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오늘]1919년 프리모 레비 출생


ㆍ무기력에 맞선 ‘시대의 증언자’



 

유대계 이탈리아 작가이자 화학자인 프리모 레비가 1919년 7월31일 토리노에서 태어났다. 그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났으나, 1987년 4월11일 자택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재일 조선인 2세 지식인 서경식씨는 저서 <시대의 증언자 쁘리모 레비를 찾아서>를 통해 “항상 삶을 긍정하던 조용한 낙관주의자”였던 레비가 왜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는지를 묻는다.

1943년 갓 대학을 졸업한 레비는 이탈리아를 점령한 파시스트에 맞서 빨치산에 가담했다. 하지만 미숙한 빨치산이었던 그는 얼마 싸워보지도 못한 채 파시스트에게 체포됐다. 빨치산이면 즉결 처분, 유대인이면 수용소행이었던 기로에서 그는 유대인임을 시인하고 아우슈비츠에 이송됐다.

아우슈비츠에서 레비는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비극을 겪었다. 아우슈비츠는 옆 사람의 빵 4분의 1 조각을 빼앗기 위해 그의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을 지켜봐야 하는 지옥이었다.

레비가 탄 아우슈비츠 행 화물칸 속 45명중 생환한 사람은 레비를 포함해 4명뿐이었다. 전후 레비는 “‘아우슈비츠 이후’의 세계에서도 인간이 여전히 살아갈 수 있음을 온몸으로 제시한 ‘척도’와 같은 존재”가 됐다. 종전 후 펴낸 <이것이 인간인가> <주기율표> 등으로 작가로서 세계적인 명성도 얻었다.

하지만 말년의 레비는 절망에 빠졌다. 서경식씨는 이렇게 적었다. “쁘리모 레비는 우리의 미래를 위한 증인이었다. 그런데 ‘이편’의 세계, 즉 우리의 세계는 증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증인에게 경의를 표하는 것에도 무심했던 것이다…. 옅은 어둠 속 공간에 몸을 던진 쁘리모 레비는 자기 자신의 육체를 돌바닥에 내동댕이침으로써 우리의 천박함을 산산이 깨부수었다.”

자신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모르는 채 하는 망각,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무관심, 당시엔 어쩔 수 없었다는 무기력은 동급이다. 레비는 이 망각, 무관심, 무기력에 맞서 싸웠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레비는 결국 패배한 것일까. 6월9일 한국의 작가 188인은 시국선언문에서 레비의 말을 인용했다. “우리가 노예일지라도, 아무런 권리도 없을지라도, 갖은 수모를 겪고 죽을 것이 확실할지라도, 우리에게 한 가지 능력만은 남아 있다. 바로 그들에게 동의하지 않는 것이다.”

출처; 경향닷컴 <경향신문-백승찬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 

 

-오늘 아침 신문을 넘기다가 이 기사를 읽었습니다. 경향신문에서 퍼왔어요. 저작권은 당연히 저한테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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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9-07-31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작권 없는 다락방님께, 좋은 기사 옮겨주신 다락방님에게 추천^^

마늘빵 2009-07-31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간색 인용문이 가슴이 깊이 꽂히는군요.

무해한모리군 2009-07-31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억하고자 했던, 증언하고자 했던 인간 프리모 레비..

레와 2009-07-31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빩간 문구에도, 다락방님께도 추천을 아낌없이 드립니다!!

머큐리 2009-07-31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말처럼 그들에게 동의하지 않으려 합니다...

느린산책 2009-07-31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쿤요..저도 몇해전 '시대의 증언자 쁘리모 레비를 찾아서'을 읽고 뭔가로 머리를 맞은 느낌이었어요.그리고 요즘 '이것이 인간인가'를 읽고있는데 참..읽기 힘드네요 ㅎ

네꼬 2009-07-31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에 (눈물의) 동의와 추천.

바이런 2009-07-31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마지막말 가슴에 맺혀오네요 T_T 저는 경향신문 구독자임에도 불구하고 왜 저 글을 보지 못하고 지나쳤던걸까요; 제 주의부족을 환기시켜준 다락방님께 감사의 추천을 날립니다T_T

이리스 2009-07-31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 꾸욱 누르고 갑니다~

치니 2009-07-31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눈물이 나버렸어요. 추천.

카스피 2009-07-31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이 글을 보니 만화 쥐가 생각나네요.

라로 2009-08-01 1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당신도 제가 꼬옥 만나보고 싶은 분이세요~추천

2009-08-01 23:0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