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상자 베틀북 그림책 86
데이비드 위스너 지음 / 베틀북 / 2007년 4월
구판절판


역시 데이비드 위즈너다. 지금까지 그의 그림책을 여섯권 봤는데 여섯권 모두 대만족이다.

척 보기에도 빨간색 표지가 무척 강렬하다. 앞표지의 정중앙에 자리한 검은색 원, 저게 대체 뭐지?...하는 생각에 표지를 쫙 펼치니 그제야 정체가 드러난다. 다름아닌 물고기의 눈이다. 그리고 그 물고기 눈동자에 비친 어떤 물체....저건 또 뭘까?

이렇게 표지에서부터 독자의 시선을 단번에 휘어잡은 <시간상자>. 그 속으로 들어가보자.

이 책의 주인공인 소년이 물건 채집과 관찰에 취미가 있음을 알 수 있는 것과 동시에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 것인지 이 속표지가 암시하고 있다.




부모님과 바닷가에 놀러온 소년은 소라게와 게를 관찰하던 중 파도로 인해 백사장에 밀려온 수중카메라를 발견한다.

주인이 누군지 알 수 없는 수중카메라, 필름까지 들어있다. 어떤 사진이 찍힌 필름일까...궁금한 마음에 현상소에서 사진을 찾는다. 그런데!!

아니, 이럴수가!! 바닷속에서 유유히 헤엄치는 물고기 무리 중에 괴상한 녀석이 하나 있다. 로봇 물 고기인가?

더 황당한 것은 소파에 앉아있는 문어들!! 포장이사 콘테이너 속에 들어있던 소파며 전등, 탁자, 어항을 가져와서 멋들어진 거실을 꾸몄다. 게다가 큰 문어 한 마리가 책을 들고 있는데 그 앞엔 아기문어들이 모여 있다. 혹시 책을 읽어주는 스토리 타임?

거북의 등엔 소라껍질로 이뤄진 작은 마을이 있는데 자세히 보니 거기에 초록색 생명체들이 거리를 거닐고 있는 게 아닌가.





또 비행접시를 타고 단체여행을 온 외계인들의 여러 모습들. 물고기를 막대기로 찌르는 외계인 장난꾸러기와 아차 하는 순간에 카메라를 떨어뜨린 외계인까지 하는 행동은 지구인과 똑같다.


그리고 불가사리섬! 옆에 있는 불가사리섬과 서로 손짓하면서 어딘가로 가는데 혹시나 지나가는 고래를 밟을까봐 조심조심...


하지만 소년의 관심이 집중된 것은 바로 단 한 장의 사진!



마치 거울을 들고 거울을 쳐다보는 것처럼 사진 속에 아이가 있고, 그 속에 또 다른 아이...소년은 더 자세히 보기 위해 현미경을 가져오고 10배, 25배, 40배, 55배, 70배 확대하고 그 카메라로 제일 처음 사진을 찍은 소년을 보게 된다.

사진 한 장 속에서 과거의 모습을 들여다본 소년은 자신의 모습을 찍고 카메라를 바다로 던진다.




바다에 던져진 카메라는 오징어와 커다란 물고기, 해마에 의해 운반되다가 바다밑으로 가라앉는데 거기에 펼쳐진 건 다름아닌 인어마을이다. 기둥처럼 늘어서 있는 말미잘 사이엔 가로등이 있고 아파트처럼 보이는 산호초엔 불이 켜져 있는 등 도시의 밤풍경과 똑같다.

그리고 다시 바다로 떠오른 카메라는 돌고래와 파도에 실려 남극을 지나 어느 해안가에 이른다.

이 그림책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것은 시점의 변화에 따른 시간의 변화다. 처음 소년의 눈으로 본 현재의 시간에서 카메라의 시선으로 본 사진 속에 펼쳐진 과거의 모습, 다시 바다로 돌아간 카메라를 바다 속 생물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현재진행이자 미래의 모습...은 단순히 놀라운 수준을 넘어서 경이롭기까지 하다.

특히 이 책 <시간 상자>는 올해 칼데콧 상을 받았는데 책 속에 펼쳐진 상상력은 그림책을 보는 나의 눈을 의심할 정도였다. 곳곳에 숨겨진 여러 장치로 인해 글 없는 그림책임에도 전혀 밋밋하지 않았다. 오히려 글이 없는 점을 100% 살려서 그림책의 장점을 극대화했다.

그림책의 그림은 단순한 삽화나 일러스트가 아니라 글로 미처 표현하지 못하는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한마디로 그림책이 작은 미술관인 셈이다. 프랑스 그림책 편집자인 크리스티앙 브뤼엘은 이렇게 말했다.

"그림책을 읽는다는 것은 이야기를 포함한 이미지들을 읽는 것만이 아니라, 그림과 그림 사이를 읽는다는 것이다. "

출간하는 책마다 자신의 놀라운 상상력의 세계를 유감없이 발휘하는 데이비드 위즈너! 이쯤되면 도대체 그의 머릿속은 어떤 구조로 생겼는지 궁금해진다. 또 다음에 그가 어떤 세계를 우리 앞에 내놓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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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보내고
권현옥 지음 / 쌤앤파커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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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남동생이 군입대할 때가 생각난다. 1남 6녀의 막내에 3대 독자 귀하디 귀한 몸으로 태어난 남동생은 신체검사를 할 필요도 없는 6개월 방위소집 대상자였다. 4주 훈련 기간을 제외하면 집에서 출퇴근을 하는 방위병인데도 동생이 입대를 했을 때 엄마는 노심초사 그 자체였다. 입 짧은 놈이 맛없는 군대밥을 어찌 먹겠냐..말 주변 없는 놈이 말이나 제대로 하겠냐..고 걱정 또 걱정이셨다.


지금도 친정식구들이 모이면 엄마는 간혹 말씀하신다. 동생이 신병훈련을 받고 처음으로 면회갔을 때 얘기를... 피부가 흰 편이었던 동생이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4주만에 몰라보게 변했더라는 것에서부터 당신을 보자마자 “엄..마아..”하는데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하더라는 것, 또 입맛이 까다로워서 뭐든지 한꺼번에 먹는 일이 없던 동생이 초코파이 한 상자를 앉은 자리에서 순식간에 다 먹더라는 것.


아들을 군대에 보낸 대한민국의 엄마치고 친정엄마와 같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그런 의미에서 친정엄마와 <아들을 보내고>의 저자는 참 많이도 닮았다.


아들이 커서 군대를 가는 게 어른이 되었다...는 것 같아 대견하기도 하지만 학사장교, 카투샤가 아닌 소위 ‘땅개’로 아들을 맨몸으로 군에 보내는 어미의 심정은 안타깝고 후회스럽기만 하다. 사람이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했던가. 젊은 시절, 연인과 실연했을때 마냥 아들의 빈자리에선 황소바람이 들어온다.


특유의 현관문 여는 소리에 이어 “엄마, 나 왔어.” 우당탕...이런 환청이 사라질 때쯤이면 아들을 보러 갈 수 있을까. p24


어디 그뿐일까. 입대후 집으로 온 장정소포 속의 아들 물건에 통곡하고 눈물짓는가 하면 낯설고 물설은 군대에서 고생하며 지낼 아들을 생각하니 그동안 아들에게 못해준 것들이 새삼 떠올라 괴롭다.


이런 날(15Km 행군하는날), 아들몸을 감싼 지방분은 엉마보다 훨씬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 줄 것이다. 배 나온다고 핀잔을 줄 게 아니라 비계가 비축되도록 더 잘 먹였어야 했다. -p65


열 달 동안 내 몸에 품고 있다. 세상에 내놓은 귀하고 이쁜 아들이기에 할 수만 있다면 아들의 아픔과 고생을 대신 하고픈 게 바로 어미의 심정. 그렇게 가슴 절절한 사연들이 이 책 저자의 글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특히 아들을 군대에 보내고 나니 보이는 건 맨 군인뿐이라는 대목에선 자신의 아들뿐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군인을 생각하는 저자의 살가운 마음이 그대로 느껴졌다. 나 역시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다보니 길을 가다가도 내 아들 또래의 아이를 보면 예사로 보이지 않으니까....


딸을 낳아야 대접받는 요즘 세상에 아들만 둘을 둔 나도 머잖은 미래에 친정엄마처럼, 이 책의 저자처럼 아들을 군대에 보내야 한다. 그 때의 마음이 어떠할지...책을 읽는 내내 가슴 한 켠이 쓰라리듯 아팠다.


우리나라가 유일한 분단국가로 존재하는한, 지구상에서 전쟁의 위협이 사라지지 않는한 대한민국에서 아들을 둔 엄마는 군대간 아들 생각에 맛난 음식 먹을 때마다 목이 메이고 일기예보도 허투루 보지 않을 것이며 그리운 마음을 꾹꾹 누르고 애써 밝은 목소리로 아들의 전화를 받아야 하리라.


이 책 읽고 나니 지난달에 둘째 아들을 군대에 보낸 언니가 생각나서 전화를 했다.

“언니, 요즘 마음이 휑하겠네, OO 보낼때 많이 울었더나?”

“뭘...울어? 울면 안되지. 큰 애 제대가 내년이니까 그때까지 즐거운 생각하고 살아야지....”하고 평소보다 탁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프지도 말아야 하고 스트레스도 잘 풀어야 하고 그리고 울지도 말아야 한다. 아들을 군에보낸 어미는 건강해야 한다.  p44


저자가 아들의 군입대 30일전부터 입대후 112일까지 142일간의 기록을 그야말로 순식간에 읽었다. 하지만 그 느낌은 무척 오래 남는다. 책장을 덮은지 며칠이 지났는데도 저자의 마지막 말이 내 가슴에 남아 맴돌고 있다.


돌아오는 길 시야가 흐리다.

‘이제 다 했다.’ 긴 터널을 빠져나오는 느낌이다.


남은 이십개월은 이제 오롯이 아들몫이다.

아니 그 이후로도 쭉 아들몫이다.

낳고 길렀으나 내 것이 아닌 아들.


입대하고 

첫 휴가를 마치고

귀대하면서 아들은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다 키웠다.

이제 아들 손을 놓는다. p 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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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를 위한 사랑의 기술 - 감정 코치
존 가트맨 지음, 남은영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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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매일이 전쟁이다. 8살된 아들녀석, 작년까지만해도 더없이 이쁜 아들이었는데 올해 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매사에 트집 아니면 고집이다. 도대체 뭐가 문제인거야? 학교 다니는 게 힘드나? 뒤늦게 생긴 동생 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이나...싶어서 우리 부부는 나름대로 더 신경을 써주는데도 막무가내다. 한참 미운짓 할 때라는 생각도 들지만 이건 아니다.


지금까지 아이를 기르면서 해왔던 방식에 문제가 있는게 틀림없다. 머릿속에서 빨간 경고등이 켜졌다. 찾아라. 아이 마음이 멀어지기 전에 어서 밝혀내! 빨리!!


아이와의 평화를 위한 대책반이라도 세워야할 지경이었을 때 이 책은 그야말로 가뭄속의 단비이자 마른 하늘의 날벼락이었다.


바로 아이와의 문제가 다름아닌 우리 부부에게 있었다. 고집세고 말주변이 없어서 사람들 앞에 나서길 싫어할 뿐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것. 이게 바로 우리 부부의 공통점이자 문제의 원인이었다.


부모가 정서적으로 똑똑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취해야할 첫 번째 단계는 부모 자신의 감정 대응 방식을 이해하고 이것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p48.


갈등의 요소가 생기면 거기에 대해 대화하고 해결책을 찾기전에 대뜸 ‘내가 잘못한 게 뭐냐’고 언짢은 티를 내는 남편과 분노나 화가 날 때 그것을 표현하기보다 속으로 감추고 억제하는 나의 행동이 아이에게 혼란을 주었던 모양이다.


부모의 서툰 감정 표현이 아이에게 그대로 전달되고 그것이 쌓이고 쌓여 이제 화산폭발하듯 하나씩 터지기 시작한 것이다. 왜 그러냐는 나의 물음에 아들은 외친다. 화가 난다고.


이 책에선 자녀 양육방식에 따라 부모의 유형을 축소지향형, 억압형, 방임형, 감정코치형으로 나누고 있는데 아이들과의 대화방법으로 가장 바람직한 것은 감정코치형이라고 한다.


하지만 감정코치형의 부모가 되기 위해선 가장 먼저 자신의 감정을 올바르게 인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감정의 인식이란 단순히 자신이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음을 깨닫고 그때의 감정이 무엇인지 구분하며 거기에 덧붙여 다른 사람이 느끼는 감정을 민감하게 살피는 것이다. p104.


그러니까 나는 지금까지 아이가 화내거나 거친 행동을 할 때 왜 그러는지 알아보고 마음을 풀어주기는 했지만 정작 중요한 과정인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돌아보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을 등한시했던 것이다.


부모는 아이가 옳은 결정을 내리도록 하고 싶겠지만, 아이는 실수를 통해서도 교훈을 얻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라....어떤 문제에 대해서 효과가 없는 해결방법을 아이가 선택한다면 효과가 없는 이유를 아이가 분석하도록 이끈다. p147~148.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부모가 되면서부터 나름대로 부모로서의 자세나 자녀교육에 관해 공부를 해왔다고 자부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수박 겉핥기였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프고 금쪽보다 소중한 내 아이. 그 아이를 세상 누구보다 사랑한다 하면서도 정작 아이의 마음자리를 제대로 살펴주지 못했다는 것이 너무나 미안하다. 지금까지 계속 억눌려온 감정 때문에 상처받았을 아이 생각에 가슴이 미어지게 아프다.


아이 문제의 원인은 언제나 그 부모에게 있다. 부모가 달라지지 않는한 아이는 변하지 않는다는 진실을 이 책으로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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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앉아 금琴을 타고 샘터 우리문화 톺아보기 2
이지양 지음 / 샘터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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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도 훨씬 전의 일이다. 일관계로 시조창 하시는 분을 알게 되었다. 정악이 뭔지, 시조창이 뭔지 알려지지도 않은 때였다. 시조창의 매력에 눈뜬 동료 직원들은 그 분을 통해 시조창이며 단소를 배우곤 했는데 그때 난 먼 산 보듯 뒷짐만 지고 있었다. 왜냐고? 끌리지 않아서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너무나 후회가 된다. 그때 내가 왜 그랬을까...땅을 치고 후회를 해봐도 배는 이미 예전에 떠나갔다. 소용없는 노릇이다.



이 책 <홀로 앉아 금琴을 타고>는...


한문학자인 저자가 옛글 속에 숨어있는 우리의 음악 이야기를 하나하나 풀어내고 있다. 우리의 음악 문화엔 어떤 맛과 매력이 있는지, 우리 음악 한 곡이 만들어지기까지 어떤 일이 있었으며 역사속엔 어떻게 기록되어 있는지, 우리 선조들이 생활 속에서 음악을 어떻게 즐겼는지를 소개하고 있다. 


그 중에서 특히 인상에 남는 것은 쌍절금이란 악기의 탄생에 얽힌 이야기였다. 단종에게 충절을 다했던 성삼문, 박팽년 두 신하의 마당에서 자란 소나무가 만나 쌍절금이란 악기로 다시 태어났지만 실물이 전해지지 않는다니 참으로 안타깝다.


또 문화적 사대주의와 관련해 우리 학생들이 ‘문화의 국적’을 조상에 한해 유독 따지는 것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얘기한다.


문화란 양자를 들이는 것과 비슷하다. 그 문화의 처음 발생지, 즉 생모가 중요하긴 하지만, 그러나 때로는 양모가 생모보다 훨씬 나은 경우도 있다. 그렇게 처음에는 입양되었지만, 몇 대를 내려가면 그 집안의 적통이 되는 것이다....옛 음악을 들을 때는 그런 섣부른 문화 국적 의식을 좀 내려놓고 우리 조상들이 이런 음악을 즐겼구나 하고 이해해주는 마음으로 들어보면 좋을 것 같다 - p 106~107.


듣고 있으면 부모님 생각에 저절로 목놓아 울게 만드는 회심곡을 설명하면서 저자의 부모님에 대한 추억을 돌아보는 부분도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부모님이 태어나 자라고, 삶의 대부분을 보내신 그런 추억이 있는 곳을 가족적 차원에서 돌아보고, 그곳을 거니는 것이 참 좋은 사랑의 답사라는 이야기를 했다. -p 208.



하지만....


우리 음악을 사랑하는 애호가로서 얘기를 비교적 쉽게 풀어내긴 했지만 그럼에도 우리의 음악을 알아가기 위한 여정은 그리 만만하지가 않다. 저자가 음악을 전공하지 않았기 때문인지 저자의 설명이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국악에 대한 예비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라면 이 책은 읽어나가는 것 자체가 무리다. 중대엽이니 삭대엽, 도드리장단, 산조, 시나위....같은 용어가 종종 튀어나오지만 거기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 소개하는 음악마다 추천음반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그렇지도 않다. 누구의 음악이 더 좋더라...는 식으로 잠깐 언급하는 것에 그치고 만다.


그리고 본문 중간에 삽입되어 있는데 자료 그림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 물론 수록된 그림이 본문 내용과 관계없는 것일수도 있지만 그렇더라도 간단한 설명과 그림의 사이즈 정도는 알려줬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음악 연주에 쓰이는 악보사진도 함께 수록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우리 음악을 들을 줄 아는 귀...


내가 첫아이를 임신했을 때 태교의 모든 것은 모차르트로 결론지어졌다. 일명 모차르트 효과로 이름난 태교비법에 따라 난 모차르트 음악을 수시로 들었다.


6년의 터울을 두고 작년에 둘째를 임신했을 때 내가 주로 들었던 음악은 동요와 국악, 대금이나 가야금 산조, 영산회상이었다.


첫째와 둘째, 뱃속에서 들었던 음악에 따라 아이들 성향이 어떤지 아직은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첫째 아이는 빠른 리듬의 음악을 좋아한다는 것. 둘째 아이는 유독 가야금 산조의 어느 곡만 들으면 방긋 웃다가도 슬프게 운다는 거다. 느린 가락에 감각이 발달됐나? 왜 그럴까...알 수 없다.


우리 음악이 대중화되기 위해선 음악을 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 모두에게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가까이 두고 언제든 뒤적이며 읽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 그것도 1년, 2년...오랜 시간을 두고 책 속에 소개된 음악을 듣다보면 어느새 귀가 열리지 않을까.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나는 누룽지처럼 구성진 우리 음악도 들으면 들을수록 제 멋을 느낄 수 있다.


나침반은 산속에서 진가를 발휘하듯 이 책 역시 실제 음악을 찾아 듣고 감상할 때 더 큰 가치가 있겠지요. 한번 보고 책꽂이에 꽂아두는 책이 아니라 오래오래 곁에 두고 손때 묻는 책이 되기를 바랍니다. - 황병기 추천사 중에서...


뱀꼬리) 이 책 표지에 있는 악기는...금琴의 일종인 당비파다. 하지만 제목에 적힌 한자...오타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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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4-28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학, 시조창에 조예가 깊었던 아버지가 어린시절 우리소리를 권하였는데 그걸
거절하고 관심도 갖지 않았던 걸 60을 바라보는 연세에 후회하시는 선생님이 있
습니다. 몽당연필님의 글을 읽다가 생각이 나네요. 저도 시조창을 정식으로 들어
본 적은 없지만 다음에 기회 있으면 들으러 갈 생각입니다. 이 책 꽤 관심 가네요.

석란1 2007-05-06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타는 아닌듯. 저는 서예에는 문외한이지만 서예가들은 글의 모양이나 형태에 철학적의미를 담는다는군요. 그래서 일부러 그렇게 하는 경우도 있데요.획하나를 어떻게 긋느냐에 따라서 그 글에 담기는 기가 달라진다고 해야겠죠. 제가 너무 과대평가하는 것인가요?
 
짝꿍 바꿔 주세요! 웅진 세계그림책 109
다케다 미호 글.그림, 고향옥 옮김 / 웅진주니어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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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엄마, 배 아파서 오늘 학교 못 갈 것 같아. ”

오늘도 역시나!! 아들의 첫 대화는 학교에 못 가겠다는 거다. 어제는 기침 때문에 못 가겠다고 했고, 그저께는 다리가 아프다고 했다. 거기에 머리가 아프다, 이불 안 덮고 자서 열이 난다...는 핑계를 일주일동안 번갈아가면서 써먹는다.

하지만 나의 대답은 언제나 똑같다. “그래도 학교엔 가야돼!”

꿀맛같은 아침잠에서 일어나기 싫은 마음을 나라고 왜 모를까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학생은 학교에 가야 하니까.




<짝꿍 바꿔주세요>의 은지도 우리 아들과 같다.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나자 마자 하는 생각이 “난 오늘 학교에 못 갈 것 같아. 머리가 아픈 것 같아. 배가 아픈 것 같아. 열이 나는 것 같아.”

하지만 나랑 똑같은 엄마 때문에 은지는 “머리가 아프면 좋겠는데, 배가 아프면 좋겠는데, 열이 나면 좋겠는데”하고 생각하면서 양치질을 하고 옷을 갈아입고 현관문을 나선다.

그렇다면 은지가 학교가기 싫은 이유가 뭘까. 우리 아들처럼 아침잠 때문에? 아니다. 짝꿍 때문이다. 은지의 짝꿍 민준이는 얼마나 심술궂은지 책상에 금을 그어놓는가 하면 은지가 손가락으로 계산한다고 선생님께 이른다. 또 음식을 남기거나 줄넘기를 못한다고 은지를 놀린다. 한마디로 짝꿍인 은지를 들들 볶는다.

그런데 그게 오늘 은지가 학교에 가기 싫은 이유의 전부가 아니다. 더 큰 일이 있었다. 은지가 가장 좋아하는 향기나는 분홍 연필을 짝꿍 민준이가 부러뜨렸는데 화가 난 은지가 민준이에게 지우개를 던지고 마는데....

“오늘 학교에 가면 민준이가 날 때릴거야”




은지가 짝꿍을 얼마나 두려워하는지 잘 나타내주는 장면....

하지만 이 날 아침은 짝꿍 민준이도 마찬가지다. 일찌감치 학교에 와선 교실로 들어가는게 아니라 학교 철문에 올라타고 장난을 친다. 아니....누군가를 기다리는데??? ㅋㅋㅋ 난 이 장면이 무척 귀여웠다.

교문에 있는 민준이를 발견하고 가슴을 두근대는 은지와 무심한 척 하는 민준이...민준이 가슴도 아마 엄청 두근댔을 듯...


은지와 민준이는 과연 어떻게 화해를 했을까? 교실로 가기 위해 돌아서서 가는 두 아이의 모습을 보면 민준이는 더 이상 심술이 뚝뚝 흐르는 공룡의 모습이 아니다. 예쁜 짝꿍이 너무 좋은 나머지 오히려 심술을 부리는 장난꾸러기 남자아이일 뿐이다. 화해를 하긴 한 모양...


아이들이 학교에 입학하면서 학교란 낯선 환경에 적응해가는 과정을 짝꿍이란 대표적인 소재로 구성했는데 짝꿍과 갈등하는 아이들의 마음이 잘 표현되어 있다. 그리고 무척 귀엽다. 부분적으로 칸이 나뉘어져 있는데다 말풍선까지 있어서 마치 재미난 만화책을 보는 것 같다. 그래선지 아이가 더 재밌어한다.




이 책을 핑계삼아 아들에게 물었다. 넌 짝꿍이 누구야? 이름은? 얘처럼 너도 괜히 심술부리는 거 아냐? 아들은 별거 아니라는듯 시큰둥하게 대답했지만 우리 부부 속은 타들어간다. 큰 키 때문에 제일 뒤에 앉을 때..아이고, 여자짝은 꿈도 못 꾸겠구나...걱정했는데 다행히 여자짝을 만났으니...너, 귀한 짝 옆에 둔 거야 알어??




그나저나 민준이가 은지를 좋아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냐고? 아침 7시 30분에 여자아이 집에 찾아간다는 건 바로 좋다는 표현이 아닐까. 앞속표지와 뒷표지에 그려진 두 장면을 비교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모든 것이 똑같은 두 그림을 보면 다른 것이 딱하나 있다. 뭘까?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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