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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철이 마냥 덜 들었는지 이런 학원청춘물이 좋다.
가슴이 두근거리잖아. 콩콩. ^^
잔잔하게 배경음악으로 깔리는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또 어떻고.
'타임 리프'라는 소재-더 넓게 보자면 결국은 시간-를 이렇게 근사하게 서포트해주는 선율이 또 있을까?
박자와 음을 수학공식처럼 정교하게 직조해낸 골드베르크 변주곡의 익숙한 아리아들이
주인공 마코토의 조용하고 평범한 일상을 따라 흐르는 장면에선 나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더라.

마코토가 치아키와 고스케와 나누는 풋풋하고 싱그러운 우정(언제나 호들갑스러운 여자애들 틈바구니에서 풋풋과는 거리가 먼 드센 우정을 경험하곤 했지...-.-)과 사랑(사랑이라기엔 살짝 갸우뚱이지만), 어쨌든 그 미묘하고 세심한 감정의 결들을 지켜보고 있노라니 사알짝 마음이 설레였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이후 간만에 재미있게 본 아니메.

타임리프능력이라는게 있었으면 싶기도 하고(딱 한달 전 헝컹으로 돌아가서 일 걱정 안하고 마음껏 놀다오고 싶은..ㅋ),
암튼, 이 귀여운 아니메, 여진이 꽤 오래간다.






그림체가 낯익다 했는데 작화를 맡은 사람이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작화를 그린 감독.

미야자키 할배가 만든 지브리 스튜디오표 그림도 좋아하지만,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아해들처럼 팔다리가 낭창낭창 길어서, 무지하게 샤프하고 휘적휘적대는 그림체도 좋아한다는(긴 기럭지에 페티쉬가....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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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07-06-20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만화 저도 보고 싶어요.볼 사람 수소문중인데 안 나타나네요.흑흑흑
긴 기럭지는 저도 좋아라 합니다.흠흠

하이드 2007-06-20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팔다리가 낭창낭창 길어서... 아, 무지 부러운 말이다. 난 최근에 나의 담요패티시를 재발견

플로라 2007-06-21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비님, 여기저기 추천을 날리는 중인데, 꼭 보시어요.^^ 긴 기럭지 페티쉬..ㅋㅋ

하이드님, 긴 기럭지는 바라보기만해도 므훗해요..ㅋ 담요패티쉬라 함은...혹시 고다츠...ㅋㅋㅋ
 

 



봄이 가는지 오는지 책상 앞에만 눌러붙어 있다가

간만에 노동절 휴무라고 조조영화를 보러갔다.

시네큐브에서 <우리학교>를 드디어!! 봤다

홋카이도 조선학교를 담은 이 영화.

일본 최북단의 섬, 4월까지 눈이 오는 그 동토에 세상에 가장 따뜻한 우정과 사랑이 있더라.

어눌하고 서툰 우리말(아니 그보단 거의 일본어 억양으로 얘기하는 한국어지만)로 민족과 통일과 동포사랑을 일상적으로 얘기하는 아이들의 맑고 순한 눈빛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진심은 마음을 통하게 한다고 했던가? 편견을 무너뜨린다고 했던가?

영화를 보다 어느새 눈물이 주룩주룩, 감동이 쓰나미처럼 밀려왔다.

서로를 위하고 다독이는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과 깊은 사랑으로 아이들을 대하는 선생님들의 모습은 자꾸만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었다.

영화를 보면서 서경식의 에세이들이 겹쳐졌다.

그분이 지속적으로 재일동포들을 둘러싼 난제들과 그들의 삶에 대해 환기를 불러일으키는 

글쓰기 작업을 해왔지만, 가깝고도 먼 이웃나라의 동포들에게 새겨진 신산한 역사의 흔적을 살펴보는 일은 언제나 가슴이 먹먹해온다.

재일동포뿐만 아니라 근대화 이후 양산된 수많은 한국적 디아스포라들에 대한 문제가 제대로 재조명되어야 한다.

상영관이 몇개 되지 않은 <우리학교>가 극장에서 내려가기 전에 얼른 보라고 여기저기 권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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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하루종일 코엑스에 콕 박혀 메가박스 일본영화제 3편 섭렵.

1. 오전 8시 45분  <눈에게 바라는 것>

홋카이도 전통 놀이(인 것 같다) 말이 끄는 썰매경주를 배경으로 도쿄에서 사업실패하고 낙향한 한 청년의 삶의 의미와 의욕 찾기 과정. 배우들의 연기가 상당히 좋았고, 가끔 등장하는 질리도록 시려보이는 설원과 온몸이 꽁꽁 얼어오는 것 같은 추위가 그대로 전해지는 화면. 춥고 겨울은 싫지만 아주아주 제대로 그런 겨울과 마주하고 싶단 생각도 드는 건 왜일까? 주인공으로 나온 이세야 유스케(<금발의 초원>에도 주인공으로 나온 남자배우), 가 상당히 훈남이라 같이 본 친구가 계속 열광 열광.

2. 오후 1시 <터치>

아다치 미츠루의 원작에 <조제>와 <메종 드 히미코>를 연출한 이누도 잇신 감독의 작품이라 열과 성을 다해 예매를 했지만, 어이없게도 어제 본 3편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지 않는 영화. 아다치 미츠루의 원작이 주는 감동과 포스가 워낙에 컸기 때문일까? 하긴 영화와 만화는 같을 수가 없는 거니까. 훌륭한 원작의 숨과 결을 영화에 담아내는 작업이 언제든 한계일 수 밖에 없을테지만. 그렇지만 영화만이 장기를 발휘할 수 있는 부분에서 새로운 것들을 창조하면서 감동과 놀라움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었을텐데.... 음. 많이 아쉬운 기대작.  그리고 조제와 금발, 히미코를 통해 굳은 신뢰를 갖고있던 이누도 감독의 새로운 변신(?)이 낯설기도 했고.

3. 오후 6시 30분 폐막작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

일본영화제 스케줄과 영화소개가 공개되었을 때, 시놉시스를 보니 정말 이 영화가 보고싶어졌다. 언제나 청춘물이라면 물불 안가리고 열광하며 달려드는 이 유치한 취향이 또 한몫을 했지만. 그리고 요즘 회사 사람들 사이에 광풍이 몰아치고 있는 일드 <노다메 칸타빌레>의 주인공 치아키 사마로 출연하고 있는 타마키 히로시가 남주라는 것도 이 영화를 꼭 봐야할 이유 중 하나였다(난 훈남을 무척 좋아하니까. ㅡ.ㅡ;;;). 결과적으로도, 어제 본 영화 중 가장 괜찮았던 영화. 영화의 스토리는 좀 뻔하지만(대학시절의 사랑+이별+그 후일담), 사진이라는 교감의 매체를 아주 멋지게 활용한 건 이 영화를 두고두고 기억에 남게할 것 같다. 당장 옷장 구석에 쳐박아 둔 니콘 FM 2를 꺼내 셔터를 누르고 싶었으니까. 사이사이 재미와 유머도 있고, 뭉클한 대사와 아름다운 풍경들과 서정적인 음악까지 제대로 갖춰진 사랑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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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einsusun 2006-11-20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플로라님, 정말 부지런한걸요!
저도 넘 보고 싶었던 영환데...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
근데...영화는 커녕 하루 종일 잤다는....그래도 피곤한 월요일!

플로라 2006-11-20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 저 이렇게 놀때만 힘나요...ㅎㅎ 이 영화 개봉할 것 같아요. 흥행요소가 꽤 있어서요...개봉하면 꼭 보세요~^^ 일욜날 자도자도 언제나 월욜엔 휘곤해요..ㅋㅋ 지금은 퇴근하시고 푹 쉬고 계신가요~^^
 

11월 ebs 세계의 명화 방영 라인업, 훌륭하다.

이번주는 지아장커의 <세계>, 18일은 <라스트 라이프, 라스트 러브> 그리고 25일은 <토니 타키타니>.

<토니 타키타니>는 국내 상영되었을 때 놓쳤던 작품인데,

아 고맙게도 ebs에서 방영해주네.

무겁고 우울할 뻔 11월, 영화들이 나에게 다정한 위안을 전해주네.

11월 19일은 메가박스 일본영화제의 날. 평일엔 시간이 안되니 이날 몰아서 3편이나 본다는...ㅜ.ㅜ

지루한 무채색의 날들에 한줄기 축복같은 영화가 있어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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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 Tony Takitani

감독 : 이치카와 준
출연 : 미야자와 리에, 오가타 잇세, 유미 엔도, 니시지마 히데토시
제작 : 일본, 2004년
방송길이 : 76분

줄거리
재즈 트롬본 주자 쇼자부로(오가타 잇세)는 상하이에서 청춘을 보낸다. 귀국한 그는 결혼을 하지만 아내는 토니를 낳자마자 죽었다. 그렇게 아버지도 재즈 연주로 항상 집을 비우는 가운데 어린 토니는 오히려 혼자 있는 것이 편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미술을 전공하면서 탁월한 일러스트레이터로 성공한다. 그러던 어느 날 토니는 아담한 체구에 단정하고 아름다운 미소를 지닌 에이코(미야자와 리에)란 여성에게 불현듯 마음을 뺏겨 결혼에까지 이른다. 그녀의 아름다운 옷맵시는 완벽한 이미지의 신봉자 토니를 단숨에 매혹시켰다. 이제 그의 삶은 변화했고 난생 처음으로 생의 떨림을 맛보았으며 다시는 외로워지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에이코에게는 유명 디자이너의 옷들을 구매하는 충동을 억누르지 못하는 한 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그녀의 쇼핑에 대한 집착은 점점 커져 스스로 감당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고, 토니는 걱정이 되어 그러한 충동을 억제해 보는 게 어떻겠냐고 넌지시 얘기해보았다. 하지만 그 결과는 비극적이었다. 다시 혼자가 된 것이다. 토니는 멍하니 앉아 아내가 남긴 옷장을 바라보다가 너무도 아름다운 옷들이 마치 그녀의 유령을 보는 것 같아 괴로움에 빠진다. 토니는 결국 아내와 완벽히 일치하는 치수를 가진 여성을 모집한다는 신문 광고를 내게 되고 한 여인이 찾아온다.

주제
“토니 타키타니의 진짜 이름은, 정말로 토니 타키타니였다.” 영화는 원작과 똑같은 문장으로 서두를 연다. 이후로도 영화는 마치 소설을 읽듯이 줄거리를 내레이션으로 읊으며 인물들과 거리를 둔다. 단순하고 여백이 많은 원작의 맛을 살리기 위해 남다른 방식을 택한 것이다. 이야기는 대사 대신 내레이션으로 전개되고, 인물들의 공간은 연극 무대처럼 단순하며, 카메라는 수평 이동하며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 어쩌면 <토니 타키타니>의 주제는 원작자 무라카미 하루키로부터 찾아야 할 것이다. 1979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22회 군조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데뷔한 이래 하루키는 현대 젊은이들의 내면에 도사린 공허함과 상실의 감정을 때로는 건조하게 때로는 격렬하게 쥐락펴락하며 단숨에 '하루키' 시드롬을 낳았다. 깊은 여운을 남기는 장편뿐 아니라 기발한 상상력에 간결하면서도 행간에 미묘한 뉘앙스를 꼭꼭 담아두는 단편들 역시 그의 매력을 십분 느낄 수 있는 장르다. 종종 TV 드라마로 만들어진 적은 있지만 그의 단편 중 영화화에 성공한 것은 <토니 타키타니>가 유일하다. 이 작품 역시 하루키 세계 깊숙이 자리한 상실에 대한 담담한 어조를 바탕으로 고독한 남자와 참한 쇼퍼홀릭 여성과의 기발한 러브 스토리를 그리고 있다.

감상 포인트
이치카와 감독은 기존의 사실적인 접근 방식을 택했다간 결국 하루키의 팬들을 배신하는 일이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이제까지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촬영 방식이었다. 우선, 영화 속 인물과 거리를 두기 위해 기타노 다케시의 <돌스> 주인공이기도 한 니시지마 히데토시를 내레이터로 기용했고 영화의 분위기를 더욱 차분하고 풍부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두 번째로는 도시 생활의 외로움과 공허함, 정서적 침체를 화폭에 담기 위해 각각의 장면에 의도적인 여백을 두어 하루키 특유의 상실감을 전면에 드러내고 있다. 또한 마치 <도그빌>의 경우처럼 연극 무대 개념을 도입하여 영화의 대부분을 요코하마시 교외의 넓은 초원에 지어진 무대 위로 한정 짓고 앵글과 의상에만 변화를 주었다. 참고로 <토니 타키타니>의 네 인물은 오가타 잇세와 미야자와 리에가 각각 1인 2역을 했다. 묘한 분위기, 유사한 공간 안에서 1인 2역을 하는 인물들을 비교하며 지켜보는 것도 중요한 감상 포인트가 될 것이다. 그리고 내레이션과 리듬을 맞추어 흐르는 가냘픈 음악은 류이치 사카모토의 솜씨다.

감 독
1948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이치카와 준은 화가를 꿈꾸고 도쿄예술대학 서양화과를 지망했지만 결국 4년 동안의 재수생활을 한 뒤 도쿄영상예술학원에서 영상을 전공한다. 이른바 ‘자주영화’라 불리던 독립영화가 붐이었던 당시 8밀리, 16밀리 영화를 만들어 각종 필름페스티벌에 출품하기도 한 그는 졸업 후 CF제작사에 입사해 칸국제광고영화제 금상을 수상하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 조용하고 차분한 청춘영화 <부수>(1987)로 데뷔했으며 병원에 입원해 있는 말기암 환자를 그린 <병원에서 죽는 것>(1993)으로 일본영화 비평가 대상, 오를레앙 국제영화제 그랑프리를 수상하며 단숨에 주목받는 영화감독으로 떠올랐다. 이후 <도쿄 남매>(1994), <도키와장의 청춘>(1996), <도쿄 야곡>(1997) 등 이른바 ‘도쿄 3부작’이라 불리는 작품을 통해 그만의 따뜻한 시선을 담은 작품들을 선보였다. 이중 <도쿄 남매>는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비평가연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일본의 국민배우 야쿠쇼 코지와 이후 <라스트 사무라이>에 출연하기도 했던 사나다 히로유키가 신경질적인 중년 남자를 연기한 블랙코미디 <다돈과 치쿠와>(1998)는 그의 또 다른 작품세계를 보여주기도 했다. <오사카 이야기>(1999)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주목받았으며 하야시 마리코의 단편소설 <한해의 뒤>를 원작으로 삼은 <도쿄 메리골드>(2001)는 이치카와 준의 작품세계를 집약하는 느낌을 줬다. 매년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고 있는 그는 미야자와 리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토니 타키타니>(2004)로 다시 한 번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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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06-11-03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 훌륭한 정보입니다. 저도 무척 보고 싶으나 도무지 볼 수 없는 영화였는데요. 감동감동 ㅠㅠ; 11월 토요일은 EBS와 함께 보내야겠어요. 감사합니다. 플로라님. ^^

이리스 2006-11-03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헙.. 진정 훌륭한 정보입니다. 감사합니다.. 아싸~~
ㅋㅋㅋ 추천 꾸욱!

플로라 2006-11-05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밤님, 아, 도움이 되셨다니 저도 기분좋네요. 이렇게 페이퍼에 올려놓음 잊지 않고 챙겨볼거 같아서,저도 올린거예요.ㅎㅎ

구두님, 구두님도 보고픈 영화셨군요? ㅋㅋ 추천 감솨함다~^^
 



로우예 감독의 <여름궁전>은 나의 이번 부산영화제행에서 최고의 수확이다.

워낙 중화권 영화를 좋아하니까(그렇지만 만다린이나 캔토니즈는 한개도 못한다 ㅡ.ㅡ),

주말에 상영하는 영화들 중에서 관심을 끌만한 영화가 많지 않았던 것도 있었고,

샨사의 <천안문>을 읽고나서 궁금했던 천안문사태에 대한 정서라고 해야하나, 

청춘의 연대기, 라면 언제나 쌍수를 들고 환영을 했던 내 취향도 작용을 했고,

격변하는 중국의 상황에 대한 젊은 영화감독의 내밀한 독백이 분명 잘 드러날거라는 기대도, 물론 있었다.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가 100개나 된다고 해도, 직접 영화를 본 것만 못할터.

하드코어 첨밀밀, 이라고 간략하게 정리를 하긴 했지만,

1987년부터 2005년까지 거의 20여년의 세월 동안 만나고 사랑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남녀의 러브스토리다.

북경대생인 유홍과 저우위 두 주인공의 격정적이고 질척거리는 사랑의 행로를 따라 이야기가 진행되고,

주인공들이 북경에서 베를린, 우한, 충칭으로 터전을  옮기면서 그에 따라 삶의 모습과 방향이 달라진다.

천안문 사태를 다룬 것과 상당히 수위가 높은 섹스신 때문에 중국내에서 상영이 금지되었고, 감독은 5년간 영화제작금지처분을 받았다고 한다.
영화를 보면서 상당히 놀랍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치열하면서도 회한으로 가득찬 사랑이야기를 통해 시대의 분위기도 전하고 싶었던 것도 같고(그렇지만 우리나라 후일담 소설류에서 풍기는 그런 분위기는 아니다).

혼돈으로 가득찬 젊은 날의 격렬하고 뜨거운 사랑의 뒤안길을 가슴이 뻐근하도록 생생하게 보여주는

남자주인공의 눈빛 때문에, 사실 영화가 끝나고나서도 꽤 오랫동안 머리속이 복잡했다.           

'여름궁전'이라는 제목은 아마 칸느에 출품했을 때 영어제목을 그대로 옮긴 듯한데,

영화가 시작되면서 나타난 타이틀은 한자로 이화원, 그러니까 북경에 있는 서태후의 여름별장인 이화원이 d원래제목이었다.

영화상영이 끝난 후 등장했던 로우예 감독이 감독과의 대화 시간에 제목이 의미하는 바를 설명해주기도 했는데, 영화 속 남녀 주인공이 배를 타고 놀던 이화원에서의 시간, 가장 찬란하고 행복했던 그 시간을 영화의 제목으로 썼단다.

<란위>를 보고나서도 후폭풍이 오래갔었는데,

<여름궁전>도 꽤 갈 것 같다.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계속 이 영화 얘기. ㅎㅎ

 


여자 주인공인 유홍. 새침떼기같은 소녀에서 사랑과 인생을 체득해가는 여인으로.


남주인 저우위. 남자주인공으로 열열한 이 배우의 아우라 꽤 크다. 곽소동이라는 대륙배우인데, 놀랍게도 KBS드라마 <북경 내사랑>에 출연한 적이 있다(안봐서 어떤 역할로 나왔는지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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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06-10-18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재미있으셨겠어요. ^^ 플로라님의 리뷰에 가슴이 두근두근. 개봉했음 좋겠어요! 못 본 사람들을 위해서. ;;

플로라 2006-10-18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밤님, ㅎㅎ 실시간 동접댓글이에요..^^ 정말 감동이 쓰나미처럼 몰려와요... 꼭 개봉했음 좋겠어요. 거의 불가능하겠지만 OST도 나왔음 좋겠어요.

blowup 2006-10-19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춘의 연대기라면 사족을 못 쓰는 인간 여기도 있어요. 플로라 님하고는 영화 취향이 많이 겹쳐요. 이 영화 꼭 개봉했으면 좋겠어요. 빨리!
흔들리는 구름도 개봉했으니, 가능하지 않을까요.
설마 그것보다 더 높은 수위인가요?

플로라 2006-10-19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무님, 청춘물이라면 몰표를 던지는 취향과 대만영화를 좋아하는 거, 정말 나무님과 저 접점이 꽤 있는 듯 하네요.^^ 흔들리는 구름도 지난해 부산에서 첨 공개됐던 거고, (안봐서 모르지만)수위가 높음에도 개봉을 했다면, 여름궁전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요. PIFF 야외무대 인사에서 필름 2.0 이지훈 편집장이 상당히 감동받은 영화라고 마구마구 칭찬을 날렸으니, 여기저기 회자되면 개봉도 먼일만은 아닐듯 합니다. 기대해봐도 좋을까요?

2006-10-21 2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리스 2006-10-24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엉엉.. 플로라님이 넘 부러워요. 전 케이블 방송에서 하는 부산 영화제 취재기나 보면서 집구석에서 썩어났다지요. ㅠ.ㅜ

플로라 2006-10-24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두님, 에구 페이퍼에 느무 염장을 질러놨남유? ㅎㅎ 매년 가을마다 부산으로 가는 거 꽤 중독성 있더라구요. 내년을 또 기약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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