 것은 왜 그럴까?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정신이 있다는 것이고 그것은 곧 생명체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모순'이 발생한다.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로봇이라고 별 생각 없이 부르긴 하지만 감정을 느낄 수 있으면 이미 '로봇'은 아닌 것이다.

요즘 이런 주제의 책들이 한두권 나오는 것이 아니고 독자들의 층도 다양해진 만큼, 작가는 주제 의식도 좋지만 기술적인 면도 치밀하게 조사하여 내용에서 헛점이 없도록 하고 더욱 더 설득력 있게 주제가 전달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예전에 창비에서 나온 '씽커'는 기술적인 서술이 너무 자세하여 읽기의 호흡을 끊어놓을 경지까지 갔던 것에 비해 이 작품은 반대로 좀 허술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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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2-08-25 0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이 맞춤제작되는 세상이 정말 올까요? 그러면 세상은 더 무서운 곳으로 변할 것 같아요. 기술진보가 끝장으로 치닫는 느낌을 받는 저는 자연주의자일지도 몰라요. 감정을 느낄 수 있다면 이미 로봇이 아닌 것이다, 이 문장에서 가슴이 철렁. 저보다 어린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궁금해지네요. 사실상 그 아이들이 주도권을 쥔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hnine님 아이들은 이 책을 어떻게 읽을까 궁금하지 않으세요?)

hnine 2012-08-26 06:15   좋아요 0 | URL
인간이 맞춤제작되는 세상...글쎄요, 제가 좀 극단적으로 말하는지는 모르지만 지금도 아이들은 표준화되고 규격화된 제도에 후천적으로 맞춤 제작되어지고 있지 않나요?
각종 기술의 혜택을 편안하게 누리고 있으면서 기술진보가 끝장으로 가고 있다고 말하는 것도 양심에 찔리고요.
저의 평범하고 아둔한 머리로는 이 문제 역시 참 한마디로 의견을 말하기 어려워요.
아이들은 이 책을 어떻게 읽을까에 대해서는, 독서를 아주 진지하고 심도있게 하는 아이가 아니라면 초등학교 고학년 중에 이 책을 스스로 골라서 읽을 아이들은 거의 없을 것 같아요. 아이들은 '재미'있는 책을 고르니까요.

파란놀 2012-08-25 0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때가 때이니 이런 동화책도 나오는구나 싶은데, 만화책 <불새>에서 다루는 만큼 다루지 못한다면, 문학상을 받든 못 받든 그리 알뜰히 읽을 만하지 못하리라 느껴요. 줄거리가 너무 뻔할 수밖에 없는지 모르나, 스스로 미래를 비관으로 그리며 '과학기술'에만 눈길을 맞춘다면, 오늘날 사회에서 '학교가 아이들을 바이오로봇처럼 만드는' 모습은 어떻게 바라보며 그려야 할까 궁금하기도 해요.

hnine 2012-08-26 06:20   좋아요 0 | URL
이 책은 '동화'책은 아니어요.
말씀하신 만화책 <불새>는 제목은 많이 들어봤는데 제가 안봐서 잘 모르겠네요. 요즘은 아이들을 바이오로봇처럼 만드는 것은 단지 학교뿐 아니라고 봐요.
이 사회 전체에서 추구하는 바가 반영되고 있는 것이겠지요. 필요한대로 만들어내고 필요없으면 폐기하고. 먼 안목이라는 것 보다 당장 필요한지에 더 가치를 두는 것이요.
답글 쓰다보니 미래를 비관으로 그리는 게 바로 저 같아요 ^^
 
아들 열 살이 되면 교육법을 바꿔라
마쓰나가 노부후미 지음, 김효진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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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이가 올해 열두살. 더 어릴 때에도 호락호락한 아이는 아니었지만 이제 소위 1318세대를 앞두고 있는 지금 벌써부터 기미가 보인다. 아이는 이렇게 하루 하루 달라지고 있는데 엄마인 나는 그만큼 다르게 대처하고 있는가 생각해보니, 아이가 어릴 때 나름대로 잔뜩 무장했던 육아 지식을 지금도 그대로 적용하려고 하지 않나 싶다. 이젠 신체적 성장도 성장이지만 정신적인 성장, 즉, 옆에 조금이라도 더 엄마가 있어서 보살펴주기를 바라는 단계에서, 엄마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을 치는 단계에 진입했으니 엄마인 나도 달라져야 하는게 서로에게 바람직할 것 같다. 특히 다른 성의 자식, 즉 엄마에겐 아들을 이해하기가 딸을 이해하기 보다 더 어렵다. 생리학적으로 심리적으로 여자와는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니 더 공부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제목에 요점이 압축되어 있다. '열 살', 그리고 '바꿔라'.

저자는 1957년생, 일본에서 기적의 과외선생으로 불릴 정도로 유명하다는 소위 스타강사이며, 최근에는 그동안 만난 많은 부모와 자녀들과의 경험을 바탕으로 강연과 집필에 힘들 쏟고 있다고 한다.

아들이 열살이 되면 키우는 방법을 바꿔라.

열살이 되어 아들이 달라지는 것을 문제 행동으로 보기 전에 이해하려는 노력부터 한다. 아들이 입을 다무는 이유는 무엇인지 이해하고, 엄마의 숩관이 아이의 반항을 부투기지 않는지 돌아본다. 이때 제일 하기 쉽고 제일 효과없는 방법은 잔소리. 예를 들어 아이가 아침마다 늦잠을 자는 경우, 매일 아침마다 잔소리 하며 깨워서, 잔소리 하며 아침 먹여서, 잔소리 하며 등떠밀어 늦지 않게 학교에 보내느니, 늦잠자서 지각을 하게 해보고, 준비물을 빠뜨려 야단을 맞게 해보는 것이 좋다

가장 좋지 않은 것은 입으로는 잔소리를 하면서 결국 아이가 저지른 실패의 뒷수습을 해주는 태도이다. 어른이 되어서도 부모가 어떻게든 해결해주리라고 부모에게 의존한 채 자립은 커녕 무슨 일이든 금방 포기하는 등 자멸의 길을 걷게 될는지 모른다. (72쪽)

아들에게 반항기가 왔다 싶을 때는 차라리 아이와 거리를 두고 부모는 부모대로 개인 시간을 가질 것을 권한다. 부모대로 취미생활에 빠지는 것이다. 그런 엄마의 모습을 볼때 오히려 아이도 긴장감을 가지고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고 한다.

말을 듣지 않는 아이에게 효과적인 방법은 엄마도 평소와 달리 아들을 차갑게 대하는 것이다. 웃음기 없는 딱딱한 표정, 냉담한 어조로 최소한의 말만 한다. '왠지 분위기가 이상한데?" 하고 아이를 의아하게 만드는 것이다. (74쪽)

밀고 당기기는 연애하는 사이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닌가보다.

평소에도 말하기보다는 잘 들어주는 엄마가 되라고 하며, 아들의 자립심을 길러주는 방법으로 '심부름' '여행' 권한다. 아들이 하는 것을 못미더워 하며 일일이 다 해주려고 하지 않는지, 그것이 아이의 성장을 막고 아이와의 관계를 더 삐걱거리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 나라 엄마들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인 것 같다.

생활 습관 교육에 있어서 공동생활의 기본을 지키게 한다 (66쪽)

비록 아이의 방은 정신없이 어질러져 있더라도 묵인해줄 있지만 가족이 함께 사용하는 공동 공간에 대해서는 묵인해서는 안되며 규칙을 철저히 지키게끔 한다. 이것은 아이가 앞으로 어떤 곳에서 생활하든 중요한 생활 습관 교육이 될 것이다.

게임이나 휴대전화 사용을 어떻게 할것인가 (89쪽)

내 아이의 경우, 올해 집이 이사를 하면서 매일 학교에서 집까지 오려면  버스를 두번을 타야 했다. 주위에서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휴대전화라도 사줘야 하지 않느냐고 했고 본인도 가지고 싶어했지만 사주지 않았다. 휴대전화가 전화의 기능만 한다면 사주었을지도 모른다. 이 책의 저자는 휴대전화, 게임기, 텔레비전 이 세가지를 스위치계 도구라고 부른다는데 스위치만 누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처럼 중독성 강한 도구이지만 언제까지 절대 안된다고 못을 박기도 어려운 일. 하지만 아무리 떼를 써도 바로 OK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6개월이고 1년이고 아이를 기다리게 한뒤 사주고, 이때에도 반드시 교환조건을 붙인다. 확실한 규칙을 정하고 어길 때에는 어떻게 하겠다는 조건을 다는 것이다.

음악을 들으며 공부하는 습관은 두뇌발달에 좋지 않다. (112쪽)

이것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의견이 분분하고 나 역시 책상에 앉으면 습관처럼 음악부터 켤때가 있지만 곧 알게 된다. 음악을 들으며 집중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헤드폰을 끼고 공부하는 이유를 물으면 주변 소리가 신경 쓰여서, 또는 집중이 잘 되어서,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 의욕이 솟아서 라고 대답하는데 여러 가지 과학적인 근거를 봐도 공부에는 집중력을 떨어뜨리는게 사실이라고 한다. 대신 공부를 끝내면 얼마든지 들어도 좋으니 음악을 듣고 싶다면 공부를 빨리 마치면 된다고 타이르는 편을 권한다.

요즘 음악에 부쩍 심취하여 공부하면서도 이어폰에 MP3가 따라다니는 아이에게 어제 내가 바로 한 일이다. 이  내용이 나와있는 페이지를 아예 아이에게 직접 보여주었다. 대답 대신 입을 삐죽한다.

이 책의 마지막 장에는 남자 아이를 크게 키우는 방법에 대해 나와있는데 남자아이의 자신감을 키우려면, 근성을 키우려면, 집중력을 키우려면, 발상력을 키우려면, 호기심을 키우려면, 문제해결능력을 키우려면, 이 모든 방법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방법은 '자연과 가까이 할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어라'는 것이었다. 말로 아이를 바꿔놓으려고 하지 말고 자연 속에서 스스로 '체험'하면서 배우게 하라는 것이다. 낚시, 등산, 어떤 것이든 도전하고, 실패해보고, 성취해보고, 다시 도전하고, 자신감을 얻고, 이 모든 과정을 스스로 겪으면서 깨닫게 하는 것.

어쩌면 남자 아이들에게는 앉아서 책을 많이 읽는 것만 칭찬하고 격려할 것이 아니라 배낭을 메고 가족이 함께 캠핑을 떠나는게 더 유익하다는 말이다. 동의하는 바이다.

 

내 아이의 검사 결과를 보고는 이 아이는 공부하다 틈틈이 노는 유형이 아니라 실컷 놀다가 틈틈이 공부하는 유형이라는, 작년에 상담해주신 선생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이 책의 모든 내용이 가슴에 와닿는 것은 아니지만 취할 것은 취하고, 나와 다른 의견에는 다시 한번 곱씹어보는 기회가 되었으니 그것으로 만족한다.

글자가 큼직큼직, 다 읽는데 하루면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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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2-08-24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회에서 잘 적응해서 살라는 뜻이라면,
이 책 이야기도 도움이 될 테지만...
아무래도... '차갑구나' 싶네요...

아이와 어버이가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는 길을 보여줄 수는 없을까 궁금해요.

hnine 2012-08-25 04:25   좋아요 0 | URL
현실이 이상과 같을 수만 있다면요, 휴~

블루데이지 2012-08-24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방법이 옳은방법인지는 알지만..하나하나 맘에 두고 살기에는 참 어려운것같아요^^
hnine님 말씀처럼 취할건 취하고 다른의견은 곱씹어보는게 가장 현명할듯해요!
아이가 자연스럽게 받아드리고 편안해하는게 가장 중요하겠죠?
글 잘 읽고갑니다.^^

hnine 2012-08-25 04:25   좋아요 0 | URL
이런 책들 읽는 것도 많이 읽다보니 나름대로의 요령이 생겨요. 아무리 좋은 말이라 할지라도 내 아이가 어떤 아이인가에 따라 적용되는 정도와 결과는 다르니까요. 먼저 겪은 사람들의 얘기에 귀기울여 들여보는 것은 제게 어쨌든, 어떤 방식으로든, 많은 도움이 되어서요.
아이를 셋 키우시는 블루데이지님, 굉장한 노우하우가 축적되고 있을거예요. 비록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더라도 어디에도 비교할 수 없는 귀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미국영어 스피킹 - 우리말로 배우는 생활영어 콘서트
신동운 지음 / 스타북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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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때인지 고등학교때인지 그건 확실히 모르겠지만 밤마다 즐겨 듣던 라디오 프로그램에 영어 한마디씩 가르쳐 주는 강사로 나와서 귀에 익은 이름이다. DJ가 항상 "신동운 선생님과 함께 하는~" 하고 말을 달았는데, 팝송 구절을 가지고 설명을 했었는지, 그냥 일상 회화 한마디였는지 그것도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주어진 짧은 시간에 재미있고 머리에 쏙쏙 들어오게 가르쳐줘서 공부하던 노트 한 구석에 끄적거려놓기도 했었다.

도서관의 외국어책 서가를 돌다가 저자의 이름이 보이길래 얼른 꺼내서 몇페이지 넘겨 보았더니 최소한 그저그런 영어 회화책은 아니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찬찬이 읽어보았다.

어려운 내용이 아니라 '틀리기 쉬운' 예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예를 들면, 만나서 반갑다는 말을 할때 I'm glad to see you.라고 하지 않고, I'm happy to see you, 아주 자세히는 모릅니다 라고 말할 때는 I don't know well.이 아니라  I don't know much about it. 이라고 하며, according to the YTN news 는 맞으나 according to my experience는 맞지 않는 이유, milk의 발음을 우리말로 표기하면 [밀크] 보다는 [미역]에 가깝다는 것은 예전에도 어디서 본 적이 있다.

500쪽이 넘는 두툼한 분량에서 뭐니뭐니 해도 제일 눈에 팍 들어온 부분은 부록이다. '한.영.중 비교 속담 격언 모음'. 같은 뜻을 가진 국어, 영어, 중국어 속담, 격언 200여개가 수록되어 있다.

Happiness lies in contentment.

知足者副

만족을 아는 사람이 부자다.

이런 식.

마침 우리 아이가 요즘 사자성어 공부를 하고 있는 중이라 비교해서 알려주기 좋을 것 같아 이 부분은 더 유심히 보았다.

 

재미도 있고, 내용도 알차고.

스피킹 책이 이만하면 괜찮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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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12-08-22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수연의 독설'을 읽고 다시 영어공부에 대한 의욕이 활활 타오르는 중인데 마침 이 리뷰를 쓰셨군요. ^^

hnine 2012-08-22 17:32   좋아요 0 | URL
의욕이 활활 타오를때, 뭔가 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도 오늘 또 한권의 영어 관련책이 손에 들어왔는데 유수연의 책도 읽어보고 싶어요.
위의 책은 전자책으로도 나와있더군요.
 
다 큰 자녀 싸가지 코칭 - 1318 어려운 자녀 쉬운 사용 설명서
이병준 지음 / 코리아닷컴(Korea.com)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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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내용에 비하면 표지가 뭐가 중요하냐고 할지 모르지만 이 책은 표지 이야기부터 하지 않을 수 없다. 책 제목도 좀 경박스러워 보이는데 그건 책을 읽어보면 그렇게 붙인 이유를 이해하게 된다고 할지라도 표지는 좀 심했다. 테이프를 붙인, 상처 입은 고슴도치. 무슨 의미인 줄은 알겠으나 책의 구매욕을 올리는 데 전혀 기여 하지 않을 것 같다.

내가 아는 촌스런 표지의 책 삼총사에 당당히 끼워주겠다.

 

 

 

 

 

태어나서 초등 저학년까지를 자녀 교육의 1기라 본다면, 아이가 자라서 1318 세대라고 불릴 때가 되면 2기를 맞게 된다는 건, 굳이 구분하려하지 않아도 아이를 키워보면 저절로 알게 된다. 참 많은 육아, 교육 서적을 읽어왔고, 한동안 더 읽을만한 책이 눈에 띄지 않는 시기가 오더니, 드디어 다시 눈에 막 들어오는 책들이 생겨난다. 바로 1318 시기의 '자녀교육 2기'를 위한 책들이다.

제목의 '싸가지'는 욕설이나 비하의 뉘앙스가 있긴 하지만 '싹수'의 강원도 또는 전남 지방 사투리로서 '싹'이라는 명사에 강아지, 송아지, 망아지처럼 접미사 '-아지'가 결합된 형태이며 '봄에 처음 띄우는 새싹'을 가리킨다고 한다. 따라서 여기서 말하는 '싸가지 있는 사람'이란, 기본적인 태도, 성품, 예의를 갖춘 사람, 즉 제대로 된 사람 말한다.

 

1. 부모의 유형 (76쪽)

 

-권위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민주적 부모 최상급이며,

-고리타분하고 깐깐해도 권위적인 부모 그 다음. 비록 개방성이 부족하긴 해도 일관성이 있기 때문에 열매를 맺긴 한다.

-그 다음은 방임적 부모로서 개복숭아를 맺는 경우이며,

-최악의 경우는 사랑이란 이름의 학대를 행하는 과잉부모이다.

 

2. 자녀의 후천성 좌절결핍증 (65쪽)

 

싸가지 없는 자녀들은 신종플루보다 무섭고 구제역보다 강력한 전염병 '후천성  좌절결핍증' 에 걸려있다. 사람은 좌절을 통해 내적으로 성숙하므로 좌절이야말로 성숙에너지라고 할수있는데 싸가지 없는 아이들의 특징 중 하나가 좌절을 겪어보지 않아 조그만 좌절에도 픽픽 쓰러지는 건 물론 어떤 모험도 하지 않으려한다. 거친 바다를 항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큰 배임에도 불구하고 늘 항구에 묶여 있어 결국 항해 한 번 제대로 못해보고 썩어 가는 배라고나 할까. 부모로부터 사랑이라는 이름의 학대 당한 것이다.

 

3. 비난과 꾸중의 차이 (113쪽)

 

비난은 사람을 공격하는 것이고 꾸중은 행위를 공격하는 것이다.

이 책에는 ADHD판정을 받은 남자 고등학생이 예로 나오는데, 이 학생의 엄마는 그것을 염두에 둔 나머지 지나친 배려와 관용을 베풀어 아들을 더 극단으로 몰고 가는 결과를 낳는다. 이에 대해 상담자는 ADHD는 ADHD이고, 아이가 그 나이에 맞는 행동을 나이에 맞게 하도록 원리 원칙과 기준을 잘 사용하여 지도해야 하는 것은 변함이 없으며, 기준과 원칙을 어겼을 때는 당연히 호통을 쳐야 한다고 말한다.

 

4. 혼자 있는 능력 행복의 정도를 측정한다. (260쪽)

 

유아가 엄마와의 좋은 경험을 충분히 하고 나면 '홀로' 존재하는 능력을 갖게 된다.

프랑스 철학자 파스칼은 "방 안에 혼자 조용히 앉아 있지 못할 때 모든 불행은 시작된다"라고 했다.

홀로 있는 시간은 모든 것을 낯설게 보고 새롭게 보는 시각의 전환을 가져다 준다. 행복심리학자들은 단 일 분 안에 당신을 행복하게 만들어 드릴 수 있다고 장담하면서 "낯설게 하기"라는 기법을 제안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읽어본 육아, 교육 관련 서적의 대부분은 아이를 다그치지 말라, 강제로 주입하려 하지 마라, 아이의 의사를 존중해라, 자율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배려해라, 이런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그럼에도 간혹 원리 원칙, 기준, 윤리, 도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지킬 것을 지키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아이를 자율에 맡기기 이전에 부모의 관심은 중단되어서는 안된다는, 즉 다소 엄격해도 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의 책들도 있었다. 내가 읽은 책 중에서는 다음의 세 권이 그에 해당한다.

 

 

 

 

 

 

쿨한 부모, 잔소리 안하는 부모, 좋다.

하지만 그게 통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는 것을 이제 겪어 보아 알겠다.

1번이 어렵다고 판단되었다면 가차 없이 위의 부모 유형중 2번, 즉 좀 고리타분하고 권위적으로 보이더라도 기본에 충실할 수 있는 정도는 되도록 가르치는 부모는 되어야 겠다.

3번의 경우처럼 개복숭아를 맺는 결과를 낳아서는 안되겠고, 최악의 경우라고 하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자식을 학대하는 부모가 되지 않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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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2-08-22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들은 꾸준히 나오네요.
그런데 이런 책을 쓰거나 읽는대서
무엇이 달라질까 잘 모르겠어요...

hnine 2012-08-22 14:49   좋아요 0 | URL
책을 읽는 행위만으로 달라지는 것은 없겠지요.

세실 2012-08-22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현이 참 직설적이네요. 싸가지, 개복숭아....ㅎ
민주적 부모의 한계가 어디까지일까 요즘 생각해 봅니다.
아이들 키우기 참 힘들어요. ㅠ

hnine 2012-08-22 17:30   좋아요 0 | URL
좀 그렇지요? 책을 읽어봐도 부드럽게, 우회적으로 말하기 보다는 직설적인 표현을 하는 스타일이더라고요.
요즘 저의 생각과 코드가 일치하는 부분이 있어 그런건 옥의 티로 여기고 빨려가듯 읽었나봅니다.
아이들 키우기 힘들어요 맞아요. 정답이 없으니까요. 규환이도 1318세대에 진입했는데, 남자 아이들 특성을 제가 잘 모르기도 하고, 그래서 요즘 또 책을 읽기 시작했답니다.

Jeanne_Hebuterne 2012-08-22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닉 혼비의 피버 피치. 그걸 잊으셨어요!
제가 알기로는 번역본이 나오면 작가에게도 보내는 걸로 아는데, 표지를 보고도 침묵하는 닉 혼비의 고매한 인격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진짜 좋은 게 뭐지?(hoe to be good). 절대 밖에서 읽을 수 없었어요.

hnine 2012-08-23 05:03   좋아요 0 | URL
ㅋㅋ 피버 피치 표지 알지요. 제가 읽은 책 중에서 고르느라고 삼총사에서 빠진거랍니다. '진짜 좋은 게 뭐지?' 의 경우, 책이 재미있어서 금방 읽을 수 있어 다행이었어요. 들고 다니면서 오래 읽을 필요가 없었으니까요.
그래도 표지는 멋진데 내용은 정말 아니올시다에 해당하는 책보다는 이런 경우가 더 나은거라 할 수 있나요? ^^

Jeanne_Hebuterne 2012-08-23 10:35   좋아요 0 | URL
보셨군요. 불타는 축구공. 런던 스타일 책읽기와 하이 피델리티 등 요즘 다른 출판사에서는 이러지 않아 다행이에요. (책표지는 출판사 사장의 스타일을 따른다는 속설을 들었는데 진실인지 확인하고 싶어집니다)

그래도 표지의 사망이 내용의 사망보다 낫지 않을까요? 개선의 여지가 있으니까요!
 

 

자전거 탄 소년 (Le gamin au velo, The kid with a bike)

 

2011 프랑스, 벨기에, 이탈리아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형제 감독

 

 

아들을 버린 아빠와 그걸 믿을 수 없는 아들의 이야기라고 할까?

자전거가 전부인 한 소년의 이야기라고 할까?

 

이 아이에게 자전거가 유일한 희망이 되는 것은, 자기를 지금 있는 자리에 정체시키지 않고 어디든 자기가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 줄 유일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만족스럽지 않은 현실을 뚫고 나갈 수 있게 해줄 구원의 상징이다.

 

그런 자전거마저 팔아버리는 아빠는 도대체 어떤 사람인가? 열한 살 유일한 혈육을 보육원에 맡기는 것 까지는 이해를 하겠으나, 그 아이의 유일한 희망을, 아니 그 희망이 무엇인지 알려고 하지도 않는 아빠란 사람은.

 

아빠가 자기를 버렸고, 자전거를 팔아버린 사람도 아빠라는 걸 알고도 아빠가 있는 곳을 수소문하여 위험을 무릅쓰고 거길 찾아가는 아이. 이런 아빠와 다시 살게 되는 것이 희망인 아이.

 

감독은 그래서 무엇을 얘기하고 싶었던 것일까? 혈육을 버리는 아빠가 있는가 하면, 혈육은 커녕 아무 연고 없는 아이의 처지를 공감해주고  보살펴 주는, 위탁모 미용실 주인 여자 같은 사람도 있다는 것. 그러니 이 세상을 한가지 색깔로 보고 이렇네 저렇네 성급한 단정을 내리지 말라고 말하고 싶었을까?

 

거친 듯 섬세한 이 영화의 중간 중간 짧게, 아주 잠깐씩 삽입되는 음악은 다름아닌 Beethoven의 Piano conert No.5 ('황제') 2악장이다.

 

 

 

 

 

 

 

 

 

 

 

이 영화의 초입부터 연상된 영화는 우리 나라 아역배우 김새론이 나왔던 <여행자>라는 영화였다.

설경구가 아버지로 나오는데 이 영화에서 역시 아버지가 아이를 보육원에 맡기고 떠난다. 아이에게는 잠깐만 있다 데리러 온다고 거짓말을 하고서. 그것도 모르고 아이는 아빠가 오늘올까 내일올까 매일 기다린다. 함께 봐도 좋을 영화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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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2-08-21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인님, 여행자도 이 영화도 봤어요. 정말 버림 받은 설정이 비슷하네요.
둘 다 무지하게 가슴 아픈 영화였어요. 이 영화에서 소년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후..
희망 쪽으로 상상하는 게 그래도 우리의 의무가 아닐까 싶어요.^^
한낮의 태양이 한껏 기승이에요.

hnine 2012-08-31 14:59   좋아요 0 | URL
저 감독 형제의 다른 작품 '더 차일드'도 보고 싶어서 검색해보았더니 그건 아직 다운로드가 안되네요.
<여행자>도 참 좋았지요. 한밤중에 보육원 부엌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누룽지 바닥을 긁어먹던 장면은 잊혀지지가 않아요. 입양되어 가는 친구를 환송할때마다 보육원 아이들이 합창하던 '고향의 봄' 노래가 그렇게 구슬프게 들렸던 적도 없고요.
자전거 탄 소년의 저 아이도 저 작품이 첫작품이라는데, 정말 잘 하지요? 감정을 너무 드러내지도 않고, 작품 속 주인공과 하나가 된 듯 하더군요.
좋은 영화였어요.

댈러웨이 2012-08-22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댓글이 날라갔어요. 음악 다시 리플레이 하다가...)

나인님, 이 빨간 추리닝 입은 아이의 포스터를 어느 블로그에서 보고, 그 분 리뷰가 좋아 눈도장 찍었었는데. 베토벤의 지금 이 선율이 이 밤에 듣기에도 참 조용하니 잘 어울리지만요, 영화가 어떨지도 조금은 상상이 된달까 그래요. The kid with a bike, 찾아봐야 겠어요.

<여행자>는 저도 봤어요. 설경구가 정말 잠시만 나오죠. 김새론은 기대가 되는 아역배우에요. 그 작고 어린 얼굴에서 어떻게 그런 표정이 나올 수 있는지.

영화 언제 올라오느냐고 조르고서는, 댓글은, 이제 달아요. 나인님, 이전엔 조조영화도 많이 보고 그러셨어요? ^^

hnine 2012-08-22 12:48   좋아요 0 | URL
이 영화에 대해 더 훌륭한 리뷰가 분명히 있을거예요. 그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였으니까요.
<여행자>보셨군요. 그 영화는 극장에 가서 봤는데, 많이 울었네요. 이 영화 보면서는 울진 않았어요 ^^
이 영화도 구해서 보실 수 있으면 좋겠어요.

하늘바람 2012-08-22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을 것 같은데 슬플것도 같아요

hnine 2012-08-22 12:51   좋아요 0 | URL
이 세상엔 정말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있다는 것. 저 소년의 아버지처럼 혈육을 버리는 사람도 있고, 위탁모처럼 아무 관계 아닌 아이를 보살피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고요. 어느 한 경우만 보고 우울해할 것도, 희망적으로 결단내릴 것도 없다는 것. 저는 그렇게 이 영화의 의미를 정리했어요.

비로그인 2012-08-22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영화 잘 골라보시네요 hnine님은~ ( '')ㅎㅎ

다르덴 형제 영화는 볼 때마다 마음 아픈데... 이번이 그래도 제일 희망적인 이야기였지 않았나 싶어요. [로제타]나 [아들]은 마지막까지 보면서 어쩜 좋아, 이랬거든요. 특히 [로제타]는 제일 깊은 파문을 일으켰네요 제 가슴에... 최선의 답은 무엇일까요? [밀양]만큼이나 좋은 영화이자 다시 보기 힘든 영화들인 것 같아요. (아, 노래 좋네요!)

hnine 2012-08-23 05:10   좋아요 0 | URL
어! 이미지 사진 다시 바꾸셨네요? ^^
다르덴 형제 영화를 여러편 보셨군요. 말없는수다쟁이님 댓글 보고 로제타랑 아들, 당장 검색했는데 다운로드가 안되는군요 ㅠㅠ 엉뚱하게 우리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을 보게 되었답니다. 극장에서 한창 상영될 때만 해도 별로 보고 싶다는 생각 안들었던 영화인데 어제 남편이 그 감독 이야기를 꺼내는 바람에 어떤 영화인지 봐두어야 할 것 같아서요.
위의 댈러웨이님 댓글에 대한 답이기도 한데, 지금은 이렇게 다운받아 볼 수 있는 편리함이 있긴 하지만, 예전에 관심있는 영화가 생기면 상영 첫날, 1회 공연을 가서 봐야 직성이 풀리던 때가 그리워질 때도 있어요. 우리 말이 통하지 않는 외지에서, 김기덕 감독의 '섬'이 상영되는 것을 혼자 보고 오던 울적한 밤도 생각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