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는 자신의 책, 『당신은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에서 이렇게 말한적이 있다. 

독자들은 어떤 작품에 대해 자전적이지 않느냐고 묻는다. 나의 대답은 이렇다. 모든 소설은 궁극적으로 자전적이다. 작가는 여러 권의 책을 통해 한 편의 자서전을 쓴다. 우리는 우리의 삶을 통해 우리의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그런 점에서 누구나 작가다. (p.25)

 

 

 

 

 

 

 

나는 이 부분에 밑줄을 그으며 고개를 끄덕였는데, 이건 굳이 '작품'이라 이름 붙이지 않는 개개인의 블로그에 적용해도 맞는 말이지 싶다. 나의 블로그 같은 경우에도 처음부터 끝까지 차례대로 읽다보면 나라는 사람에 대해 어느정도는 다 파악이 될테니까. 최근에 읽은 그의 소설 『生의 이면』에도 자전적인 경향은 강하게 드러나는데, 그건 그의 아버지나 신앙에 대한 고백들 때문에 느낀것은 아니었다. 내가 아! 하고 놀란 곳은 바로 이 부분. 

「슬픈 일이지만, 내게는 동심이라는 단어에 대한 개념이 아예 없어요. 내가 혹시 그 단어를 사용한다면, 그것은 어디까지나 후에 추상적으로 학습된 것이지, 경험을 통해 얻은 것은 아니에요.」 (p.21)  

작가가 이렇게 언급함으로써 작가의 어린 시절을 유추해볼 수 있다면, 나 역시 이 부분에 밑줄을 긋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렇게 페이퍼로 적으면 나의 자전적인 경향도 드러나게 되는게 아닌가. 나 역시도 동심에 대한 개념이 없다. 나는 그림책을 그리고 동화책을 읽은 기억이 없다. 부모님이 읽어준 기억도 없다. 내가 처음 글을 알게 되었을때부터 시작한 건 그림 없는 글들이었던 것 같다. 어쩌면 그 전의 기억들을 내가 전부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그래서인지 나는 지금도 어린이용 그림책이나 동화책을 잘 볼 줄 모른다. 대체 그것들을 어떻게 읽고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를 모르겠는거다. 알라딘내에 많은 분들의 동화책이나 그림책 리뷰를 보고 좋다고 할만한 것들을 사서 조카에게 선물해주고, 그것을 조카에게 읽어주거나 보여주면서, 이게 뭔가...하는 생각이 드는거다. 이 책이 말하려는건 뭔가... 나는 다른 많은 서재인들이 좋다고 하는 동화책이나 그림책을 읽어도 대체 아무런 감흥을 받지를 못하는거다. 아마도 이런 내가 앞으로도 절대 할 수 없는 일은 '동화책 쓰기'가 아닐까. 만약 죽기전에 꼭 소설 한편을 써야하는 미션이 주어진다면 나의 경우 동화책을 쓸 수는 없을 것 같다. 에로소설이라면 몰라도. 

나의 이런 생각들은 이 승우의 이 문장과도 통한다. 

기억은 사실의 편이 아니라 편들고 싶은 자의 편이다. (p.139) 

나는 내가 정확히 기억하지도 못하는 어린시절을 내 지금 상황에 맞게 기억하는걸지도 모르겠다. 모르겠다, 라고는 쓰지만 사실 나는 내가 어릴때 그림책을 읽지 않았음을 거의 확신한다. 지금도 그림책이 싫어...사진 들어간 책도 싫어... 

 

 

 

 

 

 

 

 

이 책에는 예상외로 연애와 사랑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아니 어쩌면 그것은 당연한 수순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하아, 이 남자 때문에 나는 어제 침대에서 이 책을 읽으며 한숨이 자꾸 나왔다. 그의 사랑받고 싶은 욕망이 혹은 애정 결핍의 증상이 너무도 애절하게 또 찌질하게 드러나버려서. 결국 사랑하는 사람을 저절로 떠나게 만들어서. 내가 그의 사랑을 받는 여자였어도 떠났겠지만, 막상 여자가 떠난 후에 갈피를 잡지 못하는 그를 보니 또 미치겠는거다. 그러니까 그의 찌질함에 대해 설명하자면, 이렇다. 

가령, 이런 식이다. 만나기로 한 찻집에 약속 시간보다 일찍 진을 치고 앉아 기다리면서 남자는 안달을 한다. 1분에 한 번씩 시계를 보고, 공연히 화장실을 들락거리고, 시종 입구 쪽으로부터 눈을 떼지 못한다. 대체로 여자는 남자의 인내심이 극에 달할 즈음에 이르러서야 문을 열고 나타난다. 여자가 굉장히 늦어서가 아니다. 남자에게 그 시간은 아무리 빨라도 항상 너무 늦다. 남자는 여자의 형편을 조금도 헤아리지 않는다. 그럴 여유가 그에게는 없다. 그는 조급하고 불안하다. 때문에 문을 열고 들어오는 그녀의, 평상시와 같은 얌전하고 차분한 걸음걸이에 씩씩거리고 여느 때와 다름없는 침착한 음성에 또 화를 낸다.
「늦었어, 또. 왜 빨리 나오지 못하지요? 내가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을 안 해요?」
「미안해요. 겨우 오 분 늦었는걸 뭐. 빠져나오느라고 힘들었어요. 알잖아요. 성가대 연습하느라고 그랬어요. 빠질 순 없잖아요.」
「빠질 수 없다고? 왜? 내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인가요? 다른 일이 있으면 나를 만나는 것쯤은 얼마든지 무시할 수 있다는 뜻인가요? 그거예요? 고작 그 정도였어요? 당신에게 내가 그 정도의 의미밖에 아니었어요? 정말로 내가 소중하고, 우리의 관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어떤 모임이든 빠질 수 있지 않아요? ‥‥‥ 나는 한 시간도 더 기다렸는데, 뭣 때문에 늦었다고요?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어요? 그까짓 성가대 안 하면 또 어때요?
」 (pp.220-221) 

아, 약속시간에 오분 늦은 여자에게 쏟아지는 저 가열찬 비난과 미친 비약..을 어떻게 할것인가. 만약 저게 사랑이라면, 그러니까 그것을 사랑이란 이름으로 부를거라면, 오, 부탁하건대, 너무 사랑하지 말지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박부길의 손톱깎이에 대해 꼭 한번 말하고 싶었는데, 그것이 가진 무게가 너무 무거워서 감히 언급할 수가 없다. 내가 그것을, 그 어린 아이에게 손톱깎이가 가져다 준 그 죄책감을 잘 표현해낼 자신이 없다. 그리고 나는 내가 좋아하는 국내작가의 명단, 그 맨 꼭대기에 이승우를 올려둔다. 정미경님, 미안합니다. 이승우님이 이기셨어요. 한창훈님, 미안합니다. 이승우님이 진짜 짱이네요.  

 

 

- 나는 싫어하는 음식은 있을지언정 못먹는 음식은 없다. 나는 회를 싫어한다고 말하지만 회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보다 더 잘먹는다. 생선구이를 싫어한다고 말하지만 생선구이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보다 많이 먹는다. 내게 모든 음식은 '못먹을 이유가 없다'의 생각을 갖게 하는데, 가끔 사람들은 내게, 싫어한다면서 잘 먹네, 라고 얘기한다. 나는 그럴때마다 좀 당황스럽다. 싫어한다는게 못먹는다는게 아닌데 왜 다들 먹지도 못할거라고 생각하는걸까. 나는 조개를 싫어한다. 그러나 내가 무인도에 혼자 떨어져 표류하고 있고 지천에 깔린게 조개 외에는 다른게 아무것도 없다면, 별수 없잖은가? 조개를 먹어야지. 먹고 살아야 할게 아닌가. 아, 근데 내가 이 얘기를 하려는게 아니고, 오늘 아침 밥상에는 호박 볶음과 오이지무침 열무김치 등등 반찬이 많았는데 그중에는 가지볶음도 있었다. 나는 채소로 치자면 정말 못먹는게 없다. 마늘과 파는 거의 흡입수준이다. 그런데 이 가지, 가지가 너무 싫다. 쳐다보기도 싫고 먹기도 싫다. 그렇다고 비빔밥이나 김밥에 들어가있으면 골라내느냐 하면(물론 김밥에 넣지는 않겠지요) 그렇지는 않고 그냥 먹기는 하는데-골라 빼버리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다른 반찬들 사이에 가지가 있으면 가지 쪽으로는 젓가락 한번 가질 않는다. 가지는 정말 싫다. 느낌도 진짜 싫어...그냥, 가지 얘기를 하고 싶었다. 난 가지가 싫어요. 

 

- 추석 연휴동안 조카가 와있었는데, 난 이 어린 아가가 가끔 너무 걱정스럽다. 그러니까 이제 아주 잘 걷는 아가는 소파 위로 혼자 올라가고 혼자 내려올 수도 있다. 혼자 내려올때는 뒤를 돌아 엉덩이를 바깥으로 향하게 하고 다리를 먼저 땅에 대는 식인데, 이 아가가 그런데, 소파 근처에 사람이 있을때는 그렇게 내려올 생각을 안한다. 소파에서 걷다가 소파 바깥에 마치 투명한 다리라도 있는양 다리를 뻗는 것. 너무도 자연스럽게. 소파 주변에 있던 어른들이 물론 알아서 잘 잡아주니까 아가가 다치지는 않지만, 하아- 나는 아가가 그러는게 너무 무서운거다. 얘 어쩔려고 이러지. 내가 하도 걱정되어서 물어보니 여동생과 제부는 사람이 없으면 자기 혼자 내려오는데 사람이 있으면 저런다는거다. 누군가 자기를 잡아줄거라는 걸 확신하고 있는거다. 아, 저 작은 아가의 '절대적인 신뢰'는 대체 어디서부터 온 것일까. 소파 주변에 어른이 있어도 다른데를 보고 있으면 잡아줄 수 없을텐데. 아가에게 그렇게 '절대적인 신뢰'를 갖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은데, 그러나 언젠가는 저 혼자 스스로 깨닫게 되겠지? 동생네 집에서도 그러다가 몇번 머리를 찧은적이 있고 이마에 혹이 난 적도 있다는데, 그래도 아직 아가는 절대적 신뢰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러지 말라고 말하고 싶고 한편으로는 그 신뢰에 끝까지 부응해주고 싶기도 하다. 어쩌지를 못하겠네. 

 

- 아침 출근길에는 회사 근처의 빵집에 들렀다. 서울 여자의 출근길은 제법 고된터라, 아침을 먹고 나와도 사무실에 오면 배고프기 마련. ( '') 빵집에 들어가서 어떤 빵을 고를까 하다가 '마늘버터토스트'가 맛있게 보여 그걸 사려고 했다. 그런데 마침 오늘 아침 버스안에서 읽던 책에서 '일하기 전에는 마늘 먹지마' 라고 윽박지르던 주인공이 생각났다. 동업자의 입에서 마늘 냄새가 났던 것. 그래서 그 옆의 '허니버터토스트'를 골랐다. 그리고 계산을 마치고 가방에 넣으려는데 빵이 따뜻한거다. 오! 

빵이 따뜻하네요. 

라고 내가 말하자 빵집의 직원분은 방금 나왔어요, 라고 말해주었다. 나는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라고 얘기한뒤 빵집을 나오면서 헤죽헤죽 웃고 있었다. 방금 구운 빵이라니. 으흐흐흑. 행복해 ㅠㅠ 사무실에 오자마자 동료 직원에게 이 빵을 만져보라고 했다. 그리고서는 서로 따뜻하다며 꺅꺅 거렸다. 나란 여자는 따뜻한 빵 하나에 금세 행복해지고 마는구나. 사람이 참..소박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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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trash 2011-09-15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간밤에 정서불안과 손목에 난데 없이 돋아난 반점들에 이러저러한 불안증에 시달리며 온라인을 헤매고 다니다가 제 서재를 뒤지는 것으로 모자라, 예전에 '직업적으로' 글을 써대던 서재까지 일별했는데 문득 나란 인간은 잠시도 쉬지 않고 헛소리를 하며 살아왔구나, 라는 생각에 잠시 좌절하기도 했지만 어느새 그래도 헛소리가 늘었다고 혼자 생각하며 조금쯤 뿌듯해 했어요. 웃기죠

poptrash 2011-09-15 12:21   좋아요 0 | URL
제가 그런 글을 쓴다면 그건 또 하나의 헛소리가 될 테니, 한수철 님이 좀 써주세요.

다락방 2011-09-15 13:02   좋아요 0 | URL
'저도 간밤에 정서불안과 손목에 난데 없이 돋아난 반점들에 이러저러한 불안증에 시달리며'까지 읽으니 저는 오늘 아침에 읽은 소설의 한 부분이 생각났지만, 그것은 너무나 무서운 이야기였으므로 옮기지는 않을게요. 어휴..무서운 이야기였어요.

근데 한수철님, 아직 소설 안 썼어요? 한수철님 문체는 이승우의 것과 닮아있어요. 도전해보세요, 얼른!!

다락방 2011-09-15 13:27   좋아요 0 | URL
이승우 파이팅!!

비로그인 2011-09-15 14:47   좋아요 0 | URL
세 분은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한 것 아닌가요? 암튼 저는 그렇다고 생각하고 세 분의 글을 읽고 있습니다.
-정서불안 대왕짱 올림^^

다락방 2011-09-15 17:07   좋아요 0 | URL
ㅎㅎ 위에 두분이라면 몰라도 제 경우에는 소설 쓰는데 그다지 소질도 없고 재능도 없는 여자사람입니다. 하핫

2011-09-15 09: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15 1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와 2011-09-15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가지가 좋은데, 참 좋은데.. 어떻게 설명할 방법이 없네.. ㅋㅋ

다락방 2011-09-15 13:14   좋아요 0 | URL
ㅎㅎㅎ 레와님이 가지 좋아하는건 ... 어울려요. 이건 뭔말이야 ㅋㅋ

웽스북스 2011-09-15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가지를 안먹었는데, 그게 가지의 모양새 때문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색깔도 거무튀튀하고, 흐물흐물한데 적나라하게 나와 있는 씨도 싫고.... 아직도 그건 손도 안대요. 그런데 올해 가지를 먹기 시작했어요. 가지 구이랑, 가지를 밀가루에 싸서 부침하는 거랑, 가지튀김, 이렇게만요. ㅎㅎ 맛있더라고요!!!

다락방 2011-09-15 13:16   좋아요 0 | URL
저는 모양새도 싫고 느낌도 싫어요. 그 흐물흐물한 느낌. 아 짜증나요;; 그 흐물흐물한걸 도무지 내 입에 넣고 싶지가 않아요. 그렇지만 무인도에 떨어졌는데 가지만 천지라면, 어쩔수 없지 않나 싶어요. 먹고 살아야지 ;;

저는 비빔밥을 매우 잘 먹긴 하지만, 비벼먹는 걸 그다지 좋아하진 않아요. ㅎㅎ 고추장은 사랑하는데..

웽스북스 2011-09-15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승우는 짱이죠. 나랑 니나가 다락방님에게 이승우를 안읽도록 내버려뒀다니 신기한데요. ㅋㅋ

다락방 2011-09-15 10:42   좋아요 0 | URL
아니아니, 니나는 얘기했어요. 그리고 당부했죠. 페이퍼 쓰지 말라고. ㅎㅎㅎㅎㅎ 그런데 내가 지금 니나를 배반하는거에요. 이승우가 사람들에게 알려지는거 싫다고..(그런 느낌 알죠?) 그런데 내가 지금 니나 배반하고 있는거야. ㅎㅎㅎㅎㅎ 니나님, 미안. 날 용서해줘요. 니나님이 나 용서 하겠죠? ( '')

토토랑 2011-09-15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우어우 따스한 빵은 언제나 행복해요~~
요즘 조지루시 식빵기를 사서 2일마다 한번씩 식빵을 굽는데
(사실은 굽는것도 아니고, 재료만 넣으면 지가 알아서 구워주는거지만)
도마위에 뜨끈뜨끈한 식빵 한 덩이 올려놓고, 아이들이랑 야금야금 뜯어먹으면 너무 기분 좋아요~~

다락방 2011-09-15 13:17   좋아요 0 | URL
그쵸, 토토랑님? 따뜻한 빵은 정말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요. 진짜 별거 아닌것 같은데 사람을 히죽히죽 웃게 만든다니깐요. 후훗. 전 오늘 따뜻한 빵을 들고 회사로 오면서 빵 구울줄 아는 남자랑 연애해야겠다, 뭐 이런 생각도 했어요. 제가 구울 생각은 안했어요.. ( '')

비로그인 2011-09-15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가지가 싫어요. 엄마가 가지를 싫어해서 반찬 한 번 해준 적이 없어서, 저도 싫어하게 됐나봐요. 다락방님은 어렸을 때부터 책과 콩닥콩닥 놀이를 한 게 아니라 두근두근 연애를 했던 건 아닐까요? 그래서 동심이라고 불릴 수 있는 것들에 무감각해졌는지도 모르죠. 저도 동화책 읽은 기억은 없는데, 이야기책을 무진장 좋아했어요. 그림 많고 이야기 몇 십 개씩 들어가 있는 책들이요. 동화책은 [내 친구 파란 곰]인가요, 그거 하나만 기억나네요.

그런데.. 제목에 이승우는 안 들어가 있네요. 나와 이승우 그리고 아주 긴 글, 이라고 해야지 어울릴 것 같은데... 뭔가 지켜주고 싶은 마음인가요? ㅎㅎ

웽스북스 2011-09-15 11:53   좋아요 0 | URL
수다쟁이님. 저도 엄마가 파/마늘/양파를 안먹어서 잘 먹여서 저는 냄새도 못맡게 됐어요
(엄마는 냄새는 맡아요)

이게 유전인건가, 아니면 후천적인건가 잘 모르겠어요. 과도하게 냄새를 맡거나 먹으면 토하거든요.

poptrash 2011-09-15 12:23   좋아요 0 | URL
저는 추석 때 엄마가 해주신 가지볶음 냉장고에 가득 있어서, 상하기 전에 먹어치워야 한다는 생각에 꾸역꾸역 먹고 있는 중입니다 ㅎㅎ 그런데 웬디양 님, '안먹어서 잘 먹여서'는 굉장히 심오한 문장인데요.../ 엄마는 안 드시고 웬디양 님께만 잘 먹여서 트라우마가 생긴 건가요?!;;

비로그인 2011-09-15 12:25   좋아요 0 | URL
웬디양님은 파/마늘/양파... 에 민감하시군요 ㅠㅠ
저도 이게 유전인건가 후천적인건가는 잘 모르겠어요. 저번에 가지 볶음이 반찬으로 있길래 먹어봤는데, 도저히 그 촉감 때문에 넘길 수가 없었어요. 훈련을 하면 먹을 수 있을 것도 같은데... 혹시 웬디양님, 파/마늘/양파를 갈아서 전이나 다른 음식에 넣으면 드실 수 있으세요? 저는 그런 식으로 먹으면 괜찮던데... 편식 때문에 제 혀가 고생이여요. 만날 먹는 것만 먹고... ( '')~

웽스북스 2011-09-15 12:50   좋아요 0 | URL
아. 실수다. 안먹어서 잘 안먹여서 에요. ㅋ

웽스북스 2011-09-15 12:51   좋아요 0 | URL
수다쟁이님. 그래도 요즘엔 발전해서 라면 파도 입에 들어오면 잘 뱉지 않고 동그랑땡 같은 것도 먹어요. 파/양파가 들어간 볶음밥은 잘 안먹고요.

다락방 2011-09-15 13:20   좋아요 0 | URL
(여긴 뭐 이렇게 나 없이도 댓글이 많아..)

저는 심지어 모든 가족이 가지를 좋아하고 엄마가 툭하면 가지 반찬을 이렇게 저렇게 해주시는데도 싫어해요. 이건 왜그런거죠? ㅋㅋㅋㅋ

저는 엄마가 제일 처음 사준책이 무슨 세계문학 백권짜리여서 그림이 전혀 없었어요. 그전까지는 이집 저집 놀러다니면서 책을 읽었죠. 애들이 막 지들끼리 놀 때 저는 혼자 책 꺼내서 방에 앉아서 책 읽었었어요. ㅎㅎㅎ 전 심지어 고모네 집에 가면 저보다 두살 높은 오빠의 국어책을 맨날 꺼내 읽었어요. 국어책이 어찌나 재미있는지. 근데 고모집에는 국어책 말고는 읽을책이 없었어요. 책을 안읽는 집이었고, 오빠는 공부도 못했.... 오빠 국어책을 오빠보다 제가 더 많이 읽었을걸요. ㅎㅎ


저희 엄마는 순대를 냄새도 못맡으시는데 저는 순대를 사랑해요.
저희 아빠는 복숭아 꼴도 보기 싫어하시는데 저는 복숭아를 사랑해요.
그냥 뭐, 그렇다구요. ( '')

자하(紫霞) 2011-09-16 01:16   좋아요 0 | URL
아~저는 파, 양파, 마늘, 가지 다 좋아하는데...
그렇지만 브로콜리는 좋아하지 않아요. 예전에 선물로 브로콜리를 2상자 받은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혼자 다 먹으라며...ㅜㅜ

다락방 2011-09-16 12:13   좋아요 0 | URL
브로콜리 두상자 선물이라니...육포 한상자 선물 받는것에 비하면 정말 울만한 일이긴 하네요. ㅎㅎ

2011-09-15 11: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15 1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15 11: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15 11: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15 13: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11-09-15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맨 마지막에 끝. 이렇게 쓰신 게 너무 사랑스러워요. >.<
그나저나, 저는 가지를 참 좋아하는데 아쉽네요. 가지무침 있으면 반찬만 한 접시 해치운다는. ^^;

다락방 2011-09-15 13:23   좋아요 0 | URL
문나잇님, 저는 수술후 지금 술을 못마셔서 돌아버릴 지경에 이르렀어요. 엊그제는 맥주를 도무지 참을 수 없는데 마셔서는 안되니 이걸 대체할 음료가 뭐가 있을까 싶어서 생전 안사먹는 콜라를 샀어요. 그리고 포도웰치스랑. 웰치스를 투명한 컵에 따라 꿀꺽꿀꺽 마시면서 조금 만족했지만 맥주만한 건 아직 찾지를 못했어요. 어서 일주일정도가 더 지나서 맥주를 맘껏 마실 수 있엇으면 좋겠어요. 흑흑 ㅜㅜ

2011-09-16 0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1-09-16 13:07   좋아요 0 | URL
비밀댓글님, 제가 여기다 댓글을 달면 비밀댓글님이 못보실 것 같아요. 그러니까 공개댓글로;;

네, 저 수술했어요. 그런데 뭐 막 아프고 입원하고 그런 수술이 아니라 30분안에 끝나는 라식수술 이었어요. 지금은 벌써 아무렇지도 않게 세상의 모든것들을 잘 보며 지내고 있습니다. 헤헷.
고맙습니다.
:)

2011-09-15 1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15 13: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15 23: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16 12: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스탕 2011-09-15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가지를 삶아서 무친것도 잘 먹고 가지를 양념넣고 기름에 달달 볶은것도 잘 먹어요.
신랑은 가지가 다 자라기 전, 한뼘이 안될정도로 자랐을때 뚝 끊어다가 박박 씻어서 날로 먹는걸 좋아해요.
근데 우리 애들은 가지를 아무도 안먹어요. 이상한 일이에요.

그래서, 결론은, 아침에 그 따뜻한 몰랑몰랑(할것 같아요)한 빵을 동료 직원이랑 나눠 먹었나요? 응?

다락방 2011-09-15 13:25   좋아요 0 | URL
세상에. 가지를 날거로도 먹습니까? 아..상상할 수도 없어요. 말도 안돼 ㅠㅠ
저도 저희집에서 저 혼자 가지를 안먹어요. ㅎㅎ 여동생은 가지를 사랑하고요. 지성이랑 정성이도 좀 더 자라면 가지를 먹지 않을까요? 제 여동생은 어른 되서 먹기 시작했거든요. 가지는 이상하게 거부감을 주는 그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지성이랑 정성이도 어른이 되면 먹을지 몰라요. 물론 저처럼 아주 나이 들었을 때까지도 안먹을지도 모르지만. ( '')

그럼요. 동료 직원도 한개, 나도 한개. 그 커다란 걸 둘이 하나씩 집어들고 행복하다고 중얼거리면서 먹었죠. ㅋㅋㅋㅋㅋ

2011-09-15 2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16 12: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차좋아 2011-09-15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야가 언젠가 자다 깨서 엉엉 울길래, (다야 엄마가) 다야 꿈 꿨니?, 물어보니, 가지가 쫓아왔어~ 하고 말하고는 또 엉엉 울었었어요 ㅎㅎㅎㅎ 저도 들은 얘긴데, 얼마나 웃기던지 ㅎㅎㅎ 꿈에서 가지가 쫓아오면 무서울거 같긴 해요^^

다락방 2011-09-16 12:11   좋아요 0 | URL
아 싫다. 가지가 쫓아오다니. 하필이면 가지람 ㅋㅋ
저는 일전에 꿈에서 귀신이 쫓아와가지고 엄마! 하고 소리지르다가 벌떡 깼어요. 엄마가 주무시다가 제 방으로 뛰어오셔서 괜찮아 괜찮아 그러고는 안아주셨죠. 서른도 넘은 딸을 ㅋㅋㅋㅋㅋ

무해한모리군 2011-09-16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가지가 좋아진 순간을 기억해요. 어렸을때는 그 물컹한게 싫어서 쳐다도 보지 않았는데, 대학시절 빈곤한 학생식당 밥으로 연명하던 어느날 친구가 가져다준 가지나물이 너무 맛나더라구요. 그때 '아 나 어른이 됐나봐'하는 생각을 했어요 ㅎ

빵에 관해서는 너무 슬픈일이 있어요. 저도 아침을 집에서 간단히 먹고 회사에 와서 또 뭔가를 먹어주는데요. 자주 빠리에서 갓 구운 크로와상을 먹어왔어요.. 그런데 어느날부터 8시 제가 사는 시간에 크로와상이 차가운거예요. 아... 주인 아주머니는 빵을 더 일찍 굽기로 하신걸까요? 밤에 구워두시는 걸까요?

생의 이면을 읽어봐야겠어요.

무해한모리군 2011-09-16 08:55   좋아요 0 | URL
참 다락방님께만 특별히 자랑할 일이 있어요.
어제밤 꿈에 조인성이 제 신랑인거예요!
그런데.... 목소리가 저희 신랑이랑 똑같은데다 저희 신랑처럼 잔소리를 해서 좀 슬펐어요 ㅎㅎㅎㅎ

다락방 2011-09-16 12:19   좋아요 0 | URL
저는 어젯밤 꿈에 한 총각남자사람이 집에 찾아왔는데 자신의 딸을 데리고 왔더라구요. 물론 꿈에서요. 그래서 꿈에서 그런 생각을 했어요. 아 그래, 이 사람은 내게 아내가 없다고는 얘기했지만 딸이 없다고는 얘기하지 않았었지..하는 그런 생각이요. 조인성이 신랑이라니. 잔소리 듣기 전까지는 천국이었네요. ㅋㅋㅋㅋㅋ
전 어제 조인성이 광고하는 고르곤졸라스테이크를 드디어(!) 먹었는데 블루베리 소스에 찍어먹으니 완전 스테이크 맛이 확 달아나서 마음 상했어요. 왜 이런 소스를 만든것인가.. 안찍어먹는게 나을 것 같은데 소스를 따로 줄것이지, 그런 생각을 했어요.

제 여동생도 가지를 싫어하다가 최근에는 가지를 사랑하게 됐어요. 임신하고부터 입맛이 바뀐것 같더라구요. 엄마는 한번도 들깨넣고 나물을 볶아준 적이 없었는데 여동생은 집에서 모든 나물에 들깨를 넣고 볶아요. 이제 돌이 막 지난 조카는 들깨 넣고 볶은 호박나물을 아주 좋아해요. 이런 모든것들이 재미있고 신기해요.

차가운 크로와상이라니..아 너무 슬프다.........

버벌 2011-09-18 0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긴글을 읽고나서// 전 따뜻한 빵... 부분에 밑줄이... 어허~~ 어떻게 하죠.
빵 먹고// 싶다. -> 빵순이. ㅠㅠ

다락방 2011-09-18 21:14   좋아요 0 | URL
저도 어제 빵이 미친듯이 먹고 싶어서 야채고로케, 치킨고로케, 소세지고로케, 식빵을 사들고 왔어요. 히히. 으음, 그런데 어제는 고로케를 먹고 싶은 날이었구나. 저도 빵 좋아해요. 떡보다는 빵을 더 좋아한답니다. 돼지에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