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즌 브레이크>의 스코필드, 웬트워스 밀러 내한 및 팬미팅 현장

“같은 공간에 있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기뻐요!”
“눈빛만으로도 임신할 것 같아요~”
“1초라도 실제로 보고 싶어서 왔어요.”

동방신기의 팬들도 아니고, 욘사마를 보러 온 일본 팬들도 아니다.
‘석호필’ 웬트워스 밀러를 보러 온 팬들이다.

3월 23일 신라호텔 로비에는 300명 가량의 팬들이 단 한순간이라도 웬트워스 밀러를 만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조퇴하고 온 여고생부터 등교를 미룬 남학생까지, 이미 국경을 초월한 그의 인기는 성별도 초월한 듯 했다. (하지만 밀러는 자신이 게이가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전날 밤부터 신라호텔 로비에서 기다리다가 밀러가 스파를 받고 잠자리에 들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잠시 눈을 붙였다는 한 팬은 “석호필을 볼 수 있다는 건 평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잖아요. 일생에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거에요.”라며 그의 모습을 잠시라도 볼 수 있기를 고대했다.

그가 살찌는 이유

팬미팅과 기자회견이 끝난 후 신라호텔 6층에서 매체별 인터뷰를 기다리는 현장. 한 관계자는 웬트워스 밀러의 내한 소식이 알려진 후 광고주 제일모직에 문의전화가 쇄도해서 1주일동안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며, 그의 인기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또, 기자회견 전날 있었던 광고촬영에 신사동의 온 스튜디오를 다 뒤진 팬들이 몰려왔다고 귀띔해주었다.

기자회견에서 비원에 가보고 싶다던 웬트워스 밀러. 하지만 1분이라도 그와 더 인터뷰를 하려는 매체들이 많아, 밀러는 비원을 포기하고 대신 먹을 것을 선택했다. 에이전시의 한 관계자는 “그러니까 살이 찌지”라며 곰탕과 사골국을 메뉴로 추천했다. 밀러는 생크림과 초코시럽을 듬뿍 넣은 스타벅스 모카 프라푸치노를 하루에 3잔씩 마시고, 피부 유지비결은 피넛버터 쿠키라고 인터뷰한 바 있다.

그와의 인터뷰는 1분이 아쉬운 상황. “왜 4분이냐, 5분 달라.”며 취재진들이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 석호필 측의 한 스탭이 “밀러씨는 언제나 happy to answer이십니다.”라며 인터뷰 시간을 조정했다.


인터뷰 | 웬트워스 밀러

t : 입국할 때는 팬들이 별로 없어서 아쉬웠을텐데, 오늘 이렇게 많은 팬들이 와줄거라고 예상했나?(웬트워스 밀러의 입국 당시 그를 환영한 팬은 2명이었다)
웬트워스 밀러
: <프리즌 브레이크>가 국경과 문화적 차이와 언어를 초월해 전 세계적인 성공을 거뒀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특히 한국에서 정식으로 방송되기 전에 인터넷을 통해 큰 흥행을 이룬 것을 알고 있었다. 팬들이 와줄거라고 어느 정도 기대했지만 그보다 훨씬 더 많이 와줘서 고맙다. 영감을 얻을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다.

t : <프리즌 브레이크>에서 다른 역할을 맡는다면 누구를 연기해보고 싶은가?
웬트워스 밀러
: <프리즌 브레이크>의 모든 인물들은 흑백논리를 전혀 따르지 않는다. 선한 사람, 악한 사람으로 나뉘어져 있는게 아니라 회색조를 띤다고나 할까. 악당인 것 같은 캐릭터도 동정심을 유발하고 착한 캐릭터도 나쁜 짓을 하는 등 모든 등장인물들이 이중적인 모습을 가진다. 굳이 다른 역할을 연기해보라면 아브루찌 역할을 맡아보고 싶다. 지금 아브루찌 역할을 맡은 피터 스토메어도 연기를 잘 했지만,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는 역을 색다르게 연기해 보고 싶기 때문에 아브루찌 역할도 해보고 싶다.

t : 배우를 직업으로 선택하게 된 배경이 있는가?
웬트워스 밀러
: 어릴 때부터 남에게 즐거움과 영감과 감동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었다. 보수적인 대학에 진학해 (그는 프린스턴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법, 금융, 의학계로 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진로고, 연기는 취미에 불과한 것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어릴 적 꿈을 포기할 수 없었다. 연기는 나에게 공기와도 같은 것이었다. 관객과의 교감에서 스릴을 느낄 수 있고, 그것이 소중했기 때문에 배우의 길을 걸을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NO라고 이야기했어도 나는 마음 속으로 YES라고 생각하며 연기를 해왔다. 무명기간이 길었지만, 배우로서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주어졌다고 본다. 만일 10년 전쯤에 더 젊었을 때 성공했다면 갑작스러운 유명세를 조절하지 못했을 것이다. NO라는 대답들을 통해 YES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었고 감사해하게 되었다.

t : 지적인 면이 연기활동에 어떤 도움이 되는가?
웬트워스 밀러
: 배우는 자신이 아닌 캐릭터를 이해하고 연기해야 하므로, 교육을 많이 받으면 받을수록 더 좋은 배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이 누구인지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통찰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나같은 경우는 영문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스크립트를 읽고 해체하는 과정이 보다 수월할 수 있었던 것 같다.

t : 배우 외에 다른 꿈이 있다면 무엇인가?
웬트워스 밀러
: 언젠가는 감독이 되고 싶다. 결국 배우는 스토리의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독은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다. 그러면서도 디테일한 점도 신경써야 한다. 어떤 장면이 전체 스토리에 도움이 되는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것부터 배경음악 결정권까지 갖고 있다. 감독이 되어서 내가 관심있는 스토리를 이야기하고 전달하고 싶다.

http://www.magazinet.co.kr/Articles/article_view.php?mm=013001006&article_id=45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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