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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
이지현 글.그림 / 이야기꽃 / 2013년 9월
평점 :
이 아름다운 그림책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수영장을 마주한 소년으로부터.
이 소년이 수영장으로 풍덩 뛰어듭니다.
이렇게요.
이제 소년은 유영하죠
그러다 소녀를 만납니다.
이렇게요.
소년과 소녀는 함께 헤엄칩니다.
그러다 무언가와 마주하죠.
이 아름답고 거대한 생물체와 말이죠.
이렇게요.
열려서 빛나는 그곳에서
소년과 소녀는 한참을 노닙니다.
이렇게요.
이제 그들은 다시 수영장 밖으로 나옵니다.
둘이 함께.
이렇게요.
듣고 또 들어도, 보고 또 보아도 믿기지 않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것이 저 수영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대관절 왜 수영장인가? 라는 질문은 의미없습니다.
육신에 갇힌 마음이 한 발도 더 나아가지 못할 때
이 그림책을 만난 건 행운이고 위로였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위로가 필요한 당신과 또 당신과 또 당신과 함께 보고 싶습니다.
글이 없는 그림책이라 더욱 애틋합니다.
무지개 너머 어딘가에
저 높은 곳에
내가 자장가에서 들은
나라가 꼭 저렇게 있을 것만 같습니다.
우리 함께 헤엄칠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