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빌리 엘리어트 SE - [할인행사]
스티븐 달드리 감독, 제이미 벨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빌리 엘리어트' 같은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다. 춤을 소재로 한 영화 중에서 가장 감동적이면서 마음에 드는 잔잔한 영화로 기억될 듯 싶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난 항상 소설이나 영화나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성장을 보여주는 작품에 매번 시선을 빼앗기는 편인 것 같다. 그건 아마도 내가 잘 자라지 못해서. '성장'이라고 이름 붙일 만한 성장을 하지 못한 채 자라버려서 그런지도 모른다. 몸의 성장이 아닌, 생각의 성장과 머리와 가슴을 뜨겁게 데워줄 자신만의 꿈을 찾고 앞으로 나가는 그런 성장 말이다. 난 그런 성장이 없었던 것이다. 전혀 없었다고는 못하겠지만, 끝까지 좇아가는 못했으니 없었던 거나 마찬가지다.
영국 탄광촌에서는 사는 빌리. 아버지와 형은 모두 광부. 형이 그랬던 것처럼 빌리도 조금만 더 자라 형만한 나이가 되면 직업의 되물림으로 인해 광부라는 직업을 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작은 기적처럼 권투를 배우던 빌리는 발레를 배우게 되는 빌리가 된다. 때마침 그 같은 공간에서 '발레'가 빌리에게 찾아온 것이다. 빌리만의 '발레'가 되기 위해서 말이다. 주인공이 춤의 세계에 빠져 신나게 춤을 추는 장면. 특히 아버지 앞에서 보란듯이 자신있게 경쾌하게 춤을 추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라스트 씬도 물론 강한 인상을 심어주기에 손색이 없었다. 많은 말은 필요없다. 보여주는 게 말하는 것이니까. 장성한 청년이 된 빌리는 백조가 되었다. 멋진 발레리노가 된 것이다. 높이 뛰어오르는 빌리. 정말 멋지다!
춤추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인정할 수 없었던 아버지도. 떨떠름한 반응의 형도. 빌리의 능력을 인정하게 되고 빌리는 로얄 발레 스쿨에 합격하여 탄광촌을 떠나 런던으로 향한다. 발전적인 헤어짐은 아쉽지만 내내 슬프지만은 않아서 좋은 것 같다. 빌리를 보면서 생각해본다. 가슴에서 마치 전기가 흐르는 것처럼. 생각이 많다가도 모든 생각이 다 사라지게 만드는 그냥 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강한 힘을 가진 그 무엇을 나는 만났었던가. 만났더라도 열정적으로 끝까지 좇아가 본 적이 단 한 번이라도 있었냔 말이다. 꿈을 찾고 자라서 꿈을 이루는 사람의 모습만큼 아름답고 가슴에 감동을 주는 장면도 없는 거 같다. 빌리의 모습은 아름다웠다. 꿈을 현실로 만들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