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되게 조금밖에 못읽었는데, 이 책을 어째야할지 잘 모르겠다. 그러니까, 이산화탄소와 수소 산소의 얘기, 물을 만들고 뭐가 어쩌고 되는 얘기가 자꾸 나와서 그런 문장 두 번 읽어도 뭔 말인지 잘 모르겠어서...일종의 멘붕상태에 놓이는 것이다. 아, 그냥 이건 영화로 보는 게 낫지 않았을까...자꾸 생각중인데, 그럼에도불구하고 자꾸 더 읽어보자, 하게 되는 건,
주인공의 캐릭터가 '무척'!! 마음에 들기 때문이다. 식물학자인 그가 살아가고자 하는 '방법'을 내가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그가 살아남고자 하는 것, 앞으로 얼마나 더 견뎌야하니, 이정도의 식량이 필요하고, 그렇다면 이렇게 이렇게 하자, 하고 살아나갈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대단히 마음에 드는 것이다. 혼자 화성에 떨어진 상황, 좌절하고 절망하고 울고불고 난리칠 수 있을텐데,
아무래도 좆됐다. (p.14)
라고 생각했으면서도, 죽을 확률이 높다는 걸 알면서도, 살고자 하는 의지로 어떻게 살아나갈까 생각하면서 자기가 아는 지식을 동원해 방법을 찾는 게 진짜 좋다. 물론 그 방법들이 다 성공하는 게 아니고, 실패하므로 좌절이 찾아오기도 하지만, 그 실패를 맞닥뜨린 후에도 그는 그냥 손을 놓는 게 아니라 생각을 하고 행동에 옮긴다. 아직 초반이라 이렇지 끝으로 갈수록 그가 의지를 잃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가 이런 성향이란 것이 무척 좋다. 다른 사람들이 이 사람을 구하고자 왔다면, 나는 그가 살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런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었으면 좋겠다.
자, 문제가 생겼군, 그렇다면 이걸 어떻게 해결할까? 하고 생각하는 사람.
그런데 산소랑 수소랑 이산화탄소... 이런 얘기는 그만 나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