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큰 자녀 싸가지 코칭 - 1318 어려운 자녀 쉬운 사용 설명서
이병준 지음 / 코리아닷컴(Korea.com)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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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내용에 비하면 표지가 뭐가 중요하냐고 할지 모르지만 이 책은 표지 이야기부터 하지 않을 수 없다. 책 제목도 좀 경박스러워 보이는데 그건 책을 읽어보면 그렇게 붙인 이유를 이해하게 된다고 할지라도 표지는 좀 심했다. 테이프를 붙인, 상처 입은 고슴도치. 무슨 의미인 줄은 알겠으나 책의 구매욕을 올리는 데 전혀 기여 하지 않을 것 같다.

내가 아는 촌스런 표지의 책 삼총사에 당당히 끼워주겠다.

 

 

 

 

 

태어나서 초등 저학년까지를 자녀 교육의 1기라 본다면, 아이가 자라서 1318 세대라고 불릴 때가 되면 2기를 맞게 된다는 건, 굳이 구분하려하지 않아도 아이를 키워보면 저절로 알게 된다. 참 많은 육아, 교육 서적을 읽어왔고, 한동안 더 읽을만한 책이 눈에 띄지 않는 시기가 오더니, 드디어 다시 눈에 막 들어오는 책들이 생겨난다. 바로 1318 시기의 '자녀교육 2기'를 위한 책들이다.

제목의 '싸가지'는 욕설이나 비하의 뉘앙스가 있긴 하지만 '싹수'의 강원도 또는 전남 지방 사투리로서 '싹'이라는 명사에 강아지, 송아지, 망아지처럼 접미사 '-아지'가 결합된 형태이며 '봄에 처음 띄우는 새싹'을 가리킨다고 한다. 따라서 여기서 말하는 '싸가지 있는 사람'이란, 기본적인 태도, 성품, 예의를 갖춘 사람, 즉 제대로 된 사람 말한다.

 

1. 부모의 유형 (76쪽)

 

-권위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민주적 부모 최상급이며,

-고리타분하고 깐깐해도 권위적인 부모 그 다음. 비록 개방성이 부족하긴 해도 일관성이 있기 때문에 열매를 맺긴 한다.

-그 다음은 방임적 부모로서 개복숭아를 맺는 경우이며,

-최악의 경우는 사랑이란 이름의 학대를 행하는 과잉부모이다.

 

2. 자녀의 후천성 좌절결핍증 (65쪽)

 

싸가지 없는 자녀들은 신종플루보다 무섭고 구제역보다 강력한 전염병 '후천성  좌절결핍증' 에 걸려있다. 사람은 좌절을 통해 내적으로 성숙하므로 좌절이야말로 성숙에너지라고 할수있는데 싸가지 없는 아이들의 특징 중 하나가 좌절을 겪어보지 않아 조그만 좌절에도 픽픽 쓰러지는 건 물론 어떤 모험도 하지 않으려한다. 거친 바다를 항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큰 배임에도 불구하고 늘 항구에 묶여 있어 결국 항해 한 번 제대로 못해보고 썩어 가는 배라고나 할까. 부모로부터 사랑이라는 이름의 학대 당한 것이다.

 

3. 비난과 꾸중의 차이 (113쪽)

 

비난은 사람을 공격하는 것이고 꾸중은 행위를 공격하는 것이다.

이 책에는 ADHD판정을 받은 남자 고등학생이 예로 나오는데, 이 학생의 엄마는 그것을 염두에 둔 나머지 지나친 배려와 관용을 베풀어 아들을 더 극단으로 몰고 가는 결과를 낳는다. 이에 대해 상담자는 ADHD는 ADHD이고, 아이가 그 나이에 맞는 행동을 나이에 맞게 하도록 원리 원칙과 기준을 잘 사용하여 지도해야 하는 것은 변함이 없으며, 기준과 원칙을 어겼을 때는 당연히 호통을 쳐야 한다고 말한다.

 

4. 혼자 있는 능력 행복의 정도를 측정한다. (260쪽)

 

유아가 엄마와의 좋은 경험을 충분히 하고 나면 '홀로' 존재하는 능력을 갖게 된다.

프랑스 철학자 파스칼은 "방 안에 혼자 조용히 앉아 있지 못할 때 모든 불행은 시작된다"라고 했다.

홀로 있는 시간은 모든 것을 낯설게 보고 새롭게 보는 시각의 전환을 가져다 준다. 행복심리학자들은 단 일 분 안에 당신을 행복하게 만들어 드릴 수 있다고 장담하면서 "낯설게 하기"라는 기법을 제안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읽어본 육아, 교육 관련 서적의 대부분은 아이를 다그치지 말라, 강제로 주입하려 하지 마라, 아이의 의사를 존중해라, 자율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배려해라, 이런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그럼에도 간혹 원리 원칙, 기준, 윤리, 도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지킬 것을 지키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아이를 자율에 맡기기 이전에 부모의 관심은 중단되어서는 안된다는, 즉 다소 엄격해도 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의 책들도 있었다. 내가 읽은 책 중에서는 다음의 세 권이 그에 해당한다.

 

 

 

 

 

 

쿨한 부모, 잔소리 안하는 부모, 좋다.

하지만 그게 통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는 것을 이제 겪어 보아 알겠다.

1번이 어렵다고 판단되었다면 가차 없이 위의 부모 유형중 2번, 즉 좀 고리타분하고 권위적으로 보이더라도 기본에 충실할 수 있는 정도는 되도록 가르치는 부모는 되어야 겠다.

3번의 경우처럼 개복숭아를 맺는 결과를 낳아서는 안되겠고, 최악의 경우라고 하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자식을 학대하는 부모가 되지 않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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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2-08-22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들은 꾸준히 나오네요.
그런데 이런 책을 쓰거나 읽는대서
무엇이 달라질까 잘 모르겠어요...

hnine 2012-08-22 14:49   좋아요 0 | URL
책을 읽는 행위만으로 달라지는 것은 없겠지요.

세실 2012-08-22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현이 참 직설적이네요. 싸가지, 개복숭아....ㅎ
민주적 부모의 한계가 어디까지일까 요즘 생각해 봅니다.
아이들 키우기 참 힘들어요. ㅠ

hnine 2012-08-22 17:30   좋아요 0 | URL
좀 그렇지요? 책을 읽어봐도 부드럽게, 우회적으로 말하기 보다는 직설적인 표현을 하는 스타일이더라고요.
요즘 저의 생각과 코드가 일치하는 부분이 있어 그런건 옥의 티로 여기고 빨려가듯 읽었나봅니다.
아이들 키우기 힘들어요 맞아요. 정답이 없으니까요. 규환이도 1318세대에 진입했는데, 남자 아이들 특성을 제가 잘 모르기도 하고, 그래서 요즘 또 책을 읽기 시작했답니다.

Jeanne_Hebuterne 2012-08-22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닉 혼비의 피버 피치. 그걸 잊으셨어요!
제가 알기로는 번역본이 나오면 작가에게도 보내는 걸로 아는데, 표지를 보고도 침묵하는 닉 혼비의 고매한 인격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진짜 좋은 게 뭐지?(hoe to be good). 절대 밖에서 읽을 수 없었어요.

hnine 2012-08-23 05:03   좋아요 0 | URL
ㅋㅋ 피버 피치 표지 알지요. 제가 읽은 책 중에서 고르느라고 삼총사에서 빠진거랍니다. '진짜 좋은 게 뭐지?' 의 경우, 책이 재미있어서 금방 읽을 수 있어 다행이었어요. 들고 다니면서 오래 읽을 필요가 없었으니까요.
그래도 표지는 멋진데 내용은 정말 아니올시다에 해당하는 책보다는 이런 경우가 더 나은거라 할 수 있나요? ^^

Jeanne_Hebuterne 2012-08-23 10:35   좋아요 0 | URL
보셨군요. 불타는 축구공. 런던 스타일 책읽기와 하이 피델리티 등 요즘 다른 출판사에서는 이러지 않아 다행이에요. (책표지는 출판사 사장의 스타일을 따른다는 속설을 들었는데 진실인지 확인하고 싶어집니다)

그래도 표지의 사망이 내용의 사망보다 낫지 않을까요? 개선의 여지가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