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소녀 - 중독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뉴 무브먼트 문학선 1
김효나 지음 / 새움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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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여름, 파출소 창고에서 우연히 발견한 [연인]으로 처음 뒤라스를 읽었다. 이후 뒤라스는 여름마다 생각나는 작가가 되었다. 뒤라스의 여름은 불모의 더위. 나는 여름마다 지난한 문장을 되려 즐기곤 했다. 혹은, 즐긴다고 착각했거나.


[오래된 소녀]는, 속된 말로 뒤라스(와 얀)에 대한 팬픽이다. 오마주라면 오마주고. 대개 팬픽이 그러하듯, 문체마저 어느 정도 뒤라스를 닮았다. 그러니까, 잘 안 읽힌다는 소리다. 그나마 뒤라스의 문장은 그 속에서 일관된 '정서'를 찾는다면 따라가기 쉽지만, 김효나의 문장은... 좀 산만하다. 문장이라고 부를 수도 없는 단어 단위의 의식의 흐름 혹은 아예 자동기술법으로 쓴 듯한 부분들도 있다.


그럴싸하게 말하자면 그렇다는 거고, 나쁘게 말하면 무의미한 긴 낙서에 불과하다. 소설의 흉내를 낸 낙서, 지독하게 작가 자신만을 위한. 뒤라스에 관심이 없다면 읽을 가치가, 읽을 수가 없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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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D] 아크투르스로의 여행 - 상 고장원의 SF 클래식 1
데이빗 린지 지음, 고장원 옮김 / 부크크(bookk)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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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관심은 있는데 품절이네? 콜린 윌슨과 비슷하다면 엄청나게 재미는 없겠지...만 그래도 가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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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mm 2015-09-09 0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위 책은 POD로만 간행되고 있습니다. 알라딘에서는 서지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것이고요. 주문은 또 다른 온라인서점(POD 전문이기도 하죠.) 부크크에서 하시면 됩니다.
네이버 검색창에서 `부크크`라 쳐도 되고 직접 구매화면으로 가려면 링크주소는 아래와 같습니다.
http://www.bookk.co.kr/book/view/2217

faai 2015-09-23 22:29   좋아요 0 | URL
친절한 안내 감사합니다. 살지 안 살지는 조금 더 고민하겠습니다. -_-a
 
목 매달린 여우의 숲
아르토 파실린나 지음, 박종대 옮김 / 솔출판사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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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숍에서 커피 홀짝거리며 한 번에 다 읽었다. 뭐랄까,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영화로만 봤다)과 비슷한 면이 있다. 사랑스러운 인물들이 겪는 좌충우돌 고난(?)이 웃음과 해학으로 승화된다. 작가가 인물(혹은 인간)에 대해 가지고 있는 애정도 독자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다만 주인공(오이바)은 결국 모든 일을 돈으로 해결한다고도 볼 수 있고, 그 돈 역시 범죄로 손에 넣은 것임을 떠올린다면, 과히 근간이 '옳은' 이야기는 아니다. 외부적, 사회적 요인으로 도피 생활에 가담하게 되는 소령이나 노파와 달리, 오이바는 단지 편하게 살고 싶어 절도를 직업으로 택했다. 그의 한량 기질은 책 전반에 걸쳐 아주 잘 묘사된다. 근데 이렇게 순전히 개인 차원의 문제로 본다면, 더욱 오이바의 범죄와 배신을 정당화하기 어려운 게 아닐지... 뭐 그런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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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라 시대의 사랑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97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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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한가운데]가 “18년간 한 사람을 사랑하고 사랑받지 못함에 대한 이야기”라면, [콜레라 시대의 사랑]은 50년간 마음으로는 한 여자를 사랑하면서도 다른 수십 명과 실컷 정사를 즐기다 노년에 비로소 첫사랑을 다시 쟁취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이렇게만 쓰면 조금 한심할까? 그냥 카사노바 이야기 같기도 하고. 하지만 [에브리맨]이나 [소립자]를 읽고 카사노바 이야기라고 폄하하는 일은 또 없지. 오히려 ‘불멸의 사랑’이니 ‘달콤한 러브 스토리’라고 홍보되는 책이니, 방점은 ‘50년’에 있다고 봐야 하는 게 맞는 듯. 말이 50년이지, 흔히 말하는 식으로 강산이 다섯 번 바뀔 시간이다. 그 긴 시간에 걸쳐, 몸은 차치하더라도, 마음에 한 사람만을 담아두는 게 가능할까?

불가능하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 대상이 죽은 사람도 아니고 산 사람이라면 더더욱.

동작가의 [백년의 고독] 혹은 카사레스, 보르헤스, 아옌데 등의 ‘마술적 사실주의’ 작품과 비교하면, 이 소설은 ‘마술적’의 색체가 ‘사실주의’에 비해 매우 옅다. 50년간의 짝사랑이 결실을 맺는 후반부로 가면 오히려 더욱 그렇다. 인물은 낭만적이지만 그들을 둘러싼 시대, 사회, 관습은 냉정하다. 이런 면에서, 오늘날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진 ‘노년의 사랑’이라는 문제에 대한 논의를 이끌어낼 수도 있겠다.

이렇게 여러 층위의 담론을 하나의 소설로 엮을 수 있다는 게 작가로서 마르케스의 힘일 것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대중이 주목하는 것은 사랑 이야기고, 그렇게 보면 이 소설은 앞서 말했듯 너무나도 낭만적인 러브 스토리다. 사실주의적 요소마저 러브 스토리의 낭만성을 강화하는 데 일조한다고 볼 수도 있다. 노년의 사랑에 대한 곱지 않은 사회적 시선에도 굴하지 않는 그들의 사랑!

현대인(나)의 삶은 낭만이라는 단어가 개입될 여지가 없다. 소설까지 딱딱한 것만 읽을 필요는 없겠지. 다음에는 [폭풍의 언덕]이라도 읽어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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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시오, 당신은 이미 죽었습니다 - 세계의 젊은 작가 9인 소설 모음
올가 토카르축 외 지음, 최성은 외 옮김 / 강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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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바쁜 직장인이다 보니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 좋아하는 게임도 마음껏 하지 못하는데 책은 오죽하겠는가. 투자한 시간에 비해 얻는 게 있는 책(게임)이 우선순위가 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선택 미스였다. 나는 이 책을 읽을 시간에 키냐르를 몇 쪽 더 탐닉하거나([은밀한 생]의 문장 밀도를 이 책과 비교하면 몇 '쪽'도 과분하다), [현대문학] 4월호에 실린 소설을 몇 편 더 읽을 수도 있었다(2006년 해외의 젊은 작가들과 올해 우리나라의 젊은 작가들 중 고르라면 그래도 후자가 더 의미 있지 않을까).


아마 호기심을 유발하는 제목과 비영미권 소설에 대한 평소의 갈망 때문에 아무것도 모르고 책을 샀던 것 같다. 사실 표제작은 그럴싸한 추리(+메타)소설이었고,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마음에 드는 문장이 있어 텀블러에 올리기까지 했다. 두 번째 {크리스마스 이야기}는 '남이 하면 불륜'인 로맨스에 대한 뜨거운 집착이 절절했고, 상실과 권태에 빠진 부부 이야기인 세 번째 {몬테네그로 남자}는 감각적인 문장이 인상적이었다.


통상의 문학 단행본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윤문(혹은 번역?)은, 너그럽게 넘어가주자.


이후 {눈꺼풀 너머}, {추파}, {정상회담}, 그리고 하나 건너뛰고 {결혼식날, 남자 그리고 어처구니없는 그의 영혼}은 명백히 내 관심을 끌지 못했다. 소재, 문장, 문제의식 모두. 문장의 탓도 크겠지만(다시 한 번, 그냥 넘어가자), 한 작가의 작품 세계(아무리 젊은 작가들이라지만)에서 앞뒤를 자르고 맥락 없이 소개된 이 작품들에서 느낄 수 있는 건 지극히 제한된 정서(의 흔적)일 뿐일 터다. 여러 사정상 '하나의' 단편으로서 완성도가 월등히 높지 않은 작품들이 묶인 선집은, 으레 이런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 이 책과 비슷하게 작품 내적+단행본으로서의 외적 완성도의 실패를 목격했던 선집의 예로 [일식](한국문화사, 2002)이 떠오른다.


앞에서 하나 건너뛴 {마에스토소}는 조금 특별했다. 하프라는, 잘은 모르지만 일단 뭔가 낭만적인 악기를 다루는 연주자의 예술혼을 파고드는 엽편이다. 긴 문단들이 거침없이 결말로 치달아, 마지막 책장을 넘기면서 이 작품이 더 길었으면, 더 길었으면(두 번 말했다) 하고 아쉬워했다.


대충 이렇게 정리 끝. '읽은 책' 칸으로 옮기고, 다시 볼 일은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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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혜영 2015-11-05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벼ㅛㅠㅛ배ㅛㅕㄱ뵤개ㅛㅐㅂ죡

천혜영 2015-11-05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미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