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ajero Inmovil Records에서 보내준 카탈로그를 훑다가(아직 10분의 1도 못 넘겼다-_-) 발견한 낯익은 이름, 가토 바르비에리(Gato Barbieri, 1932~). 이 아저씨는 순전히 유로파(Europa - Earth's Cry Heaven's Smile) 한 곡 때문에 알게 된 색소폰 연주자로, 어찌어찌 해서 앨범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2000년 즈음, 국내에도 산타나(Santana)의 열풍이 불어왔고, 나를 비롯해 당시 많은 젊은이(-_-?)들이 유로파라는 곡을 그때 처음 접하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그중에 유로파 한 곡 때문에 가토 바르비에리의 씨디까지 산 젊은이는 거의 없었겠지만-_- 산타나와 가토 아저씨의 협연 영상은 여기. 말이 나온 김에 찾아봤더니 유로파는 산타나가 60년대부터 구상하던 곡이었고, 76년 처음 발표됐다고 한다. 그리고 같은 해 가토 바르비에리는 이 곡을 바로 이 자신의 앨범 [Caliente!]에서 색소폰 버전으로 발표했다. 산타나의 원곡이 워낙 좋다 보니 색소폰 버전이 다소 약하게 들리기도 하지만 원곡을 뛰어넘기란 원래 힘든 법이니까... 그래도 지금처럼 비오는 밤에는 왠지 색소폰 연주가 더 땡기기도 한다. 가토 아저씨의 앨범 버전을 들으려면 여기. (2009-6-9에 썼던 글)
2007년 여름 국내 개봉할 때 극장에서 보고 왔던 애니메이션,의 코믹스가 나왔다기에 읽어봤다. 사실 원작 내용이 약간 가물가물한 상태였는데, 그래서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원작과 비교하자면(자막만 구해서 다시 봤다) 대사량이 많이 줄었고 그래서 전개도 빠른 편이다. 반면 원작에는 없는 '좀 멋진' 대사가 마지막에 하나 나온다. 바로 코스케가 쌘비구름을 보며 독백처럼 남기는 "여름 같은 녀석이었어."라는 대사. 한 권이라는 짧은 분량에 원작을 잘 요약해놓은 만화였다. 물론 원작을 먼저 보고 읽길 권한다.
나름 유명한 책이다만... 의외로 리뷰도 없고 그렇다. 같은 시기에 루비박스에서 나온 같은 책 [화성의 프린세스]에 비해, 기적의책에서 나온 이 책은 주목을 못 받았다고나 할까. 그러나 블로그 공간에서는 출판 전부터 꽤나(?) 화제를 모았던 책이다(기적의책 발행인이 원래 이글루스에서 활동하던 분이기도 하다). 그리고 -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 아이디어회관 문고판으로 나왔던 책이기도 하다. 궁금하면 아이디어회관 직지 프로젝트 페이지에서 확인해보시라. 대략 표지부터 그렇지만 판형도 작고... 처음 받아봤을 때의 느낌은 '낚였구나!' 정도의 기분이었지만, 일단 책을 펼치자 몰입도는 상당했다. 소위 '스페이스 오페라'라고 후세에 불리게 된 하위 장르를 태동시켰다고 하는 작품...이라는 것도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얘기-_- 장르의 효시가 된 작품치고는 꽤 수작이라고 평할 만하다. 읽는 재미가 있다는 뜻. 이래저래 작품 자체보다는 외적 맥락(기적의책이라는 출판사, 고전(?)의 최초 완역, 아이디어회관에 얽힌 향수, 스페이스 오페라라는 하위 장르 등등)에 관한 얘기가 많을 수밖에 없는 책이지만, 실제로는 내용만 놓고 봐도 한 권 가지고 있는 게 아깝지는 않을 책이다. (08-7-20에 썼던 글)
2판(초판과 디지팩 사이)으로 가지고 있는 음반이다. 나 역시 향뮤직에 뜬 걸 보고 별 기대 없이 샀는데, love song 한 곡에 완전 반해 팬이 되었다. 그러나 홍대 여신 어쩌고 하며 찬양 집단(?)이 나타나는 걸 보니 왠지 정이 떨어졌고, 기대했던 2집에는 사로잡는 곡이 없어 현재는 관심이 끊긴 상태. 예전 블로그를 정리하며 love song을 우리말로 직역(!?)한 글이 있어 이곳에 옮긴다. >> 접힌 부분 펼치기 >>
올해 초, 나오자마자 무성한 입소문을 타고 날개 돋친 듯 팔린 바로 그 화제의 책. ...이라는 건 거짓말이고. 정작 출판사에서 "선생님 번역 좀 해주세요"라고 부탁하는 대학 교수들은 절대 이런 책 따위 보지도 않으리라. 아마 이런 책이 존재하는지도 모르겠지. 당연하다면 당연한 얘기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해당 분야의 지식과 어느 정도의 영어 실력을 갖춘 대학교수들이 번역한 원고와 해당 분야의 지식은 부족하나 좋은 영어 실력과 훌륭한 우리말 실력을 갖춘 전문번역가가 번역한 원고. 어느 쪽이 나을까? 모르겠다. 일단 나는 후자의 원고를 본 적이 없고 그래서 미치도록 탐날 뿐이다. 원칙을 따지자면 번역은 번역자가 해야 옳지 않을까. '감수'는 괜히 있나? 대학교수의 후광이 필요하면 잘 꼬셔서 감수나 시키면 되지. 물론 비용이 이중으로 든다는 문제가 남는다. 덕분에 편집자가 미치도록 원고를 뜯어고쳐야 하는 상황이 된다. 교수마다 다르겠지만, 전문번역가보다야 교수는 자신의 원고에 대한 애착이 적은 것도 사실이고. 이런 (개인적인) 이유로, [번역의 탄생]은 번역가 못지않게 편집자에게도 필요한 책이다. 스무 장도 못 넘겼는데 벌써 부끄럽다. 그간 내가 간과해온 '잘못된 번역 습관들'이 너무나 많이 지적된다. 편집자라는 입장에서 남의 원고를 뜯어고치며 나는 또 얼마나 바람직하지 못한 문장으로 글을 더럽혔는가. ...그러니까 애초에 번역을 제대로 해오란 말입니다, 교수님들하. 제대 직후 붙들고 살다시피 한 안정효 씨의 책에 비하면, 이 책은 참 친절하다. 안정효 씨가 군인 같다면 이희재 씨는 참말 신사 같달까. 부드러움 속에 숨어 있는 글쓴이의 번역에 대한 애정과 열정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내 돈 주고 사는 책 중에 비문학 쪽 도서는 1년에 한 권 될까 말까 하지만, 그런 나에게도 이 책은 참 값지다. 앞으로 틈나는 대로 읽고 또 읽어야겠다. (09-6-1에 썼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