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노 마리니.



몇 해전 취리히와 베네치아, 로마에 갔을 때, 이 사람의 기마상 조각이 도시의 유명한 미술관마다

보이길래 이름을 기억해두고 있었더랬다.

특히나 베네치아의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 야외정원에 떡 하니 자리잡고 있던 마리니의 기마상이 오래오래 그 여행의 행복했던 장면 중 하나로 남아있다.

파란 바닷물이 출렁이는 한가운데 자리잡은 페기구겐하임 미술관의 낭만적인 풍경이 마리노 마리니라는 이름을 잊을 수 없게 한 것 같기도 하다.  

투박한 느낌의 청동기마상이 주는 묘한 감동은 여행의 설렘과 들뜬 마음도 한몫 했던 것 같다.

인절미처럼 늘어지는 말의 형태와 귀여워보이기까지 한 기수의 표정 때문에, 그 알 수 없는 앙상블의 매력 때문에 마음 속에 단단히 박혀버렸는지도 모르겠다.

각설하고,

덕수궁미술관에서 마리노 마리니 전이 열린다는 소식에 너무 반가워

안그래도 2월 14일 전시가 시작되길 기다렸었다.

그렇지만 언제나 그렇듯 분주하고 미친 일정으로 지나가는 하루하루 때문에

짬을 내 시청앞으로 발길을 향하기란 쉽지 않았다.

드디어, 오늘 마리노 마리니와 조우.

초기작에 해당하는 <포모나> 시리즈부터 그 유명한 기마상 시리즈, 회화 작품과 샤갈, 장 아르프 등 마리니와 교류했던 예술가들의 초상조각까지 알차게 마련된 마리니의 작품들을 볼 수 있었다.

3만원이나 하는 도록을 사기엔 실린 작품들이 조금 아쉬워 300원짜리 엽서 몇 장으로 마리니와의 조우를 기억하기로 했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moonnight 2007-03-18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바쁜 와중에 짬내서 전시횔 가셨네요. 무척 반가우셨겠어요. 저 친숙한 기마상의 작가가 바로 마리노 마리니였구낭.;; 저도 보고파요. 부럽부럽 ^^

이매지 2007-03-18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저도 요거 초대권이 생겨서 조만간에 가볼 예정인^^

하이드 2007-03-19 0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점심시간에 짬 내서 한번 다녀와야겠어요.

플로라 2007-03-19 0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밤님, 언제나 기약할 수 없는 스케줄 땜에 시간나서 쪼르르 달려갔더랬죠. 그러니 더욱더 감동모드일 수 밖에요...ㅋㅋ 달밤님 올라오실때까지 할 것 같은데, 보시면 좋겠어요~^^

이매지님, 좋으시겠네요. 즐거운 관람 되시길...^^

하이드님, 헝컹 다녀와서 느긋하게 보셈~^^ 아직은 덕수궁이 황량해서 봄꽃 피고 나무에 물 올라 좀 파릇파릇해지면 산책삼아 다녀오믄 좋을 것같아요. ^^

2007-03-26 20: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뭔 정신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번주, 마가 낀 건지 정말 여기저기서 태클만 들어오고, 쉣을 연발하게 만든다.

월요일 저녁 7시부터 시작되는 회의에 갔다(이건 실장님 대신해서 간 건데, 바쁘다고 핑계대고 가지 말걸 천번만번 후회했다) 정말 험한 꼴로 입싸움 하는 사람들을 지켜보고

이 바닥에 발을 담근 게 심히 후회가 되었고.

화요일엔 밤 11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회의.

이날은 회의하다 정말 기가 막혀 책상을 엎어버리고 싶었다.

같이 일하기로 한 서른 후반의 나잇살이나 먹은 기획자 아저씨가 속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질문들을 퍼부으며 진정성이네, 진심이네, 하도 뜬구름 잡는 이야기에 과하게 들이대길래

냉수 먹고 정신차리라, 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초면에 까칠하게 굴면 나중에 프로젝트 진행할 때 괴롭힘 당할까봐 그냥 가식의 스마일로 일관. 젠장.

사는게 뭔지.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하이드 2007-03-08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휴- 화이팅.. ( 왠지 기운없는) 나도 오늘 회사에서 기가막힌 메일 하나 받아서, 기분 다운.

이리스 2007-03-09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힘들거라는 생각이 ;;;
우리, 제니스에서 같이 와인 한 잔 해요. (와인 한 병 해요;;;) --;;;

플로라 2007-03-09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스칼렛 오하라는 아니지만 오늘 또 태양이 떠오르니 좀 나아집디다. 화이팅 감사요~^^ 헝컹을 기다리며 힘내삼! ^^

구두님, 앗 요즘 제가 격조했슴돠~^^ 언제 시간되믄 제니스 번개! 와인 좋죠~^^
 

매일매일 격무와 야근에 시달리는 고단한 대한민국 직딩 중 한 사람으로 의연하게 살아가려면,

퍽퍽한 일상에 가끔씩 기름칠이 필요하다.

2월초에 짧은 휴가가 기억의 저만치로 사라져가고 있을 즈음,

난데없이 3월에 어디로 또 놀러가자, 여기저이 이야기들이 오간다.

그건 그렇다치고,

하루 평균 2회 이상 업무관련 회의만하기도 벅찬데, 격월간으로 나와줘야하는 매체 만들랴,

1월부터 가동한 웹진 끌어가랴, 공주 출장건으로 만들어야할 책까지 내 앞으로 밀려오는 일들로

정신없이 한주가 지나가버렸다.

설 연휴에도,

할머니 돌아가시고 제사를 우리집으로 가져오면서 설 연휴 전날까지 일하셔야하는 엄마를 대신해

하루종일 장 보고, 온갖 전들 부쳐대고, 만두까지 빚어내느라 아주 제대로 주부모드로 살았다는 거.

올케가 있어도 둘이 음식 장만하고 준비하는 일이 녹록치 않더라.

암튼, 오늘은 모처럼 간만에 하루를 통째 일 생각않고 신나게 돌아다니고 모처럼 영화도 봤다.

B양 커플과 소금양과 나.(어째 가족처럼 너무 자주 만나는 거 같지만....^^;;)

청담동 버터핑거에서 브런치 먹고

근처에 있는 풍월당 가서 음반 구경하고 몇개 집어들고 고민하다

 네빌 마리너가 지휘하는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마틴필즈의 모차르트 오보에 협주곡&클라리넷 협주곡 음반 하나.

이 음반은 몇 년전부터 사려다 계속 우선순위에 밀렸다.

1972년에 녹음된 모노사운드보단 매끈한 디지털 사운드가 귀에 더 착착 와닿았던 까닭일까? 허나 요즘 카를로스 클라이버의 70년대 음반들을 계속 듣다보니 오히려 ADD사운드의 매력을 아주 조금이나마 알겠더라.   

그리고 그라모폰의 디 오리지날 시리즈로 나온 폴리니가 연주한 슈베르트의 방랑자 환상곡 음반 하나를 샀다. 슈베르트 방랑자 환상곡은 베레초프스키와 쿠르트 마주어의 뉴욕필 협연 음반만 들어봤는데, 폴리니와 리히터로 조금씩 넓혀가볼까 생각 중.

풍월당에서 실컷 음반들 구경하고, 시네시티로 이동. <드림걸즈>를 봤다.



연휴 전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였는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스토리는 살짝 늘어지지만 장면마다 나오는 노래들이 너무나 좋고, 제이미 폭스와 에디 머피, 그리고 비욘세와 에피역으로 나온 제니퍼 허드슨까지 연기와 노래가 일품. 특히 에디 머피가 어찌나 감미롭게, 멋지게, 파워풀하게 노래를 잘하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한 베벌리힐즈캅의 그 코미디배우 에디 머피 맞아? 할 정도로... ㅎㅎ

근처 스폰지에서 허우 샤오시엔의 <쓰리타임즈>가 상영 중인데, 간만에 나들이 좀 나서줬더니  피곤해져서 그냥 일찍 들어왔다. 내일 아침에 종로에서 봐야지. 홍콩 갔을때 HMv에서 DVD 사서 한번 봤는데, 영어자막으로 보다 다 이해가 안돼서 포기.ㅜ.ㅜ

집에와서 냉동실에 잠자고 있던 핏자 한조각 데워먹고, 뭔가 허전해 너구리까지 끓여먹고, 사이다로 마무리했더니 너무 포만감이 밀려온다. 일때문에 미처 다 못본 노다메(완소 치아키 사마님을 봐야징~ㅋㅋ)로 이 즐거운 토요일을 마무리해야지~^^   


댓글(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하이드 2007-02-24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림걸즈, 제니퍼 허드슨 평이 하도 좋아서, 아메리칸 아이돌 시즌 3까지 찾아봤잖아요. 흐- 이 영화 화려하고, 스팩타클하고, 뭐 그렇긴 한데, 노래들이 ( 특히 제니퍼 허드슨) 느므 악 쓰는 노래 많아서리; 근데, 정말 비욘세, 여신의 반열에 들었더군요.

하루(春) 2007-02-25 0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빌 마리너가 지휘하는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마틴필즈의 모차르트 오보에 협주곡&클라리넷 협주곡 음반 --> 이거 클래식 채널에서 많이 듣던 디제이의 말이군요. 반가워서... ^^;; 강남은 뭐가 뭔지 하나도 몰라서 가끔 가려 하면 부산쯤 되는 먼 곳처럼 느껴져요. 2008년에 잠실 새 아파트로 이사간다는데 그러면 강남이 나와바리가 될 수 있을지... ^^;;

플로라 2007-02-25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악 쓰는 노래들이 상당히 많은 편인데, 정말 제니퍼허드슨은 절창이더군요..^^ 비욘세는 여신이란 말이 딱 맞구요... 전 에디머피의 새로운 발견이라 그게 더 인상적이었어요..

하루님, 그만큼 히스토리컬한 음반이 맞나봐요. 강남은 저도 잘 모르지만, 한때 그곳에 직장이 있던터라...어느새 친숙해지더라구요. 잠실로 가시면 아마 그리되실 겁니다..^^

2007-02-26 22: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청담동 근처에 아주 오랜만에 브런치 먹으러 갔다.

한가한 토요일 오전 시간,

늦잠을 자도 좋고, 그냥 뒹굴뒹굴 늘어져 있어도 좋은 시간.

아주 커다란 머그에 가득가득 담아 나오는 커피. 무한 리필된다. 아주 맘에 들어! ^^

부드러운 프렌치토스트(이건 비하인드의 바삭한 프렌치토스트와는 좀 차원이 다르다),

블루베리가 듬뿍 들어있는 팬케이크와 호두가 박혀있어 고소한 와플.

이 와플이 또 먹고파서 다시 버터핑거 가야할 것 같다.

나. 정말 먹는 거에 집착하는 거 맞는 거 같다. ㅜ.ㅜ

식도락, 뭐 이런게 아니라 그냥 먹는 일로 행복한 걸 느끼는 심플한 영혼인게다.

간만에 즐기는 브런치에 더해진 즐거운 수다.

암튼, 주말 브런치는 좋아~^^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하이드 2007-02-11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 나는 좀 있다 이태원 가요 ^^

플로라 2007-02-15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태원 브런치서는 뭘 드셨남유? ㅋㅋ
 

먹는 게 삶의 즐거움 중의 하나인 나는

어딜가나 1일 5식까지 거뜬하게 해치울 수 있다!

나 식탐 많은 거, 이미 여기저기서 공인 ㅜ.ㅜ;;;;;

이번 여행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추운 지방 특유의 기름지고 든든한(추위를 이겨내려면 아무래도 열량이 높아야할 듯 싶다. 러시안 슾이나 퐁듀 같은 음식을 봐도 그렇다)메뉴들을 너무 잘 먹어준다는 거지.

홋카이도 특산품인 털게를 못 먹어보고

지인이 삿포로에서 꼭 먹고 오라 당부했던 양고기 징기즈칸 요리를 못 먹고 온게 후회가 된다.

그거 먹으러 한번 더 가야겠다..ㅋㅋㅋ(몽블랑도 압권인데, 그것도!! ^^;;;;;;;)


그리고 삿포로맥주!(이 사진엔 미처 넣지 못했지만)

홋카이도 한정이라고 빨간 라벨이 붙은 삿포로 맥주가 너무나 맛있어서

치즈대구포를 안주삼아 매일밤 마시고 자는 바람에

아침엔 얼굴이 호빵맨 저리가라 할 정도로 부어서 그거 가라앉히느라 생쇼를 했다나 뭐라나~ㅋㅋ
 

 

.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07-02-08 03: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paviana 2007-02-08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어제 후에서 둘이서 이과두주2병반 ,공부가주 1병 마셔주었지요.그래서 아침을 못먹었더니 위에 올리신 음식들이 너무나 매우 더 부러워요.흑흑흑

moonnight 2007-02-08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너무 맛있겠어요. 먹고시퍼라. 흑 -_ㅠ 가이드북의 맛깔스러운 사진들 같아요. 플로라님. 여행기 내셔요! ^^

플로라 2007-02-08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친구랑 메신저도 수다떨며 신세한탄하다 다시금 홋카이도 사진을 보며 우울함을 달래던 중이었어요. 저는 스시를 살앙해요~^^ <삼전>이라고 광화문에 있는 회전초밥집, 정말 괜찮은데...언제 같이...^^

파비님, 어제 후로 행차하셨어요? 우와 이과두주와 공부가주...으 생각만해도 취기가 바로 올라옵니다요~^^;; 후 음식들과 함께 드셨을테니 정말 맛있는 시간 보내셨겠어요...^^ 해장음식으론 삿포로 라멘도 좋을 거 같은데...ㅋㅋ

달밤님, 이런 허접 사진들로 여행기 내면 쫄딱 망해요...^^;;;; 언제나 후한 점수를 주시는 달밤님~^^ 감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