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싱가포르에 갔을 때 먹었던 플러튼 호텔의 애프터눈 티.

플러톤 호텔의 로비 코트야드


먹고나서 비워지면 담당 직원들이 와서 계속 채워주는 3단 트레이.

그리고 아삼티.
애프터눈티는 영국 상류사회의 생활습관에서 기인한 것이라는데, 점심식사와 저녁 식사 사이에 간단하게 허기를 달래며 여유롭게 대화하며 즐기는 홍차와 스낵이다. 사실 스낵이 간단하진 않다. 3단 트레이에 스콘, 샌드위치 그리고 케이크가 푸짐하게 나온다.
싱가포르 역시 영국 식민지였는데, 식민지였다는 것마저 아련한 노스탤지어를 풍기는 관광 상품으로 자연스럽게 치환하는 이 나라 사람들. 애프터눈티 역시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관광상품으로 탈바꿈시켰다(홍콩 역시 마찬가지. 그 유명한 페닌슐러호텔에 가면 티파니 식기에 나오는 애프터눈 티 먹으려고 문전성시).
플러튼 호텔에서 나도 이 애프터눈 티를 먹었다.
웅장하고 시원한 로비 코트야드에서 편하게 앉아 스콘과 샌드위치, 초콜릿 덩어리 케이크를 잔뜩 먹고 왔다. 오후 3시 반부터 5시까지만 하고 가격은 30 싱가포르 달러(세금 포함) 정도.
같이 갔던 H가 가장 좋아한 코스. 이 인간이 워낙에 까탈스러워 고기도 안 먹고, 입도 짧다. 첫 해외여행이었던 H를 위해 물심양면 준비한 싱가포르의 여러 코스 중 플러톤 호텔 애프터눈티가 가장 맘에 들었단다.

아까 밥 먹는데 H가 타이완에서 돌아왔다고 전화를 했다. 타이완에서 여행하는 내내 싱가포르가 생각나더란다. 그럼 그렇지. 샬럿과인 너와 우중충한 타이완의 대기는 너무 어울리지 않아..
펑리수를 한움큼 사왔다니 달콤한 펑리수와 자스민차로 나만의 애프터눈티를 만들어 먹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