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날은 가만있질 못하고 어디로든 나갔다오곤 했는데, 어제는 아직 몸이 회복되지 않았으니 집에서 꼼짝 않기로 하자, 하고는 아침 먹고 책 읽고 점심 먹고 책을 읽었다. 참다 못해 저녁에는 샤워도 하고 저녁도 먹고나서 시장을 한바퀴 돌고왔지만, 어제 외출은 시장을 돌고 한시간 가량 걷고온 게 전부였다. 


시장에 나간 건 산책(걷기)이 가장 큰 목표이긴 했지만, 사실 꽈배기를 사고 싶어서였다. 시장에서 파는 꽈배기, 따뜻한 꽈배기가 먹고 싶었다. 저녁을 먹었지만 꽈배기 간식으로 먹어야지. 그렇게 나갔는데 시장의 꽈배기집이 문을 닫았더라. 아뿔싸.. 괜찮아 다른 곳에 꽈배기 가게가 또 있으니까. 그리고 그곳까지 도착했는데 휴일이라 그런지 거기도 문을 닫았더라. 나는 기억을 더듬었다. 꽈배기 가게가 저쪽에 또 있었지. 나는 왔던 길을 얼마간 되돌아 다른 골목으로 꺾어서 기억에 의지하며 꽈배기집을 드디어 찾아냈는데, 그 꽈배기집도 문을 닫았다. 이쯤되니 오기가 생겨서 꽈배기를 꼭, 반드시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꼭 시장표 꽈배기가 먹고 싶었지만 하는수없지, 양보하자, 그래서 동네 뚜레쥬르로 갔다. 꽈배기를 팔았던 것 같아. 그런데 내 앞에 들어간 손님이 마지막 남은 하나의 꽈배기를 손에 들고 놓지 않으시며 다른 빵을 둘러보셨다. 왜죠? 나는 터벅터벅 빵집을 나왔다. 이렇게 네 곳이나 들렀는데 꽈배기 하나 못 가지고 가는 삶이라니, 이것은 실패한 산책인가. SPC 불매를 오래 이어오고 있었지만, 파리바게트 한 번 가볼까, 망설이다 파리바게트를 들어갔다. 딱 하나의 꽈배기가 남아 있었다. 나는 불매를 이렇게 깨버릴 것인가, 살것인가, 그 앞에서 한참을 망설이다 돌아 나오려는데 흑흑 아니야 사자, 하고 다시 꽈배기를 먹겠다는 욕망에 굴복하며 그걸 사가지고 나왔다. 집에 와서 꽈배기를 먹는데 절반쯤 먹고 나니까 더 안먹어도 되겠더라. 역시 모든 것은 갖고 싶을 때 가장 욕망이 절실하고, 손에 쥐자마자 사라져버리는 것 같아. 어쩌면 갖지 않는 것이 더 열정적 삶을 살게 되는 방법 아닌가 … 하는 철학적 생각을 하며 다시 책을 펼쳐 들었다.



















주디스 헌은 혼자다. 식구도 없고 친구도 없다. 아니 친구가 없다고 할 순 없고 일요일마다 방문하는 가족이 있는데, 사실 그 가족도 주디스 헌을 별로 반기질 않는다. 남자는 주디스 헌이 올 시간이면 서재로 숨어버리고 아이들도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그 자리를 피하고자 한다. 여자는 언제나 반갑게 맞아주지만, 반가운 것이 본마음은 아니다.


주디스 헌은 살고 있는 집은 우리식으로 보면 예전 하숙집 같은건데, 각자의 방을 내어주고 아침을 같이 먹는다. 아침이면 하숙집 주인 식구들과 다른 하숙인들이 함께 만나 밥을 먹는거다. 그들 모두 근근이 먹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며 다들 뭐 다정하거나 살갑지 않은데, 그 하숙집에 하숙집 주인 '라이스 부인'의 오빠 '제임스 매든'이 찾아온다. 못생기고 늙고 매력적이지 못한 주디스는 항상 자신에게 등을 돌리는 남자만 만났는데, 제임스는 그녀에게 살갑다. 그녀의 망상은 그가 자신에게 빠져있고 그가 자신과 결혼하고 싶어한다고 생각하는 걸로 이어지는데, 제임스로서는 그녀의 손목에 있는 시계가 비싸 보여서 돈이 좀 있는 여자인가 싶은 것이고, 그렇다면 그녀에게 나랑 사업을 같이 하자고 하자 …는 속셈이었기에 주디스 헌의 어깨를 붙잡고 흔들고 싶어진다. 정신차려, 이 여자야! 


그런데 내가 지금 하려는 얘기는 이 가련한 영혼에 대한 얘기가 아니고, 이 하숙집 주인 '라이스 부인'의 아들 '버나드'에 대한 것이다.


버나드는 대학까지 들어갔지만 중퇴했다. 시를 쓴단다. 집에서도 시를 쓰고 있단다. 집에 가만 앉아서 엄마가 차려주는, 아니 하녀가 차려주는 밥을 먹는다. 다른 하숙생들에게는 식빵과 버터만 내어주는 라이스 부인이지만, 자신의 아들, 가만히 앉아서 주는 거나 쳐먹는 아들에게는 베이컨과 계란 요리를 내어준다. 왜냐하면 시를 쓰기 위해서는 체력이 필요하니까. 그러면 그가 시를 써서 돈이나 벌어다 주느냐, 하면 아직 시를 써서 뭔가 이룬 건 없다. 제대로 된 시를 써냈는지도 모르겠다. 버나드는 살이 찌고 배가 나오고, 그냥 길에서 만난다면 비호감인 아저씨 1일 뿐인데, 자신의 힘으로 하는 건 하나도 없는 라이스 부인의 귀한 아들이다. 그뿐인가. 심지어 그 집에서 일하는 열여섯 하녀 메리를 침대로 자꾸 끌어들인다. 메리로 하여금 결혼할 수도 있을거란 착각을 하게 하면서.



언젠가 SNS 에서 남자들의 하찮은 욕망에 대한 언급을 본적이 있다. 아무리 큰 재벌이어도, 큰 종교집단의 교주여도, 결국 그 커다란 권력과 재산을 가지고 하는 짓이 여자들을 성적으로 학대하는 것이라니. 그렇게 큰 힘을 가지고 하는게 고작해야 없는 남자들도 하는 그런 여성에 대한 성매매 혹은 성학대라니. 너무 하찮지 않나, 남자들의 욕망은 그냥 고작 그정도란 말인가. 힘이 있으나 없으나 돈이 있으나 없으나 고작 그뿐이란 말인가. 버나드 역시 마찬가지. 집에서 차려주는 밥이나 가만히 앉아 받아먹는 돼지여도, 임금 노동도 가사노동도 그 어떤 것도 하지 않아도, 일하는 여자를 침대로 끌어들인다. 너무 징그럽기 짝이 없다. 오히려 뺀질뺀질 거짓말하며 어떻게 돈을 벌어볼까, 어쩌면 돈있지 않나 하고 주디스에게 접근하는 제임스 매든이 더 나아 보인다. 아, 그것도 아니네. 제임스 매든도 '그러면 안되는거지, 아직 어린데!' 라고 하면서도 열여섯 하녀의 육체를 매일 생각하다 결국 '딱 한 번만!' 이라고 하면서 그녀를 강간하니까. 여기서 잠깐. 


주디스 헌은 죄를 저지르지 않았다. 그런데 그녀는 외롭고 누구도 돌보아주지 않는다.

버나드와 제임스는 죄를 저지르고 사는 한심한 인간들이다. 그런데 그들에게는 식구도 있고 갈 곳도 있다.

이상하지 않은가?



자, 다시. 나는 버나드 얘기를 하고 싶다. 왜냐하면 버나드 얘기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들은 잘 몰라요." 그가 말했다. "하지만 헌 양은 분별력이 있으시니까 잘 아실 거예요. 전 마음이 평온해야 일을 할 수 있어요. 그런데 제임스 삼촌이 그걸 다 무너뜨렸죠. 삼촌이 온 이후로 엄마는 딴사람이 됐어요. 삼촌한테 돈이 많은 줄 알고 그 돈을 탐내고 있거든요. 엄마는 탐욕스러운 인간이에요,

불쌍하신 분이죠. 물론 제가 엄마를 탓할 입장은 아니긴 해요. 아시다시피 위대한 시를 쓰는 작업은 돈을 벌지 못하잖아요."

"당신이 마음만 먹으면 일은 언제든 구할 수 있어요. 아무리 시인이라고 해도 일은 해야죠."

"아뇨, 아뇨, 이해를 못 하시네요. 제 작품은 서사시에요. 위대한 서사시. 지금은 그 첫 단계를 작업중이고요. 5년이 걸릴 수도 있어요. 제가 왜 제 재능을 썩혀야 하죠?"

돌연 의자에서 벌떡 일어난 버나드는 방을 서성이기 시작했다. "대체 왜요?" 그가 불평했다. "왜 우리 엄마는 불멸의 작품에 투자하지 않는 거죠? 명색이 엄마라면 그렇게 해야죠."

정말 웃긴 놈이네. 반쯤 미쳤나 봐. 제딴엔 예술가라는 거지. 그녀가 술병을 건네자 버나드가 술 두잔을 따랐다. 이제는 이 자식이 두렵지 않아. 해를 끼칠 만한 놈도 아니고. 그냥 웃긴 녀석일 뿐이야. - P303




위대한 서사시를 쓸 거기 때문에 엄마가 자기 뒷바라지를 당연히 해줘야 하는데, 그게 엄마가 해야 할 당연한 일인데, 그런데 삼촌의 돈을 탐내느라 자기 마음이 평온하지 못하다는 거다. 이 날, 삼촌과 함께 떠나라는 얘기를 하기 위해 버나드가 헌의 방에 온거였는데, 자기에게 썩힐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위대한 시를 쓸 것이라는 것, 몇 년이 걸릴지도 모른다는 것을 자랑스레 말하는 것이 정말 꼴보기 싫었다. 주디스 헌의 말대로, 아무리 시인이라고 해도 일은 해야 하는데, 어떻게 가만 앉아서 엄마가 주는 밥이나 받아 쳐먹고 있냔 말이다. 다 큰 성인이. 서른이랬나. 그렇게 배 두드리면서 하녀나 건드리고. 진짜 너무 꼴보기 싫다. 위대한 서사시래. 하아 - 마틴 에덴 생각 났지만, 마틴 에덴은 정말 재능이 있었고 사람들이 알아주지 못했고, 그리고 마틴 에덴은 노동을 했던 사람이야. 마틴의 머릿속엔 정말 재능과 철학이 있었다고. 그리고 노동자의 육체미가 … 그런데 남들 다 식빵만 먹을 때 베이컨과 계란 먹으면서 배나 뿔룩 나오고 ㅠㅠ 엄마나 하녀를 부르기만 하는 삶 ㅠㅠ 아 너무 꼴보기 싫어서 미치겠는거다. 그리고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그 위대한 서사시의 첫 단계를 작업중이냐. 사람은 인풋이 있어야 아웃풋이 있다. 가만 집에 앉아서 도대체 무슨 위대한 시가 탄생한다는 거냐. 산책을 하면서 걷거나 자연을 보거나 사람을 만나거나 해야 뭔가 머릿속에 영감이나 생각이 떠오르지. 가만 앉아서 주는 밥이나 먹으며 미성년자나 건드리는 새끼가 도대체 무슨 위대한 서사시를 쓴다는 거야. 딥빡이 오는 것이다. 새끼야, 정신차려라. 넌 그러다 고지혈증 고혈압 기타등등으로 일찍 죽을겨 … 나가서 일을 하라 젊은 청년이여!! 일을 하면 그 과정에서 시적 영감이 파바박 떠오른다니까?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 진짜 너무 싫다 너무 싫어. 그런데 열여섯 우리 하녀 메리는 이런 버나드를 좋게 본다. 다정하대, 결혼도 생각한대. 메리야, 그 남자랑 결혼하면 너 평생 뒷바라지만 하면서 살아야 돼 ㅠㅠㅠ 



그런데 왜, 어째서, 어째서 주디스 헌이 외로운거죠, 네? 주디스 헌이 신의 존재를 의심하는 거, 믿음이 스러져가는 거, 너무나 자연스런 수순 아닌가요? 휴 …




어제 동생들과 톡을 하는데 여동생은 '언니는 뭐해?' 하고 물었다. 나는 이런 사진을 보내주었다.



책을 읽고 있다고. 너무 행복하다고. 조문영의 《빈곤 과정》읽다가 《하틀랜드》언급되길래 살려고 잠깐 알라딘 들어갔던 때에 찍었다. 나 이거 있지 않나? 하고 산책앱 봤더니 없던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조문영의 빈곤 과정 읽으면서, 종종 생각했던 공부 총량의 법칙에 대해 다시 생각했다.


한 사람에게는 공부를 해야 하는 총량이 정해져있고, 그것이 어릴 때 발현되면 좋은 대학 나와서 좋은 직장 취업하는 거고, 그것이 늦게 발현되면 나처럼 되는 거다. 학창 시절 공부 못하고 그럭저럭 살다가 나이 들어서 머리가 따라가지 못하는데 이것도 알고 싶고 저것도 알고 싶고 그래서 막 이 책도 보고 저 책도 보고 … 몇해전에는 퇴근하면 강의 들으러 다니느라 육체가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엄마는 누가 시켰으면 절대 안했을 것을 니가 원하니까 막 하러 다니네~ 했더랬다. 이번에도 '허영선'의《제주 4·3을 묻는 너에게》읽으면서 아이패드에 얼마나 메모를 했는지 … 

조문영의 책 읽으면서, 아 내가 어릴 때 이미 공부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면, 그래서 조문영의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었다. 조문영은 대학에서 <빈곤의 인류학>강의를 한다고 했는데(정확한 기억이 맞나?) 그런 거 들을 수 있었으면 나는 또 얼마나 달라졌을까. 좀 더 성숙한 인간이 되어 있지 않을까? 막 그런 생각 하면서, 지금 그런 강의를 들을 수 있는 학생들이 부러웠다. 물론 지금 학생들이라고 모두 그 강의를 알고 수강 신청을 하진 않을 것이며, 알아도 들으려 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지금의 내가 보기에는 이런 강의를 듣는다면 확실히 인생에 더 도움이 될 것 같은 거다. 삶의 방향이 바뀔 수도 있을 것 같고. 내가 어릴 때 공부를 잘했다면 인생의 어느 순간 마리 루티 강의 들으러 하버드에 갔을 수도 있을텐데 …


부질없다, 이런 얘기.



어제 남긴 꽈배기나 먹어야겠다.


이게 종교였다. 종교란 숙취로 입이 바싹 마르고, 하녀와 있었던 어젯밤 일을 생각만 해도 괴로운 이런 아침에 하느님께 용서를 비는 것이었다. 그래서 1년에 한 번 부활절 의무를 다하고 일요일 아침 미사에 참석하는 것이다. 게다가 종교는 일종의 보험이었다. 달리 말하자면 훗날 구원을 받을 거라는 뜻이다. 그러니언제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다. 삶의 최후를 맞기 전에 완벽히 회개하기만 하면 모든 준비가 끝나는 것이다. 매든 씨는 연옥이나 속죄를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고해와 그에 따른 용서가 그의 신앙을 지탱하는 기둥이었다. 그는 되도록 자주 과거를 잊고 새롭고 희망찬미래를 시작하는 게 위안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 P111

노란 액체가 잔 속에서 천천히 맴돌았다. 향이풍부하고 기름진, 만족으로 이끄는 이 열쇠. 그녀는단숨에 삼켰다. 배 속이 데워지며 술기운이 서서히 몸에 퍼졌다. 떨리는 손이 가라앉았고, 알 수 없는 힘이그녀를 가득 채웠다. 따뜻하고, 편안했다. 세상 하나뿐인 연인. 그녀는 손을 뻗어 잔 가득 술을 따랐다. -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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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3-06-07 10: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들어와서 다락방님 글 읽는 즐거움이란 저희 동네 꽈배기 맛집의 금방 만든 꽈배기맛입니다. 아, 저도 꽈배기 먹고 싶네요. 팥도너츠도 맛있어요. 아, 찹쌀 도너츠도요 ㅋㅋㅋㅋㅋㅋㅋ

새 책 담아갑니다. <빈곤 과정>이 제일 관심가네요. 저도 찾아서 읽어보려고요. 그러나 퇴근하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빨래 후 건조대에 안 널고 구석에 처박아둔 빨래 같은 나 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6-07 13:26   좋아요 2 | URL
구석에 처박아둔 빨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완전 상상됩니다.
기운 차리시고, 다시 햇볕에 그 빨래 널어놓을 날이 오기를 간절히 응원합니다!

다락방 2023-06-07 13:51   좋아요 2 | URL
아니, 단발머리 님. 이게 얼마만입니까! 자주 자주 좀 오셔서 흔적 좀 남겨주세요. 단발머리 님 글 읽은게 대체 언제란 말입니까. 흑흑. 저의 꽈배기 맛집이 되어주셔야죠!! ㅠㅠ

빈곤과정 읽다보면 막 답답하거든요. 뭐랄까, 오늘 정희진 오디오매거진에서 ‘학습된 무기력‘에 대해 들었는데, 빈곤이야말로 학습된 무기력으로 분노만 남게 되는건 아닌가 하면서요. 우리가 빈곤을 안다고 말할 때, 그건 정말 ‘아는‘게 맞는 건가,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는게 아닌가 하고요. 그런 한편 박완서의 <도둑 맞은 가난>도 읽어야겠고 말이지요. 아, 책 사러 가야겠어요.

아무튼 건조대에 빨래 널어놓으세요!!

독서괭 2023-06-07 14:40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빨래라니 ㅠㅠㅠㅠㅠㅠㅠ

잠자냥 2023-06-07 11: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부장님이 <주디스 헌> 읽으면 저 아기 라이스인지 버나드인지의 끔찍함에 대해 구구절절 욕해줄 줄 알았어요. 아 속시원해.......... 근데 넘 징그럽죠?! ㅠㅠ 우엑.......

무튼 꽈배기... 파바에서 욕망에 굴복하신 것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나 인간적이라 정이 가네 이 인간.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6-07 13:53   좋아요 2 | URL
저 아기 라이스 진짜 너무 싫어요 엄청 싫어요. 제가 싫어하는 인간의 총집합체예요. 저는 어떻게 저런 인간이 다른 인간과 섹스를 할 수 있는지 그것도 너무 신기해요. 저는 옆에 있기만 해도 혐오감으로 도망치고 싶을 것 같은데요. 그런데 옷을 벗고 저 남자랑 섹스를.. 으 너무 싫다. 그리고 그 엄마도 미치겠어요. 그 아들이 그렇게 살 수 있는건, 그 삶을 그 엄마가 뒷받침해주고 있기 때문이죠. 도대체 왜 때문에 이런 한심한 돼지가 아니라 주디스 헌이 외로워야 되는건지. 아 너무 싫어요.

파바에서 욕망에 무릎 꿇은 제 자신이 싫어요. 흑흑 ㅠㅠ

DYDADDY 2023-06-07 14:23   좋아요 0 | URL
불매운동이 좀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특정 기업의 제품은 사지 않는 것이라고 정의할 때 그 것 외의 다른 대안이 없으면 살 수 밖에 없는 것이잖아요. 욕망을 위한 소비이지만 더 도덕적이기 위한 것뿐이니 자책하지 않으시면 좋겠어요. 환경을 걱정하는 모든 사람이 파타고니아를 입을 수 없는 것 처럼요. ㅎㅎㅎ

다락방 2023-06-07 14:37   좋아요 1 | URL
뭐랄까, 사실 그거 안먹는다고 큰일나는 것도 아닌데 너무 식탐에 굴복해버린 것 같아서 그 점이 제 스스로 좀 실망스럽더라고요. 실망스럽다고 해도 이미 제가 그 행위를 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지만요. 식탐은 너무 힘이 세네요. 하아-

독서괭 2023-06-07 14: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워 버나드 ㅋㅋㅋㅋ 서사시 ㅋㅋㅋㅋ 그 서사시는 대체 뭘까요. 포르노 대서사시??
근데 주디스 헌이 속으로 까는 거 되게 시원한데요. ㅋㅋㅋ
아무튼 이 글의 주제는 꽈배기인 거죠? 저도 꽈배기 좋아하는데.. 그 맘 압니다. 그렇게 애썼는데 빠바에 들어가고 만 그 마음 안타깝네요 ㅠㅠㅠ 그래도 남은 꽈배기는 맛있게 드세요!

다락방 2023-06-08 08:59   좋아요 1 | URL
그런데 저렇게 멀쩡한 주디스 헌은 왜 외로울까요. 왜 그 외로움이 그녀를 병들게 할까요. 세상은 정말 어찌 돌아가는건지. 세상이 원망스럽습니다. 하아-

제가 사실 특별히 꽈배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닌데, 토요일에 남동생이 시장에서 꽈배기를 사왔는데 따뜻해서 너무 맛있더라고요. 그 뒤로 자꾸 생각이 나는 바람에 그만 … ㅋㅋㅋㅋㅋ
남은 꽈배기는 어제 흡입했습니다. 빠샤!

새파랑 2023-06-07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꽈배기 하나에 저런 철학적 깨달음을 얻으시다니~!! 역시 이작가님~!!

SPC가 그런거지 꽈베기가 무슨 문제가 있겠습니까 ㅋㅋ

다락방 2023-06-08 09:00   좋아요 1 | URL
무릇 철학이란 꽈배기에서도 붕어빵에서도 얻을 수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생각만 한다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으하하하하.
음 또 출출하네요. ㅋㅋㅋㅋㅋ

그레이스 2023-06-07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에 낚여서...^^

다락방 2023-06-08 09:02   좋아요 1 | URL
^^
 
주디스 헌의 외로운 열정 암실문고
브라이언 무어 지음, 고유경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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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이 형벌이라면 그녀가 저지른 죄는 무엇이며 그녀가 용서받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남은 그녀의 생은 이제 어떻게 흘러가게 될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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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3-06-07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5별이군요. 도서관에서 빌려왔는데....

다락방 2023-06-08 09:03   좋아요 0 | URL
4.5 의 오별입니다. 4줄까 5줄까 하다가 …
골드문트 님의 리뷰가 벌써 기다려집니다. 후훗.
 
암캐
필라르 킨타나 지음, 최이슬기 옮김 / 고트(goat)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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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나를 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나의 무엇을 아는걸까. 내가 어떤 과거를 품었는지 어떤 역사를 갖고 여기까지 흘러 왔는지 그래서 앞으로 어떤 행동을 저지를지는 타인이 결코 알 수 없다. 물론 나 자신조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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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6-07 08: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래의 다락방조차도 과거 자신의 이 100자평을 알지 못한다.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6-07 08:54   좋아요 2 | URL
저도 이거 쓰면서 또 모르겠다 또 모르겠어 … 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6-07 18:39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
 
빈곤 과정 - 빈곤의 배치와 취약한 삶들의 인류학
조문영 지음 / 글항아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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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과 배제는 보이지 않게 하고 보지 않는데에서 발생하지만, 보거나 듣는 것만으로는 바뀌지 않는 것. 나와 다르다고 생각하는 바로 그 사람들과의 마주침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우리는 눈을 맞대고 마주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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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6-07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6-07 08:54   좋아요 2 | URL
우리도 언젠가 마주칩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6-07 09:03   좋아요 3 | URL
“소주 한 잔 할까요?”라고 댓글 달려다 “네”로 바꿨다능 ㅋㅋㅋㅋ

다락방 2023-06-07 09:05   좋아요 3 | URL
잠자냥 님 바보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영화를 처음 봤을 땐 그가 실업자이자 수급 신청자로서 겪는 억울함에 눈길이 갔다. 한참이 지나서야 ‘노동자 다니엘이 보였다. 영화내내 그는 꽤 바빴다. 수급을 신청하고 어이없는 취소 통보에 항의하는 일은 고된 노동의 반복이었다. 수급 상담을 기다리다 우연히만난 케이티 가족을 돕는 일도 중요했다. 두 아이와 노숙인 쉼터에머물다 낯선 도시로 이사 온 싱글맘에게 그는 먼저 손을 내밀었다.
이 가족만큼이나 위태로워 보이는 주택이 ‘집‘이 될 수 있도록 수선을 시작했다. 변기를 수리하고, 창문에 에어캡을 바르고, 공구를 가져와 문을 고쳤다. 일자리를 찾는 케이티를 대신해 아이들을 돌보고, 목공 솜씨를 발휘해 멋진 모빌을 만들어줬다. 한 끼 해결도 버거운 이 가족을 푸드 뱅크까지 안내한 사람도 다니엘이었다. 배가너무 고팠던 케이티가 진열대 위 통조림 캔을 따 허겁지겁 입안에밀어 넣었을 때, "늪에 빠진 느낌"이라며 수치심에 주저앉아버렸을때, 당신 잘못이 아니라고,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라고 단호하게 응수한 사람도 다니엘이었다.
이 모든 일이 노동과 무관하다고 여겨진다면 그것은 우리가 임 - P102

금노동을 상식의 준거로 삼고, 경제 가치를 생산함으로써만 생계를영위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식은 오랜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1970년대 가사노동에 대한 임금 지급 운동을 전개하며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요구한 페미니즘의 공로가 크다.
마리아로사 달라 코스타(2020)는 가사노동이 노동력을 재생산하고자본 축적의 과정들을 가능케 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자본주의적생산의 전제 조건임을 역설했다. 자본주의의 회계 장부에 기입되지않은 채 자본주의 생산을 구조적으로 뒷받침해온 돌봄노동은, 대부분 이를 당연한 규범으로 강요받는 여성들, 그리고 이를 ‘저렴한가격에라도(무어 2020) 외주화할 여건이 안 되는 가난한 사람들의일로 남았다. - P103

쑨위제 남편 리신(가명)은 소아마비로 장애인이 됐다. 쑨위펀은
"학교 선생님"이라 부르지만, 중학교에서 설비 일을 맡고 있다. 인간의 쓸모를 발전과 성장에 유용한 몸주체인가로 판별하는 풍경은 한국이나 중국이나 대동소이해서, 결혼은 많은 경우 손상의 눈금을 맞추는 과정이 됐다. 가난한 농민 호구 소지자라는 경제·사회 지위의 손상이 장애인 남성이라는 남성성masculinity의 손상과 등치되면서, 사람들은 장애인 도시 남성과 농민 여성의 결합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해석했다. - P178

물어볼 엄두가 안 나고, 아무 분노도 느끼지 못하고, 고등학교 졸업했으니 어쩔 수 없다는 마음은 태생적인 게 아니라, 묻고 따지고 소리지를 자격을 박탈당하는 경험이 오랫동안 계속되고 누적된 결과다. - P186

**경비 대부분이 지원된다는 점에서 대기업의 단기 해외 자원봉사는 모든 대학생에게 열려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방학 중 보름여의 시간을 전적으로 투자해야 하므로 등록금이나 생활비를 벌기 위해 정기적인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들이 선뜻 지원하기는 쉽지 않다. M 기업 프로그램 담당자도 참가자 대부분이 중산층 가정 출신임을 언급했다. 중국 참가자들도 사정은 엇비슷했지만,
외국 학생과 어울리고 한국에도 갈 수 있다는 ‘귀한 기회를 붙잡으려는 농촌 출신 학생도 더러 있었다. - P232

정리해보자. 단기간의 해외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통해 정부와기업은 청년 실업과 고용 불안을 초래한 자본주의 체제의 위기를 - P262

‘글로벌 인재 양성‘이라는 긍정적 화두로, 시대적 책무로 전환했다.
위기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대학생청년들에게 대기업에서 비용일체를 부담하는 글로벌 캠프는 자신의 커리어 경쟁력을 높이는 대외활동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렇게 범람하는 의례는 참가자들이
‘글로벌 인재‘라는 요구에 기꺼이 퍼포먼스로 화답하는 장인 동시에 오랜 기간 쌓아온 마음의 결핍을 일시적으로 메우는 기회였다.
해외 자원봉사가 타국의 경제적 빈곤에 대한 적극적 개입이라기보다는 신자유주의 시대 실존의 빈곤을 보듬는 ‘치유‘ 기제가 된 것이다. 자족적·단편적·분절적인 에피소드식 활동의 연쇄 속에서,
사회적 관계의 부재에 따른 불안은 일시적으로만 봉합되었고, 만족의 유예는 학생들로 하여금 또 다른 에피소드, 혹은 더 나은 에피소드를 찾아 동분서주하게 했다. - P263

[한국] 남자들이 술 먹고 여자 만날 목적으로만 여기(선양 시타) 오는 경우가 허다하죠. 100만 원 들고 오면 민박집 돈 내고 술 마시고 다해결한단 거예요. 예전에 물가 쌀 때는 진짜 50만 원, 심지어10만 원만 들고 오는 사람도 있었어요. 진짜 별별 사람들이 다있어. 한 번 올 적마다 아가씨 서너 명 바꿔가며 돌아다니는 남자, 공항까지 갔다가 아가씨가 한 번 더 보자 해서 돌아온 남자,
실컷 아가씨랑 놀아놓고 그 돈 주기 아까워서 발뺌하는 남자, 깡패들한테 두들겨 맞을 거란 협박을 받고서야 마지못해 돈 주는남자・・・・・・. 어떤 남자는 술 마실 돈이 모자라니까 내 사촌오빠한테 여권까지 맡기고 술집 갔어요. 그러다 우리가 여권 가로챘다고 도로 와서 난리를 치고 하여간 웃긴 한국 사람 많아요. - P283

메리필드(2015: 292)가 강조했듯, "지속하는 마주침이 일어나면그 어떤 것도 예전과 동일해지지 않는다. 그것은 사람들을 생성의과정 속으로, 뭔가 다른 것이 되어가는 과정 속으로 쏘아 보낸다".
불평등이 만인의 언어가 되고 겹겹의 불안이 다수의 ‘피해자‘ 선언을 부추기는 시대이지만, 그럼에도 어떤 생명은 다른 생명보다 훨씬 더 취약하다. 폭우가 도시를 삼켰을 때 어떤 운전자는 물에 잠긴 승용차 때문에 골치가 아프지만, 어떤 인간은 반지하에서 속수무책으로 주검이 되고 만다. 서로 마주치고, 연결되고, 다른 불안을 들여다보려는 수고를 포기한 채 각자가 방공호를 파느라 분주한 시대에 인류학의 자리는 어디일까? 적어도 나는 사람들이 만드는 배치를 단순히 따라가기보다 함께 배치를 만들어가는 정치적·윤리적 실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의 헛발질은감수해야겠지만. - P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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