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를 위한 사랑의 기술 - 감정 코치
존 가트맨 지음, 남은영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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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매일이 전쟁이다. 8살된 아들녀석, 작년까지만해도 더없이 이쁜 아들이었는데 올해 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매사에 트집 아니면 고집이다. 도대체 뭐가 문제인거야? 학교 다니는 게 힘드나? 뒤늦게 생긴 동생 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이나...싶어서 우리 부부는 나름대로 더 신경을 써주는데도 막무가내다. 한참 미운짓 할 때라는 생각도 들지만 이건 아니다.


지금까지 아이를 기르면서 해왔던 방식에 문제가 있는게 틀림없다. 머릿속에서 빨간 경고등이 켜졌다. 찾아라. 아이 마음이 멀어지기 전에 어서 밝혀내! 빨리!!


아이와의 평화를 위한 대책반이라도 세워야할 지경이었을 때 이 책은 그야말로 가뭄속의 단비이자 마른 하늘의 날벼락이었다.


바로 아이와의 문제가 다름아닌 우리 부부에게 있었다. 고집세고 말주변이 없어서 사람들 앞에 나서길 싫어할 뿐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것. 이게 바로 우리 부부의 공통점이자 문제의 원인이었다.


부모가 정서적으로 똑똑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취해야할 첫 번째 단계는 부모 자신의 감정 대응 방식을 이해하고 이것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p48.


갈등의 요소가 생기면 거기에 대해 대화하고 해결책을 찾기전에 대뜸 ‘내가 잘못한 게 뭐냐’고 언짢은 티를 내는 남편과 분노나 화가 날 때 그것을 표현하기보다 속으로 감추고 억제하는 나의 행동이 아이에게 혼란을 주었던 모양이다.


부모의 서툰 감정 표현이 아이에게 그대로 전달되고 그것이 쌓이고 쌓여 이제 화산폭발하듯 하나씩 터지기 시작한 것이다. 왜 그러냐는 나의 물음에 아들은 외친다. 화가 난다고.


이 책에선 자녀 양육방식에 따라 부모의 유형을 축소지향형, 억압형, 방임형, 감정코치형으로 나누고 있는데 아이들과의 대화방법으로 가장 바람직한 것은 감정코치형이라고 한다.


하지만 감정코치형의 부모가 되기 위해선 가장 먼저 자신의 감정을 올바르게 인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감정의 인식이란 단순히 자신이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음을 깨닫고 그때의 감정이 무엇인지 구분하며 거기에 덧붙여 다른 사람이 느끼는 감정을 민감하게 살피는 것이다. p104.


그러니까 나는 지금까지 아이가 화내거나 거친 행동을 할 때 왜 그러는지 알아보고 마음을 풀어주기는 했지만 정작 중요한 과정인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돌아보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을 등한시했던 것이다.


부모는 아이가 옳은 결정을 내리도록 하고 싶겠지만, 아이는 실수를 통해서도 교훈을 얻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라....어떤 문제에 대해서 효과가 없는 해결방법을 아이가 선택한다면 효과가 없는 이유를 아이가 분석하도록 이끈다. p147~148.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부모가 되면서부터 나름대로 부모로서의 자세나 자녀교육에 관해 공부를 해왔다고 자부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수박 겉핥기였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프고 금쪽보다 소중한 내 아이. 그 아이를 세상 누구보다 사랑한다 하면서도 정작 아이의 마음자리를 제대로 살펴주지 못했다는 것이 너무나 미안하다. 지금까지 계속 억눌려온 감정 때문에 상처받았을 아이 생각에 가슴이 미어지게 아프다.


아이 문제의 원인은 언제나 그 부모에게 있다. 부모가 달라지지 않는한 아이는 변하지 않는다는 진실을 이 책으로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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