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s thumb just moved.
자, 다시 어글리 러브다.
'마일스'는 6년전 사랑의 상처로 인해 '다시는 사랑 안해' 라는 각오로 살고 있고 그래서 키스도 섹스도 6년전이 마지막이다. 6년간 여성을 만나 데이트한 적이 없어서 그의 직장동료인 코빈은 그가 게이인줄로만 알았다. 그런 마일스가!! 코빈의 여동생 '테이트'를 보고 매력을 느끼게 된다. 바로 앞집에 살면서도 딱히 살갑게 지내진 않았지만 사실은 매력을 느끼고 있었던거다! 추수감사절에 코빈의 집에 밥 먹으러 가는 길, 코빈이 잠든 틈을 타 테이트의 벗은 발을 살짝 쥐어보고 문질문질 하기도 하고 ㅋㅋㅋ 코빈의 집에서는 테이트와 키스도 해보게 되는거다. 그 키스는 무려 6년만의 키스였어. 꺅 >.<
6년 후에도.. 키스는 잘 되나요?
잘 된다고 테이트는 말한다. 6년간 안했단걸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이렇게나 잘하는데...
자,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되느냐.
테이트도 마일스에게 매력을 느끼고 마일스도 테이트에게 매력을 느끼니 서로 알아가며 데이트도 하고 연인이 되어가면 좋겠지만, 우리의 마일스는 자신이 마치 그레이라도 된것마냥 나에게 로맨스를 기대하지 말아요, 데이트도 기대하지 말아요, 그런데 당신에게 매력을 느껴요, 그러니 우리 섹스파트너 어때요? 라고 제안하는 거다. '섹파가 되자'고 노골적으로 그 단어를 쓴게 아니라, '나는 너랑 섹스하고 싶다, 그런데 데이트는 안할거다' 라는거. 세상 귀찮고 이기적인 새끼.. 지만, 그런데 이런 마일스가 테이트에게 현재까지 어떤 남자냐 하면,
1. 잘생기고
2. 직업도 좋고
3. 키스도 잘하고
4. 싱글이고
5. 앞집에 사는
그런 남자인 것이다.
테이트 역시 마일스에게 심하게 호감을 느끼던터라 이 제안에 응한다. 이렇게 키스를 잘하는데, 그 키스를 또 하고 싶은데, 그렇다면 이 제안에 응하겠다!! 그가 내건 조건대로 과거를 궁금해하지 않고 미래를 묻지 않는 것이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렇지만 나는 그와 섹스를 하고 싶다. 그러니 하겠다. 지금 당장이라도 하고 싶다. 원해, 원해, 그와의 섹스를 원해!!
"So, Miles," I say. "Let me see if I've got this straight. You haven't had sex in six years. You haven't had a girlfriend in six years. You haven't kissed a girl in eight hours. You don't like relationships, obviously. Or love. But you're a guy. Guys have needs."
He's watching me, still amused. "Go on," he says with that unintentionally sexy smirk.
"You don't want to be attracted to me, but you are. You want to have sex with me, but you don't want to date me. You also don't want to love me. You also don't want me to want to love you."
I'm still amusing him. He's still smiling. "I didn't realize I was so transparent." -p.84
테이트가 잘생긴 남자라고 무조건 섹스를 원하는 건 당연히 아니다. 테이트도 다른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사람을 가려가며 만난다. 가령,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며 오빠의 동료 직원인 한 유부남에 대해서는 아주 끔찍하게 반응한다. 유부남인걸 속일 생각도 안하면서 '우리 집은 언제 아내가 없으니까 그때 찾아와' 라고 노골적으로 껄떡대는 남자는 좆같게 생각하는거다. 그러니까 무슨말이냐면, 테이트가 섹스를 원하는 것은 섹스섹스섹스섹스 섹스만세 내인생의 목표는 섹스섹스 으르렁!! 이 아니라, '이렇게나 매력적인 싱글남자와의 섹스'를 원하는 거다. 무슨말인지 알쥬?
나는 어제 이 상황에 대해 친구에게도 질문을 던졌고 친구는 내 질문에 '좋은 질문이다' 라고 답했는데, 자 그렇다면 그 질문을 당신에게 돌리겠다. 그렇다면 당신의 선택은? 저 모든 조건을 갖추었을 때, 1번부터 5번까지 갖추었을 때, 당신의 선택은? 당신은 상대의 '단순히 섹스만 하는 사이가 되자'는 제안에 응할 것입니까?
섹스파트너는 그 어감 자체에서 어쩐지 불량한 느낌을 준다. 저렇게 1-5번까지의 조건을 갖춘 상대가 나(대부분의 여자들)에게 섹스파트너를 제안하는 일은 사실 거의 없고, 섹스 하는 사이가 되자는 제안은 보통 저 조건들과 어긋나는 새끼들이 하곤 한다. 수많은 젊은 여성들이 직장 다니면서 유부남 남자 상사로부터 껄떡대는 걸 받아보았을 것이다. 이십년 이상 직장생활중인 저에 대해서라면 말을 아끼겠습니다. 우리, 여성으로서 직장생활 하는거 어떤지 다 알잖아요. 결혼한 남자 상사로부터 이상한 문자메세지와 신체적 접촉과 그 외의 씨발것들... 아무튼 그런 놈들이 허다한 판에, 저렇게 연인으로도 손색이 없을만큼의 모든 조건이 완벽하게 갖추어진 남자가 섹스만 하는 사이가 되자고 한다? 그렇다면 나는 응할 것인가?
나는 이런 상황에 대한 답을 떠올릴 때마다 그 상황 자체에 대한 답을 해보고 그 후에 구체적 대상을 넣는다. 일단 굵직하게 '누가 섹스파트너를 제안한다면' 나는 거기에 '아니' 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만약 구체적 대상을 넣어 '그런데 그 남자라면'을 생각해보면 '오케이' 라고 할것이다. 그리고 이젠 책 속 조건처럼, 저게 다 갖추어진 남자가 제안한다면? 나는 그렇다면, 오케이를 할것이다. 왜냐하면 나의 경우, -아마도 이런 경험을 한 사람은 많겠지만- 처음 만난 날부터 매력을 느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고, 그래서 처음 만난 날 신체적 접촉을 한 경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충분히 저렇게 매력적인 남자가 나에게 제안할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고(그런데 내가 느끼는 매력은 잘생긴거랑은 좀 거리가 먼 것 같다... 씨부럴....), 그래서 '예스'를 할 것이다. 여기까진 그래, 예스. 할 수 있지.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이제 섹스를 즐기기엔 좀 체력이 딸리는 것 같아서 머릿속으로만 섹스해도 한 달은 쉬어야 하지만,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제안에는 예스를 할것이다. 그러나!
이런 관계는 사랑이 싹터도 망하고 사랑이 싹트지 않아도 망하는 것 같다.
자, 일단 사랑이 싹튼 경우!
매력적인 남자가 제안해오고 이미 우리는 키스도 해본 터, 그게 좋았으니 나도 예스를 했겠지. 키스를 잘하니 섹스를 잘하는 것도 자연스럽게 올것이고 그러면 우리의 육체관계 베리 굿이야. 게다가 앞집에 사니 얼마나 편한가. 콜? 콜! 하고 시시때때로 할 수 있고 잠은 우리집에 가서 잘 수도 있고 오케이. 좋다. 그런데 이렇게 자주 만나서 좋은 섹스를 하면서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는게 가능한가? 그의 과거를 묻지 않고 그와의 미래를 기대하지 않는게, 과연 가능한가? 그러나 그것을 가능하게 하려면 내가 침묵해야 하고 많은 것들을 삼켜야 하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그것을 견딜 수 있을 것인가. 어려워지지 않겠는가. 나는 그의 과거를 궁금해할 것이고 그와의 미래에 대해 수십번 수천번 생각해보게 될 것이다. 그와 하고 싶은게 많아질 것이다. 이렇게나 발가벗고 나랑 안는 게 즐거운 남자라면, 이 남자랑 바깥에 나가 같이 광합성도 해보고 싶고 기차도 타보고 싶고 손잡고 걷고도 싶고 영화도 보고 싶고 맛있는 것도 먹고 싶고 뭐 그런 마음이 생기지 않겠는가. 섹스만 하기로 했지만 섹스 했더니 너무 좋아, 그렇다면 그 외의 일상을 함께 나누고 싶어지지 않겠는가 말이다. 그런데 남자가 그러면 안된대, 그것은 우리 사이의 룰을 어기는 것이고 그렇다면 우리가 만나는 걸 더이상 지속할 수 없대. 나는 이 모든걸 참아가며 그래도 그와 섹스라도 하려고, 그렇게라도 이 관계를 유지할 것인가.
아닌거다.
나는 그러고 싶지가 않은 거다.
더이상 커지지 않는 내 존재를 내가 받아들일 수 없을 것 같다.
육체적으로 이렇게 교감이 되는데 여기에 감정을 뒤로 미뤄두자고? 아니, 나는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데 그런식으로 사람을 만나서 관계를 이어간다면 나는 그에게 고작 이만큼의 존재라는 사실을 번번이 깨닫게 될 것이고, 그것은 나에게 아플 것이다. 나는 나를 아프게하고 싶지 않고, 나를 아프게 하는 사람이라면 만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내가 세운 내 인생의 기준 같은 것이다. 너는 나를 아프게 하네, 나를 함부로 대해, 나를 존중하지 않네? 그렇다면 내가 아무리 너를 좋아해도 이 관계를 유지하지 않겠어.
마찬가지로 나는 나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말한 적이 있다. 당신이 날 만나는 게 힘들면 나를 만나지 마라, 날 끊어내라, 고. 나는 그게 맞다고 여전히 믿는다. 힘들게 하는 사람은 계속 만나면 안된다. 우리가 상대를 존중한다면 상대가 힘들지 않게끔 하기 때문이다. 유 가 릿?
그러므로 이 관계는 사랑이 싹틀 경우 큇. 스톱. 끝나는 것입니다.
자, 사랑이 싹트지 않았을 경우!
아니, 잘생기고 직업도 좋고 섹스도 잘하는데 사랑이 싹트지 않는다? 이건 무슨 경울까? 상대가 멍청한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얼마나 똥멍충이면 이 모든 조건을 갖췄는데 사랑이 싹트질 않아? 이건 그냥 텄다 텄어. 이럴 경우 어떻게 된다? 섹스 하기가 싫어짐. 허탈하고 허무하고 이게 뭔가 싶어져서 처음엔 좀 즐길 수 있겠지만 이내 '내가 지금 뭐하고 있나' 천장 보면서 눈만 꿈뻑꿈뻑 할거고, 관두자.. 차라리 노섹스의 삶을 살면서 똑똑이 친구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자!! 가 될 것 이다. 그러므로 망.. 큇.. 스톱.... 굿바이-
그리고 훗날 친구들에게 말하겠지.
섹스 아무리 잘해도 멍청하면 매력 없어.. 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그러니까 내가 며칠전에 넘나 멍청한 영상을 봐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본 영상은 페미와 반페미의 토론이었는데,
페미: 남성 취업률이 70프로인데 여성 취업률은 50프로이다, 이 차이를 메꾸기 위해 여성할당제가 있는거다.
반페미: 잠깐만. 야, 50 더하기 70은 백이십이잖아!!
.............................
저런 남자를... 사랑할 수 있을까?
아무튼 '오케이, 섹스만 하자는 거 접수! 내가 그 제안에 응한다!' 를 하면, 이러거나 저러거나 결국은 망하는 것이다.. 라고 생각한다는 뭐, 그런 고지식한 입장에 대해 적어보았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랑해도 망하고 안사랑해도 망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제 잠시 오후에 보쓰의 수행비서님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어디 다녀올 일이 있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는 '2AM'의 <전활 받지 않는 너에게>가 나오고 있었다. 아주 오랜만에 듣는 곡. 그들이 '전활 받지 않는 너에게~' 라고 하는데, 문득, '지금 내가 전화하면 그는 전화를 받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자 ..
그만두자, 이런 얘긴. 어쩌면 전화번호도 바뀌었을지도 몰라.
영화 <비포 선셋> 보면 여자와 남자가 9년만에 만나 그동안의 일을 얘기하는데, 여자가 2년간 뉴욕에 살았던 적이 있고 남자는 언젠가부터 뉴욕에 살고 있는 거였다. 그래도 그들은 한 번도 마주친 적이 없었고, 남자는 '어쩌면 그 때 거기서 본 게 너였을까?' 하는데 여자는 '난 거기 간 적 없어' 라고 대꾸한다. 어쩌면 그들은 정말 동시에 한 공간에 있었을 수도 있는데, 서로가 '그 사람이 여기 있을지도 몰라'라는 생각을 하지 못해 서로를 발견하지 못했을런지도 모른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다른 나라에 살고 있었고, 그가 그리웠던 어느 날, 나는 남동생에게,
'만약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 사람이 한국에 와서 살고 있다가 다른 여자랑 걸어가면서 나랑 눈 마주치면.. 난 어떡하지?'
했더니, 남동생은 내게 그랬다.
'한국에 와서 밤늦게 술먹고 노상방뇨 하다가 누나랑 눈마주치겠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야 이놈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놈이 얼마나 내 환상을 깨는 놈이냐면,
'그도 나처럼 지금 나를 그리워하고 있을까? 내 생각 하고 있을까?'
'다른 여자랑 자고 있겠지.'
아 쉬바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아무튼 그러니까 그가 지금 어느 나라에 있어도 내가 알지 못하고 전화번호를 바꿨어도 알지 못하고 그러면 나는 전화를 걸어도 받을 수 없을 것이고 전화번호를 바꾸지 않았다면 내 전화를 받지 않을 수도 있고..
내가 전화를 받지 않았던 때도 있었는데, 그게 생각나면서 후회가 됐다. 그 때는 그걸 원해서 그런 선택을 한거였는데,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고, 전화를 받지 않는 내게 전화를 했던 그 당시 그의 마음은 어땠을까 생각하니 너무 미안해진다. 나는 전화를 받지 않고 서점으로 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사서 읽었고, 얼마 후 그는 내가 읽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자기가 사는 나라로 가지고 떠났다.
간식을 좀 그만 먹어야지 싶어서 굳이 계란을 쪄와서 먹었는데 계란을 먹을수록 욕구불만이 쌓여 터질 것 같다. 그래서 간식을 또 먹고 있다. 간식을 안먹으려고 계란 싸왔는데 계란도 먹고 간식도 먹어버린.... 인생은 항상 이모양이야.
이만 총총.
얼마나 얼마나 싫어할지 알면서도 이것 밖에 할 게 없다
너의 집 앞에서 하릴 없이 너를 기다리는 일
아무리 아무리 나 비참해도 너를 잃는 것보단
잃을 게 없어서 같은 곳에서 너의 집 앞에서 기다린다
이미 전활 받지 않는 너에게 나를 보려조차 않는 너에게
아무리 빌어도 용서를 구해도 소용 없는 일이라 해도
너의 집 앞에 서서 기다린다 나를 본체조차 하지 않아도
마치 처음 본 사람처럼 날 지나쳐도
미안하다는 내 한마딜 들어줄 때까지
하루에도 수 십 번씩 전화기를 보고 작은 소리에도 놀라서
너의 문자인지 몇 번씩 확인하곤 했어
처음에는 처음엔 늘 있는 다툼처럼 돌아 올 줄 알았어
이렇게 독하게 날 떠나기엔 너는 너무 착한 여자라서
이미 전활 받지 않는 너에게 나를 보려조차 않는 너에게
아무리 빌어도 용서를 구해도 소용 없는 일이라 해도
너의 집 앞에 서서 기다린다 나를 본체조차 하지 않아도
마치 처음 본 사람처럼 날 지나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