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열 살이 되면 교육법을 바꿔라
마쓰나가 노부후미 지음, 김효진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아이가 올해 열두살. 더 어릴 때에도 호락호락한 아이는 아니었지만 이제 소위 1318세대를 앞두고 있는 지금 벌써부터 기미가 보인다. 아이는 이렇게 하루 하루 달라지고 있는데 엄마인 나는 그만큼 다르게 대처하고 있는가 생각해보니, 아이가 어릴 때 나름대로 잔뜩 무장했던 육아 지식을 지금도 그대로 적용하려고 하지 않나 싶다. 이젠 신체적 성장도 성장이지만 정신적인 성장, 즉, 옆에 조금이라도 더 엄마가 있어서 보살펴주기를 바라는 단계에서, 엄마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을 치는 단계에 진입했으니 엄마인 나도 달라져야 하는게 서로에게 바람직할 것 같다. 특히 다른 성의 자식, 즉 엄마에겐 아들을 이해하기가 딸을 이해하기 보다 더 어렵다. 생리학적으로 심리적으로 여자와는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니 더 공부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제목에 요점이 압축되어 있다. '열 살', 그리고 '바꿔라'.

저자는 1957년생, 일본에서 기적의 과외선생으로 불릴 정도로 유명하다는 소위 스타강사이며, 최근에는 그동안 만난 많은 부모와 자녀들과의 경험을 바탕으로 강연과 집필에 힘들 쏟고 있다고 한다.

아들이 열살이 되면 키우는 방법을 바꿔라.

열살이 되어 아들이 달라지는 것을 문제 행동으로 보기 전에 이해하려는 노력부터 한다. 아들이 입을 다무는 이유는 무엇인지 이해하고, 엄마의 숩관이 아이의 반항을 부투기지 않는지 돌아본다. 이때 제일 하기 쉽고 제일 효과없는 방법은 잔소리. 예를 들어 아이가 아침마다 늦잠을 자는 경우, 매일 아침마다 잔소리 하며 깨워서, 잔소리 하며 아침 먹여서, 잔소리 하며 등떠밀어 늦지 않게 학교에 보내느니, 늦잠자서 지각을 하게 해보고, 준비물을 빠뜨려 야단을 맞게 해보는 것이 좋다

가장 좋지 않은 것은 입으로는 잔소리를 하면서 결국 아이가 저지른 실패의 뒷수습을 해주는 태도이다. 어른이 되어서도 부모가 어떻게든 해결해주리라고 부모에게 의존한 채 자립은 커녕 무슨 일이든 금방 포기하는 등 자멸의 길을 걷게 될는지 모른다. (72쪽)

아들에게 반항기가 왔다 싶을 때는 차라리 아이와 거리를 두고 부모는 부모대로 개인 시간을 가질 것을 권한다. 부모대로 취미생활에 빠지는 것이다. 그런 엄마의 모습을 볼때 오히려 아이도 긴장감을 가지고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고 한다.

말을 듣지 않는 아이에게 효과적인 방법은 엄마도 평소와 달리 아들을 차갑게 대하는 것이다. 웃음기 없는 딱딱한 표정, 냉담한 어조로 최소한의 말만 한다. '왠지 분위기가 이상한데?" 하고 아이를 의아하게 만드는 것이다. (74쪽)

밀고 당기기는 연애하는 사이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닌가보다.

평소에도 말하기보다는 잘 들어주는 엄마가 되라고 하며, 아들의 자립심을 길러주는 방법으로 '심부름' '여행' 권한다. 아들이 하는 것을 못미더워 하며 일일이 다 해주려고 하지 않는지, 그것이 아이의 성장을 막고 아이와의 관계를 더 삐걱거리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 나라 엄마들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인 것 같다.

생활 습관 교육에 있어서 공동생활의 기본을 지키게 한다 (66쪽)

비록 아이의 방은 정신없이 어질러져 있더라도 묵인해줄 있지만 가족이 함께 사용하는 공동 공간에 대해서는 묵인해서는 안되며 규칙을 철저히 지키게끔 한다. 이것은 아이가 앞으로 어떤 곳에서 생활하든 중요한 생활 습관 교육이 될 것이다.

게임이나 휴대전화 사용을 어떻게 할것인가 (89쪽)

내 아이의 경우, 올해 집이 이사를 하면서 매일 학교에서 집까지 오려면  버스를 두번을 타야 했다. 주위에서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휴대전화라도 사줘야 하지 않느냐고 했고 본인도 가지고 싶어했지만 사주지 않았다. 휴대전화가 전화의 기능만 한다면 사주었을지도 모른다. 이 책의 저자는 휴대전화, 게임기, 텔레비전 이 세가지를 스위치계 도구라고 부른다는데 스위치만 누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처럼 중독성 강한 도구이지만 언제까지 절대 안된다고 못을 박기도 어려운 일. 하지만 아무리 떼를 써도 바로 OK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6개월이고 1년이고 아이를 기다리게 한뒤 사주고, 이때에도 반드시 교환조건을 붙인다. 확실한 규칙을 정하고 어길 때에는 어떻게 하겠다는 조건을 다는 것이다.

음악을 들으며 공부하는 습관은 두뇌발달에 좋지 않다. (112쪽)

이것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의견이 분분하고 나 역시 책상에 앉으면 습관처럼 음악부터 켤때가 있지만 곧 알게 된다. 음악을 들으며 집중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헤드폰을 끼고 공부하는 이유를 물으면 주변 소리가 신경 쓰여서, 또는 집중이 잘 되어서,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 의욕이 솟아서 라고 대답하는데 여러 가지 과학적인 근거를 봐도 공부에는 집중력을 떨어뜨리는게 사실이라고 한다. 대신 공부를 끝내면 얼마든지 들어도 좋으니 음악을 듣고 싶다면 공부를 빨리 마치면 된다고 타이르는 편을 권한다.

요즘 음악에 부쩍 심취하여 공부하면서도 이어폰에 MP3가 따라다니는 아이에게 어제 내가 바로 한 일이다. 이  내용이 나와있는 페이지를 아예 아이에게 직접 보여주었다. 대답 대신 입을 삐죽한다.

이 책의 마지막 장에는 남자 아이를 크게 키우는 방법에 대해 나와있는데 남자아이의 자신감을 키우려면, 근성을 키우려면, 집중력을 키우려면, 발상력을 키우려면, 호기심을 키우려면, 문제해결능력을 키우려면, 이 모든 방법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방법은 '자연과 가까이 할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어라'는 것이었다. 말로 아이를 바꿔놓으려고 하지 말고 자연 속에서 스스로 '체험'하면서 배우게 하라는 것이다. 낚시, 등산, 어떤 것이든 도전하고, 실패해보고, 성취해보고, 다시 도전하고, 자신감을 얻고, 이 모든 과정을 스스로 겪으면서 깨닫게 하는 것.

어쩌면 남자 아이들에게는 앉아서 책을 많이 읽는 것만 칭찬하고 격려할 것이 아니라 배낭을 메고 가족이 함께 캠핑을 떠나는게 더 유익하다는 말이다. 동의하는 바이다.

 

내 아이의 검사 결과를 보고는 이 아이는 공부하다 틈틈이 노는 유형이 아니라 실컷 놀다가 틈틈이 공부하는 유형이라는, 작년에 상담해주신 선생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이 책의 모든 내용이 가슴에 와닿는 것은 아니지만 취할 것은 취하고, 나와 다른 의견에는 다시 한번 곱씹어보는 기회가 되었으니 그것으로 만족한다.

글자가 큼직큼직, 다 읽는데 하루면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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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2-08-24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회에서 잘 적응해서 살라는 뜻이라면,
이 책 이야기도 도움이 될 테지만...
아무래도... '차갑구나' 싶네요...

아이와 어버이가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는 길을 보여줄 수는 없을까 궁금해요.

hnine 2012-08-25 04:25   좋아요 0 | URL
현실이 이상과 같을 수만 있다면요, 휴~

블루데이지 2012-08-24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방법이 옳은방법인지는 알지만..하나하나 맘에 두고 살기에는 참 어려운것같아요^^
hnine님 말씀처럼 취할건 취하고 다른의견은 곱씹어보는게 가장 현명할듯해요!
아이가 자연스럽게 받아드리고 편안해하는게 가장 중요하겠죠?
글 잘 읽고갑니다.^^

hnine 2012-08-25 04:25   좋아요 0 | URL
이런 책들 읽는 것도 많이 읽다보니 나름대로의 요령이 생겨요. 아무리 좋은 말이라 할지라도 내 아이가 어떤 아이인가에 따라 적용되는 정도와 결과는 다르니까요. 먼저 겪은 사람들의 얘기에 귀기울여 들여보는 것은 제게 어쨌든, 어떤 방식으로든, 많은 도움이 되어서요.
아이를 셋 키우시는 블루데이지님, 굉장한 노우하우가 축적되고 있을거예요. 비록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더라도 어디에도 비교할 수 없는 귀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