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연 최고였다! 

나에게는... 

저번 4번 교향곡도 좋았는데, 5번은 더욱더 좋다!! 그 어떤 논리적인 이유가 필요없다. 사실 음악에 논리적인 이유를 들어서 좋고 나쁨을 따지는 것도 어려운 애기다. 그건 전문가들의 영역인듯. 

우선 첫곡은 모차르트의 피아노협주곡 20번 D단조 k.466이다. 처음 클래식에 입문한때 자주 듣던 레파토리가 모차르트의 피아노 곡들이었다. 엠피에 글렌굴드의 피아노 소나타 전집을 넣어 주구장창 그것만 들었다.(지금은 말러만 주구장창 듣고 있다.) 물론 피아노협주곡도...27개의 피아노협주곡 중 21번을 좋아한다. 흔히 "Elvira Madigan"라 불리는 이 곡을. 

 

Mozart Piano Concerto No.21 Kv 467 (II MOV) - Roberto Paruzzo, piano / David Angus, conductor

영화는 보지 못해지만, 왠지 이 2악장을 들으면 지나간 옛 애인이 생각나는듯 하다. 너무 통속적이긴 하지만. 그래도.  

솔로이스트로 나온 조성진군에 대한 생각은, 나이에 비해 대범하고 조숙하다는 느낌이다. 일본의 하마마쓰 국제콩쿨에서 역대 최연소로 우승했다고 하는데, 현재 나이가 17살이다.(예원학교 재학) 이날 나의 '귀' 컨디션이 좋았는지, 조성진군의 피아노 소리를 들으며 귓가에 음표들이 떠도는 듯 한 느낌이 들었다.(사실 이 날 잘못하면 피아노협주곡은 못 볼뻔 했다. 볼일을 보고 강남역에서 예당가는 마을버스를 탔다. 예당에서 강남역까지는 20분이면 도착하길래, 반대 노선도 당연히 그정도일거라 생각했는데, 뺑뺑 돌아가고 차도 막혀 그 짧은 거리를 1시간10분만에 도착했다.) 예당 콘서트홀 천장을 보고 노래를 들었는데, 여기저기서 뭔가 떠돌아다니는 듯한 느낌이랄까? 앵콜로 나온 쇼팽의 녹턴 2번도 나쁘지 않았다. 워낙 대중적인 곡이라서... 

그런데, 조금 의외의 장면은. 곡이 끝나면 솔로이스트가 악장에게 악수를 건넨다. 이날 악장은 스베트린 루세브였다. 대게의 경우 악장은 자리에 앉아서 악수를 하는 경우가 많다. 뭐 자존심 차원인지, 미묘한 신경전인지는 모르지만. 근데 나이도 한참 어린 조성진군이 악수를 건네는데 루세브가 엉거주춤 일어나서 악수를 받는게 아닌가? 그 자세는 노 거장이 젊은 후배에게 갑작스레 악수를 건네와 어쩔줄 몰라하는 모습이었다. 그 옆에 부악장으로 나온 신아라씨(바이올리니스트 신현수씨의 언니이다)는 자연스럽게 악수를 받았다. 내가 좀 예민한가? ㅋㅋ

드디어 대망의 말러 교향곡 5번. 트럼펫 수석 알렉상드르 바티의 1악장 첫 시작은 아주 좋은 느낌이었다. "아 오늘 공연이 좋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번 교향곡 4번은 목관 특히 오보에의 연주가 아주 중요한 비중이었다면, 교항곡 5번은 트럼펫과 호른, 트롬봄같음 금관 파트가 곡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트럼펫은 아주 좋았다. 올해부터 알렉상드르 바티는 네덜란드의 RCO의 트럼펫 수석도 겸임한다고 한다. 말그대로 세계적인 수준의 단원을 서울시향에서 볼 수 있으니 어찌 좋지 않으리오.(물론 자주 보기는 어려울것 같기는 하다.) 

그리고 트롬본도 너무 좋았다. 트롬본 소리가 이렇게 파워풀한지는 미처 몰랐다. 전 4번 공연때도 그렇지만 내가 느끼기에 금관쪽에서 호른파트가 좀 불안한것 같다. 객원주자의 비율이 높아서 그런건지, 워낙 말러에서 호른파트가 어려운 건지는 모르겠으나, 호른 소리를 들으면 내가 불안할 정도였다. 그런데 이날 5번에서는 말끔했다.  

사실 말러 교향곡 5번하면 4악장을 많이 애기한다. 이 '아다지에토' 악장은 루치노 비스콘티의 <베니스의 죽음>과의 관계는 유명하다. 

 

하지만, 이날 공연에서의 4악장은 약간 지루한 느낌이었다. 좋았지만, 어찌보면 교향곡 5번에서의 4악장의 위치는 너무 과장된 측면이 있지 않나 한다. 그 자체로는 좋지만.  

사진 속 주인공은 영화의 주인공 미소년 타지오다. 정말 그리스 조각품에 나올법한 우월한 외모다. 말그대로 미소년. 이 영화가 1971년 작품이니 이 미소년은 지금쯤 최소함 50대 후반이겠다.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아직 영화도 보지 못했는데. 이 영화 볼 수 있는 방법 아시는 분 알려주시면 감사 !!(우선 음의 경로로 찾아봐야겠군) 

2011 말러 공연은 1월에 두번 있고 다음 공연은 10월 20일 정명훈 지휘 교향곡 6번이다. 무려 8개월이 지나야 볼 수 있다. 기다림이 아쉽지만 그만큼 더 좋은 공연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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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1-01-27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공연을 보셨군요!!올려주신 모짜르트의 음악을 들으며 님의 글을 읽으니 한 없이 행복한 느낌이 드네요..
다음 공연이 10월 20일이란 말이죠!!! 그떄는 저도 보러 갈 수 있을것 같아요!!!불끈(수첩에 날짜를 적는다)

햇빛눈물 2011-01-28 21:21   좋아요 0 | URL
아직 멀었지만, 나비님도 10월20일 공연 꼭 보셨으면 좋겠네요. 저도 볼 예정이니, 그럼 같이 본 것이라 말할 수 있을까요? ㅋㅋ

비로그인 2011-01-29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저는 예매했는데 가면 나비님하고 햇빛눈물님 뵐 수 있겠군요.. 아니 뵙지 못해도 같은 공간에 있을 생각하니,, 왠지 좀 짜릿해지기도 합니다. ㅋ

햇빛눈물 2011-01-30 01:13   좋아요 0 | URL
아, 님도 예매하셨군요. 아직 멀었지만, 왠지 그날이 기대가 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