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값을 호기롭게 내가 계산하는게 아니었다. 오늘 아침에야 문자를 확인하고, 쉬바, 이 금액을 내가 긁었냐, 하고 땅을 쳤다. 게다가 문자는 그거 하나뿐이 아니었다. 헛개컨디션을 인원수대로 사와 돌리기도 했으므로, 그 금액도 찍혔다. 하룻밤에 저질러 놓은 금액이 너무 크다. 다음달 카드값은 아마도 내 목을 조를것이다.
- 주는 술을 다 받아먹는게 아니었다. 힘들다고 했지만, 천천히 조금씩 나눠 마시려고 했지만, 세상에 그런 법이 어딨냐며, 너의 본모습은 그게 아니지 않냐며, 뭐하는거냐며 다그치는 그 사람들의 말을 수용하고 다 마셔버리다니. 그러는게 아니었다. 머리가 뎅뎅 울리고 있다. 그렇게 받아마시지 않았다면 카드를 내가 꺼내는 미련한 짓을 하지도 않았을텐데..
- 무엇보다 하아- 한 남자직원한테....하아- 그러면 안되는 짓을 해버렸어...하아- 오늘 아침 나는 그가 어제의 일을 부디 기억 못하기를 그토록 바랐는데, 같이 술을 마신 여직원으로부터 그의 상태가 완전 괜찮다는 말을 들었다. 멘탈은 이럴 때 붕괴된다. 기억...하겠지? 나는 어제 같이 술을 마신 멤버들에게 괜찮냐고 물어보았는데, 그 직원한테는 물어보지 못했다. 나는 이제 어떻게 그 직원의 얼굴을 보나. 제발, 부디, 기억하지 말기를. 흑흑. 내가 너무 추하게 늙고있어. 흑흑. 술을 마셔도 이성을 반드시 붙들어 맬 것. 정신줄을 놓지 말 것! 매일 볼 사람인데 ㅠㅠ 나 외로웠나. 흑흑 ㅠㅠㅠㅠㅠ 아니면 내게 이런 주사가...있는걸까. 하아- 그런데 싫지..않았.....orz
- 오늘 출근길의 버스와 지하철안. 귀에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듣는 사람들, 스마트폰의 화면을 보며 뭔가에 열중하는 사람들, 책을 펼쳐들고 읽는 사람들 그 모두가 나는 부러웠다.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뎅뎅 울려서 나는 그것들중 어떤것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 그래도 출근을 했고, 지독한 숙취로 아침을 걸렀는데, 엄마로부터 메세지가 왔다.
[우유라도 사먹거라.]
내가 아침을 거르는 일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다. 한 끼라도 때를 놓치면 굉장히 우울해지고 스트레스 받는다는 걸 엄마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어지러워......손도 떨려. 후덜덜덜덜.....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