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통신 1931-1935 - 젊은 지성을 깨우는 짧은 지혜의 편지들
버트런드 러셀 지음, 송은경 옮김 / 사회평론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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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사고와 감정 속에 존재하는, 있는 그대로의 개성은 그 핵심이 너무 희미하고 눈에 보이지 않기에 완벽한 만족을 주지 못한다. 따라서 우리 대부분은 외부 세계에서 자기 내면 존재의 반영물을 보고 싶어 한다.......하지만 그들보다 수줍고 소심한 자아를 가진 이들-현대 세계에는 이런 사람들이 대다수를 차지한다-도 있다. 그들의 가장 큰 염원은 남들이 자신을 이웃들과 정확히 똑같게 봐주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가구에서도 자기만의 취향을 표현하기보다는 정확성을 추구한다."「우리가 가구를 사면서 생각하는 것들Funiture and the Ego」 
 
둘러보니 내 주위에도 외부 세계에서 자기 내면 존재의 반영물을 보고 싶어하거나 정확성을 추구하시는 분들이 넘친다. 일찍 이 문구를 만났더라면 여러 번 유용하게 사용했을 것인데 안타깝고 즐거운 발견이다. <런던통신 1931-1935>는 요즘들어 집어 든 책 중에 그나마 가장 유쾌한 책이었다. 주제도 다양하고, 부러 현학적이지도 않고, 삐딱함을 세련됨이라 착각하지도 않고. 
 
책은 135개의(정확한지 갑자기 의심스럽지만) 칼럼으로 묶여 있다. 칼럼의 내용들은 한 개인의 삶에 개입할 수 있고 판단해야 하는 자질구레한 일들로부터 중요한 문제까지를 가리지 않고 소재로 삼고 있다. 그리고 그 소재들은 역사적인 사건이나 러셀 개인의 경험, 논리적 분석을 통해 독자들의 관심과 호응을 이끌어낸다. 특히, 칼럼이 쓰여진 시기를 통해 얼핏 짐작할 수 있겠지만 <런던통신 1931-1935>에는 현실정치와 경제 그리고 교육에 관한 칼럼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시대와 공간은 다르지만 지금 집필된 책이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은 글들이다. 예를 들면

한편으로, 민주주의에서 우리의 정치가를 비판하는 것은 우리 자신을 비판하는 것과 같다는 점을 기억하자. 우리의 수준이 곧 정치가의 수준이다. 「우리가 투표를 하는 진짜 이유On Politician」

민주주의의 즐거움은 한마디로 자기보다 높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데 있는 것이지 자기보다 낮은 사람들에게 그것을 양보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민주주의의 위험성The Prospects of Democracy」 

오늘날 당신이 어떤 사람과 협력하는 데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그 사람을 사랑하거나, 두려워하거나, 당신도 약탈품을 나눠 갖고 싶기 때문이다.「비겁해서 좋은 점The Advantage of Cowardice」 

러셀이 워낙 출중한 것인지, 인간이란 존재가 영 글러먹은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지금 대한민국 부산 영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해 쓴 글이라고 해도 전혀 어색하게 들리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시대를 관통하는,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잠언들이 요즘 참 불편하다. 좋은 말로 시대를 관통한다고 말하지 꼴좋다,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여튼 <런던통신 1931-1935>는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서양철학사>등에 비해 읽기도 쉽고 편파적이라고 느낄 수 있는 부분도 별로 보이지 않아서 러셀의 책을 처음 읽는 분들이라면 무난한 독서가 되지 않을까 싶다. 반면 이런 종류의 에세이라면 나는 조지 오웰이 좋아요,라고 생각하는 분들이라면 이 책의 내용이 혹은 표현이 조금 가볍게 느껴질 수도 있다. 물론 여기서 가볍다는 것은 매우 주관적인 느낌이다. 80년 전에 쓰여진 글이 지금도 유효한 울림을 주고 있다는 것만 보더라도 이 책의 존재감은 충분하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 몇 가지 불편한 뉴스를 본 것 때문인지 책을 덮고도 한 대목의 글이 계속 눈에 밟혔다. 그래서 사족처럼 여기 적어둔다.

사실 단지 자신의 의견을 취한다고 해서 지식인이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지식인이란 이러저러한 견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믿고 있는 것에 대한 타당한 논거를 갖고 있더라도 그것을 교조적으로 믿지는 않는 사람이다. 「정통이라는 것은On Orthodox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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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11-07-13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조지오웰을 사랑하지만 러셀 식의 건방짐도 사랑해요. 런던통신, 재미있어 보입니다.

굿바이 2011-07-13 17:54   좋아요 0 | URL
치니님은 사랑의 이유도 역시나 광폭이십니다~^^ 저 역시 오만가지 이유로 사랑하는 사람들이 넘칩니다 ㅋㅋㅋ

웽스북스 2011-07-13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져요!! 마지막말이 마음에 남아 저도 사야쓰겄습니다.

굿바이 2011-07-14 09:44   좋아요 0 | URL
커피만 안쏟았어도 줄 수 있는데, 너무 심하게 부어가지고 ㅋㅋㅋ

cyrus 2011-07-14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러셀의 에세이는 언제나 읽어도 새로우면서도 재미있어요, 저는 이 책
시험기간 때 읽으려고 했었는데 결국에는 한 페이지도 읽지 못했어요,
굿바이님의 글을 읽고나니 다시 한 번 이 책 읽어봐야겠습니다. ^^

굿바이 2011-07-15 09:56   좋아요 0 | URL
고된 시험기간 지났으니 뭐든 하고 싶었던 것들 다 해보세요^^
이책 재미있어요~

風流男兒 2011-07-15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말들로도 아침이 풍성해지는 기분인데요. ㅎㅎ 누나도 책에 커피 잘 엎으시는군요 ㅠ 저는 어제 프린트 하나에 거의 쏟아부었다는.. 세례수준의 ;;

굿바이 2011-07-15 09:58   좋아요 0 | URL
ㅋㅋㅋ 새신랑이 너무 손을 떨어도 오해받는다오~
요즘 부쩍 뭘 많이 흘리네. 아무래도 관심받고 싶나봐. 이런 식으로 애정을 구걸하는 걸 보면 나는 쫌 멋져!!!!!!ㅎㅎㅎ ㅡㅜ

風流男兒 2011-07-15 15:06   좋아요 0 | URL
어 그러게요. 사실 근데 그렇게 안흘려도 충분히 관심받으시는 분께서 그러기까지 하면. 음.. 좀 멋진데요 ㅎㅎㅎ
 
환영
김이설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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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설의 장편소설 <환영>은 이렇게 끝을 맺고 다시 시작하는 윤영의 이야기이다.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경계 표지판이 심하게 흔들렸다. 시에서 도로 들어섰을 때, 안녕히 잘 가시라는 말 때문에 다른 세계로 들어간 것 같았다. 금세 물가가 나왔다. 곧 얼음이 얼 것이었다. 왕백숙집으로 출근하던 첫날 아침의 풍경은 바뀌지 않았다. 나는 누구보다 참는 걸 잘했다. 누구보다도 질길 수 있었다. 다시 시작이었다."  

열심히만 하면 돈은 더 벌 수 있다는 왕사장의 말이 어쩐지 믿음직스럽게 느껴지던 날, 어떤 이들에게는 대수롭지도 않은 일상에 윤영도 합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을 것이다. 고시원에서 만난 남자와 옥탑방으로 거처를 옮길 수 있었으니까, 상 앞에 책을 펼쳐든 남편이 있고, 그리고 딸을 낳았으니까. 그렇게 희망할 것들이 생긴 현실은 경계에서 흔들리고 있는 것들에게 붙어있는 목숨을 기어이 살아내라고 붇돋는다. 결국에는 그 희망들이 자신을 잘근잘근 씹어놓을 것이지만 말이다. 그러나 그런 예감을 하면서 생명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애써 외면하거나 의심하지 않는다.  

희망할 것이 생겨 희망적인 윤영에게 현실은 기다렸다는 듯이 추파를 보낸다. 눈 한번 딱 감으면 별거 아니라고. 세상은 진작부터 그랬다고. 그렇게 한번 눈을 감고 경계를 넘으면 돈을 더 벌 수 있고, 손님들이 먹다 남긴 음식을 싸갈 수 있고, 딸 아이에게 뭔가 해 줄 수 있고, 남편이 공무원 시험에 붙을 때까지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그래서 윤영은 눈을 감고 경계를 넘는다. 두렵지만 멈출 수는 없다. 그렇게 윤영의 몸에 닭비린내가 달라붙고 허벅지에 검은 멍이 들기 시작하지만 변하는 것은 없다. 그저 어제와 같은 오늘을 혹은 어제보다 못한 오늘을 살아낼 뿐이다.  

이제 남편이 아이를 키우고 밥상을 차린다. 돈만 받으면 뭐든 할 수 있는 윤영이 남편에게 생활비를 준다. 그리고 이제 남편이 차린 밥상을 윤영이 엎는다. 그리고 남편에게 개새끼라고 욕한다. 개새끼인 남편은 미안하다고 한다. 미안하다는 말, 돈을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말이다. 또한 미안하다는 말은 계속 참으라는 말처럼 들린다. 이미 현실에 목덜미를 물렸으니 질질 끌려가보자는 말처럼 들린다. 미안하지만 그렇게라도 살아보자고 말이다. 윤영은 그런 남편의 책을 찢는다. 자신이 잠시나마 갖었던 희망에 대한 소소한 분노다. 그러나 분노도 잠시다. 최악은 아니더라도 차악이 반복되는 윤영과 윤영의 가족은 곰팡이 낀 지하로 흘러 들어간다. 이제 여기서 벗어나고 아이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다시 닭비린내를 맡아야 한다. 다시 아무 사내와 뒹굴어야 한다. 그렇게 윤영은 오늘을 살아야 한다.  

윤영이 동생 민영의 죽음을 전해듣는 장면은 이렇게 쓰여졌다.   

"동네 놀이터에서 쓰레기를 태우는지 매캐한 냄새가 났다. 너무 매워 그제야 눈물이 났다. 밤하늘에 같은 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윤영의 눈에 별 같은 것이 하나도 보이지 않아서 나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그렇게 쓰고 있는 작가가 내심 고마웠다. 던접스럽고 막막한 삶에 어쭙잖은 느낌표를 붙이는 것도 조심스러워하는 작가. 지독하지만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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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도둑 2011-07-07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 삶이 이리도 묵직하고 욕지기가 나올 정도로 암담할까요?
사는 건 아름다운 일이라고? 윤영에게는 욕으로 돌아올 말일 것 같습니다.
장미빛 미래를 꿈꾸기에는..삶은,, 현실은,, 우리 발목을 잡고 놓아주지 않고 있는
악몽의 연속인데....어쩌면 다 환영일지도...
현실보다 더 현실일 것 같은 소설처럼 느껴집니다.

굿바이 2011-07-08 16:36   좋아요 0 | URL
보편적으로 적용되지는 않겠지만 소설보다 더 징그러운 상황도 많은 것 같습니다. 그저 외면하고 또 모르는 척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 같구요.
읽기 편한 책은 아니지만 그렇게라도 발 밑 간지러운 세상을 확인합니다.
다 읽고 꽤 한참 멍했습니다. 여러가지 이유로.


웽스북스 2011-07-07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내가 좋아하는 책을 좋아해! 꺄아~

굿바이 2011-07-08 16:36   좋아요 0 | URL
꺄아~ 그러니까 제가 웬디님이 좋아하는 사람이군요! 째집니다~!

2011-07-11 11: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11 12: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두근두근 내 인생
김애란 지음 / 창비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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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꾸는 꿈속에서, 매미들은 소리 죽여 노래했다. 그때 우리는 그걸 원했어. 그때 우리는 그게 필요했어. 그때 우리는 그걸 하지 않을 수 없었어. 그때 우리는 그걸 했어. 그때 우린 그걸 한번 더 했어. 그때 우린 그걸 계속했어. 그리고 우리는 그게 몹시, '좋았어.' " (352쪽)        글을 읽다 김애란작가의 사진을 여러 번 보았다. 눈썹을 가린 앞머리와 흰 얼굴. 당찬 여름같은 얼굴이었다. 그리고 작가의 글은 작가의 얼굴을 많이 닮아있었다.   

이야기는 긴장할 수 있을 정도의 정적과 집중할 수 있을 정도의 두근거림이 적절히 잘 섞여 있었다. 격식은 갖추되 계산된 빈틈을 염두한 작가의 글은 '한아름'과 '한대수'라는 아들과 아버지를 현실과 비현실 사이에 잘 안착시켰다. 그 간극에서 자신의 호흡과 독자의 호흡을 동시에 고려한 배려와 명민함이 돋보였다. 나 역시 어느 대목에서는 소금물에 넣은 조개가 해감을 하듯 그렇게 마음 한 자락이 슬며시 풀어지기도 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근두근 내 인생>을 읽고 난 지금 묘한 기우가 생겼다. "나는 예전에 '행복'이라는 단어를 쓰면 멍청해지는 기분이었어. 그런데 요즘에는 그것도 용기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나는 그걸 가지려고 해."(227쪽)라고 써 버린 작가가 쓸 수 있는 다음 작품은 어떤 것일까 하는.        이렇게 능력있는 작가가 덜컥 대책없이 늙고 죽어가는 아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면 다음에는 어떤 주인공을 선택할 수 있을까 하는.        더 나아가 아직은 당찬 여름을 닮은 작가가 이렇게 장애물 없는 단거리를 가볍게 뛰어버리면 다음에는 어떤 코스를 선택할 수 있을까 하는. 

"누군가 다른 사람을 사랑할 때, 그 사랑을 알아보는 기준이 있어요." 어머니의 두 눈은 퉁퉁 부어 있었다. " 그건 그 사람이 도망치려 한다는 거예요." (143쪽)        나도 어느 작가에게 마음을 줄 때 그 작가를 사랑하는 기준이 있다. 그건 그 작가가 미련하게 현실을 버티려 한다는 것을 발견할 때다. 무너질 것을 알지만 버티는 것, 실패할 것을 알지만 버티는 것, 통곡하게 될 것을 알지만 버티는 것. 그때 나는 안다. 그것이야말로 작가가 내게 건내는 '희망'의 몸짓이라는 것을.        나는 김애란작가가 더 버틸 수 있는 충분한 에너지가 있음에도 타협을 한 것 같아 서운하다. 그렇지만 그저 내가 감지한 이 기운이 터무니없기를 바란다. 그렇게 어느 순간 공중부양하는 작가들을 너무 많이 본 탓에 지레 놀란 것이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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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mek 2011-07-05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 두근두근한 작품을 들고 돌아올거에요. 김애란이니까!
:D

굿바이 2011-07-06 09:54   좋아요 0 | URL
아멘~! :)

風流男兒 2011-07-05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을 읽지 않았고, 요즘같은 생활에서는 읽지 못하고 지나칠 확률이 높지만, 모든 걸 다 떠나서 문장과 문장사이의 저 간격이 제일 마음에 들어요. 어떤 의미에서는 만약 다음 작품을 읽고 서재에 글을 쓴다면, 지금의 간격이 얼마나 줄어들어있을까, 혹은 더 늘어나있을까, 아니면 글 자체가 올라오지 않을까. 에 대한 나름의 기대도 있어요. 물론, 읽지 않은자가 그나마 감상했답시고 내지르는 말이니, 요건 이해와 양해와 하해와 같은 은혜로 혜량해주세욥 :)

웽스북스 2011-07-05 17:53   좋아요 0 | URL
김풍류님 회사에 숙제가 너무 많은듯.
말을 하지 않고 말하는 법을 아는 정테일언니님 ㅋㅋ

굿바이 2011-07-06 09:59   좋아요 0 | URL
뭐든 하나라도 마음에 든다니 그저 감사하오~!!!!!
요즘 많이 바쁘지요? 옆에서 챙겨주는 사람있으니 걱정은 안하겠소. 그래도 더위 조심하고, 사람 조심하고, 물도 많이 마시고, 시간되면 언제 한 번 만나세 :)

아참, 웬디양, 그대의 내공을 내 어찌 따라가리오. 나는 멀었소~ :)

치니 2011-07-06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 또 공감입니다.

굿바이 2011-07-06 13:52   좋아요 0 | URL
치니님, 어찌 잘 지내시고 있나요?

책 읽으셨군요. 좋은 점도 많은데, 자꾸 갸우뚱거려지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아~ 그나저나 공감한다는 말이 이렇게 따뜻한 말이었군요.
쫌 신나요! :)
 

5월에 귀연이와 함께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을 읽고 독후감을 나누기로 했는데 귀연이도 나도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귀연이의 진술에 의하면 너무 바빠서 책에 집중할 수가 없었단다. 내 변명은 '이모가 두통이 심했어'다. 여튼 7월 중 독후감을 쓰기로 했다. 약속은 지켜져야 하니까.  

나는 귀연이의 일상을 물었다. 매우 빡빡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적지 않은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스스로 하고 싶어서 배우는 것들이란다. 그래도 나는 살짝 걱정이 되어 묻는다. 정말 네가 좋아하는 것들이야? 귀연이는 망설이지 않고 대답한다. 그럼. 나는 또 묻는다. 네가 좋아한다는 것을 어떻게 확신해? 귀연이는 조금 망설이다 대답한다. 이모는 이모가 좋아하는 것들을 어떻게 확신하는데? 나는 말한다. 몰라. 

우리 귀연이의 주장에 의하면 뭐든 처음 배울 때 재미있는 것은 없었다고 한다. 마구 열심히 연습을 하다보면 어느 순간 자신이 느끼기에 잘하는 것 같고 다른 사람들도 칭찬을 해주고 그러면 더 열심히 하게 되는데, 그러던 어떤 순간에 재미를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즉 뭐든 자신이 잘하는 것이 재미있는 것인데 잘하기 위해서는 재미없는 순간을 이겨내야 한다는 것이다. 덧붙여 재미있는 건 대부분 좋아하게 되더란다. 와우~ 이 어린 경험론자 앞에서 이모는 일순간 숙연해진다. 우리 귀연이 짱 먹어라!!!  

여튼 이렇게 꼬마 철학자 반열에 오른 우리 귀연이게도 스스로 절제하기 힘든 것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음식이다. 고기를 좋아하는 것은 이미 전설이 되었으니 더는 할 말이 없고, 요즘 라면이라는 신물질을 접하고 매우 힘들어진 모양이다. 귀연이의 모친인 꼬장꼬장 정양은 절대 라면을 끓여주는 분이 아니고 절대 끓여주지 않는 라면을 밖에서 사먹게 하는 일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 어머니를 둔 귀연이가 아뿔사 친구집에서 라면이라는 신세계를 만난 것이다. 조미료를 거의 먹지 않고 자란 귀연이에게 그 맛은 천국의 맛이었을 수도 있다. 혀에 있던 수용체가 일제히 이 놀라운 자극에 나자빠졌을 수도 있다. 그래서 또 그 자극을 느끼고 싶을 것이다. 당연한 현상이다. 물론 꼬장꼬장 정양은 분노할 현상이지만 말이다.  

귀연이는 이모가 자신의 모친을 설득해 자신에게 광명의 하늘을 열어 달란다. 한 달에 한 번만이라도 라면을 라면이라 부르며 자신의 거처에서 친구들과 함께 편하게 먹을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 귀연이의 요구사항이었다. 물론 나는 꼬장꼬장 정양이 조카들을 위해 뼈가 빠지게 준비하는 밥상에 대해 언제나 존경과 박수를 보낸다. 그 노력과 철학, 실천이 뭐랄까 살아있는 교육이라고 믿기 때문이며 더 나아가 아이들의 몸에 보약보다 좋은 효과를 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 귀연이는 초등학교 4학년이 된 지금까지 감기 한 번 걸리지 않았고, 예방주사를 빼고는 병원에 간 적이 없다. 하연이도 그렇고.

그러나 귀연이의 마음을 모른 척 할 수도 없다. 몸이 건강한 것도 중요하지만 마음이 건강한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귀연이에게 불필요한 죄의식이 생기는 것도 싫다. 라면을 먹는 일이 경범죄에 해당하는 것도 아닌데 엄마를 속인다는 죄책감에 시달린다는 것은 옳지 않다. 물론 점점 그렇게 변하겠지만 꼬장꼬장 정양과 귀연이 사이에 너무 많은 비밀이 존재하는 것도 좋아보이지 않는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이모지만 이럴 때 뭔가 해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정양에게 전화를 했다. 

나 : 잘 지내시오?  

꼬장꼬장 정양 :  잘 지낸다. 왜?

나 : 우아하게 답하시오.

꼬장꼬장 정양 : 왜? 귀연이가 전화했냐?

나 : 돗자리를 깔 날도 그리 멀지 않은 것 같소.

꼬장꼬장 정양 : 용건만 말해. 귀연이 때문에 속상해 죽겠으니까.

나 : 귀연이가 왜?

꼬장꼬장 정양 :  옷에 라면 국물을 묻혀왔어.

나 : 푸하하! 미숙하기는. 여튼 언니 속상한 건 알겠어. 그런데 좀 융통성이 있으면 안될까?

꼬장꼬장 정양 :  나 위해서 이런 거 아니잖아. 

나 : 알아. 그래도 귀연이가 자꾸 언니에게 숨기는 게 생기면 좋아? 그것도 고작 라면으로.

꼬장꼬장 정양 : 그게 정말 속상해. 라면 먹으면 안된다고 말했지만 더 심한 야단은 안쳤어.
                      그런데 안하던 거짓말을 하는거야. 친구가 먹다가 묻혔다고.

나 : 언니 귀연이는 지금 거짓말을 해서라도 엄마가 실망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은거야. 알잖 
      아. 귀연이가 제일 무서워하는 것이 뭔지. 언니, 귀연이를 더 몰아세우지 않았으면 좋겠어.
      다른 것도 아니고 고작 라면이라고.

꼬장꼬장 정양 : 그렇게 하나 둘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하겠다고 하면? 그때는?  

나 : 상황에 따라 대처하자. 예를 들어 초등학교도 졸업하기 전에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 결혼을  
      하겠다도 하면 내가 언니보다 먼저 말릴께. 그러니까 상황에 따라 대처하자.   

꼬장꼬장 정양 : 그거 안먹는게 그렇게 힘들까?

나 : 언니, 나도 커피 못 끊어.

꼬장꼬장 정양  : 너는 내가 어떻게 하면 좋겠니?

나 : 귀연이랑 이야기를 먼저 해 봐. 그리고 어차피 언젠가 먹게 될 거라면 언니가 그것도 가르쳐
      지나치지 않게 적당히 즐기는 방법을 말이야. 

꼬장꼬장 정양 : 정말 모르겠다. 나쁜 건 멀리하게 하고 싶은데. 잘 안되네.

나 : 불가능해. 그건 귀연이가 해결할 일이고. 그리고 언니, 꼭 죽는 날까지 좋은 장기를 유지할
      이유가 있을까? 장기기증의 큰 뜻을 품어서 그런다면 모를까 나는 적당히 나이 들면서 몸도
      상해야 한다고 생각해.  

꼬장꼬장 정양 : ㅎㅎㅎ. 귀연이랑 이야기 해볼께.
                      그나저나 너는 귀연이 일 아니면 전화도 안하냐?

나 :  언니, 나중에 통화해~ 안녕!    

언니의 마음을 모르지 않는다. 나는 아이가 없지만 왜 모르겠는가. 그 애틋하고 위태로운 마음을.
그리고 언니는 내 말에 내심 서운했을 수도 있다. 자신의 처지를 몰라준다고. 너는 이모라서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거라고. 그럴 수도 있다. 그렇지만 경험에 의하면 뭔가 금기를 만들 때는 신중해야 한다. 영원한 불구가 될 수도 있기에 말이다. 또한 꼬장꼬장 정양이 알는 지 모르겠으나 귀연이가 내게 각별한 이유는 꼬장꼬장 정양의 딸이기 때문이다.
여하간 꼬장꼬장 정양을 위로하기도 하고 귀연이의 마음을 가볍게 하기도 하고 내 마음을 편하게 하려고 김소연의 <마음사전>을 뒤적인다. 그리고 발견한 글들. 첫번째 글은 꼬장꼬장 정양에게, 다음은 귀연이에게, 마지막은 내 마음이다. 역시나 이럴 때 이만한 책이 없다. 단언한다.  

기대

기대하는 마음은 기대하는 대상을 조금씩 갉아먹어 가면서 무너뜨리며 동시에 자신도 무너져 내리게 한다. 누군가를 향해, 혹은 자기 자신을 향해 품었던 기대가 실망의 대가를 치르지 않는 경우는 없다. -173쪽  
배신의 개운함

배신은 신뢰의 가면을 탈각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잘 자고 난 아침처럼 개운하다. 당장은 아니고 천천히. 그렇지만 완벽한 믿음의 한가운데에 있을 때보다 더 완벽하게. - 178쪽
반하다

'반하다'라는 말 앞에는 '홀딱'이란 수식어가 적격이다. '홀림'의 발단 단계. 그 어떤 호감들에 비해, 그만큼 순도 백 퍼센트 감정에만 의존된('의존한'이 아니라) 선택인 셈이다. 순식간에 이루어지지만, 그리 쉽게 끝나지는 않는다. 어차피 아무런 판단을 동원하지 않고 행한 호감의 의식이므로. 벼락처럼, 자연재해처럼 한순간에 완결되는 감정이지만, 수습은 쉬운 일이 아니다. -1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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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1-06-27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사전을 두루 추천할 수 있는 월요일이에요. 저도 마음사전을 읽어야겠습니다.^^

굿바이 2011-06-27 16:56   좋아요 0 | URL
마음사전이 참말로 필요했던 오늘이었습니다^^
그런데 저 사진은 마노아님인가요? 매우 우아한 표정 혹은 각도입니다~

잘잘라 2011-06-27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농심 신상라면이요.. 그러니까 장혁이 선전하는,
과대광고 판정받은 그 라면이요. 깜장라면인가..
뭐 아무튼, 내 몸을 위해,라던가 건강을 위해,라던가 하는,
라면 떨어졌는데, 한번 먹어볼까요? 그럼? ㅎㅎㅎ
사람이 이래요. 저도 그 광고 보면서 엄청 비웃었더랬는데요.
이젠 먹어고보고싶기까지.. 아 이젠 뭐 삼시 세끼를 라면만 먹는다해도
누구 하나 뭐랠 사람도 없고.. 아.. 저도 마음사전 읽어야겠습니당.

굿바이 2011-06-27 17:01   좋아요 0 | URL
뭘 먹어도 야단치는 사람이 없어 신나기도 한 굿바이입니다만 어딘지 쓸쓸하기도 하네요~!

몸에 좋은 음식을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뭐랄까 그게 이데올로기처럼 작용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뭐랄까 그렇게 영원히~영원히~ 건강한 육신으로 죽어야하는 이유도 모르겠구요.
아참, 신라면 깜장 먹어봤는데 뭐랄까 좀 풍성한 맛이에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맛은 아니지만 어찌되었건 또 아주 형편없지도 않아요. 가까운데 계시면 라면 한 그릇 쯤 사드릴 수도 있는데 아쉽네요~

블리 2011-06-27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마음사전], 가끔 들춰보면 어찌나 적절한 풀이인지 놀라곤 해요.
이 생의 목적이 마음 경영이라는 시인의 말이 인상 깊었는데,
언니의 글로 만나니 더욱 반갑네요. 아, 라면 먹고 싶다~ㅋㅋ

굿바이 2011-06-28 09:54   좋아요 0 | URL
라면은 먹었니? ^^

김소연작가의 책을 읽고 있으면 정말 이 사람 뭐하는 사람인가 싶어.
마음을 돌아보는 그 집요한 노력도 그렇고 그걸 글로 옮기는 재주도 그렇고.

치니 2011-06-27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굿바이 님을 괴롭히고 싶지는 않지만 ㅠ 그럼 이런 경우는 어때요?
18세 난 아들이 자꾸만 오토바이를 몰고 싶어하며, 그걸 타고 심지어 전국일주 하고 싶다고 하는데 글에서 말씀하셨듯, 금기를 만들어 내게 거짓말과 비밀을 만들게 하기도 싫지만, 그보다 더 죽도록 말리고는 싶은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논리적 설득을 해보려 했지만 '무조건 일단 타 보고 싶어'라는 이유 앞에서는 설득도 어렵습디다.
아, 물론 진짜로 심각하게 생각하고 답 주시지 않아도 돼요. 걍 나에게도 귀연이 이모 같은 분이 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문득 들어 푸념하는 거야요. 흐.

(아시다시피 꼬장꼬장은커녕 물렁물렁 그 자체인 저는, 라면 이딴 건 맨날 먹어도 말 한 마디 안했단 말입니다. 술도 막 권했단 말입니다. 아흑 그런데 왜 하필 오토바이를 들고 나와서리. ㅠㅠ)

굿바이 2011-06-28 10:44   좋아요 0 | URL
엄훠~!
치니님 아드님이 영국에서 귀국한 모양입니다. 일단 상봉을 축하드려요~!
그나저나 꼭 오토바이를 타겠답니까?
아드님 음악을 들어봤었는데 개인적으로 오토바이보다 자전거에 가깝다고 생각했는데.
혹시 아드님이 속도를 즐기기 위해 오토바이를 타는 걸까요? 아니면 그 나이 남자아이들의 뭐랄까 로망 혹은 가오로 오토바이를 타고 싶은 걸까요?
요즘 꽤 멋있는 남자들이 멋진 자전거를 많이 타던데 어떻게 그런 자료를 가지고 살살 꼬셔서 자전거로 여행을 하게 만들 수는 없을까요?

그렇지만 '무조건 일단 타 보고 싶어'라고 말한다니... 아참 원동기 면허라든가 운전면허증은 있습니까? 물론 오토바이를 안전하게 타는 분들도 있지만 또 위험한 것도 사실이라서 정말 걱정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치니님! 아드님과 뭔가 거래를 할 만한 그런 건 없으세요?
혹은 연애를 시키면? 오토바이보다 연애가 더 위험할 수도 있겠군요...ㅡㅜ

아~~~~~~ 안타깝습니다.

치니 2011-06-28 11:05   좋아요 0 | URL
음, 아마도 속도감 때문이나 가오 때문이라기보다는, 모험심 때문인 것 같아요. 뭐든, 해보지 않은 것에 대한 호기심도 강하고 맘 먹으면 바로 실행에 옮기는 무서운 추진력의 소유자 ㄷㄷ 입니다. 위험하다니까 오히려 한번 얼마나 위험한지 실험해보고 싶어한달까. 하아 -

하지만 오늘 얘기해보니, 일단 지 애비 오토바이에 번호판도 없는 관계로, 동네에서 쫄쫄 타는 것만 허락될 모양입니다. 원동기 면허 당근 없고요. 따 봐야 번호판 없어서 무용지물. 헤헤 메롱이죠 ~ (그래도 동네라고 안심은 안 되지만요 ㅠ)

風流男兒 2011-06-28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숙하기는 . 이 말 웬지 중의적이에요 ㅋㅋ 그나저나, 귀연이는 정말 날마다 감탄만 나오게 하는군요. 대단해요 정말

굿바이 2011-06-28 10:46   좋아요 0 | URL
미숙의 의미를 알아보는 그대는 천재야!^^

아참 잘 지내지?

風流男兒 2011-06-30 16:40   좋아요 0 | URL
네 그럼요 ㅋㅋ 저 이거 아침 잘 지내지? 로 잘못봤었다는 ㅎㅎㅎ
이제야 좀 식탁의자니, 마무리 가구들이 들어와서 좋답니다.

매양 정리를 부르짖지만, 저는 정리에 있어서는 아마 영원히 불가능할 것 같은 생각이 팍팍 드네요. ㅎㅎ

누나도 목사님도 웬디도 보고싶네요 곧 함 뵈어요! ^^

네꼬 2011-06-30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 페이퍼 엄청 좋네요! 굿바이님, 안녕하세요? 물정 모르고 어리바리 있다가 귀연 양에게 좀 반했어요. *_*

굿바이 2011-07-01 11:29   좋아요 0 | URL
네꼬님 안녕하세요~!
귀연양에게 반한 네꼬님에게 저도 반해요^^

뭐든 신나는 금요일 보내세요!!!!!

꽃도둑 2011-07-01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꼬짱꼬장 정양언니에 귀연이 조카에....
팔레팔레 굿바이님까지 등장한 글 잼있어요...^^
(팔레팔레가 뭔뜻인지 묻지 말아주세요. 나도 몰라요,,ㅎㅎ)
아 글구 마음사전에도 마음이 가구요,. 어떤가요? 구입해도 후회(?)하지 않을 물건인가요?..
아ㅡ 오랜만에 하루종일 파란하늘에 살랑살랑 바람까지 불어주고 있네요,
급행복해지는 오후입니다. 굿바이님도 행복한 시간이라고 믿으며...
귀연이 만나러 또 올게요.^^

굿바이 2011-07-04 09:38   좋아요 0 | URL
구입해도 후회없을 물건입니다 ㅋㅋㅋ

그나저나 무슨 뜻인지 모르겠지만 '팔레팔레' 좋은데요~!
뭔가 비오면 나타나는 그런 언니들의 포스를 풍긴다고 할까요^^
 
대성당
레이먼드 카버 지음, 김연수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소문난 우물치고는 고여 있는 지하수가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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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11-06-21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전 이 책의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이라는 단편을 아주 좋아했었어요.
ㅎㅎㅎㅎ

굿바이 2011-06-21 18:13   좋아요 0 | URL
나도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이라는 단편은 좋았어요. <대성당>도 나쁘지 않았고.
그러나 뭔가,내가 레이먼드 카버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거나, 김연수를 좋아해 보려는 의지가 너무 강했던 탓에....ㅡㅜ

굿바이 2011-06-22 11:33   좋아요 0 | URL
이건 정말 개인적인 이야기인데,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이라는 단편에 보면 빵가게 아저씨와 주인공들이 빵을 먹는 장면이 있잖아. 그런데 그 장면이 인상적이면서도 싫었어.
그런 상황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거든. 또한 그런 위로에 대해 믿지도 못하겠고.
뭐래....괜히 헛소리한다 ^^

poptrash 2011-06-21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여 있는 지하수가 적기보다는 물이 콸콸콸 안 나오고 감질나게 졸졸졸... ㅎㅎ

굿바이 2011-06-22 11:07   좋아요 0 | URL
레이먼드 카버가 수압조절자,라는 것을 몰랐습니다 ^^

네꼬 2011-07-04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젯밤에 읽으면서 굿바이님 생각났어요. 읽고 있는 중이지만 지금 여기 와서 추천 누름. 다 읽고 또 얘기할게요.

굿바이 2011-07-05 16:59   좋아요 0 | URL
어떤 느낌이었는지 궁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