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서클의 압박 속에 2007년 상반기를 마감하고,
얼마간 몸과 마음의 충전을 했고,
서서히 여름을 이겨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기대하는 바도 없고, 그저 즐겁고 열심히 일하며 하반기를 맞이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사람의 일이란 이렇게 얄궃은 것일까?
싫어하는 이와 같은 공간에서 일하게 된 상황을 두고 '얄궃다'는 표현만큼 적절한 건 없어보인다.
그가 자기 뜻을 지리멸렬하게, 집요하게 관철시키는 대단한 능력에 혀를 내둘렀고, 위선과 위악을 가볍게 뛰어넘는 엄청난 내공을 옆에서 지켜보며 나는 할말을 잃었다.
그래도 소소하나마 언제나 위안과 공감을 나누며 그나마 버틸 힘을 주던 나의 넉넉치 않은 밥벌이터는 어느새 예민한 촉수를 내세우며 나 자신을 지켜야할 고단한 전쟁터가 되어버렸다.
앞으로 얼마나 될까. 머뭇거림과 결단을 오가며 번민을 하게 될 나날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