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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사냥 - 젠더 정치 탐구 ㅣ 민음사 탐구 시리즈 12
이민주 지음 / 민음사 / 2024년 11월
평점 :
다 아는 내용일거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모르는 내용이 훨씬 더 많았다.
서브컬쳐(만화와 더불어 만화를 둘러싼 일련의 시청각 문화(만화, 애니매이션, 게임, 라이트 노벨등)와 그 파생 문화들(코스프레 등)을 가리키는 표현) 에서도 게임계에서도 여성 창작자나 여성 노동자의 사상을 검증하며 페미일 경우 일자리를 잃게 만드는 행위를, 도대체 왜 하는지 그리고 그게 어떻게 가능한지에 대해서 내가 도저히 알 수 없는 지점이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그들만의 견고한 세계에 결코 페미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걸 알게 됐다. 받아들이는게 다 뭐야, 페미에게는 꼴리지가 않는데 내가 사랑하는 이 캐릭터에 페미가 묻어? 그러면 내 발기는??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페미인걸 다른 남자들이 놀릴텐데? 오타쿠의 세계는 좁고 견고하고 폐쇄적이었다. 그리고 게임계도 서브컬쳐계도 그런 남자들의 반응에 고개를 끄덕여주었고. '소녀들은 왕자님이 필요없다'는 티셔츠에 메갈이라고 발작하며 성우를 결국 자르게 한 일은 유명한데, 사실 다른 일들에 대해서는 내가 들어본 것도 있고 아닌 것도 많아서 이번에 이 책을 통해 사례들을 보고 참.. 하아. 내가 '병신'을 대체할 욕을 찾고 있지만 찾지 못해서, 그냥 쓴다. 이 남자들 되게 병신같다. '나는 안그랬어'라고 하는 남자들도 결국 뭐 크게 다를 바는 없는 것 같고.
아니, 내가 너무 놀라서 찍어봤다니까. 이걸 보자.
게임 캐릭터 노출이 적은걸 보면 분명 페미가 묻은 거라고 ... 왜이렇게 노출에 환장했냐. 아 진짜 병신들 같아 ㅠㅠ
'이 걸레년이' 라는 대사가 수정됐다고 페미 묻은거래.. 그렇게 걸레년이란 말을 하고 듣고 싶냐? 이런 남자들하고 같은 하늘 아래 산다는 것이 너무 쪽팔린다. 진짜. 병신이라는 욕 쓰면 안된다는 거 여성학 책 읽고 또 강연에서도 숱하게 들었는데, 그래서 안쓰려고 하는데, 하, 지금 그것 밖에 생각이 안납니다. 여기에 관계된 남자들, 그거 항의한 놈들이나 낄낄댄 놈들이나 그렇다고 직원 자른 놈들이나 사과문 게시하는 놈들이나, 죄다 병신들 같다 ㅠㅠ
게임계도 서브컬처계도 남자들의 항의에 겁먹고 사과하고 직원 자르고 그러는데, 음, 글쎄 내가 회사 경영자가 아니라서 잘 몰라서 그러는걸까, 그 남자들을 잃는게 그렇게나 큰일일까? 그들의 불매가 지금 눈 앞에서 확 일어난다고 해도 장기적으로 보면 어차피 게임에 시간과 돈 들이는 놈들이면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노출 좀 덜하게 됐다고 걸레년 못쓰게 했다고, 그렇다고 게임을 떠나는 놈들이라면 대체 이 게임계는 어떻게 변화할 수 있나. 계속 그런 용어를 쓰고 노출을 보고 발기하면서 사는 그런 남자들이 계속 계속 유지되는 거잖아? 그렇게 사는게, 다들 괜찮습니까? 캐릭터의 큰 젖 보고 발기하는 삶, 그거 괜찮아요? 다른 여성(캐릭터)에게 걸레년이라고 욕하는 삶이 즐겁습니까?
기업들도 너무나 한심하다. 집게손 항의에 응답하는 기업이라니... 난 좀 그렇다. 남자들은 집게 손가락 항의하고, 걸레년 쓰게 해달라고 항의하고, 좀 더 벗기라고 항의하는데, 이민주는 서브컬처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상실을 겪고 페미사냥을 연구하고 조사하고 기록하고 이렇게 책으로 낸다. 남성과 여성사이의 세상을 보는 시각과 사고의 능력의 차이는 점점 더 커지는 것 같다. 여자들은 이대로 있을 수 없어 앞으로 가고 남자들은 내 것 못 잃어! 퇴보하고. 그렇지만 동일노동에서 남성의 임금이 훨씬 더 높고.
하여간 세상은 똥이다, 라고 쓰려다가
세상이 똥인가? 걍 남자들이 똥이지? 라는 생각이 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