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향기가 고스란히 전해지다
최근 3주간 정기구독한 시사인이 배송되지 않아 지난주에 연락을 했고 그렇게 어제 최근 3주분의 세 권을 배송받았다. 이렇게 전화를 걸어 무언가를 요청하는 일은 별 거 아닌 것 같아도 되게 하기 싫은 일이라 그래서 3주..간 밀리게 된것 같다. 바로 전화해 요청했다면 바로 한주분의 시사인이 왔을텐데..
밀린 시사인을 대충 넘겨보면서(나는 항상 뒷장부터 넘긴다), 그리고 흥미로운 기사들만 읽어보면서, 아 나도 비서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사소하고 귀찮은 일들을 누군가에게 맡기고 월급을 주는 삶을 살고 싶다. 시사인이 제 때 오는지 챙기고 안오면 연락을 취하고 배송이 되면 내 책상에 가지런히 옮겨놔주는 사람을 고용해 월급을 주고 싶다. 이 미친 뒤메질러의 책상을 늘 언제나 깔끔하게 정리정돈 해주는 사람을 고용하고 월급을 주고 싶다. 그러나 그런 사람을 고용해 월급을 주려면, 일단 나는 그 사람의 월급을 줄만큼 그 이상의 돈을 벌어야 하는거겠지... 그게 안되니까 나를 비롯해 다른 많은 사람들은 귀찮은 일 자기가 다 알아서 스스로 헤쳐가면서 살아가는 거겠지... 인생은 쓰다.
여튼 밀린 시사인 넘겨보다가 읽고 싶은책(이라 쓰고 사고싶은 책이라 읽는다) 몇 권을 또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다. 그러지마..
저렇게 담아두긴 했지만 실제로 구매로 이어지는 건 <책임과 판단> 한 권이지 않을까.. 아 모르겠다, 나도 나를 알 수가 없다. 아무튼,
천재로 사는 일은 이익일 때가 많은데, 친애하는 알라디너인 잠자냥 님의 이벤트에 정답을 한 번에 맞힘으로써 책을 선물 받을 수 있는 것도 그 중 하나다.
(이벤트는 먼댓글 참조)
사실 잠자냥 님이 올리신 사진의 그 어느것도 내 힘으로, 그러니까 내가 가진 '지식'으로 맞힐 수는 없었다. 도대체 알아먹을 수 없는 언어이기도 했지만 글씨 자체도 뭐라고 쓴건지를 모르겠어서 나는 안될거야~ 하고 포기하려고 했는데, 거기에 이미 비밀댓글들도 수두룩 달린지라 이미 일등도 나왔을텐데, 하고 돌아서려 했는데, 아니, 잠자냥님이 내게 '포기가 빠르'다고 하시는게 아닌가. 그러자 갑자기 화르르 불타오르는 승부욕이 나로 하여금 도전!! 하게 만들었고, 언제나 문제해결에 뛰어난 나는, 그렇다면 이것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궁리했다. 다행히도 댓글 중에 '힌트가 힌트다'라는 게 보여, 그래? 하고 힌트를 다시 보니 2번의 사진에서는 '아버지'라고 되어있더라. 오케이. 일단 책의 목차를 보노라면 나로 하여금 '이것이 아버지다!'하는 게 있을 것이다, 하고는 책의 목차를 훑어보기 시작했다. 답이 나를 부를거야!!
오오 그러다 빙to the고!
나는 <프란츠 카프카가 헤르만 카프카>에게를 보게 되고 검색찬스로 프란츠 카프카의 아버지가 헤르만 카프카 임을 알게 된다. 까르르 까르르~~ 이렇게 2번 통과.
3번... 3번에서 잠자냥 님은 본인이 좋아하지 않는 작가라 하셨는데, 이것만으로는 '그건 바로 이 작가다!' 하기가 곤란했다. 필립 로스의 이름이 대번에 떠올랐고 노먼 메일러도 언급하셨던 것 같아서, 대뜸 '이사람이다' 할 수가 없는 거다. 역시 나는 목차로 갔다. 거기에 언급된 작가들의 이름을 살피고자 했다. 작가의 이름이 나를 부를 것이여... 그렇게 보다가 '괴테'를 발견한다. 오호라! 좋았어. 나는 다시 편지의 사진으로 가 괴테와 연관지을 수 있는, 검증할 수 있는 무엇이 있을까 들여다보았다. 글씨는 도대체 뭐라고 쓴건지를 모르겠는데 맨 마지막, 편지를 쓴 년도가 보인다.
언뜻 1784 로 보인다. 좋았어. 그렇다면 괴테가 편지쓸법한가, 보자. 나는 괴테를 검색한다. 1749년에 태어나 1832년에 사망. 오호라. 그렇다면 1784년은 괴테가 편지를 쓸법한 때이다!! 해당한다!! 나는 그렇게 3번을 괴테로 정한다.
1번은 사람들이 헤세라고 이미 댓글에 써두었으므로...
1 헤세
2 카프카
3 괴테
이렇게 나는 천재적 두뇌를 사용하여.. 아닌가? 사실은 촉..이었나? 그러니까 목차를 들여다보면 해당 작가들이 나를 불러. '나를 봐 내가 답이야!' 라고... 여튼 그렇게 답을 풀어냈고 내 답은 정답이었으며, 친애하는 잠자냥 님은 내가 비록 1등은 아니지만, 넘나 천재적으로 한 번에 답을 맞혔으니 선물을 주겠다 하셨고, 어젯밤 그 선물은 내게 도착하였으니, 샤라라랑~ 빛나고 아름답도다. 졸라의 집구석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 감사히 잘 읽겠습니다. 이런 재미난 이벤트 열어주신 잠자냥 님께 감사하고, 선물로 이렇게 통크게 책을 쏴주신 것에도 감사합니다. 무엇보다
나의 천재적 두뇌와 센서티브한 감 (or 촉) 에 감사합니다...
사람이 천재면 뭔가 얻는다.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