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계속 열리는 믿음 문학동네 시인선 66
정영효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노트북의 전원을 누르면, 노트북은 어김없이 내가 설정한 사용자 이름을 부르며          환영합니다,라는 인사를 건낸다.          환영합니다,라는 말이 사라질 때까지 나는          환영받는 심정으로 노트북의 바탕화면이 나타날 때 까지 기다린다. 습관에 따라 움직이는 나를 위해 그 어느 것 하나의 위치도 변경하지 않은 채 고스란히 내 기억과 의지와 마음을 붙들고 있는 노트북을 본다. 고마운 노트북. 그럼에도 고마운 마음을 전할 길이 없다. 그저 먼지를 닦고, 키보드를 살살 누르는 것으로 마음을 전할 뿐. 또한 나를 향한 저 마음이 고장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 눈물겨운 노트북과 나 사이의 신뢰는 이렇게 두터워져만 간다.

 

 

짐작하는 날들

 

정영효

 

다시 물어보기 위해 계속 짐작했다

의자에 앉으면 밀려오는 졸음에 대해

반대편에서 이어지는 평화에 대해

 

주택가를 지나는 무심한 고양이의 눈빛처럼

의심을 둔 채 확실해지는 것들을 믿지 않았다

 

문 앞에서는 매일 가능성과 마주쳤다

걱정을 알면서 우연을 내밀고

우산을 준비하면서 모자를 준비하고

 

무언가 일어날 거라는 생각으로 안도했지만

바람의 끝을 구름이라 부르거나

모래에서 기억을 찾는 식으로

비슷하게 시작해 조금 다른 이유로 끝나는 건

단지 비숫한 일로 남겨두었다

 

거짓말을 구해 아무데에나 숨길 수 있었고

고개 숙이는 혹은 고개 돌리는 내게

짐작하는 동안 낮게 말했다.

 

나에 대한 확신은 반복되는가 경험적인가

그리고 무력해지는 잠으로 돌아와 차츰 잊어버렸다

조금씩 다른 생각들이 쌓인 곳에서

다시 물어보기 위해 계속 짐작할 뿐이었다

 

시인이 묻거나 웅얼거린다. 나에 대한 확신은 반복되는가 경험적인가. 그러게. 나 역시 짐작할 뿐이다. 노트북에 대한 확신은 반복되는가 경험적인가. 이것 역시 짐작할 뿐이다. 그런데 왜 짐작할 수 밖에 없는지. 어쩌면 늘 '이곳'에 있으면서 '저곳'을 관람하기 때문은 아니였을까. 그래서 노트북은 내게          환영한다,는 메세지를 보내 '저곳'에서의 부재를 알려주려는 것일까.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었던 공간이 이상해지고 있다.          歡迎과          幻影사이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식에 대하여 문학과지성 소설 명작선 28
이승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냄새로 기억하는 사람이다. 기억의 어디쯤을 뒤지면 냄새들이 먼저 떠오른다. 그리고 영상이 따라오는 식이다. 삼십년 전에 살았던 우리 집의 녹슨 대문도 덧칠했던 페인트 냄새가 먼저 떠오른다. 덧칠한 페인트가 노란색이었다는 사실은 그 다음이다. 모든 기억이 그렇게 퇴적되어 있다. 그러니 첫사랑의 목덜미에서 번지던 견과류 냄새를 아직도 붙잡고 있는 것은 특별한 감정이 남아서가 아니다. 그저 생체 메커니즘일 뿐.

 

나처럼 시각보다 다른 감각이 발달된 사람들을 간혹 만난다. 반갑다. 억측일 수 있지만 그도 보이는 것 보다 더 많은 걸 혹은 다른 걸 보거나 느낄 수 있겠구나 하고 짐작할 때가 있다. 그래서 세상을 혹은 타인을 혹은 나를 조금이라도 더 이해하겠구나, 그런 마음들이 앞설 때가 있다. 그러니 반갑다. 그러나 이해는 완곡한 오해일 뿐이다. 나는 '그' 혹은 '내'가 감지하는 세상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느껴지는 것이 헛것일 수도 있고. 혹은 보이는 것이 진짜일 수도 있는 일이고. 그렇지만 여튼 반갑다. 완곡한 이해는 이렇게 달다. 그리고 그렇게 만난 작가가 이승우다.

파동을 이해하는 사람. 그래서 세상을 타인을 소리로 가늠할 줄 아는 사람.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추측이다. 물어볼 수도 없고 물어볼 필요도 없는, 중요하지도 않고 중요할 필요도 없는 이승우에 대한 나만의 이해라고나 할까. 그러니까 나만의 오해.

 

「일식에 대하여」는 정신질환을 앓는 아버지와 그 아버지를 숙명처럼 여기고 사는 어머니를 도망친 주인공이 도피한 곳에서 다시 실성한 듯한 어느 노인을 만나고 그 노인을 통해 아버지와 심리적으로 화해하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주인공은 진정제를 먹고 잠만 자는, 주인공의 여자를 덮치려고 한 미친 아버지를 도려내고 그 아버지를 숙명으로 인식한 어머니로부터 공간적으로 도망쳤지만

여직원에게서 건네받은 전화기 속에서 어머니는 끊임없이 울상을 짓고 있었다. 어머니는 자신의 목소리에 배어 있는 그 깊고 사무치는 비애가 전염성을 지녔다는 걸 알고 있는 것일까. 내가 얼마나 오랫동안 그 목소리에, 그 목소리가 끊임없이 불러일으키는 쓸쓸함에 노출되어왔는지. 그리하여 그것이 나의 목소리와 몸짓, 표정이나 사고방식, 심지어 그것들을 원격조종하는 의식과 무의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어머니는, 그런 의미에서 당신이 참으로 위험한 보균자라는 것을 알고 있을까.(p.65)

목소리는 좀처럼 주인공을 놔주지 않는다. 전화기를 통해서라도 그의 귀에 끊임없이 닿는다.

게다가 어떤 규칙적인 비명덕분에 아버지로부터 도망친 주인공은 어떤 아들로부터 유폐된 노인을 만난다.

오늘 아침도 그 고함 소리가 나를 깨웠다. 새벽마다 뭐라고 정확하게 표기하기 곤란한 그 섬뜩한 고함 소리는 메아리를 거느리고 내 잠든 하숙방 창문을 넘어 들어왔다. 처음에는 주위를 기울이지 않았다. 아마도 내가 하숙을 정하기 훨씬 전부터 새벽 공기를 오염시키고 있었을 그 소리에서 내가 심상치 않은 기운을 감지하게 된 것은 새벽마다 단 한 번도 거르지 않는 그 규칙성과 함께 그 소리가 들릴 때 함께 전해지는, 이루 형언하기 힘든 기묘한 기분 때문이었다. (p.19)

소리는 물체의 진동이다. 물체의 진동이 내 귀에 몰려와 닿는 셈이다. 예고없이 몰려와 귓속을 파고드는 타인의 소리, 타인의 진동은 때에 따라 혹은 자주 절박하고 위협적이다. 그것은 소리이기 전에 이미 타자의 몸이고 타자의 마음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들을 통해 주인공은 버릴 수도 없고 버려질 수도 없는 관계를 깨닫는다. 관계는, 징글맞은 일이고 살아 있는 한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삶이 알뜰하게 징글징글한 것이고.

아버지는, 아들에게는 죽은 시간이 벗어던진 허물에 불과하다. 버거운 짐이고, 이 방의 구조가 시사하는 대로 혹과 같은 존재다. 보기 흉하고 거추장스럽지만 혹은 또한 자신의 피부-자신의 삶의 일부여서 함부로 제거하거나 도려내거나 할 수 없다. 나와 상관없다고 할 수 없다. 그것이 아버지들이 끔찍한 이유이다. 아버지로부터 벗어날 수는 없다. 때때로 아주 잠깐, 혼신의 힘을 다해 그를 가릴 수 있을 뿐이다. 아들은 어김없이 패배하고 언제나 진다. 아들이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그런 존재다.....(p.78)

일식, 달이 태양을 가리는 순간. 빛이 가려지는 일시적인 현상을 소리로 들을 수 있다면 어떤 소리일 지 간혹 궁금했었다. 가려지는 태양이 아니라 태양을 가리는 달의 움직임이 그 움직임이 만드는 소리가 궁금했던 것이다. 그런데 알 것도 같다. 그 순간 어떤 소리가 들릴 지. 그 후 어떻게 고요할 지. 「일식에 대하여」를 읽는 동안 나는 일식을 소리로 경험했다. 또 다른 어떤 감각이 열린 셈이다. 세상을 소리로 기억하고 판단하는 사람이 준 선물이다.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12-08-23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일 먼저 이 글을 발견해서 기뻐요. 일단 기뻐하고 읽기 시작!

비로그인 2012-08-23 16:43   좋아요 0 | URL
파동을 이해하는 사람. 세상과 타인의 소리를 짐작할 수 있는 사람. 문득 제 감각에 대하여 의구심이 들었어요. 나는 무엇으로 이 세상을 짐작하고 있는 것일까. 아직은 그것을 깨닫기에는 무딘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굿바이 2012-08-23 18:42   좋아요 0 | URL
무디다뇨. 그럴리가요.
저는 늘 짐작만 합니다. 대체로 실패하구요. 또 그래도 할 수 없구요.

그나저나 EBS다큐영화제는 잘 보고 계신가요?
좋은 작품도 많고 흥미로운 작품도 많아서 저는 잘 보고 있습니다 ^______^

다락방 2012-08-23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하고 땡투하고 장바구니에 넣었습니다. 이 책을 읽게될거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두근두근거려요. 굿바이님의 리뷰인데, 그게 세상에, 이승우의 글에 대한 것이라뇨! 이런건 그냥 지나칠 수 없는거니까요.

이런 느낌을 이해하실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저는 굿바이님이 이승우의 소설에 별을 다섯을 주셔서 무척 기뻐요!!

굿바이 2012-08-23 18:45   좋아요 0 | URL
이승우작가 좋아하시죠?
다락방님이 이승우작가의 <칼>이라는 작품에 대해 썼던 글 저도 잘 읽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허접한 글에 땡투라니요!!!!!!
이런건 지나칠 수 없는데, 언제 고기라도...사드려야겠어요 ^______^

W 2012-08-24 13:50   좋아요 0 | URL
저도 땡투할래요
(누가보면 언니가 고기도 안사주는줄 알겠다 ㅋㅋㅋ)

굿바이 2012-08-28 18:08   좋아요 0 | URL
고기 사줄께!!!!! 많이 사줄께!!!!!!!!

비로그인 2012-08-23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삶이 알뜰하게 징글징글한 것이고..."


리뷰 전체 글, 한 자 한자 너만이 쓸 수 있는 글이다.. 나는 그렇게 읽었다..


가을이구나 ..
이제 여름은 가고 가을이 왔어..
아침 저녁의 바람은 그걸 뼈속 깊이 각인시키기라도 할 요량인지.. 나는 벌써 두꺼운 이불을 새로 꺼냈다.


가을이 오고 ..
나는 네 글이 그립고.. 그래서 이 밤 .. 잠을 깨우며 너의 글을 읽었다..
써주어 고맙다고..
이런 글을 써주어 고맙다고 ..
옆에 있으면 향 좋은 커피라도 사주고 싶은 밤이다..


굿바이 2012-08-24 10:14   좋아요 0 | URL
나도 두꺼운 이불을 꺼내 껴안고 잤어 ^^
덕분에 오랜만에 푹 자기도 했고.

오다가다 보자. 커피도 마시고, 술도 마시고, 밥도 먹고, 노래도 부르고, 욕도 하고, 한강도 뛰고.

꽃도둑 2012-08-27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백하건대...저는 이승우를 몰랐습니다.ㅡ.ㅡ
아,,왜 이제야 알았을까요?..문장이 가슴을 칩니다. 아니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입니다.
저도 생투입니다~^^

굿바이 2012-08-28 18:08   좋아요 0 | URL
몰라도 사는데 아무 문제없습니다 ^____^
그렇지만 알면 좋을 수도 있어요.
그나저나 생투,좋은데요, 생투! 뭔가 생활투쟁처럼 들려요~!

흰 그늘 2012-09-04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책이 괜찮았나 봐요?!..

저는 장편은 읽어본적이 없고 단편을 몇 편 읽어 보았는데,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소명과 사명을 생각하고 있었을때라 그랬는지 '사령'이 괜찮더라구요
눈을뜸과 감음의 경계를 넘어가는것 같았거던요.. 정장을 입고 모진 바람이불고 흙먼지가 날리던 길을 걸어 더이상 지도에는 없는 마을로 가는 모습이 지금도 선연하네요 혹시 읽어 보셨나요? 굿바이님의 마음엔 '그 마을'이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을지 불현듯 궁금해지더라구요^^

..'그의 광야' 또한 참.. 좋았었드랬는데..
 
몬스터 멜랑콜리아 - 상상 동물이 전하는 열여섯 가지 사랑의 코드
권혁웅 지음 / 민음사 / 201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권혁웅은 <몬스터 멜랑콜리아>의 글을 시작하며 괴물들(상상 동물들)을 통해 사랑의 논리를 짚어 보고자 한다,라고 썼다. 덧붙여 이 책을 롤랑 바르트가 쓴 <사랑의 단상>의 몬스터 버전,이라고 설명했다. 시도도 근사하고 설명도 유쾌하다.

 

책은 사랑이라는 테마를 16개의 키워드(이름, 약속, 망각, 짝사랑, 유혹, 질투, 우연/필연 등등)로 분류하고, 각 키워드에 부합하는 다양한 몬스터(상상 동물)를 출현시키고 있다. 등장하는 괴물들 중 어떤 괴물들(몽쌍씨, 강시, 골룸, 좀비, 세이렌, 미노타우로스, 스핑크스, 프랑케인슈타인, 지킬과 하이드, 헐크, 도리언 그레이, 체셔 고양이, 구미호 등등) 익히 알아서 반갑고, 독자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 경우 낯설어 더 반가운 괴물들도 많았다. 재미있는 것은 초면인 괴물인데도 심정적으로 매우 가깝게 느껴지는 것들이 있었는데 당혹스럽다기 보다 '내 안에 너 있냐?' 라는 혼자말을 하며 찬찬히 그들의 운명과 사연에 몰입하고 또 마음으로 어루만졌다. 어쩌면 지구에는 실제하는 인구와 동일한 혹은 더 많은 수의 괴물들이 존재하는 지도 모를 일. 다들 가슴 속에 하나 혹은 그 이상의 그것들을 품고 사는 지도 모를 일이니까 말이다.

 

여하튼 권혁웅의 장기인 몸의 감각을 더듬는 작업은 게다가 시인의 문장으로 풀어내는 작업은 이 책에서도 반짝인다. 물론 어떤 건 좀 지나치다고 느껴지는 대목도 있지만 그건 매우 지엽적인 것이라 내 경우 무시했다. 시간의 특징을 들여다 보면서 서술한 [약속]이라는 키워드에는 우로보로스, 다 아이도 흐웨도, 요르뭉간드르, 지귀, 파프니르, 골룸 등의 괴물들이 출현하는데, <니벨룽겐의 반지>를 거쳐 톨킨의 판타지 소설 <호빗>과 <반지의 제왕>까지 이르는 사유가 매우 흥미로웠다. 특히 내가 관심을 갖었던 [유혹]을 다룬 부분에는 그 유명한 이제는 너무 유명해 헐리웃 미녀가 연기까지 하는 세이렌(Seiren)이 등장하는데 오디세우스의 이야기를 통해 유혹의 작동방법을 성찰하는 작가의 내공은 뛰어났다.

 

이 책의 테마는 식상하다고 느껴질 수 있으나 그것들을 풀어내는 작가의 상상과 사유는, 또 한 번 강조하지만 그의 문장은 결코 쉽게 흉내낼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책의 내용을 더 소개할까,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능력이 안되서 그건 빠르게 포기하고 다시 작가의 들어가는 말,을 좀 더 소개할까 한다. 작가는 들어가는 말,에서 괴물들이 보여 주는 것은 몸의 몸이며 사랑의 사랑이다. 모든 괴물은 순수한 멜랑콜리아를 구현한다, 라고 썼다. 그의 말 처럼 '한 몸이 되다', '반쪽이 되다', '가슴에 구멍이 나다'와 같은 비유들을 떠올리면 신화에 등장하는 상상 동물들이 우리의 은유를 어떻게 몸소 실현하고 있는지 잘 볼 수 있다. 그러니까 유행가 가사의 '총 맞은 것처럼'은 멀고 먼 신화 속 [관흉국인]을 그대로 모셔온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물론 현실에서는 그 뚫린 가슴이 급속도로 빠르게 채워지기도 하더라마는.

 

시베리아에서 계속 날선 바람을 보낼 예정이라면 추워질 일만 남은 시절이고 잠 못 드는 밤이 길어질 것은 분명하다. 이것도 저것도 하기 싫고 오로지 따뜻한 방을 벗삼아 낡고 오래된 기억들을 들춰 볼 예정이라면 몬스터들의 멜랑콜리아를 곁들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마지막으로 "고백이 목소리라면 에코야말로 고백의 정수다. 그러나 그녀는 제 고백의 내용을 채울 수가 없었다.(p.161)"라고 작가는 에코를 소개했다. 이 말이 그대로 내게 돌아왔다. 이 책의 리뷰가 그렇다. 그렇지만 또 무얼 어찌하겠는가. '좋소'라고 외칠 뿐.      

 

 

 

 

 

 


댓글(2)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風流男兒 2011-12-20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몸의 몸. 사랑의 사랑. 정말 확 끌려요.

굿바이 2011-12-21 17:36   좋아요 0 | URL
^----^ 역시 풍류를 알아, 그대는!
 
<대칭>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대칭 - 자연의 패턴 속으로 떠나는 여행 승산의 대칭 시리즈 4
마커스 드 사토이 지음, 안기연 옮김 / 승산 / 201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난 주 부터 내가 얼마나 심한 편두통과 싸웠는지, 그리고 지금도 악전고투하고 있는지, 그러니까 나는 지금도 오른쪽 목을 돌릴 수 없을 정도로 심한 두통을 간신히 참고 있는 중이다. 대칭적이지 못한 나의 편두통은, 환자와 대칭관계라고 믿었던, 그래서 내 통증을 이해하거나 해결할 수 있다고 믿었던 의사에게 느낀 짜증과 거의 비슷하게 어마어마한 짜증을 일으킨다. 비대칭적인 통증이 엄습한 순간 삶은 저질이 된다. 그럼 대칭적 통증에는 어떻게 될까? 아마 흥분상태로 죽지 않을까? 이런 쓸데없는 상상을 하며 나는 '마커스 드 사토이'가 쓴 <대칭>이라는 책을 읽는다. 패턴을 탐색하는 수학자들의 이야기를, 더 나아가 패턴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자연을 설명하는 놀라운 책, 미친게 틀림없다.

이 책은 순서와 관계없이 읽어도 무방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순서를 따라간다고 다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우선 관심이 있었던 음악과 수학의 관계를 엮은 부분부터 먼저 읽는다. 음악에서 수학적 상상력을 찾아내는 일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32개의 악장 속 대'에서 잘 소개된 바흐의 곡들이 그렇다. 바흐의 곡을 들으면 느낄 수 있는 긴장과 이완, 우아한 멜로디와 변주, 시작과 만나는 끝은 듣는 이로 하여금 음악을 따라 오르고 내리는 부드러운 미끄럼틀을 탄 듯한 효과를 준다. 특히 카논(돌림 노래라고 생각하면 쉽다)의 경우 대칭이 주는 재미를 독특하게 느낄 수 있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카논은 '병진 대칭'의 예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은 원래 형태를 미끌어뜨리면서 만들어지는 대칭의 종류다. 항아리 입구 둘레의 띠모양 장식을 연상하라고 책은 말하지만 그게 쉽지 않을 수 도 있다. 좀 더 쉽게 생각하면 '상승하는 나선형 연결고리'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러니까 다음에 시작하는 카논의 경우 한 음씩 높게 시작하여 곡조와 곡조의 사이를 띄우고 음감을 더욱 확장시키는 구조가 되는 것이다. 물론, 바흐는 그런 음악의 구조 속에서 정확한 지점을 찾아 대칭을 깨뜨리고 이는 클라이막스를 연출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변주 역시 대칭으로 이루어진 음악 구조를 더 잘 인식하게 하는 장치로서 이해될 수 있겠다.
물론 바흐가 사용한 '대칭'은 단순히 음조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리듬에도 적용되고 심지어 음이 교차하는 지점에서도 적용된다. 그의 음악이 내게 주는 감동의 절 반 이상은 그가 상상할 수 있는 '수학'의 영역에 있었는지도 모른다. 놀랍다. 그것에 반응하는 내 자신이 말이다.  

음악의 이야기를 먼저 들여다 본 이유는 '대칭'이 갖는 의미를 내 나름대로 이해하고 해석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소수 대칭' 소개된'갈루아의 연구'에서처럼 대칭이 갖는 의미를 좀 더 능동적으로 이해하고 싶었다. 적어도 음악은 전체와 부분이 능동적으로 대칭을 이루고 있는 장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상 하나가 지닌 '하나의' 대칭은 어떤 작용을 가하기 전과 후 그 대상의 형태를 본질적으로 똑같이 만드는 작용을 말한다" (p.274) 즉, 대칭은 그 대칭들을 모아 놓은 집합인 '군'으로, 다시 말해 개별적 특성보다는 전체적인 측면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의 우주가 100만년 전의 폭발을 경험하고 팽창하는 과정도 '대칭'이라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우주가 지금도 팽창하는 이유 역시 그러할 것이고. 우주 안에 초록별 지구와 같은 고립되고 외로운 별이 또 있을 것 같으니, 알 수 없는 위로가 음악처럼 밀려온다. 물론, 이렇게 나는 또 '갈루아의 정의'를 오독하는 즐거움과 미련함을 경험하게 되지만 말이다.   

우리의 플라톤은 <향연>에서 대칭이 물질의 구조에 관한 비밀을 담고 있을 뿐 아니라, 사랑의 기원에 대해서도 설명한다고 말한다. 그리하여 놀라운 말발의 소유자들이 모여 사랑의 기원에 대해 입심을 겨루는데, 아리스토파네스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사람은 본래 다리가 네 개이고, 두 얼굴이 머리 양쪽에 달린 구형의 괴물이었다. 어느 날, 인간의 오만함에 화가 난 제우스 신은 그들의 높은 콧대를 꺾을 방법을 생각해냈다. '인간은 계속해서 존재할 것이나, 나는 그들을 반으로 나누어 그 힘을 줄이고 수를 증가시키겠다. 이렇게 하면 그들은 우리들에게 좀 더 유용한 존재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는 모든 인간을 반으로 나누었다"(p.86) 고 한다. 결과적으로 제우스에게 인간이 유용한 존재가 되었는지, 몇 명의 아름다운 여인들만 유용한 존재가 되었는지 모르겠으나, '맛있는 정사면체와 유독한 피라미드' 소개된 것처럼, 대칭은 자연에게 에너지를 최소화하는 배열을 알려준다,라고 가정했을 때, 인간은 이미 태어날 때 부터 그 반쪽을 찾기 위해 최대한의 에너지를 써야 하는 존재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내 이럴 줄 알았다. 인간이 폭력적으로 변한 것은 다 '대칭'이 깨졌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도 주사위 놀이가 주는 신비로움에 빠지곤 한다. 학교에서 배운 수학적 지식을 이용하면 주사위를 던져서 나올 숫자들의 확률을 계산할 수는 있겠으나, 그럼에도 나는 그 주사위라는 형태에 놀라곤 한다. 8개의 꼭지점으로 이루어진 정육면체의 구조는 어떻게 보아도 완전하고 안전해 보인다. 대칭이 갖는 아름다움이다. 구를 보았을 때 느끼는 역동감이나 원뿔을 보았을 때 느끼는 에너지와는 분명 다르다. 그것은 완전하고 안전해 보이지만 또 한 편 온전히 부서질 수 있는 구조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사위를 던질 때 마다, 하나의 주사위가 6개의 주사위로 분할하여 떨어질 것 같은 착각을 하곤 한다. 따라서 '대칭'은 완벽한 아름다움이자 파괴를 부르는 혹은 죽음을 부르는 암호인지도 모르겠다. 모든 자연의 패턴, 대칭 속에 삶과 죽음이 다 들어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튼 이런 모든 쓸데없는 생각은 다 편두통에서 시작되었다. 책에 대한 내 리뷰가 한심해서 그렇지 이 책은 편두통을 잠시 잊고 집중하게 할 만큼 유익하고 재미있는 정보들로 가득하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꽃도둑 2011-03-29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편두통에서 비대칭을 발견하시고 대칭이 되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하셨다니..ㅎㅎㅎ
아주 지대로~ 아파주겠는데요?... 그러고 보면 대칭은 균형이자 조화일진대...따따블로 아프면 어쩔려고 그러는건지.... 에휴~ 잘 판단 해야 할 것 같은데요.
굿바이님도 오늘로 리뷰 마무리 되셨네요. 홀가분 하시죠?.

굿바이 2011-04-01 13:31   좋아요 0 | URL
매우, 홀가분한 기분이랍니다 :)
신간평가단을 하면서 좋은 책과 좋은 분들을 알게 되서 참 좋았습니다.

편두통은 조금 가라앉았습니다. 꽃도둑님도 건강관리 잘 하세요~

에디 2011-03-30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지르려 했으나 가격 때문에 1년을 기다리고 있는 책이군요.....

GEB(괴델, 에셔, 바흐)를 보셔도 바흐 음악의 수학적/논리학적 해석의 안드로메다 관광열차를 타실 수 있습니다. '상승하는 나선형 연결고리' 라는 단어를 여기에서도 보는군요. 어려운 책은 아닌가요? 어려운 내용을 받아들일 만한 형편이 아니라ㅠㅠ

굿바이 2011-04-01 14:23   좋아요 0 | URL
GEB는 어렵다는 분들이 많아서 아직 읽어보지 않았습니다. 뭔가 좀 여유가 생기면 꼭 챙겨보도록 하겠습니다~

에디님에게 이 책 <균형>은 전혀 무리가 없을 듯 한데, 음....그렇게 깨끗한 건 아니지만 혹여 괜찮으시면 비밀글로 주소를 남겨주세요. 저야 다 읽었으니 보내드려도 될 것 같습니다. 여튼, 불편하지 않으시면 언제든 비밀글 남겨주세요 :)

cyrus 2011-03-30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픈 상황 속에서도 머리 아픈 책을 읽으셨다니,, 대단하세요, 지금은 두통은
나으셨는지요?

굿바이 2011-04-01 13:36   좋아요 0 | URL
걱정해주신 덕분에 많이 좋아졌습니다.

CYRUS님은 복학하셨으니 한참 바쁘시겠군요. 지나가면 오지 않는 계절입니다.뭐든 즐겁게 뭐든 뜨겁게 그리고 건강하게 생활하셨으면 좋겠어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진보집권플랜>을 읽고 리뷰를 남겨주세요
진보집권플랜 - 오연호가 묻고 조국이 답하다
조국.오연호 지음 / 오마이북 / 201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연호씨는 냉정하고 뼈아픈 질문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왜 우리는 2007년 수구·보수세력에게 정권을 빼앗겼을까요?라는 질문을 조국교수에게 던진다. 조국교수가 대답하기 전 나는 초조해졌다.
내가 초조해진 이유는 적지 않은 선거를 경험하며 얻은 학습효과가 발동한 것이겠지만 여튼, <진보 집권 플랜>이라는 책 제목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 앞으로 진보세력이 정치권력을 다시 획득할 수 있는 플랜이 존재한다는 것을 믿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현실가능한 플랜임을 믿기 위해서라도 진보세력 스스로 그들이 정치권력을 잃은 연유를 제대로 파악이나 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따라서 이 물음에 대한 조국교수의 답은 그가 앞으로 제시할 플랜의 성패를 점쳐볼 수 있는 단서가 될 수도 있다.
조국교수의 대답. "그들도 이제 '영주'가 됐기 때문이죠"  

긴 설명이 필요없이 나는 그의 현실 분석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온전한 대답이라 단정지을 수는 없다. 그것 역시 여과지로 한 번 걸러진 분석일 수 있다. 현실 정치에는 실로 많은 내·외적변수와 각 개인들의 욕망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날것을 더 들여다 봐야한다. 그럼에도 납득이 가고 수긍이 된다. 이어서 조국교수는 우리나라의 진보가 이렇게 빨리 겉늙은 연유를 민주화운동 세력간 연대의 끈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부끄럽고 뼈아프지만 옳다.
그러나, 연대의 끈이 어찌 정치판에 있는 사람들만의 문제였겠는가. 정치적으로는 진보적인 성향을 보이지만, 생활의 현장에서는 '나' 역시 보수적인 성향으로 똘똘뭉쳐 '생활이기주의'전선에 포섭되었으니, 누가 누구의 뒤태를 보고 탓할 일만은 아닌 것 같다. 물론, 그들의 책임은 일개의 범부인 나보다 크다. 그것은 영향력의 문제이고 더불어 무능의 문제이며 또한 그들을 향한 신뢰의 문제였기 때문이다.    

이제, 보자. 내가 아끼는 후배는 그것이 치기였는지, 오기였는지, 자포자기였는지 언젠가 맛있는 밥을 앞에 두고, 계산도 선배인 내가 하는 그런 훌륭한 밥상을 앞에 두고 망언을 했다. " 저는 정치에 관심없어요, 다 모리배잖아요."  다 틀린 말이었으면, 순전히 밥값이 아까워 때렸을 수도 있겠으나, 반이라도 맞는 말이라서 온전히 돌려보냈다.
모리배, 사실관계를 확인한 적 없어 단언할 수는 없으나, 발표되거나 고발당하거나 폭로되는 정보들을 훑어보면 대충 정치판의 반 수 이상은 모리배인 것 같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정치에 관심이 없다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다. 그들의 금배지는 문방구에서 직접 사서 단 것이 아니다. 우리가,물론 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겠지만, 생활보수로서 모리배인 우리가 달아준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책임을 져야한다. 사실은 그들 때문에 살 수가 없다. 실제 상황으로나 정서적으로나 도무지 살 수가 없다. 뭔가 방향을 틀어야 한다. 살기 위해서. 아름다운 이 강산에서 살아가기 위해서 말이다. 

진보가 집권해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각 개인이 무한경쟁의 싸움판으로 내몰리지 않고도 살 수 있는, 불필요한 공포를 경험하지 않고도 살 수 있는, 억울하고 분해서 스스로 삶을 끊지 않는 풍토 조성. 그럼 과연 진보는 그런 풍토를 조성할 수 있는 것일까. 의심하고 회의적인 부분도 있지만 가능성도 있다. 아니 일단 믿어라도 보고싶은 심정이다. 그것도 아니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모르겠으니 말이다. 참고로, 지불능력이 없는 나는 이 나라를 뜰 수도 없다. 그러니 내가 믿고 붙잡아야 할 동아줄이 썩지 않았다고 자기암시라도 해야 할 판이다.  
[특권]과 [불공정]이 도를 넘은 시대는, 초등학생인 내 조카로부터 칠순을 넘긴 내 부모에 이르기까지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실제로 먹고, 입고, 자는 기초적인 문제부터 삐걱이는데 누가 이 시절을 행복하게 살 수 있는가. 동의할 수 없지만 여튼 모기업 총수를 부모나 조부로 둔 왕자님과 공주님을 제외하고 나는 밥과, 주택과, 교육과, 의료와, 일터에서 노예가 아닌 이를 본 적이 없다. 있다면 공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조직이나, 임대소득으로 살아가는 자들이 있을까 모르겠지만 말이다. 따라서 최소한의 혹은 최대치의 사회적 안전망을 만들 수 있는 자, 그들의 이름이 진보라면, 그들이 다시 정치권력을 획득해야만 한다. 다시 말하지만 살기 위해서. 우리 모두. 

조국교수가 제시한 플랜들은 책을 읽어보면 더 잘 알 수 있는 일이니, 굳이 내 짧은 혀와 글로 반복할 이유가 없겠다. 그 중 마지막 플랜으로 소개된 [잔치는 다시 시작이다]라는 부분만 복기해 볼까한다. 잔치는, 잔치를 기획하는 사람과 잔치를 진행하는 사람 그리고 잔치에 초대받은 사람들이 필요한, 말 그대로 사람들이 서로 흥겹게 즐기기 위해 사람을 필요로 하는 판이다. 또한 그날의 주인공이 있을 수는 있지만, 함께 박수치고 배불리 먹고 웃고 떠들 수 있는 목적을 달성한다는 의미에서는 모두가 주인인 셈이다. 자, 조국교수와 오연호씨가 말할 것 처럼, 잔치는 다시 시작이라고 했으니, 누가 빼앗긴 신명을 찾아 줄 잔치를 기획할 것이며, 마이크를 잡을 것이며, 광대짓을 할 것인가. 누가 초대장을 돌려야 우리는 기꺼이 그리고 기쁜 마음으로 그 잔치에 달려갈 것인가.
나는 그게 누구인지 모르겠다. 오연호씨는 [조국을 찜했다]라고 표현했는데, 그것은 조금 더 두고 볼 일이다.   

여튼, 조국교수는 진보 집권 플랜으로 [진보·개혁 진형의 드림팀]을 만들자는 제안을 내놓았다.
그의 심중을 가늠하지도 않을 것이며 가늠할 수도 없는 나는 일단 박수쳤다. 이것이 다음 대선에서 쓰일 수 있는 카드인지 아닌지 여부를 따지기 전에, 충분히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주위를 환기시킬 만한 사람들로 이 드림팀을 짤 수 있는가가 관건일 것이다.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그가 실명을 거론하며 지적한 몇 몇 정치인사들의 장점과 단점을 보완한, 즉,  마키아벨리적 재능(동물적 권력의지?)과 진정성 그리고 대중의 욕망을 조율하고 소통할 수 있는 바지런하고 낮은 자세를 소유한 사람들이어야 할 것이다. 그런 조건이 만족된다면, 정치불감증에 빠졌다고 욕먹는 불행한 세대를 비롯해, 생활보수로 전락했다고 손가락질 당하는 세대를 넘어, 정치적으로 경직될 수 밖에 없다는 세대까지 이 잔치에 스스로 찾아들 것이다.
이유는 한 가지. 살아야 하니까. 살아내야 하니까 말이다. 한 번 더 믿어볼까 한다. 이왕 믿을 거 확실히 믿어줄까 한다. 확실히 믿을꺼 '대못'정도가 아니라 '말뚝'을 박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탤까 한다. 앞으로 10년. 말로는 다 할 수 없이 중요한 시절이다.
누군가 "우리 제대로 한 번 해봅시다."라고 손 내밀면 나는 그 손 꼭 잡을 것이다.
차마 강요할 수는 없지만, 당신도 그랬으면 좋겠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에디 2011-01-19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글엔 이런 리플이 꼭 있어야죠. "다시 집권" 이라니 언제 진보세력이 집권했나요?

이제 그럼 두 전대통령과 두 전집권당과 사민주의정당과 종복주의정당간의 이념스펙트럼에 대한 논쟁이 이어져야 하고...

: )

전 사회보단 개인의 책임이 더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진보성향은 아닌데요. 정의나 상식이 더 잘 통했으면 좋겠어요. 근데 어느정당이나 이 부분은 다 이상한것 같아요. 물론 지금 집권당보다는 상식이 아주 아주 조금은 더 잘 통할테니 투표를 하겠지만.

굿바이 2011-01-19 18:05   좋아요 0 | URL
캬~ 예리하시기는요~~^^

"다시 집권" 쓰면서, 저도 진보세력이 언제 집권은 해봤나? 뭐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일단, 표현만 따지자면, 오연호씨나 조국씨의 표현을 빌려온거라고, 무책임하고 뻔뻔하게 빠져나가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ㅋㅋㅋ

여튼, 약장사처럼 희망을 팔아도 괜찮으니까, 상식(정상적인 시민을 기준으로)과 정의가 통하는 사회를 위해 조금이라도 노력하는 정치권력이 권력을 잡았으면 합니다.

에디 2011-01-19 18:43   좋아요 0 | URL
네, 진보/보수라는 단어를 쓴 글에는 항상 붙는 말이길래 그냥 토 달지 맙시다..란 마음으로 선점했어요ㅋ (이렇게 '그냥 넘어가자' 란 태도가 옳지 않을수도 있겠지만)

굿바이 2011-01-20 11:54   좋아요 0 | URL
감사 또 감사합니다 :)

cyrus 2011-01-21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는 정치에 대해 무관심하고 무지했었는데 이 책 읽으면서
저도 정치에 관심을 가져보고 좋은 세상에 대한 희망 가져보려고 합니다. ^^

굿바이 2011-01-24 11:13   좋아요 0 | URL
좋은 세상~ 말만 들어도 좋네요^^
저 역시 무지하기도 하고, 냉소적이기도 하지만, 뭐랄까, 조카들이 생기니까
책임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이기주의의 극단을 보는거죠ㅋㅋ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