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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진안.

지난 달 말 출장으로 다녀온 그곳은 내가 어쩔 수 없는 도시형 인간이라는 걸

끊임없이 인식시켜준 곳이었다.

전주에서도 산길을 달려 1시간이나 들어가야하는 고립된 고원.

산과 들 그리고 구름만 머물다가는 곳.


이 고립된 마을을 외부로 연결시켜주는 버스가 인상적이었는데,

외형이나 뭐 그런게 아니라 '무진장여객'이라는 버스회사의 이름때문이었다.

알고보니 무주, 진안, 장수 세 곳을 흔히 '무진장'이라는 말로 표현한다고 한다.

무진장 깡촌, 이런 얘기도 심심찮게 들었다.-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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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7-08-08 0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도시속에 저런 곳에 살고 싶은데, 이 시간까지 안 자고 뭐해요
 


어느 순간 내 영화 코드가 많은 이들이 열광하는 쪽(액션이나 블록버스터류의) 보다는
이 세상의 다양한 삶과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정말 다채로운 감정과 뉘앙스들을
멋지게 풀어낼 줄 아는 영화들로 옮겨가고 있음을 알았다.
물론 그렇다보니 혼자 영화관을 찾는 일이 자연스럽게 되었고.

어제도 친구를 만나고 다음 약속에 시간이 떠서 혼자 시네큐브에서 본 대만영화.



 

나는 대만영화, 홍콩영화라고 하면 기본적으로 호감을 가지고 있다(대만과 홍콩영화들은 흔히 대륙영화라 칭해지는 중국본토 영화들과는 정서와 스타일이 완연히 다르다).
사춘기 시절 나의 아이돌이었던 주윤발과 장국영에서 비롯된 홍콩영화에 대한 관심은 대만영화로까지 이어졌는데, 나중에 머리가 커서 키노를 구독하면서 정성일의 허우 샤오시엔에 대한 열렬한 찬양에 어느새 나도 모르게 물들어버린 것도 같다.
그치만 <애정만세>나 <흔들리는 구름> 같은 차이밍량의 영화는 거의 보지 않았다. 딱 잘라말하면 그 사람의 영화언어와 세계관이 싫다.

평소 서울의 극장에서 한국 영화와 헐리우드 영화에 밀려 대만영화를 만나기란 하늘의 별따기.  
가을마다 열리는 부산영화제에서는 그나마 괜찮은 대만영화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
2005년 개막작이 허우 샤오시엔의 <쓰리 타임즈>였던 걸 보면 부산영화제 프로그래머들도 어지간히 대만영화빠들인것 같다.
뭐, 부산영화제의 모토가 아시아영화들의 축제의 장이긴 하지만서도.

암튼, 이 <영원한 여름>도 작년 부산영화제 초청작이었다. 내가 내려간 주말에 상영일정이 잡혀있었는데, 워낙에 표 구하기가 힘들어 포기. 그리곤 기억에서 잊고 있다가 얼마전 씨네 21을 보고 개봉소식을 알게된 거지.

<영원한 여름>은 두 남자의 사랑이야기, 그리고 둘 사이를 오가는 한 여자에 대한 이야기다.
사랑과 우정에 대한 미세한 결들이 잘 살아있는 꽤 완성도있는 청춘영화이면서 퀴어영화.
이안의 <브로크백 마운틴>이나 관금붕의 <란위>(브록백과 란위는 물론 두 남자의 관계에만 초점이 맞춰지지만)만큼 뜨겁게 심금을 울리지는 못하지만, 이안과 관금붕에 비해 아직은 덜 여믄 신예감독의 연출력을 감안한다면 이 정도로 근사하게 감정의 결들을 직조해낸 실력은 눈여겨봐야할 듯. 
주인공을 연기한 두 배우 장효전과 장예가의 이름도 기억해둬야할 것 같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내내 내 마음 속에 깊은 여운을 남긴 건,
후덥지근하고 끈끈한 타이완의 대기가 아스라하게 녹아있는 장면들이었다.
이 못말리는 타이완홀릭을 어쩌면 좋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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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서 두 달째 데이트립 중인 H님이 보낸 서프라이즈 선물.

마감 때문에 투덜투덜

세상에서 제일 힘든 것처럼 난리를 쳤더니만,

도쿄 에비스에서 날 위로하기 위해

부지런히 엽서를 쓰고 사진을 찍고,

북틴케이스 모양의 에비스 한정 차를 요시토모 나라 테이프로 칭칭 동여매고

티백 하나하나마다 코멘터리를 남긴 그녀.

아웅, 눈물 나.

Life is Beautiful!

이래서 벗이 좋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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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7-06-18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H님 멋져요^^
감동하는 플로라님도 아름다워요~

플로라 2007-06-19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알라딘 덕분에 전 그야말로 너무 멋진 인연을 만들게 됐지 말입니다. ^^ 플레져님 역시~^^
 

아, 서재 2.0 오픈.

곧 익숙해지겠지.

간만에 올리는 페이퍼.

300p짜리 책 만드느라 좀비처럼 살다가 겨우 사람모습을 하고 간만에 인사동에 다녀왔다.

한때 회사에서 도시락 멤버로 우정을 돈독히 다지던 친구의 일러스트레이션 동인전.

Hills, 한국 일러스트레이션 학교 졸업전시회다.

의욕적인 젊은작가들의 에너지로 분기탱천한 공간에

그래도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나의 말랑 촉촉한 그림일기'라는 그녀의 작품에만 눈이 가더라.ㅋ

말랑, 촉촉한 감성으로 그림을 그리는 그녀.

꼭 멋진 일러스트레이터가 될 거예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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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07-06-14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랑촉촉. 그림과 잘 어울리는 표현입니다. ^^ 다정다감한 일러스트 참 좋네요.
이제 정신없는 일상은 좀 진정되신 건가요? 플로라님의 예쁜 페이퍼 기다리고 있답니당. ^^

플로라 2007-06-14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밤님, 저 다정다감한 일러스트를 보면서 위안을 얻을 때가 종종 있어요.^^
네 저 좀비에서 탈출해 사람 모습하고 있어요. 오늘은 <시간을 달리는 소녀>도 보고 왔답니다. 지금은 달콤한 휴식기...ㅎㅎ
 

김 훈 <남한산성>

오르한 파묵 <내 이름은 빨강>

미야베 미유키 <모방범>

김영하 <김영하의 여행자-하이델베르크>

카르멘 포사다스 <모두가 네스터를 죽이고 싶어한다>

온다 리쿠 <빛의 제국>

마이클 커닝햄 <세상 끝의 사랑>

 

아,

저 책들을 다 트렁크에 집어넣고 비행기에 훌쩍 올라타(!)

먼 남국의 바닷가에서 유유자적

태양을 벗삼아

독서나 실컷 하고 있었으면...

 

하는

마감의 로망이 불타오르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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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07-06-01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감 뿐만이 아니라 항상 하고픈 일들 아닌가요? 훌쩍 떠나고 싶은거....

플로라 2007-06-05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비님, 제가 좀비처럼 마감하느라 이제야 서재에 들어와 댓글을 봤어요. 아아 정말 요 며칠간 도망가고 싶었지 말입니다. 네, 정말 다 털어버리고 떠나고 싶어요. 얼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