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www.thesilverpen.com 에서 인용 =

 

 

 

 

치료 과정(treatment)에만 해당되는건 아니라는 생각이다.

성공이란 왼쪽처럼 한번에 이루어진 것 처럼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오른쪽 처럼 여러번의 시행착오를 거쳐서 이르게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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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4-12-07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걸 보면서 많이 좋아졌나 보나~ 하는 생각과
발명왕 에디슨도 2천번의 실패-시행착오를 거쳤기에 성공했다는 말이 떠올랐어요.
무슨 일이든 그저 쉽게 되는 건 없는 듯...치료의 과정이라면 더욱 그럴지도요.

hnine 2014-12-07 13:26   좋아요 0 | URL
흔히 남의 성공을 보면서는 그 사람은 원래 능력이 뛰어났거나, 운도 좋았기 때문이고, 내가 성공하지 못하면 난 할만큼 했는데도 성공 못한 것으로 생각하잖아요. 성공 뒤에 숨어있는 저 많은 시행착오, 실패의 경험은 보질 못하고요.
저 그림을 보자마자 직감적으로 떠오른 생각이네요. 암투병하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한 사이트가 출처인데 그게 꼭 투병이 아니더라도 사람 사는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옮겨왔어요.
올해도 이제 한달도 채 안남았네요 ^^

서니데이 2014-12-07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의 설명을 듣고 다시 보니가 아래 트리트먼트 라는 게 치료라는 걸 알았어요. 그냥 사람들 생각과 실제라는 차이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둘 다 성공한 거네요. 아, 좋겠다.

hnine 2014-12-08 09:43   좋아요 0 | URL
중도에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성공에 이를 수 있었겠지요. 우리도 여기꽝, 저기꽝, 부딪힐때마다 좌절하고 끝내지 말고, 좌절까진 하되 다시 시도할 수 있는 용기와 겸허함을 가지면 좋겠어요.
 

 

가을 한가운데 어느날 찍어놓은 사진들인데, 정리 안한채 한달동안 게으름을 부렸다.

집에서 가까운 대학 캠퍼스, 그중 이 나무에만 집중해서 찍었다.

 

 

 

 

--> 백제무녕왕릉 금관입니다~ ^^

 

 

 

 

 

 

 

 

 

 

 

 

 

 

 

 

 

 

 

 

 

 

 

아들 녀석 어릴땐 어디가다 돌만 보면 그냥 못가고 주워서는 주머니 불룩하게 잔뜩 넣고 집에 가져갈거라고 하더니, 열네살이 된 지금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대신 내가 쭈그려 앉아 사진을 찍고 있다.

 

 

 

이 사진을 보고 있자면 어떤 날은 올라가는 계단으로 보이고 또 어떤 날은 내려가는 계단으로 보이기도 한다.

 

비 오는 월요일이다.

난 별로 비오는 날을 좋아하지 않지만,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와 다른 사람들도 분명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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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4-11-24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금관 맞네요^^
전 비 오는 날 걸어다니는건 싫지만,
지금처럼 창 밖 풍경 보는건 좋아해요^^

hnine 2014-11-24 16:17   좋아요 0 | URL
금관~ ^^ 비슷하지요? 노란 단풍이 금붙이로 보이나봐요 ㅋㅋ
여기는 하루 종일 베가 오네요. 창밖이 어둑어둑...
저도 지금 밖이 아니라 그래도 따뜻한 집 안에 있다는게 아늑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이 빗길에 집으로 돌아오고 있을 아이 생각하니 그 느낌이 가시기도 하고, 그렇네요. 마음만은 따~뜻한 저녁 시간 되세요.

하늘바람 2014-11-24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네살 벌써요. 정말 시간이 휘리릭이네요. 저도 다린이 어릴때만 떠오릅니다

hnine 2014-11-24 16:19   좋아요 0 | URL
저도 동희 큰거 보며 시간이 정말 휘리릭 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
태은이가 엄마 뱃속에 있기 훨씬 전부터 하늘바람님과 알고 지냈으니 우리 인연도 그만큼 연륜이 쌓인거네요? ^^

oren 2014-11-24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까지도 형형색색으로 곱게 물든 나뭇잎들을 꼭꼭 끌어 안고 단 한 잎조차 떨구기 싫다는 듯 당당하게 서 있는 나무들을 보면 보기가 참 좋더라구요. 겨울외투, 겨울내의 한 벌 갖춘 게 없는 나무도 저리 꿋꿋한데, 나도 차마 함부로 나약한 마음을 가져선 안 되겠다 싶은 생각마저 들더군요.

hnine 2014-11-24 16:21   좋아요 0 | URL
어제 덕수궁에서 단풍은 아직 나무 가득 달려있었는데 한달 전인데도 제가 사는 동네 저 나무는 이미 잎이 많이 떨어져 있었어요. 그래도 나무 가지는 꼿꼿하게 하늘을 향하고 있는 모습이 갸륵했다고 할까요? 아름다움은 잎이 가득 달렸을때가 더했겠지만 마음을 흔드는건 저렇게 잎이 많이 떨어졌을때 모습이네요.
겨울이 가까와 올때의 나무는 늘 감동이고, 가르침이고 그래요.

순오기 2014-11-25 0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월은 가고 아이들은 자라고 나뭇잎은 떨어져도 다시 또 나고...
무녕왕릉 금관은 중국단풍이네요, 일명 삼각단풍이라고도 하고...
지금은 올라가는 계단으로 보여요~ ^^

hnine 2014-11-25 07:12   좋아요 0 | URL
나무 보면서도 여러가지 생각이 들지요.
무녕왕릉 금관 비슷하게 보이시나요? ^^
저렇게 사진만 보셔도 이름을 알수 있으신가봐요. 존경스럽습니다.
오래전 읽은 책 중에 독일작가가 쓴 <내려오는 계단을 올라가며>라는 책이 생각나요. 대학때 읽어서 어떤 내용이었는지는 생각도 안나지만요.
날씨가 쌀쌀해지는데 건강하시길...

2014-11-30 2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2-01 07: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qualia 2014-12-02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 님, 하늘이 미치도록 파랗네요.^^

조금 전, 밖에 나가서 하얀 첫눈 보고 들어왔는데요.

하얀 첫눈하고 대비가 돼서 그런지 제 눈엔 더욱 짙파랗게 보여요.

짙파랗게는 새파랗게보다 훨씬 더 파랗게 보인다는 제 고유의 신조어입니다.^^

근데 hnine 님 사진 찍는 솜씨가 범상치 않아 보입니다.

저런 색깔을 뽑아낸 hnine 님 사진술에 감탄했어요.

보고 또 봐도 짙푸르고 짙파란 하늘 정말 탄성이 절로 나오네요.

hnine 2014-12-02 02:02   좋아요 0 | URL
짙파랗게라는 말, 좋아요. ˝짙˝에 액센트넣어서! ^^
그제 저 장소를 또 갔는데 나무에 잎이 한개도 안달려있더군요. 하지만 나무는 여전히 꼿꼿하게 서 있었어요.
qualia님 지금 계시는 곳이 어디더라...요? 여기 대전은 오늘 하루 종일 눈이 왔답니다.
(잠시 창문 열고 확인)--> 지금은 그친 것 같아요.
한밤중에 나갔다 오셨군요. 기분 전환이 되셨겠어요. 저도 그러고 싶은데 참으렵니다.
별거 아닌 제 사진을 칭찬해주셔서 고마와요. 더 잘 찍도록 노력할거예요 ^^
 

 

날씨는 쌀쌀하여 아침에 나갈때 비록 두터운 겨울 웃옷을 입고 나왔지만, 아직 가을이었다. 덕수궁에 들어서기 전에 벌써 거리는 노란 은행잎으로 포장이 되어 있었고 덕수궁 안에 들어가자 마자 이렇게 고운 빛깔 단풍이 눈에 확 들어왔다. "단풍이 꽃보다 더 붉다"라는 뜻의 한자어가 있는데 정말 공감, 공감.

 

 

 

 

 

 

 

 

 

 

 

 

 

 

 

내가 오늘 덕수궁에 온 이유 중 하나는 이 사람의 그림을 보기 위해서이다.

 

 

 

 

 

조르조 모란디 (Giorgio Morandi, 1890-1964)

 

이름만 보고는 몰랐는데 그림을 보고 기억이 났다. 이십대 후반에서 삼십대 초반, 밤에 거의 매일 이 책을 보다가 잠이 들었는데,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일년 넘게 들춰보다보니 여기에 실린 그림을 어디서 만나게 되면 처음 보는 그림 같지 않고 낯이 익다. 그땐 그저 잠이 안와 보았던 것 뿐인데 이렇게 오래 나의 기억을 지배할 줄이야.

Giorgio Morandi의 그림도 이 책으로 알게 되었다.

 

 

 

 

 

덕수궁미술관, 기와, 빌딩.

세가지 건물 양식이 함께 잡히기에 담아본 사진.

 

 

 

 

 

 

 

 

 

 

 

 

 

 

 

 

 

 

미술관으로 들어가면 거기가 2층. 두개의 전시실이 있는데 1전시실엔 모란디의 작품, 2전시실엔 "모란디와의 대화"라고 해서, 그의 그림과 비교가 되는 우리 나라 화가 작품들이 걸려있다. 김환기, 박수근, 김구림, 최인수, 신미경등.

 

 

 

 

 

사진 속의 모란디는 전혀 화가같지 않았다. 단정하고 흐트러짐 없는 옷차림. 키가 크고 차가와 보이는 인상.

전시실 한 편에 마련된 그에 대한 비디오를 끝까지 다 보고 나왔다. 그는 주로 정물을 즐겨 그렸는데 정물의 종류가 그리 다양한 것도 아니다. 자기 맘에 드는 병, 그릇, 방울등, 일상에서 친숙한 것들을 몇개 구하고, 또는 직접 만들거나 색칠하여 그것들을 다르게 조합하고, 다르게 배열하여 그림을 그렸다. 해설자의 설명에 의하면 요즘 같이 눈에 보이는 이미지가 강조되는 시대에 단촐하고 간결하고 절제된 모라니의 그림이 더욱 돋보이는 것인지 모른다고.

 

 

 

 

 

 

2층 2전시실에는 우리 나라 화가들의 정물화가 전시되어 있는데, 자연을 풍경으로 담고자 했던 우리 나라 화풍에서 정물을 처음으로 그리지 시작한 것은 일제강점기였다고 한다. 이종우, 김환기, 박수근, 그리고 지금도 활동하고 있는 신미경의 비누로 만든 도자, 이윤진의 사진들, 황혜선 작가의 캔버스로 만든 정물. 모란디의 그림을 보다 이들의 그림을 보니 같은 정물이지만 훨씬 역동적이고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모란디의 그림이 조용히, 금방 나오지 않을 이야기를 잔뜩 품고 침묵하고 있는 것 처럼 보였다면.

 

사진 촬영, 물론 금지되어 있기에 눈으로만 보고서 한층 위로 올라갔다.

 

 

 

 

 

 

 

 

 

 

 

 

3층 3, 4전시실에는 한국근현대미술소장품이 기획전이 열리고 있었다.

전시 제목이 "나는 세개의 눈을 가졌다"

최욱경 화가의 1966년 작품에서 제목을 빌려왔다.

 

 

 

 

 

세개의 눈이란 무엇을 의미할까, 짐작해보시라.

 

 

이중섭의 호박, 김경인의 문맹자, 하인두의 자화상, 양수아의 자화상.

하인두의 자화상은 입체적 기법으로, 고뇌하고 고통받는 모습을 그렸다. 대장암으로 투병하다 세상을 떠난 화가.

양수아는 여자 이름같지만 사실은 남자 화가인데 이 사람의 자화상은 제목을 안보면 자화상인지 모를 그림이다. 자신의 내면을 그린 자화상이라는데 굴곡많은 개인사를 가진 화가라고. 제주 4.3항쟁때 동생을 잃고 자신 역시 빨치산 출신이었으며 아픈 근대 한국의 역사가 개인사이기도 한 화가라고 한다.

 

세개의 눈으로 자신을 들여다보면 이르게 되는 곳은 어디일까.

전시실의 마지막 그림들이 알려준다. "해탈"

 

 

 

미술관을 나왔다.  한번 더 뒤돌아 보았다.

 

 

 

 

 

 

 

 

 

 

 

 

 

 

이렇게 큰 아름드리 은행나무를 보다가 이 은행나무 틈에서 초록색 아기 나무가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을 보았다. 향나무인가?

 

 

 

 

클로즈업!

 

 

 

 

 

 

모르는 어르신 두분 뒷모습을 도촬.

보기 좋아서요.

 

 

 

집에서 나올때 바람쐬고 오겠다는 말만 하고 나왔기에, 덕수궁에 도착한 후 남편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덕수궁미술관 왔어. 단풍 완전 멋져. 사진 찍어가야지'

이에 대한 남편의 답문자,

'그래, 옛날 우리집 구경 잘하고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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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a 2014-11-24 0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수궁 단풍을 잘 찍으셨네요. 카메라만 들이대면 작품이 될 것 같은 풍경이지요.
저는 남대문시장에서 진을 다 뺀 후라 모란디를 보고나니 다른 그림이 눈에 들어오지 않더라구요.
모란디에 정신을 빼앗기기도 했구요.
사진 좋습니다.

hnine 2014-11-24 10:06   좋아요 0 | URL
어제 사진 찍는 사람 진짜 많더라고요. JTBC방송국에서도 나왔던걸요.
남대문시장을 다녀서 가셨군요. 저라면 아마 남대문시장 한군데 돌고나면 다른데 더 못갔을지도 모르지요. 어제도 여기 말고 다른데도 들를 예정이었는데 달랑 덕수궁 한군데 다녀오고 다리 아프다고 그냥 집으로 왔어요. 그래도 좋은 하루였답니다.

nama 2014-11-24 15:19   좋아요 0 | URL
덕수궁이 끝이 아니었답니다.
조계사에도 들러서 저녁밥을 해결했는데 조계사의 가을도 한 풍경하더군요.
카메라를 챙기지 않은 게 아쉽긴 했으나 카메라마저 몸에 지녔으면 아마 힘들어서 기절했을지도...

hnine 2014-11-24 16:26   좋아요 0 | URL
와, nama님. 오늘 아침 일어나셔서 다리 뻐근하지 않으셨어요?
서울가면 확실히 할거리, 볼거리가 많아요. 일부러 뭘 계획하고 나가지 않아도 되고 지하철이 거미줄같이 잘 되어 있으니 어떻게 이동해야할지 미리 인터넷 찾아보지 않아도 되고요.
인사동, 교보문고 등도 가려고 했는데 전 그냥 돌아왔어요.
어제 카메라 챙겨가셨더라면 멋진 사진 많이 찍으셨을걸 그랬네요. 전 어제 카메라 챙겨가는대신 책을 챙겨가지 못했어요. 두시간 오고가는 고속버스 안에서 다운로드한 팟캐스트 방송만 듣고 또 듣고 그랬네요.

nama 2014-11-24 18:05   좋아요 0 | URL
남대문에서 한 보따리 물건(심부름까지 포함) 사서 큰 비닐 봉지에 넣고는 덕수궁, 조계사, 인사동까지 내리 걸어다녔더니 작년에 수술한 발이 아우성을 질러대더군요. 그냥 아줌마 포스가 물씬 풍기는.. 그래도 동료 셋이서 그러고 다니니 재미는 있었지요. 실은 혼자 다니는 게 더 저답고 익숙하긴 한데 남대문시장은 함께라야 더 어울리는 것 같아요.
예전, 계룡산 갑사의 단풍이 참 인상적이었는데요. 대전쯤에서 사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제일 많이 다닌 산이 계룡산이거든요. 딸아이 돌 기념으로 애 업고 정상을 넘기도 했지요. 그리운 계룡산...

hnine 2014-11-24 20:13   좋아요 0 | URL
갑사 단풍, 예쁘지요. 갑사는 계절에 상관없이 자주 가는 편이어요.
딸을 업고 계룡산을 넘으셨다고요? 딸은 기억을 못하겠지만 대단하신 nama님이십니다. 후덜덜...
계룡산 또 오실때 한번 뵈어도 좋겠네요 ^^

nama 2014-11-24 20:27   좋아요 0 | URL
혹 계룡산 가게 되면 연락드리겠습니다.
갑사 대웅전 앞이나 매표소 앞에서 서로를 알아보는 상상을 해봅니다^&^

hnine 2014-11-24 20:33   좋아요 0 | URL
예~ (상상하니 재미있네요 ^^)

세실 2014-11-24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혼자 훌쩍 떠나는 짧은 여행... 운치있네요.
덕수궁은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곳.....
남편분 전생에 임금이셨구나. ㅎ 센스 있으십니다^^

hnine 2014-11-24 16:28   좋아요 0 | URL
가족과 함께 가면 좋은데 다린이가 이제 컸다고 어디 같이 가자고 하면 잘 안가려고 그래요 ㅠㅠ 억지로 끌고 가는 것도 그렇고, 그렇다고 다린이 집에 두고 남편하고만 나가는건 더구나 못하겠고, 그래서 저 혼자 가끔 이렇게 나선답니다.
남편 살던 집...ㅋㅋ 세실님은 금방 알아들으셨네요? 전 처음에 무슨 소리인가 했었는데...

무스탕 2014-11-24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수궁은.. 저 결혼할때 웨딩사진 찍은 장소에요. 요즘은 결혼 한참 전에 날 잡아서 웨딩사진도 여기저기서 옷도 많이 갈아입고 많은 사진을 찍지만 저 결혼할땐 결혼식 당일 웨딩드레스 입고 어디 한군데 가서 야외촬영하던게 다였었지요.
전 경복궁을 좋아해서 경복궁으로 가서 찍고 싶었는데 스튜디오에서 덕수궁이 이쁘다고 글루 델고가는거에요.
덕수궁엔 그런 인연이 있습니다 ^^

hnine 2014-11-24 16:38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 덕수궁이 정말 추억의 장소네요. 결혼 이십 주년때 다시 한번 덕수궁 가서, 아니면 이번엔 경복궁에서 기념 촬영, 어때요? ^^
경복궁도 좋아요. 다음엔 거기도 가봐야 겠어요.
저는 결혼할때 야외촬영 아예 못했어요. 결혼식날 아침에 웨딩드레스 빌려 입고, 거기서 해주는 화장하고 그냥 결혼식장으로...
전 가끔 남편에게 결혼식 했던 곳 한번 가보자고 그러는데 남편이 들은 척도 안해요 ㅠㅠ 그렇다고 거긴 정말 저 혼자 가보긴 싫은데 말이지요.
고궁은 철 바뀔때마다 참 예쁜 것 같아요. 눈 펑펑 오는 날 가봐도 좋을텐데 아마 그런 날은 교통이 걱정되서 집 나서기가 많이 망설여지겠지요. 그렇게 눈 펑펑 올 날도 멀지 않았네요.

oren 2014-11-24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 가을은 유난히 예쁘고 또 긴 것 같아요. 덕수궁의 늦가을 풍경도 아주 예쁘네요. 저도 요즘 재수하는 둘째 아이 `수시 논술` 치르느라 이 대학 저 대학을 쏘다니고 있는데 학교마다 늦가을 풍경이 환상적이더군요. 일주일 전에는 아이가 논술 보느라 낑낑 거리는 동안 아내와 함께 창경궁을 두세 시간쯤 둘러봤는데 `카메라`를 못 가져 간 게 그렇게 아쉬울 수가 없을 정도로 고궁 풍경이 아름답더군요. 여태 살면서 창경궁은 아마도 수십 번은 더 가 봤던 듯한데 늦가을 경치가 그토록 아름다울 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ㅎㅎ

Giorgio Morandi의 그림 얘기는 1FM `도서관에서 만난 사람`인가 하는 코너에서 일주일 정도 소개해 줄 때 꼬박 꼬박 들어서 알게 되었는데, 우리나라에서 그의 작품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줄은 새까많게 몰랐네요. 기회가 닿으면 꼭 가 보고 싶네요.

hnine 2014-11-24 16:45   좋아요 0 | URL
아, 둘째 자제분 수시 논술 치르는군요. 지난 주 많은 대학들이 면접, 논술 시험이었던 것 같던데... 좋은 결과 있었으면 좋겠네요. 창경궁은 한 2-3년 전에 갔었어요. 창비와 알라딘에서 하는 이벤트로 아이 데리고 가서 유홍준님, 나영석PD랑 같이 궁을 돌며 해설을 들었었는데 그날 비가 엄청 많이 왔어요. 그래서 더 기억이 남지요. 창경궁은 더 아기자기 하지 않나요? 그날도 사진 많이 찍었는데, 우산 들고 사진 찍으며 인솔자 따라다니느라 좀 분주하긴 했어요.
1FM 도서관에서 만난 사람 코너 저도 알아요. 요즘은 들은지 오래 되었지만 아직도 하는군요. 12월까지 전시가 계속 되는 것 같으니 한번 가보세요. 카메라 꼭 들고 가세요~ oren님 사진 실력 잘 알고 있으니까요 ^^

하늘바람 2014-11-24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수궁 미술관이 이리 예쁘던가요. 덕수궁은 학창시절 미술대회 글짓기 대회를 나가던 곳이에요 익숙하고 그래서 그저그랬던 곳이기도 했는데 참 멋지네요

hnine 2014-11-24 16:48   좋아요 0 | URL
태은이랑 동희 데리고 한번 가보세요. 교통도 편하고, 저희에겐 익숙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안그럴수도 있으니까요. 서울에 살면 좋겠다...어제 돌아오며 잠시 했답니다. 대전도 좋은데 좀 심심해요 ^^
덕수궁 주위를 걸어도 좋은데 이건 아마 아이들 데리고는 좀 힘들 것 같고, 날씨 좋은 날 친구와 함께 걸으면 좋겠지요.

2014-11-24 22: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1-25 07: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침 저녁으로 우리는 인사를 한다. '잘잤어?' 또는 '잘자~' 라고.

내일도 같은 인사를 할 것임을 의심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면서 하는 인사라면?

천번의 굿나잇.

영화 포스터의 '엄마, 아내, 그리고 세계 최고의 종군 기자'라는 카피보다 '마지막일지도 모를 오늘의 인사'라는 작은 글자들이 더 눈에 들어왔다.

 

영화의 첫장면부터 눈을 떼지 못하게 하더니 오히려 얼마쯤 진행되었을때는 계속 못보고 중단하게 만들었다. 마음이 덜 무른 상태일때 봐야겠다는 보호기제가 작동했기 때문이다.

첫장면. 자살테러를 앞두고 한 여인이 미리 무덤 속에 들어가는 의식을 치르는 것으로 시작한다. 의식을 마친 후 곧 이슬람 기도실로 와서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 여인의 몸에는 폭탄 조끼가 입혀지고, 기도와 포옹을 마지막으로 차에 태워져 폭발이 예정된 장소로 향한다. 이 모든 과정에 사진기자로 함께하고 있는 또 한사람의 여자가 바로 이 영화의 주인공 레베카 (줄리엣 비노쉬)이다. 차량이 폭파하기 직전에 사진기자 레베카는 차에서 내리고 폭탄조끼가 입혀진 여인이 타고 있는, 레베카가 방금 내린 그 차량은 폭파된다. 이 장면을 정신없이 카메라에 담고 있는 레베카. 결국 그녀도 부상을 입고 쓰러지고, 다시 정신을 차렸을때는 후송된 병원.

자살테러 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많은 사람들도 그들의 사랑하는 가족이 있었겠듯이, 레베카에게도 사랑하는 남편과 딸 둘이 있다. 엄마, 그리고 아내를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싸움터에 보내놓고 마음 졸이며 기다려야 하는 가족. 나중에 그녀의 큰딸은 엄마에게 말한다. 차라리 엄마가 죽으면 덜 힘들겠다고. 그건 그냥 슬퍼하면 되니까. 더 간단하니까.

영화의 마지막 장면. 첫장면보다 더 오래 못잊을 장면이었다.

시대와 사회를 반영하는 주제 속에, 인간의 심리와 가족문제까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영화이다.

속사포같은 대사, 없다.

재치있고 웃음을 자아내는 대사, 없다.

뛰어난 상상력, 없다.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니 가슴 먹먹하다.

바다의 물결마저도 천천히 치는 것 같고, 폭탄이 터지는 현장 마저도 슬로우 모션 느낌을 주게 만든건 아마 의도적이었겠지.

이 영화는 대사 외에도 바다로, 밤 하늘로, 연기로, 무표정의 표정으로, 길고양이로, 모르는 사람들의 걸음걸이로, 바람에 날리는 덤불로, 대사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하고 있었다. 그중 최고라면 역시 배우 줄리엣 비노쉬의 그 모든 것, 즉 그녀의 눈, 얼굴의 주름, 옷차림, 무심한 듯한 동작 하나, 머리카락, 호흡들이라고 하겠다. 이 모든 것이 또 하나의 대사였고 영화 자체였다. 영화의 어느 한 컷을 보아서는 알 수 없다. 한 순간의 정지된 모습만 보자면 그녀 표정의 대부분은 무표정으로 보일테니까. 그 무표정처럼 보이는 표정들이 서서히 어떤 대사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으려면 일정 시간동안 그 무표정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보아야 한다. 수학적으로 말하자면 스칼라가 아닌 벡터의 개념이랄까. 참으로 감탄할만한 배우이다.

 

이 영화를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 같다. 이 영화를 기억할때마다 눈물이 날지 모른다는 따위의 문장은 얼마나 시시한가.

11월 어느 하루 어느 아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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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4-11-22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명을 듣고보니, 영화는 보는 내내 고민하게 되는 어려운 주제를 담은 내용일 것 같지만, 예전에 보았던 줄리엣 비노쉬가 나온다니 약간은 반가운 것 같기도 해요. ^^

hnine 2014-11-22 22:09   좋아요 0 | URL
주제가 어렵지는 않아요. 줄리엣 비노쉬는 이제 나이가 든게 역력해서 가까이 클로즈업했을때 주름이 많이 드러나지만 그 동그랗고 이야기를 잔뜩 담고 있는 눈과 오똑하지만 날까로와보이진 않는 콧날, 입을 벌리지 않고 웃는 웃음등 그 매력은 여전하더라고요.

세실 2014-11-23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줄리엣 비노쉬도 곱게 나이 들어 가네요. `어떤 만남`의 소피 마르소도 참 예쁘게 나이 들었더라구요^^
자살 테러 끔찍해요...눈 앞에서 죽다니....가족의 대사도 먹먹해 집니다.
도서관에 DVD 구입해야겠어요.

hnine 2014-11-23 08:14   좋아요 0 | URL
소피 마르소는 저랑 생년월일이 같은 배우이지요^^
영화속에 자살테러 장면은 두번 나오는데 두번째 장면이 더 충격적이었어요. 각오하고 현장에 뛰어든 사진기자 주인공마저 충격을 받을 정도로...
저는 인터넷 영화사이트에서 다운로드해서 봤는데 올해 7월에 개봉했던 영화더군요. 비교적 최근 영화인셈이지요.
 

 

 

 

 

부엌

 

 

 

 

늦은 밤에 뭘 생각하다가도 답답해지면 제일로 가볼 만한 곳은 역시 부엌일밖에 달리 없지.

커피를 마시자고 조용조용히 덜그럭대는 그 소리는 방금 내가 생각하다 놔둔 시 같고, ( 오 시 같고)

쪽창문에 몇 방울의 흔적을 보이며 막 지나치는 빗발은 나에게만 다가와 몸을 보이고 저만큼 멀어가는 허공의 유혹 같아 마음 달뜨고, ( 오 시 같고)

 

 

매일매일 식구들을 먹여살리는 고요의 이 반질반질한 빛들을 나는 사진으로라도 찍어볼까? 가스렌지 위의 파란 불꽃은 어디에 꽂아두고 싶도록 어여쁘기도 하여라.

내가 빠져나오면 다시 사물을 정리하는 부업의 공기는 다시 뒤돌아보지 않아도 또 시 같고, 공기 속의 그릇들은 내 방의 책들보다 더 고요히 명징한 내용을 담고 있어, 읽다가 먼데 보는 오 얄팍한 시집 같고,

 

 

 

 

(장석남 '젖은 눈')

 

 

 

쉼표로 끝나지만 이것이 시의 전문이다.

늦은 밤 아니라 대낮에도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아있다가 답답해지면 부엌을 서성거리는 나.

 

읽고 있는 세권의 책이 여간해서 손에 안잡혀 읽다가 중단한지 거의 한달이 되어간다.

어제밤 잠자리에 들며 손에 든것도 읽고있던 세권의 책이 아니라 예전에 읽었던 시집 중 한권이었다.

처음부터 마지막장까지, 결국 전부 다시 읽고 잠들었다.

 

시집의 제목처럼, 시집 속의 시들에 몽땅 물기가 스며있었다.

마음으로 울며 읽었다.

 

 

 

 

 

 

 

그믐

 

 

 

 

 

나를 만나면 자주

젖은 눈이 되곤 하던

네 새벽녘 댓돌 앞에

 

 

밤새 마당을 굴리고 있는

가랑잎 소리로서

머물러보다가

말갛게 사라지는

그믐달

처럼

 

 

 

 

(장석남 '그믐')

 

 

 

'자화상'이라는 시도 좋았는데,

이 시도 옮겨 적고 싶은데,

이만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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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4-11-21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엌......상상하며 읽으니 참 좋으네요^^
그믐 시 읽으니 먹먹해집니다. 곧 퇴근해야 하는데 까맣게 된 창밖 풍경이랑 시랑......슬퍼라.


hnine 2014-11-21 21:48   좋아요 0 | URL
`그믐`이라는 단어에 이미 서운함과 아련함이 들어있지요.
시를 읽으면 기분이 상승되기보다는 먹먹해질때가 많은 것 같아요. 원래 감동과 공감의 속성이 그런것인지...
요즘은 저녁 6시만 되어도 어둑하더라고요.
불금이잖아요. 즐거운 저녁시간 되실거라 믿어요 ^^

하늘바람 2014-11-22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엌이란 공간 그런곳이군요 전 왜 싫기만 했을까요 ㅎ

hnine 2014-11-22 13:50   좋아요 0 | URL
같은 장소라 할지라도 상황에 따라 달리 느껴지는 것 같아요. 밥하러 들어갈때와 저 시에서처럼 늦은 밤 서성거리다 들어서는 부엌은 많이 다를테니까요.

2014-11-22 14: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1-22 22: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1-23 0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1-23 00:4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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